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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5/12/22 23:42:33 |
Name | 스트로 |
File #1 | 선물.jpg (2.04 MB), Download : 9 |
Subject |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습니다. |
지갑형 필통, 2016년 다이어리, 책은 박웅현의 『여덟 단어』네요. 필통은 마침 필요하던 차였고, 이렇게 생긴 종류로 구하려 했었어요. 다이어리야 언제나 이맘때가 되면 구하는 물건이죠. 올해는 경황이 없어 예쁜 물건을 찾지 못 했습니다만 그게 오히려 다행인 일이 됐습니다. 신기하네요. 다만 유감스럽게도 책은 제가 잘 읽지 않는 에세이네요. 그래도 제 처지를 생각해 제게 어울린다 생각하시는 책을 보내주신 점이 또 고맙습니다. 속표지에 "너의 선택을 정답으로 만들길 바라며"라고 써주셨어요. 오늘 아침에 택배 기사님께 전화가 왔었습니다. 요즘 부쩍 이것저것 많이 사고 있어서 택배 기사님과도 편하게 인사할 정도로 친해졌는데, 절 잘 아시는 분이어서 주소지가 이상하다고 말씀해주시더군요. 전화 너머에서 말씀하시는 주소지를 들어보니 최근에 이사하기 전의 집주소였습니다. 새 집으로 보내달라고 말씀드리고 전 도서관에 갔어요. 새로 지은 아파트 단지인지라 무인택배함이 있으니 기사님도 편하고 저도 편하고 좋더군요. 그러나 물건을 산 게 없는데 왜 택배가 왔는지 궁금했습니다. 동생이나 어머니가 제 아이디로 뭘 사서 제 번호로 연락이 온 건지, 그렇다면 왜 이전 주소지로 주소가 찍혀 있었는지 등등 궁금증을 안고 집에 와 택배함을 열었습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선배의 이름이 적혀 있네요. 그제서야 올해 5월쯤 동아리 모임에서 뵀을 때 제 주소를 물으셨던 게 생각났습니다. 주소를 말씀드렸었지만 딱히 그에 대해 다른 얘기는 없으셨고 뭘 받지도 못 해서 그 분이 으레 그러시듯 가벼운 마음으로 뭘 좀 보내줘야겠다 생각하시고선 잊은 줄 알았어요.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시려고 했던 건 줄은 몰랐습니다. 다른 분들에겐 흔한 일인지 모르겠지만 저는 인기가 없다 보니 살며 선물을 받아본 기억이 많지 않습니다. 생일 선물이나 겨우 받을까요. 하물며 기독교 신자도 아닌 제가 20대 후반에 들어 크리스마스 선물이란 걸 받아볼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어쩌면 보내주신 선배님께는 지인들에게 돌리는 일일 수도 있겠지만 받는 제게는 제 이름을 따로 써 소포로 보내주신다는 게 몹시 특별하네요. 저도 종종 선물을 하곤 했습니다만,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는 일은 정말 기쁘기 그지없네요. 비록 별 변화없이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내겠지만 새 필통을 보며 약간은 기쁠 것 같아요. 오늘은 선물 받는 일이 기쁘다는 걸 알았습니다. 제 선물을 받았던 이들도 저처럼 기뻐했다면 참 좋겠네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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