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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07/02 16:06:57
Name   커피최고
Subject   FPS 혁명의 2007년

어떤 게임 장르를 좋아하시나요? 최근 블리자드에서 출시한 '오버워치'가 크게 인기를 끌면서, FPS 장르에 대한 관심도가 급증한 상황입니다. FPS 장르의 역사를 논할 때 반드시 언급해야 하는 게임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만, 이 글에서는 '오버워치' 같은 FPS 장르가 게임산업의 장에서 스타덤에 오르게 된 중요한 시기에 대해서 말하고자 합니다. 그 때는 바야흐로 2007년, 닌텐도 wii와 소니 PS3, 그리고 MS의 Xbox360 이 한창 경쟁하던 때이죠. 그리고 게임산업의 규모가 대폭발하던 때이기도 하며 동시에 북미게임계가 아타리쇼크 이후 상실했던 게임 산업의 패권을 다시금 되찾아온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 중심에는 후술할 FPS 게임들이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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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콜 오브 듀티4 -모던워페어-


메달 오브 아너와 함께 유명한 FPS 중 하나였던 COD시리즈를 블록버스터 시리즈로 격상시킨 기념비적인 작품입니다. 2차대전 FPS에 신물이 나있던 게이머들에게 훌륭한 그래픽과 영화적 연출이 가미된 현대전 FPS은 엄청난 충격을 가져다 주었고, 이 작품은 대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이후 이 게임을 출시한 액티비전은 블리자드를 소유하고 있는 비벤디가 인수하여 EA를 뛰어넘는 북미게임산업의 선두주자가 됩니다. 2년 뒤 나온 후속작 모던워페어2의 개발비용과 마케팅 비용이  $200 million  이었다는 점은 레전설이죠. 감히 첫 블록버스터 게임 시리즈라고 말할 수 있으며, 게임 산업의 규모가 영화 산업의 규모를 뛰어넘기 시작한 때도 이쯤이었을 겁니다.

이후 영화적 연출+직선적인 레벨디자인+현대전을 짬뽕한 게임기획서들이 북미게임계에서 판을 쳤다고 하죠. 그 파급력과 규모의 측면에서 봤을 때, 비디오게임 시장의 주도권을 북미게임계가 가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게임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2. 바이오쇼크


모던워페어가 2007년 상업판매량의 승자였다면, 2007년 작품성의 승자는 바이오쇼크였습니다. 2007년 최다 GOTY 수상작입니다. 물론 슈퍼마리오 갤럭시라는 획기적인 작품이 주요 웹진들의 GOTY를 수상하긴 했지만, 바이오쇼크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은 게임이라는 영역에서 추구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의 새로운 장을 열어주었기 때문입니다. 상기했던 모던워페어의 단순하고 직선적인 레벨 디자인과 정반대의 성향을 지닌 게임이죠. 이는 울티마, 폴아웃, 발더스게이트 같은 북미RPG의 육성 요소를 FPS에 가미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소재로 30-40년대 미국과 디젤펑크에 기반한 디스토피아를 선택했습니다. 그 시대에 만연했던 사회 풍조에 대한 풍자를 느낄 수 있습니다. 본작의 디렉터이자 시나리오작가인 켄 레빈은 본래 할리우드 영화 작가입니다. 그러한 직업적 배경이 바이오쇼크의 훌륭한 구성을 만들어낸게 아닌가 싶은데, 미국의 자유지상주의자였던 Ayn Rand의 소설 "아틀라스(Atlas Shrugged)"를 정반대로 비틀어 버렸습니다.

엄청난 기술력은 스토리 라인을 더 돋보이게 만들었고요. 언리얼엔진 2.5로 이 정도의 물 그래픽을 뽑아낸건 스퀘어에닉스가 파이널판타지12에 텍스처 폴리곤 노가다를 한 것에 비견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3. 헤일로3


앞서 모던워페어를 첫 블록버스터 프랜차이즈라고 이야기했었는데, 실수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전에 헤일로 시리즈가 있었죠.(물론 헤일로는 엑스박스 독점작이기 때문에 그 파급력은 모던워페어에 비하면 살짝 부족하긴 합니다.)

보통 FPS는 다들 컴퓨터 키보드와 마우스로 하실 겁니다. 패드로 하기에는 좀 불편한 감이 있죠. 그러나 닌텐도64로 출시된 007 : 골든아이 는 비디오게임 패드로도 충분히 훌륭한 조작감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증명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헤일로는 MS만이 조성할 수 있는 온라인 인프라와 더불어 진짜배기 비디오게임 전용 FPS의 상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리고 이 3번째 작품은 그 절정의 순간을 상징하는 게임이고요. 이후 이 시리즈 제작을 총괄해온 번지 스튜디오는 MS 산하에서 독립합니다. 여러모로 기어즈 오브 워와 함께 엑스박스360의 전성기를 상징하는 작품입니다만, 2007년은 게임 역사상 가장 무지막지한 시기였는지라......


4. 오렌지 박스


당시 게이머들에게 FPS 종합 선물세트로 불렸던 패키지입니다. FPS와 밸브의 역사를 논할 때 빠져서는 안될 하프라이프2, 오버워치가 벤치마킹했음이 분명한 팀포트리스2, 그리고 FPS와 퍼즐이 결합된 획기적인 게임, 포탈을 묶은 구성이었죠.

사실 앞의 두 게임은 이미 유명했던 게임들이었고, 오렌지박스가 각광받았던 이유는 "포탈"에 있습니다. 여기에서 처음 등장했거든요. 장르의 융합을 담백하게 풀어낸 걸작입니다. 참 밸브스럽고 최근 북미게임계의 파워가 넘쳐날 수 밖에 없다는 걸 느끼는 게임이기도 한데, 한 학생이 게임개발 전문학교인 DigiPen에서 졸업작품으로 낸 걸 밸브가 보고 스카웃하여 만든 게임이거든요.

스팀으로 PC게임 유통망을 장악한 밸브는 그 정신을 비디오게임 패키지 시장에도 적용하면서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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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은 상업적으로나 작품성으로나 북미 게임스튜디오에서 개발한 FPS에 의해 업계가 좌지우지되었습니다. 이후 원래부터 시장은 거대했던 북미게임계가 비디오게임산업의 장에서 우세 세력으로 자리잡게 되었고, 그들의 게임적 요소가 게임의 표준이 되었습니다. 그와 함께 북미에서 게임웹진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였고, 이들의 게임담론이 주류가 되었죠.(근데 사실 ign이나 게임스팟이나, GT나 예전만 못합니다.) 물론 점점 획일화되어가는 추세도 보이긴 합니다만, 분명한 사실은 2007년은 FPS라는 한 장르가 게임산업을 뒤집어 놓은, FPS 혁명의 해였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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