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03/11 13:17:19
Name   쉬군
Subject   별일 없이 산다.
평어체로 글을 쓰는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

서울에서 대구로 내려온지도 3개월이 다되간다.

내려오기전 어머니는 나와 내 동생을 앉혀놓고

"우리는 원래 식구지만 니 와이프는 아니다. 그러니 우리가 불편해야 니 와이프가 그나마 마음이 덜 불편할거다." 라고 강조하셨고,

지금은 최대한 와이프가 불편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래봐야 나한테 말하지 않는 불만이 없기야 하겠냐만..

서울에서 내려올땐 꽤 많은 고민이 있었다.

고부간에 갈등은 없을까? 내 급여가 엄청 차이가 나는데 생활에는 문제가 없을까? 직장은 제대로 구할수있을까? 등등..

그리고 지금까지는 꽤 별 일 없이 살고있다.

고부간에 갈등은 외관상으로는 없고 (속내는 서로 알수가 없다. 둘다 아무 문제 없다고는 한다). 직장도 구했고 급여도 아쉽지만 살 만큼은 벌고있기도 하고.

와이프의 취미생활인 덕질도 별 문제없이 열심히 하고있다. 심지어 서울까지 아이돌 콘서트를 보러 다녀온 며느리가 밤늦게 위험하다며 어머니는 직접 기차역에 픽업하러 가시더라.

호칭도 아가 에서 딸냄, 공주님으로 바꼈고 졸지에 나는 아들에서 사위처럼 되어버린것도 마음에 든다.

동생이랑 둘이서만, 그것도 동생이 바빠 거의 혼자 저녁을 드시던 어머니는 우리가 내려오고 나서 식구들이 다 함께 저녁을 먹게되면서 훨씬 좋아하시는 눈치다.

음식을 하고 누가 먹어주고 맛있다고 해주는게 낙인 사람이 몇년간 그러질 못하다가 식구가 늘고 해주는 음식마다 맛있다고 해주는 며느리가 있으니 좋으실수 밖에..

아무튼, 서울에서 내려오면서 몇달동안 머리속에 가득찼던 고민은 다 사라졌고 이렇게 별일 없이 살고있다.

앞으로 어떤 별일 들이 생길지 모르지만 딱 지금처럼만 그렇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6
  • 따뜻한 글이에요.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540 일상/생각별점 테러를 받아보니 신선하네요. 11 givemecake 17/04/28 5106 1
2380 일상/생각별일 없이 산다. 6 쉬군 16/03/11 4188 6
7116 도서/문학별의 계승자 / 제임스 P. 호건 14 임아란 18/02/14 5325 7
7280 도서/문학별을 먹자 발타자르 18/03/26 5104 6
13483 일상/생각별개의 환대 하마소 23/01/16 3337 5
15012 일상/생각변화의 기술 8 똘빼 24/10/31 2253 9
12244 IT/컴퓨터변화무쌍한 웹 기술 역시 톺아보기 - 1 13 nothing 21/11/05 5526 7
1778 일상/생각변했을까? 2 레이드 15/12/15 5360 0
15458 일상/생각변하지 않는것을 들으면 왜 눈물이 날까 1 큐리스 25/05/23 1735 4
11268 정치변창흠 국토부장관 청문회 - 오늘의 해명들. 13 Leeka 20/12/23 4450 1
5681 음악벨소리와 알람 9 루아 17/05/21 6192 0
2781 일상/생각벨빅 정 5일 복용 후기 외 34 nickyo 16/05/11 14374 2
12327 오프모임벨기에 맥주 최강자전 후기 10 나루 21/12/05 5637 12
12333 일상/생각벨기에 맥주 오프모임에 참석하지 못해서 하는 벨기에 맥주 셀프시음회(어?) 10 세리엔즈 21/12/08 5346 22
2203 음악벨 에포크로 생각난 음악 몇 개... 1 새의선물 16/02/11 4937 0
10815 의료/건강벤쿠버 - 정신건강서비스 4 풀잎 20/07/25 6843 32
4336 일상/생각벤님을 존경하는 마음 8 Ben사랑 16/12/09 5813 1
3167 방송/연예벤Ben -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커간다는 것 18 전기공학도 16/06/30 6531 0
3669 역사베트남전 최고의 에이스 3 모모스 16/09/08 8401 3
8424 일상/생각베트남계 미국 의사 선생님 린 6 풀잎 18/10/26 6065 17
3727 여행베트남 하노이/하롱베이 여행기 13 pinetree 16/09/19 10008 2
6297 일상/생각베트남 사람들 그리고 다문화의 매력 3 Liebe 17/09/17 4867 5
13083 음악베이커 스트리트 221B 9 바나나코우 22/08/15 4237 4
1428 기타베이즈 정리, 몬티홀의 문제, 삶과 죽음의 확률 25 Beer Inside 15/11/02 12194 7
2987 경제베어링스 은행 파산사건과 금융에 관한 이야기. 7 줄리 16/06/10 9598 19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