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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6/04/12 17:24:28 |
Name | 모모스 |
Subject | 게보린 3형제 이야기 |
게보린 3형제로 제 마음대로 사리돈, 게보린, 펜잘을 꼽아봅니다. 우선 게보린 성분을 보죠. 사리돈도 비슷합니다. 펜잘도 과거엔 똑같았습니다. - 아세트아미노펜300mg - 이소프로필안티피린150mg - 무수카페인 50mg 이소프로필안티피린 (Isopropylantipyrine, IPA) 이놈이 문제입니다. (IPA도 물론 NSAID계 소염진통제입니다.) 피린계 약물 부작용이 나타나는 사람이 있는데 그 대표적인 피린계 약물이 바로 IPA 입니다. 이름에도 피린이 들어갔네요. ( 아스피린은 이름에 피린이 들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린계 약물이 아닙니다. ) 피린계 부작용으로 사소하게는 발진 같은 알레르기 증상이 일어나고 심할 때는 급성 알레르기 쇼크인 Anaphylaxis 일어납니다. 또 장기 복용시 골수억제작용에 의한 과립구감소증과 재생불량성 빈혈 등의 심각한 부작용도 보고 되고 있습니다. 이런 부작용 때문에 오래 전부터 미국, 캐나다,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IPA 성분을 규제하고 판매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 피린계 약물은 주로 pyrazole 또는 pyrazolone ring 구조를 가진 화합물들로 Aminopyrine, Isopropylantipyrine, Sulpyrine 등이 있습니다.) 실은 맏형이 게보린이 아닙니다. 다국적 기업 바이엘의 사리돈이 맏형으로 외국물 좀 먹었죠. 삼진제약의 게보린이 둘째쯤이라하고 종근당제약의 펜잘이 셋째쯤 되겠네요. 사리돈 성분을 카피해서 게보린과 펜잘이 나왔으나 성분에서도 보면 알 수 있듯이 다들 사용한 지 오랜 된 성분들이라 딱히 특허를 걸만한 성분이 없어 어느 제약회사나 만들 수 있습니다. 즉 이런 제품은 성분에 의한 효과로 승부를 거는게 아니라 마켓팅으로 승부를 봅니다. 실제 3형제 말고도 IPA 함유 소염진통제가 무려 40여개나 우리나라에서 허가를 받아 출시되었습니다. 게보린이 1등 하였으니 잘난 둘째네요. 게보린을 맏형 대접해줘야하는 건 아닌가 모르겠네요. 아무튼 IPA가 문제가 되고 우리나라에서도 이슈가 되자. 먼저 셋째 펜잘이 배신을 합니다. IPA 대신 에텐자미트로 성분을 바꿔버리죠. 과거를 세탁하기 위해 이름도 펜잘큐로 개명합니다. 첫째 사리돈은 배신을 할까 말고 고민 중입니다. 기존에 충성도가 높은 IPA 함유한 사리돈에이와 펜잘처럼 IPA 대신 에텐자미트가 함유된 사리돈에스 (아직 판매중은 아님) 두가지 제품을 허가를 받아 가지고 있습니다. IPA 함유된 사리돈에이가 판매 금지되면 미리 허가 받아 놓은 사리돈에스로 넘어갈 겁니다.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둘째 게보린은 계속 IPA로 밀고 나가고 있습니다. 회사 전체 매출이 비교적 작은 제약회사인 삼진제약으로서는 게보린의 매출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 쉽게 포기하기 힘들겁니다. 기존 게보린에 대한 사용자의 충성도가 높은데 자칫 성분을 바꾸어서 매출이 급감하면 이런 작은 제약회사로서는 엄청난 타격이죠. 그래서 현시점에서 시판 중이 게보린 3형제의 성분은 각각 다음과 같습니다. 게보린 ( 아세트아미노펜 300mg, 이소프로필안티피린 150mg, 무수카페인 50mg) 사리돈에이 ( 아세트아미노펜 250mg, 이소프로필안티피린 150mg, 무수카페인 50mg) 펜잘큐 ( 아세트아미노펜 300mg, 에텐자미드 200mg, 무수카페인 50mg) 게보린 광고 멘트가 " 한국인의 두통약 게보~린" 입니다. 오랫동안 우리나라 두통약 시장에서 1위를 했던 제품으로 외국에서는 판매금지된 IPA 를 지금까지 쓰고 있으니 한국인만의 두통약이 맞는 것 같네요. 게보린이 1위 할 시기에 게보린을 잡기 위해 타이레놀 측에서 게보린 성분 중 어려운 IPA가 아닌 일반인도 쉽게 인식하는 카페인을 물고 늘어지면서 광고를 합니다. "카페인 없는 두통약 타이레놀" 게보린 형제들 말고는 거의 대부분이 카페인이 없는 NSAID 단일제제들이고 카페인이 그리 해로운 성분도 아니고 또 들어가봤자 우리가 먹는 커피, 콜라, 녹차, 커피우유 (커피 한잔의 카페인 양은 보통 100~150mg) 등에 비해도 얼마 안되는 양이라 별 문제 될 것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광고는 먹힙니다. 얀센의 타이레놀이 삼진제약의 게보린을 꺽고 우리나라 두통약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합니다. IPA도 아니고 별 시원찮은 카페인을 공략해서 1위를 하다니 약은 광고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처음 두통약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IPA성분 함유 제품은 가능한 피하는 게 좋습니다. 게보린, 사리돈 같은 것은 잊어버리세요.(TV광고를 금지시켜야) 괜히 사서 위험을 자초할 필요가 없습니다. 괜히 본인이 피린계 부작용 대상자인지 확인하는 무모한 시도 같아 보이네요. 다만 기존에 게보린을 드시는 분들은 본인에게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을테고 통증이란 게 엄청나게 고통스러운 것이라서 본인의 통증을 막는데 요긴하고 사용되고 있는 게보린을 강제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긴 힘듭니다. 물론 식약처에서 판매금지조치가 내리면 모를까 아직까진 문제 없이 허가를 받아 판매도 되고 있고 심지어 TV광고까지 하고 있습니다. 다만 다른 NSAID 소염진통제처럼 자주 복용하면 위장관장애 부작용이 역시 높은 확률로 발생합니다. 또 재생불량성 빈혈 등의 심각한 부작용들도 낮은 확률이나마 나타날 수도 있어서 가능한 다른 진통제를 찾아보시라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리고 싶네요. 실은 게보린을 계속 복용하다 보면 다른 진통제들을 사용하기 힘들어요. 맛있는 맛집에 음식들은 마약 같이 중독성 있다고 하잖아요. 광장동시장 마약김밥 같은 경우 아예 안먹은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먹는 사람은 없다라고 하던데 게보린도 이와 비슷합니다. 게보린도 아예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먹고 다시 안먹는 사람은 드뭅니다. 게보린으로 효과를 본 사람들은 게보린 선호 현상이 강력하게 일어납니다. 제 친족들 중에 게보린을 먹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막을 것 같네요. 더이상 IPA성분 소염진통제 신규사용자가 발생하는 건 막아야하지 않을까합니다. ( 이러니 꼭 금연공익광고와 비슷한 흐름이네요. 물론 담배가 훨씬 더 해롭습니다. 게보린 먹고 잘못될 확률보다 담배피고 잘못될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 아니면 아예 판매금지조치를 내리거나....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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