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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6/09/01 10:16:18 |
Name | 켈로그김 |
Subject | 손 한번 잡아보자. |
이제와서 하는 말인데 난 형을 좋아했어. 생각이 제대로 박힌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같이 놀면 재미있었고, 적어도 내겐 정직하고 선했으니까. 머물러 있는 동안 술이라도 한 잔 더 같이 빨고 싶고, 야구라도 한겜, 당구라도 한겜 더 하고 싶어. ----------------------------------- 기반이라는게 없는 난 목표로 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그저 가던대로 시간을 보낼 수는 없어. 비슷한 처지의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나는 언제나 파격 혹은 도박적인 선택을 해야만 했고 이번에도 아마 그러할거야. 그래서 나는 형과 같은 지역 혹은 같은 처지에 머무를 수 없다는걸 잘 알아 가던 길을 같이 갈 수 없다는걸 잘 알아. ----------------------------------- 가진게 많은 형을 탓하거나 질투하는건 아냐 그저 가던 길을 간다는 선택을 하지 않을 나와, 이미 큰 수정이 필요없어도 될만큼 이뤄버린, 혹은 바꾸기에 너무 많은 것이 걸려있는 형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몇 년을 잘 지내왔고, 앞으로는 아마 거리가 생길 수 있다는게 그저 현실일 뿐. 그럼에도 새삼스러운건 아마 나 스스로가 큰 변화를 덜컥 선택할 놈이라는걸 이제는 인정할 수 있기 때문일거야. 서로의 일상을 나누고 배우고 인정할 날이 그리 남지 않았다는걸 이제는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거.. 그래서 이번의 멀어짐은 이전과는 다르게 치루고 싶어. ------------------------------------ 난 추억을 구태여 만들며 살아오진 못했어. 익숙하지 못하고 서툴지. 그러니 새삼스럽고 변태같지만 손 한번 잡아보자. 늘 술자리에서 하던 팔씨름이지만, 이번엔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그저 이 순간을 같이 기억하길 바라기만 할께. 내가 앞으로 갈 길은 어쩌면 우리가 앞으로 다시는 닿지 못할 방향일 수도 있으니. 팔씨름은 삼세판이라는 핑계로 한번 더 잡아보자. 그리고.. 형.. 고구마 좀 사주라.. ㅡㅡ;; ---------------------------------- ... 어쩌면 약국을 접고 고구마 장사(;;)를 하게 될 수도 있는 상황이 왔습니다. 최근에 이뤄진 일은 아니고.. 한 5년정도? 전부터 조금씩 진행되어왔던 일입니다. 이제는 그게 점점 가시화되어가고 있네요. 물론, 앞으로 사업이 스타트라인에 제대로 서려면 거쳐야 할 과정이 좀 더 있긴 합니다만, 이제는 가파른 오르막을 지나서 기어를 중립에 놓기만 해도 일이 진행되는 단계까지 와버렸습니다. 에.. 물론 사람 앞 일은 모르고, 사업 앞 일은 더더욱 모르는거니 확정된건 아직 아무 것도 없습니다... 만, 그냥.. 그렇게 될거같아요.. 저는 그쪽을 선택할 것 같아요.. 저는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놈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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