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02/05 04:20:04
Name   Moira
Subject   일본군이 져서 분하다는 말
1.
예전에 리니시아 님이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라는 영화를 소개해 주신 적이 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였던 송신도 할머니에 관한 다큐멘터리인데요. (https://redtea.kr/pb/pb.php?id=free&no=2001) 전쟁이 끝난 뒤 일본 군인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신 뒤 갖은 고생을 하시고 마음을 닫으셨다가, 양심적인 일본인 단체의 지원을 받아 나중에는 일본 정부를 상대로 법정 싸움까지 하신 분입니다.

소개글에 이런 부분이 있어요. 대화 도중에 할머니가 "신이 있었다면 일본이 전쟁에서 졌겠느냐?"라는 말을 하셨다는 부분입니다.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할머니에게 '혹시 신을 믿을 생각이 없느냐?' 라고 묻는 장면입니다.
할머니는 자신 외에는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신이 있었다면 일본이 전쟁에서 졌겠느냐?' 라고 말합니다.]


이 말을 꼭 기억을 해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해석을 해보려고 아무리 생각해도 알 듯 말 듯 명징한 뭔가가 떠오르지 않더군요. 스톡홀름 증후군 같은 것으로 해석하기엔 너무 강한 워딩이었거든요. 영화를 보고 나면 알 수 있을까, 아마 그렇지도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당분간 기억의 한켠에 그냥 덮어 두었어요.

2.
그러다 지난 주에 우연히 이 기사를 읽게 되었습니다.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japan/703614.html) 한국인 가운데 가장 먼저 일본군 '위안부'로서의 과거를 밝히셨던 배봉기 할머니(1914-1991)의 자취를 좇아 오키나와의 작은 섬을 방문해 쓴 취재기사입니다. 배봉기 할머니는 스물 아홉 살 때 위안부 모집업자의 꾐에 속아 오키나와의 한 섬으로 가게 됩니다. 전쟁 중에는 일본군을, 전쟁이 끝난 뒤에는 오키나와에 진주한 미군을 상대로 똑같은 '위안부' 역할을 하셨다고 합니다.

1975년 활동가 김수섭 씨와 김현옥 씨 부부가 배할머니를 처음 찾아옵니다. 어떻게 알고 찾아왔느냐 하면 사연이 기구합니다. 1972년에 일본 정부는 오키나와를 반환받은 뒤 현지에 들어와 살고 있는 조선인들에게 특별영주를 허가한다는 발표를 하고, 신고 기간은 3년으로 제한했습니다. 배할머니는 교육을 받지 못해 글을 몰랐고, 게다가 한글과 일본 글 둘 다 몰랐습니다. 배할머니는 서류를 내지 못해 강제추방을 당할 위기에 처하자 안면이 있던 식당 주인에게 자신의 '위안부'로서의 과거를 털어놓았습니다. 식당 주인이 탄원서를 당국에 제출한 덕택에 강제추방은 면했지만 이 사연이 일본 언론에 알려지고 할머니는 사진(뒷모습)까지 찍혀 신문에 납니다. 그 기사를 보고 김수섭 씨가 찾아온 거죠.

김수섭/김현옥 부부는 조총련 사람입니다. 1972년 총련에서는 조선인 강제동원 진상규명을 위해 조사단을 꾸렸고, 그 활동의 일환으로 배할머니를 찾아오게 된 거였습니다. 배할머니는 심신이 피폐한 상태였고 원치 않는 언론의 접근 때문에 몹시 괴로워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2-3년이 지나서야 김씨 부부에게 마음을 열어주셨다고 해요.

그 당시를 증언하는 김씨 부부의 말 중에 눈에 확 띄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배할머니는 "일본군이 져서 분하다"라는 말을 종종 하셨다고 해요. 송신도 할머니가 하셨던 말씀과 유사한 워딩이었죠.
[당시 배 할머니는 우리말을 이미 잊은 상황이었다. 그런 배 할머니가 일본말로 김씨 부부에게 자주 하던 말은 “유군가 마케타노가 구야시이사”(일본군이 져서 분하다)는 얘기였다. 김현옥씨는 “할머니 입장에선 일본군이 이겨야 (위안부인) 자신도 살 수 있었으니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일본군이 져서 세상이 변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게 ‘조국 해방’을 뜻하는지는 이해하지 못했고, 한국전쟁으로 조국이 남북으로 분단됐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그러면서 “내가 가난했으니까”, “그게 내 팔자다”라며 자신에게 일어난 불행을 모두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있었다.]

배할머니의 사연은 그동안 남한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김씨 부부는 그 이유를 '할머니가 자기네 총련 계열(북측)과 가까운 탓에 한국에서 이를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니냐, 한국 언론과 만난 게 이번이 처음이다'고 말합니다. 이 기사를 쓴 길윤형 기자는 "한국 언론이 보도했다 한들 80년대 군사정권이 강제동원 피해자의 배상 요구를 강하게 억눌렀기 때문에 영향력이 크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우리가 '최초'라고 알고 있는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이 나오게 된 것(1991)은 87년 항쟁 이후 민주화 과정을 밟아갔던 사회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지요.

배할머니는 김씨 부부와 교류하고 일종의 의식화 과정을 거쳐 점점 '운동권'이 되어갑니다. 오키나와 총련 지부에서 늘 하던 일이 팀스피릿 훈련 반대운동이었는데 할머니도 따라 집회에 나가시곤 했습니다. 할머니가 오랫동안 집회에 서 계신 걸 보고 또 그 사연을 전해듣고 당시 시장이 할머니께 "원래 일본 정부가 책임을 지고 보상해야 하는데 생활보호밖에 못 하고 있습니다"라고 사죄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1989년 히로히토 천황이 숨졌다는 뉴스가 TV에 나오자 할머니는 "왜 사죄도 안 하고 죽었느냐"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김현옥씨가 "일왕이 뭘 구체적으로 해줬으면 좋겠느냐고 다시 묻자 "사죄를 했으면 좋겠다"라고 대답하셨다고요. 김씨 부부를 처음 만났을 때 하셨던 말인 "아군이 져서 분하다"와 비교해 보면 엄청난 차이입니다. 모든 것을 자기 팔자로 돌리고 좁디좁은 심리적 공간에 갇혀 생존하고 계시던 할머니는 사람들을 만나고 외부활동을 하면서 점점 세계가 넓어졌고, '남의 탓'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셨던 겁니다. 물론 할머니가 그 뒤로도 "아군이 져서 분하다"라는 말씀을 계속 하셨는데 김씨 부부가 일부러 기억에서 지워버렸을 수도 있습니다만, 어쨌건 할머니에게는 새로운 어휘와 관념이 생겨난 것입니다.


3.
어제 김규항 씨가 쓴 <더러운 여자는 없다>라는 칼럼을 읽었습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www&artid=201602012048395&code=990100) 김규항 씨도 최근에 배할머니의 기사를 읽었던 모양입니다. 김규항의 논지는 배할머니가 "우리가 원하는 ‘순결한 조선처녀’라는 위안부상에 전혀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부당하게 잊혀져 버렸다는 것입니다. 그는 배할머니의 이야기를 이렇게 요약합니다.

[그는 위안부였음을 털어놓을 때 “유군가 마케타노가 구야시이사”(일본군이 져서 분하다)라고 거듭 말하곤 했다. 할머니는 일본군이 져서 세상이 변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게 ‘조국 해방’을 뜻하는지는 이해하지 못했다. 말하자면 그는 ‘자발적’으로 위안부가 되었고, 민족의식이 없었으며, 자신이 일본군과 ‘동지적 관계’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미군 '위안부' 할머니들(소위 양공주)의 연대 요청을 거부한 일을 언급하고, 소녀상의 민족주의와 전근대성을 비판한 후, 박유하 교수를 옹호하며 칼럼을 끝냅니다.

[위안부는 ‘자발적 매춘부들’이라는 일본 우익의 주장을 반박하는 박유하의 말이다. 과연 위안부 할머니들을 더러운 여자들로 모욕하는 건 누구인가. 더러운 여자는 없다. 더러운 게 있다면 여성을 깨끗한 여자와 더러운 여자로 구분하고 억압하는 가부장제의 폭력, 그에 기반을 둔 우리의 싸구려 정의일 것이다.]

저는 이 칼럼을 읽고 약간 충격을 받았습니다. 일단 할머니들을 지칭하면서 굳이 '더러운 여자'라는 표현을 (물론 부정의 뜻으로 쓴 것이지만) 사용한 것이 놀라웠습니다. (요사이 한국 사람들 중에서 누가 할머니들을 더러운 여자들이라고 불렀던가?)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배할머니의 말씀(일본군이 져서 분하다)을 가지고 '동지적 관계에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해석한 것이었습니다. 박유하 교수가 <제국의 위안부>에서 사용한 뒤로 이 동지적 관계란 말은 아주 선명한 정치색을 띠는 말이 되었습니다. 사실 박교수가 자기 책에서 배봉기 할머니나 송신도 할머니가 하신 말씀들을 인용하며 '동지적 관계'의 뜻을 설명했다면 저는 어느 정도 납득했을지도 모릅니다. 박교수는 그렇게 하는 대신 (아마 책을 쓸 때는 이런 일화가 있다는 것도 몰랐을 가능성이 높겠죠) 일본군과 조선인 '위안부'의 유사 연애를 추적하는 데 페이지를 할애하고 그것을 '동지적 관계'로 해석했습니다. 김규항 씨가 칼럼에서 배봉기 할머니의 그 워딩을 인용한 것은 명백히 박교수의 논리를 긍정하기 위한 것입니다.

과연 그렇게 해석해도 좋을까? 조선인 '위안부'들이 '아군이 져서 분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면, 그것은 아마 일본 군인들이나 주위 일본인들의 잦은 워딩을 따라했을 확률이 높겠죠. 말은 자생력이 있습니다. 말하는 화자의 내면과 무관하게 작동되는 언어의 층위가 있어서, 화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퍼져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일베나 디씨, 메갈리아 등에서 퍼져나간 혐오의 말들을 아무리 막으려고 해도 쉽게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고, 선량한 사람이 무심코 그런 말을 내뱉기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 말을 한 사람에게 'XX충'이란 딱지를 붙일 수 있으려면 상당히 신중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어떤 것이 무의식의 층위에서 나온 말이고, 어떤 것이 의식적인 발화인지 구분할 수 있는 완전한 방법은 없을 것입니다. '아군이 져서 분하다'를 할머니들의 의식적인 생각이라고, 또는 숨겨진 무의식의 표출이라고 단언한다면 둘 다 근거 없는 짓일 겁니다. 김규항 씨는 페이스북에서, 김구가 감옥 생활을 하던 시절의 일화를 인용하며 '아내가 나이 젊으니 몸을 팔아서라도 맛있는 음식을 들여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도 난다.”(백범일지)고 한 김구의 "미친 소리"는 미친 소리가 분명하지만 개인의 의식이라기보다는 당시 사람들의 의식을 보여준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렇게 따지면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군이 져서 분하다"라는 미친 소리는 당시 사람들의 의식을 보여주는 단서일까? 그런 말을 남긴 두 할머니가 모두 일본에 거주하시며 일본어를 사용하셨던 것을 생각해 보면 이 말이 일본인들의 의식을 거칠게 보여준다고 할 수는 있겠습니다. 하지만 전후 한국 땅에서 그런 말을 하며 사는 것은 불가능했겠죠. 말은 인간의 의식을 그대로 반영하지 않습니다.

현대 연구자들은 서발턴(subaltern)이란 단어를 종종 사용합니다.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언어를 갖지 못한, 그래서 역사에 아무런 기록을 남기지 못한 민초의 언어를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를 고민했던 역사가들이 그들을 가리키기 위해 가져온 단어입니다. 인도인인 가야트리 스피박은 <서발턴은 말할 수 있는가>라는 유명한 저서에서 자기 이모할머니의 일화를 들려줍니다. 젊은 시절 이모할머니는 인도의 독립운동단체 조직원이었다가 불륜으로 의심받고 자살했는데, 자신의 자살이 임신 때문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위해 생리 날짜를 골라 자살했다고 합니다. 아무리 말로 호소해도 들어주지 않는 사람들에게 그는 자기 몸을 증언 삼아 결백을 증명하려고 했습니다.  

박유하 교수도 서발턴이란 말을 사용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정대협 관계자인 윤정옥 교수가 일본에서 제시한 여성기금을 받은 일부 할머니들을 두고 "죄를 인정하는 동정금을 받으면 피해자는 자원해 나간 공창이 된다"(1997. 2. 시민연대 주체 국제 세미나)라고 말한 사실을 인용하면서 정대협이 위안부들을 두 번 울렸다고 비판합니다.
[이러한 정대협의 단정은, 억압받는 하위 계층이 자신의 생각을 직접 표현하지 못하고 그들의 생각을 대변하는 것은 늘 상위 계층이라며 “서벌턴(subaltern)은 말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던 스피박(G. Spivak)의 말을 떠올리게 한다.](화해를 위하여, 83쪽, parkyuha.org)

일리는 있습니다. 윤정옥 교수가 실제로 그런 말을 했다면 대단히 문제되는 발언입니다. (정대협이 여성기금을 받은 할머니들을 창녀라고 불렀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아마 이 기록을 두고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창녀라고 부른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박교수처럼 '위안부'들의 언어를 연애관계로 해석한다거나 동지적 관계로 해석하는 것 역시 자신이 비판하는 정대협과 똑같이 '상위 계층'의 대변이며 환원, 왜곡입니다. 윤정옥 교수와 정대협이 할머니들을 과거 과잉 정치화시킨 측면이 있다면 박교수는 할머니들에게서 일말의 정치성마저 소거하려고 합니다.

서발턴의 언어는 난해한 언어입니다. 교육받지 못한 조부모님들과 함께 살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옛날 어른들은 자기 생각을 언어로 표현하는 데 많이 서투르기 때문에 무슨 말씀을 하고 싶으신 건지 금방 알아채기 힘듭니다. 아마도 그런 상태였을 배봉기 할머니가 예전과 다른 말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총련 출신의 김씨 부부 때문이겠지요. 그렇다면 배할머니는 김씨 부부(상위주체, 지식인)에 의해 진짜 자기 언어, 자기 생각을 왜곡당한 것일까요? 배할머니가 "일왕이 사죄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것은 진짜 자기 언어가 아니고, '아군이 져서 분하다'는 진짜 자기 언어인 걸까요? 나눔의 집에 계신 할머니들이 박유하 교수를 비난하는 것은 정대협에게 세뇌당한 때문일까요? 90 넘은 할머니들이 어떻게 박교수의 책을 읽었겠느냐, 정대협 사람들이 들쑤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연구자는 서발턴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야 합니다. 그들이 하는 모든 말을 토씨와 어조까지, 섣부른 해석이나 자의적 합리화 없이 기록하고 기억해야 하죠. '아군이 져서 분하다'와 '일왕이 사죄했으면 좋겠다'를 한 사람의 입에서 동시에 나올 수 없는 발언으로 보아서는 안 될 겁니다. 우리가 하루 동안 입밖으로 뱉는 무수한 모순된 말들을 생각해 본다면, '헤어져'와 '사랑해'를 하루에 몇 번이나 반복하는 우리를 생각해 본다면 말입니다. '아군이 져서 분하다'라고 말한다고 해서 그가 일본군과 동지도 아니고, '일왕이 사죄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고 해서 민족주의 투사인 것도 아닙니다.

스피박의 이모할머니가 죽음으로 보여주었듯이, 서발턴은 말 자체를 할 수 없도록(그의 말을 우리가 들을 수 없도록) 구조적, 정치적 강제 속에 있는 사람입니다. 서발턴에게 말할 기회를 주고, 그것을 기록하고, 그와 함께 싸우는 사람들은 어찌됐건 그 구조를 깨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위안부' 할머니들 중 어떤 분들은 그렇게 증언과 활동을 통해 그저 불쌍한 피해자가 아니라 국제적인 인권활동가가 되셨고, 그것은 경탄하고 존경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든지 할머니들에게서 정치성을 지워 말 없는 서발턴으로 돌려보내려는 박교수의 시도에 소위 '좌파 지식인' 김규항 씨가 동조하거나 지원을 보내는 것은 정말로 기이한 일입니다. 서발턴을 온전한 정치적 주체로 세우는 것을 고민하는 일이야말로 좌파의 중요한 과제인데 말입니다.



12
  • 많은 생각을 하게 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김규항이 거기까지 갔군요 에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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