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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05/31 02:38:17
Name   눈부심
Subject   태국은 현재...
오와.. 태국에 대한 기사를 하나 읽다가 나무위키 검색해보고 너무 놀란 거 있죠.

일단 태국의 정치가 어떤지 나무위키 읽어보심 새삼 한국이 엄청난 민주주의국가란 사실을 깨닫게 돼요.  
https://namu.wiki/w/%ED%83%9C%EA%B5%AD/%EC%A0%95%EC%B9%98

간단히 말해서 왕이 거의 신에 준하는 절대적인 권력을 쥐고 있고 그 아래 군사정부가 통치하는, 아직은 민주주의가 상당히 미성숙한 나라입니다. 태국에서 쿠데타 났단 뉴스 옛날에 접한 것 같기도 한데 당연 금방 까먹었고 새삼 태국이 쿠데타로 권력을 쟁취하는 군부통치국가란 게 너무 생경해요. 태국 왕가의 재산이 세계 5위라니 정말 대단하죠. 대대손손 얼마나 민중을 쥐어짰으면 오일대국도 아니고 글로벌기업을 소유하고 있지도 않은, 고작 태국의 왕가일 뿐인 이들이 세계 5위의 부를 차지하고 있겠나요. shock and awe라는.

세대가 바뀌는 왕가에선 스캔들이 새어나오기도 하고 그 아래 군부독재정치세력도 기득권의 이익을 불리는 데에만 집중해서 태국에서는 계층간 갈등이 정말 심각하다고 해요. 태국 정치지도자들 중 탁신총리가 있었는데 부자들에 대한 증오가 만연한 태국에서 포퓰리즘적인 정책으로 기득권에는 반발을 사지만 빈민층의 지지를 등에 업어 총리로 당선되었다가, 사익추구에 발벗고 나서며 뒷통수를 뻥 쳤죠. 부패한 정치계에서 그놈이 그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탁신만큼 빈민들 많이 도운 사람이 어딨냐는 심리도 만만찮았던 모양인지 탁신은 비록 추방되지만 그의 막내동생인 잉락이 총리로 당선되죠. 여동생 잉락이 탁신사면을 추구하다가 방콕 기득권/중산층들로부터 반발을 사 시위가 끊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탁신지지자들도 만만찮은 숫자라 탁신반대파보다 숫자는 많대요. 여튼 이런 저런 일로 잉락도 총리옷을 벗게 되고 그 후 2014년 5월에 군쿠데타가 일어났어요. 태국에선 쿠데타가 일어나면 국왕이 '알았다'하고 승인을 해줌으로써 정식군부로서 인정을 받게 된다네요. 이미 승인받았죠.

현재 이렇게 어수선한 상황이라 2017년까지 총선이 미뤄질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오늘 읽은 기사얘기를 하려고 장황한 썰을 푼 거고요. 태국정부가 얼마나 비민주적인 나라인가는 아래 기사를 읽으면 피부에 와 닿아요. 쿠데타로 정권을 쥔 군부독재정치가 3년째 접어들고 있는데 요즘 같은 스마트폰시대에 아주 사소한 반항에도 득달같이 달려들어서 잡아가는 모양입니다.

국왕에게는 거리에서 구해 와 키우는 개가 한 마리 있어요. 어떤 공장노동자가 국왕의 개에 대한 조소의 메세지를 SNS에 올렸다가 잡혀갔죠. 현재의 국왕모독죄에 의하면 최고 37년까지 징역형을 살 수 있다고 하는데 결과는 모르겠어요. 구체적인 조소내용이 무엇인지는 밝히지도 않고 있어요(2015년). 이 사람의 게시물에 like를 표시하면 잡혀갈 수 있습니다 -.- . 한 태국인 퇴직교사가 반정부 활동단체의 시위현장에서 시위리더에게 꽃다발을 건냈다가 잡혀 갔죠. 세 명의 활동가들도 물론 잡혔구요. 그 시위리더의 아들이 옛날에 군부에 의해 희생을 당했었다고 하네요. 그 태국인 교사에 동조하는 밈에 like를 표시해도 잡혀갈 수 있습니다.

공공장소에서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만 읽어도 구금됩니다;; 영화 < 헝거게임 > 에서 반정부표시로 등장한 손가락 세개를 펼친 모양만 해도 잡혀간다는. 부헐. 영상에 나오는 젊은이는 샌드위치를 먹었다고 해서 잡혀가는 중. 일명 '민주주의를 위한 샌드위치'라나요. 조지 오웰의 소설책도 들고 있네요. 이 젊은이는 원래 소심하대요. 그래서 많이 떨렸지만 구금 당했다가 풀려난 듯합니다. 자길 잡아가서 앉혀 놓곤 '반역자'라고 했다는군요. 조용한데 왜 굳이 나서느냐고요.



현재의 군부가 정권을 쥔 후 대략 1300명 정도가 '태도불량(손꾸락 태도 불량 같은..?)'으로 불림을 당해 정신교육을 받았다고 합니다. 참석 안 하면 범죄고요. 웃긴 건 무슨 대단한 저항을 해서가 전혀 아니고 글자그대로 태도가 불량한 수준(감히 민주주의 샌드위치를 먹엇)도 참아넘기지 못하는 거죠. 반정부메세지니까 이 정도에 그치지 국왕을 비판하는 건 철저히 금기시되고 있어요. 방콕에서 가정부로 생계를 이어가는 40세의 여성은 '반왕정' 운동가에게서 "네 알았어요."라는 페이스북 메세지를 받았다가 15년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런데 태국의 보통 사람들은 별 반응이 없어요. 농부든 도시엘리트들이든 감히 절대적인 권력을 쥔 군부에 대항할 생각을 못합니다. 어쩌면 지난 수십 년 동안 13차례의 쿠데타를 경험하며 독재권력에 순응해버린 건지도 모르죠. 이것이 태국군부가 원하는 바이기도 하고요. 군부가 제공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99%의 태국국민들이 군부통치 아래 만족한다고 하는군요(물론 믿기 힘든 사실이긴 하지만). 반정부주의자들이 염려하는 건 샌드위치를 먹어도 반정부행위로 규정하고 잡아가는 현재 분위기입니다. 언젠가 수백명의 반정부시위자들이 독재타도를 외쳤을 땐 군부가 적극적으로 탄압하고 그러진 않았지만 기록해두고 후속조치로 꼼꼼하게 잡아들인다고 합니다. 태국군부가 '우리가 마냥 권력을 쥐겠다는 것이 아니라 곧 총선도 치를거다'라고 하지만 글쎄요... 오는 팔월에 현 태국군사정부를 승인할 것이냐를 두고 전 국민투표가 있을 예정이지만 투표에 영향을 끼치는 행위는 범법행위로서 잡히면 10년형이라고 하는군요.  

http://www.pri.org/stories/2016-05-27/thailand-s-thoughtcrime-arrests-are-getting-dangerously-bizar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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