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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12/08 05:06:29
Name   새의선물
Subject   미국 대입 잡담 5 - Seven Sisters
작년까지만 해도 애가 어느 대학에 지원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고, 학교 잘다니고 시험이나 제대로 치르도록 해 주는게 목적이었습니다. 그러다가 12학년 올라가기 전 방학이 되니, 슬슬 어느 학교에 지원할 것인가 그리고 어떤 종류의 학교가 있는가에 대해서 좀 알아봐야 할 시기가 되었더군요. 훨씬 전부터 준비하시는 분들도 계시기는 합니다만. 아무튼 애가 지원할 학교를 선정하려고 하면서 알게 된것중에 하나가 소위 Liberal Arts College(LAC)라고 불리우는 학교들이었습니다.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학교들은 주로 University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데, 학부와 대학원을 전부 가지고 있는 연구중심대학입니다. 이에 비해서 LAC들은 학부중심 대학으로 대학원은 거의 존재하지 않고 이름도 주로 College를 달고 있는 학교들이 많습니다. (물론 양쪽에 예외는 있습니다.) 아무튼 이 LAC들은 일반대학들과는 달리 학교크기도 작아서 보통 신입생을 400-500명 정도밖에 받지 않다보니, 대학 랭킹을 매길때 일반 대학들과는 따로 랭킹을 매깁니다. 그리고 상위권 LAC들은 소위 명문의 대명사인 아이비리그 학교들과 비슷하게 비교가 되고 있고요. 학부 교육에 치중을 해서, 나중에 대학원 진학을 하도록 도와주는 학교가 많아서 이런 학교들 졸업하고 대학원 진학하는 비율은 보통 일반대학보도 높은 편입니다.

아무튼 하고 싶은 이야기는 LAC이 아니고, 지금은 사라져버린 Seven Sisters Colleges라고 불리우던 몇 개 학교의 연합에 대한 것입니다. 이 학교들은 미국 동북부에 위치한 학교들인데, 그 이름을 보면 Barnard College, Bryn Mawr College, Mount Holyoke College, Radcliffe College, Smith College, Vassar College, 그리고 Wellesley College가 있습니다. 이 학교들은 1837년부터 1889년까지 생겼던 LAC으로 당시에는 여학생만을 받아들였던 학교들로 당시 남자학교들이었던 아이비 리그 학교들과 관계가 깊은 학교들로 1927년 Seven Sisters 혹은 The Daisy Seven라는 이름으로 통칭되곤 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들 학교들이 아이비 학교와 가지는 연계관계가 전부 비슷한 레벨은 아니었습니다. 예를들어 하버드와 연계된 래드클리프나 콜롬비아와 연계된 바나드의 경우에는 하버드 바로 옆 그리고 콜롬비아 대학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서, 수업도 같이 듣고 소셜활동도 같이 하는등 학교간 연계가 아주 많았지만, 예일과 연계가 되어있던 바사같은 경우에는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수업을 같이 듣는건 힘들고 주로 소셜활동을 같이하는 일이 많았다고 합니다. 웰레슬리같은 곳은 바로 붙어있는건 아니고 약간 떨여져 있어서 중간정도의 성격을 지닌다던가 하는 식이었죠.

약간씩 다르기는 했지만, 아이비와 관련이 있다는 공통된 성격을 지니고 있던 학교들은 1960년대이후로 진행된 남녀공학에 대한 압력에 대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을 하면서 그 성격이 많이 바뀌게 됩니다. 아이비리그 학교들 중에 학교가 만들어질때부터 남녀공학이었던 코넬을 제외한 다른 아이비학교들은 남학생들만 받았는데,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것에 1960년대 이후 많은 압력을 받게됩니다. 그러면서 각 학교들마다 학교의 특성에 맞는 방법을 취하는데, 하버드 같은 경우에는 래드클리프와 합치는 방법을 택합니다. 캠퍼스가 바로 붙어있었고, 수업도 같이 듣고 했으며 1963년부터 래드크래프트 졸업시 졸업장에는 래드크래프트와 하버드이름이 같이 적혀있는 졸업장을 받았었기때문에 학교를 합치는 것에 대해서 기술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큰 어려움이 없었기때문에 상대적으로 쉽게 합쳐지게 됩니다. 그래서 조금씩 거리를 더 붙여가다가 1977년에 완전히 합쳐지는데, 래드크래프트는 결국 연구소 형태로만 남아서 주로 여성학쪽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바사나 마운트 홀리요키같은 학교들은 대응하는 학교들간의 거리가 멀었기때문에 학교를 합치는것에 무리가 따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1969년 학교를 합치자는 예일대학교의 제의를 거절한 바사는 학교가 자체적으로 남녀공학으로 전환을 하게 됩니다. 브린 모어대학의 경우에는 펜실바니아대학에서 합치자는 제의를 거절하고, 팬실바니아대학이 남녀공학으로 전환을 하자, 남학생만을 받고 있던 LAC인 Haverfort College와 공식적으로 연결을 하지만 이후로 헤이버포트가 남녀공학으로 전환을 하자, 결국 독자적으로 여학교로 남아있게 됩니다. 그 외 나머지 학교들도 그대로 여학교로 남았는데 웰레슬리 같은 경우에는 여전히 하버드나 엠아이티등에서 수업을 듣는등 일정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바나드 같은 경우에는 60년대 이후 콜롬비아로부터 학교를 합치자는 압력이 엄청나게 많이 들어갔다고 합니다. 원래 바나드라는 학교 이름이 콜롬비아 10대 총장의 이름이고, 학교의 설립자체도 콜롬비아대학이 남학생만 받기때문에 여학생도 교육을 시키겠다는 목적으로 콜롬비아 바로옆에 만들었기때문에 두개의 학교를 합치는것이 남녀공학으로 전화하는데 적절한 이유가 되었기 때문인데, 워낙에 바나드쪽에서 강하게 저항을 했기때문에 콜롬비아는 아이비리그 학교들중에서 가장 늦은 1983년에 남녀공학으로 전환을 합니다. 그래도 두 학교사이의 연결은 그대로 남아있어서 바나드에 입학한 학생은 콜롬비아대학에서 수업을 듣고 싶은대로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바나드에 없는 전공은 그냥 콜롬비아에서 수업을 듣고, 콜롬비아대학내에 없는 몇 개 전공은 바나드에서 제공하고, 스포츠나 클럽은 완전히 합쳐져서 하고요. 졸업시 졸업장에는 그냥 콜롬비아대학으로 찍해서 나온다고 하더군요.

서로 비슷한 성격의 학교들이 역사의 변화속에서 어떻게 대응했냐에 따라서, 학교가 어떻게 변했는지 잘 보여주는 예로 보입니다. 애가 여학교에도 원서를 넣다보니 이리저리 찾아보다가 알게 된 것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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