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02/29 02:44:20
Name   Top
Subject   얇고 넓은 지식을 위한 글 - 문맥을 무시한 인용들
0.
할일은 손에 안잡히고, 잉여롭게 잠시 웹서핑을 하다, 김치찌게님의 유머게시판글 "대한민국 99%가 잘못 알고 있는 말.jpg"[1] 를 보다가 궁금해져서 찾아본 이야기들입니다.

타고 다니다보니, 나무위키의 "문맥을 무시한 인용"[2] 에서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있기에, 정말 관심을 끌어 따로 조사해본 3가지만 간략하게 소개하겠습니다.

1. 대기만성(노자 41장)

대기 만성이 나오는 곳은 노자 41장[3]입니다. 
도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大 로 시작하는 구절이 4개가 있습니다.

"
大方無隅(대방무우) : 큰 모퉁이에는 모퉁이가 없고
大器晩成(대기만성) : 큰 그릇은 더디 이루어지고
大音希聲(대음희성) : 큰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고
大象無形(대상무형) : 큰 모양에는 형체가 없다고 했다
"

우리가 보통 대기만성을 사용할때 사용하는 맥락은 "큰 그릇은 늦게 완성된다" 인데, 뭔가 느낌이 다르죠?
저래서 晩(늦을 만) 이 아니라 免(면할 면)을 써서, "큰 그릇은 완성되지 않고" 라고 해석하는게 더 맞는 얘기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냥 구글링 돌려본 결과, 우리나라 글에선 00년도 쯤[4]에도 대기면성에대한 내용이 있더군요.

아무튼 노자의 원뜻은 큰그릇은 늦게 완성되니 노력하라 이런 뜻은 아닌겁니다. ^^;

노자에 있던 원문의 뜻이 어쩌건 완성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게 중요한 것은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2.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욥 8:7)

되게 있어보이는 구절이기에 여기 저기서 많이 보이는데요 (..) 저건 하나님이 성공을 약속하면서 하신 말씀이 아닙니다.

나무위키의 표현[5]을 빌리자면 "욥이야말로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기보다 존재하기 어렵다는 의로운 부자였다!" 라는데... 나무위키 글만으로는 뭔말인지 해석이 안되 다른 블로그[6]도 좀 살펴보았습니다.

제가 종합한 바로는 욥은 정말 의로운 부자였으나, 하나님과 사탄의 내기에 불똥이 튀어(..) 신벌을 받은듯 쫄딱 망했고, 친구들이 와서, "하나님 공정하고 의로운분 아님? 님 뭔잘못함?! 얼른 빌어! 그러면 [시작은 미약해도, 끝은 창대할겨]" 라고 하는 와중에 우리는 딱 [시작은 미약해도, 끝은 창대할겨] 이부분만 보고 있던 것이라네요..

"착하게 살아도 가끔 시련이 떨어질수 있는데, 그 시련은 나쁜일 해서 떨어진게 아니다. 그러니 나쁜일 해서 그런거라 욕하지말고, 믿음을 저버리지 말자"가 욥기의 교훈이라는데, 저부분을 발췌해서 쓰는건 전체 내용을 생각해봤을 때 좋지 못하다고 합니다.


덧. 전 종교가 없어서, 밤샘와중에 잉터넷 탐색을 통해 얻은 지식이니, 혹시나 잘못된 부분이 있을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__)


3. [And so], my fellow Americans, ask not what your country can do for you, ask what you can do for your country. (존 F. 케네디 취임연설 중)

And so 에 강조를 한 이유는 나무위키의 [7] 주석 덕분입니다.저는 영어를 못하거든요 ㅠㅠ 저 단어를 바탕으로 [앞에 내용이 더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앞 구절은 다음과 같습니다.

"In the long history of the world, only a few generations have been granted the role of defending freedom in its hour of maximum danger. [I do not shrink from this responsibility–I welcome it.] I do not believe that any of us would exchange places with any other people or any other generation. The energy, the faith, the devotion which we bring to this endeavor will light our country and all who serve it–and the glow from that fire can truly light the world."

해석은 연설문 전문에서 해당부분만 발췌합니다.[8]

"장구한 세계 역사를 통틀어 불과 몇 세대만이 최악의 위기 속에서 자유를 수호할 역할을 부여받았습니다. [저는 이 책임을 피하지 않고 기꺼이 받아들이겠습니다.] 우리 중 누구도 다른 나라의 국민이나 다른 세대와 역할을 바꾸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이 과업에서 발휘할 열정, 신념과 헌신은 우리의 조국 그리고 조국에 봉사하는 모든 국민을 밝게 비추고 거기서 나오는 찬란한 빛이 진정 온 세상을 밝혀 줄 것입니다.

이제 미국민 여러분은 조국이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자문하십시오."


단순히 대통령으로서, 위정자로서 국민들에게 명령을 내린게 아닙니다. 자신이 먼저 책임을 받아들이고 행동할 것이기에, 국민들에게 요청하는 것입니다.
뭔가 더 쓰면 큰일 날꺼같으니 여기서 줄여야겠네요...


4. 결론
우리가 접하는 정보는 가공된 정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한번쯤, 이 정보가 맞는 정보인가,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편집한 정보인가 생각하고 보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가장 처음 얘기했던 노자 41장의 처음 부분의 인용으로 마무리 짓습니다.

"
上士聞道(상사문도) : 뚸어난 사람은 도에 대해 들으면
勤而行之(근이행지) : 힘써 행하려 하고
中士聞道(중사문도) : 어중간한 사람은 도에 대해 들으면
若存若亡(약존약망) : 이런가 저런가 망설이고
下士聞道(하사문도) : 못난 사람은 도에 대해 들으면
大笑之(대소지) : 크게 웃습니다
不笑不足以爲道(불소불족이위도) : 웃음거리가 되지 않으면 도라고 할 수가 없다



4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750 과학/기술양자역학 의식의 흐름: 월급 D 루팡 29 Event Horizon 16/09/22 5631 10
    6457 과학/기술양자역학 의식의 흐름: 아이러니, 말도 안 돼 25 다시갑시다 17/10/24 6830 18
    3714 과학/기술양자역학 의식의 흐름: 더 퍼스트 어벤져 36 Event Horizon 16/09/16 5976 12
    4252 과학/기술양자역학 의식의 흐름: 금수저와 집사 13 Event Horizon 16/11/29 6201 8
    8819 게임양아치처럼 구는 에픽 게임즈 1 저퀴 19/01/30 3942 0
    8461 사회양심적 병역 거부 무죄는 어떤 결과를 낳을까 21 Danial Plainview 18/11/04 5070 7
    14565 도서/문학양승훈, 『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불안한 미래』 서평. 5 카르스 24/03/30 1804 12
    3993 IT/컴퓨터양띵도 탈 아프리카를 선언했습니다. 14 Leeka 16/10/23 3939 0
    7971 일상/생각양도소득세를 납부하며 관의 책임전가를 생각하다 24 메존일각 18/07/30 4123 5
    11798 경제양도소득세 법령적용 가이드 맵 5 다군 21/06/18 3928 1
    14801 정치양당고착구도에 대한 짧은 고찰 - 제3정당들은 왜 양당에 흡수되었는가 10 카르스 24/07/22 1372 6
    12562 정치양당 후보의 출판 관련 공약 질답 4 탈론 22/03/02 2663 1
    13722 일상/생각양곡관리법 거부권 행사를 보고 드는생각 10 바이엘 23/04/05 2354 7
    966 과학/기술얇고 넓은 지식을 위한 글 - 유전알고리즘 30 Top 15/09/10 10911 2
    2311 도서/문학얇고 넓은 지식을 위한 글 - 문맥을 무시한 인용들 7 Top 16/02/29 6039 4
    11782 기타얀센접종 2시간 전!!! 28 Groot 21/06/14 3630 1
    11737 의료/건강얀센 백신 접종 사전예약은 1일 0시부터입니다. 15 다군 21/05/31 3798 5
    9638 사회약투 운동 보디빌더 박승현씨가 자신의 검사 결과를 공개했는데... 7 The xian 19/09/08 4468 0
    2226 의료/건강약타러 갔다가 느닷없이 쓸개 떼인 이야기 15 이젠늙었어 16/02/15 5777 6
    7466 음악약촌오거리택시기사살인사건 8 바나나코우 18/05/02 4305 3
    3402 일상/생각약자에 대한 차별 10 까페레인 16/07/30 4723 4
    12872 음악약속은 금이야 8 바나나코우 22/05/29 2822 3
    4253 의료/건강약물대사와 글루타치온-백옥주사 7 모모스 16/11/29 11886 0
    2696 일상/생각약국에서 환자 심신의 안정을 위해 듣는 음악. 9 켈로그김 16/04/27 4035 1
    2520 의료/건강약국 3대. 39 켈로그김 16/04/01 4694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