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02/02 21:17:27
Name   Moira
Subject   아이오와 코커스와 동전던지기


오늘 있었던 아이오와 코커스 결과입니다.
공화당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왔는데요, 출구조사에서 1위로 예측됐던 트럼프가 3위 루비오와 거의 동급으로 간당간당한 2위를 차지했습니다. 트럼프가 소감을 발표하는 스피치에서 막말대장답지 않게 얌전히 패배를 받아들이는 바람에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고 하네요.  
민주당에서는 힐러리 클린턴이 역시 간당간당한 우세로 체면을 차렸습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대추격전이었어요. 저는 75% 개표됐을 때쯤부터 간헐적으로 새로고침을 눌러가면서 봤는데 막판에 0.2% 차이까지 쫓아갔을 때는 정말 뒤집히는 줄 알았어요. 아까비...

# 위 사진을 보면 힐러리의 vote가 700, 버니가 695로 나오는데요, 혹시 이게 어떻게 산정되는 숫자인지 아시는 분 계신가요? 총 투표인원이 1400명밖에 안 된다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가 없어서요. 작은 글씨로 설명이 나와 있긴 한데 갸웃 갸웃 해석이 잘 안 되네요.




이상하게 99%까지 개표해놓고 한참 동안 진척이 없더라구요. 그때는 대의원 숫자가 21대 21로 같았죠. 버니는 스피치에서 "virtual tie", 사실상 동점이라고 정의했는데, 저녁에 다시 보니 최종 결과는 힐러리가 둘을 더 가져가는 걸로 나왔습니다.
그 경위가 재미있더군요. 몇몇 선거구에서 어쩐 일인지 등록은 해놓고 중간에 사라져버린 참여자들이 있었는데, 그 표를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문제를 놓고 동전던지기를 해서 결정을 했더라구요. 6개 선거구에서 동전던지기를 했는데 6번 다 줄줄이 힐러리가 이겨서 2명의 대의원을 확보, 21대 23이 됐군요.

위 동영상이 그 중 한 군데 동전던지기 장면입니다. 언론들이 미국 선거제도의 불합리성을 꼬집는 예로도 종종 사용되는 것 같던데, 저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재미있었고, 미국이란 나라의 민주주의가 아주 두터운 역사성을 지니고 있다는 실감으로 다가왔어요. 정말로 평범해 보이는 동네 사람들이 저렇게 체육관에 모여서 서로 토론하고 싸우고 우왕좌왕 대통령을 뽑는구나... 동전던지기 같은 것에 이 많은 사람들이 승복하는 문화란 그 자체로 정말 굉장하구나란 생각을 새삼 했습니다.

아마도 오늘 코커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올려주실 분이 있을 것 같긴 하지만, 에라 먼저 졸속으로 올려보아요.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2/02/0200000000AKR20160202181800009.HTML (동전던지기에 관한 기사)

---------------------------------

[수정] 개표 100% 상태에서 카운트가 수정되었습니다. 위에 올린 건 아직 덜 계산된 상태였군요. 역시 졸속.. 죄송;;
힐러리가 vote(SDEs) 701, 대의원 22명으로 한 명 깎임(?!)  
샌더스가 vote(SDEs) 697, 대의원 21명

http://www.nytimes.com/elections/2016/primaries/iowa?action=click&pgtype=Homepage&clickSource=story-heading&module=span-abc-region®ion=span-abc-region&WT.nav=span-abc-region
https://www.washingtonpost.com/2016-election-results/iowa (같은 내용의 워싱턴포스트. nyt를 구독하지 않아 한 달에 기사 열 개만 볼 수 있는 분들은 이걸 보세요)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1875 정치문재인 지지율은 왜 이리 높을까? 44 샨르우르파 21/07/12 6169 1
    13964 게임화성남자 금성여자 in 스타교육 19 알료사 23/06/08 6168 8
    4294 여행교토 단풍구경 다녀왔습니다. (사진많음) 18 엘에스디 16/12/04 6168 7
    3689 기타서원(書院)에서 한문 배운 썰 (2): 디제이디제이 드랍 더 비트 30 기아트윈스 16/09/12 6168 11
    9210 역사뮌헨에 들렀다가 다하우에 다녀온 이야기 4 droysen 19/05/18 6167 11
    11693 일상/생각허비행콕이 마일스 데이비스에게 배운 것 4 ikuk 21/05/20 6166 5
    10179 게임[혐오주의] 장애를 가지고 있는 스트리머에게 하는말;; 2 Groot 20/01/14 6165 1
    6901 음악[팝송] 제가 생각하는 2017 최고의 앨범 Best 10 10 김치찌개 18/01/04 6165 4
    12240 사회왜 근로자가 근로자성을 증명해야 하는가? 12 J_Square 21/11/04 6164 7
    4304 방송/연예왕좌의 게임 시즌 1~6 블루레이 감상 후기(스포 X) 2 Leeka 16/12/06 6164 0
    2164 정치아이오와 코커스와 동전던지기 42 Moira 16/02/02 6163 0
    972 IT/컴퓨터뽐뿌 회원분들은 꼭 비번 변경하세요.. 25 Leeka 15/09/11 6163 1
    5439 과학/기술NASA 중대 발표!! 토성 위성 엔셀라두스에서 물흔적 발견 2 커피최고 17/04/14 6162 0
    1565 정치경찰 시위대 진압 부서에 책임을 어떻게 물릴까요? 24 까페레인 15/11/15 6162 2
    825 일상/생각휴가가 잘렸습니다. 12 세인트 15/08/21 6162 0
    13253 일상/생각돈과 친구 둘 다 잃은 이야기 13 활활태워라 22/10/21 6161 3
    11539 도서/문학유원경몽 遊園驚夢 (화원을 거닐고, 꿈에서 깨다) 下 2 celestine 21/04/01 6161 7
    11080 음악가족오락관 - Starlight 11 롤백 20/10/21 6161 14
    1795 창작[8주차 조각글] 꽃+bgm♪ 1 얼그레이 15/12/16 6161 0
    12257 경제개인적인 투자 원칙 방법론 공유 13 Profit 21/11/09 6160 13
    11047 게임홍차넷 아조씨들 어몽어스 하쉴? 37 kapH 20/10/13 6160 0
    10787 의료/건강생애 마지막 다이어트 D+15일 보고서 4 상성무상성 20/07/16 6160 12
    9690 도서/문학'하버드 상위 1퍼센트의 비밀' 간단 리뷰 6 개발자 19/09/22 6160 1
    7104 게임ASL 맵 공모전 참여 후기 Cookinie 18/02/13 6160 4
    5982 일상/생각(+정보 추가) 문과/이과의 구분과 2018 문/이과 통합 30 벤젠 C6H6 17/07/20 6160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