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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10/04 05:57:50
Name   기아트윈스
Subject   사..좋아하는 인물에 대해 말해봅시다.
듕국의 위진시대 (魏晉時代)엔 '인물평'이라는 묘한 문학 쟝르가 유행했었답니다. 이게 무슨 놈의 쟝르인고하니 과거와 현재를 막론하고 잘 알려진 인물들에 대해 이런저런 비평을 하는 행위를 이릅니다. 삼국지 매니아들이 "허자장"으로 더 잘 알고 있는 허소(許劭)라는 양반이 조조를 두고 난세에는 간웅이 될 거라고 한 게 그 원조라고 전설처럼 전해져요.

어떻게 보면 다른 사람을 놓고 뒷담화 까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이게 꽤 공평한 놀이예요. 평론 당하는 쪽만 평가받는 게 아니라 평론하는 쪽 역시 독자의 평가를 받게 되거든요. 위의 사례로 돌아가면  조조는 허소에게 평가를 받고 허소는 당대 및 후대의 독자들에게 평가를 받으므로 쌍방 모두에게 공평하다고 할 만하지요.

학교나 기업에 지원서를 쓸 때 존경하는 인물 따위를 쓰라고 하는 게 좀 진부하고 유치해보여도 이런 면이 숨어있다고 할 수 있어요. 지원자가 어떤 인물을 평하는 걸 관찰함으로써 그 능력치를 측정해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아무리 그래도 '존경'이라는 말에는 여러가지 불필요하게 무거운 의미가 담겨 있으니 그런 건 떼버리고 어디 한 번 자신이 사랑하거나 좋아하는 인물, 최애(最愛) 인물에 대해 말해봅시다. 다만, 이름만 대고 끝내면 아니되옵니다. 1,500여년 전 듕국에서 청담清談 나누던 아재들이 그랬던 것처럼 가능하면 자세한 이유와 머찐 묘사술을 동원해서 해보아요.

아 참. 혹시나 홍차넷 회원 중에 최애캐가 있더라도 여기서 고백하지 마시고 속으로만 이쁜 사랑 고이 키워주세요. 토비님 X존잘이라든가 그런거 하지 마세요. 저격하면 벌받아여.


...자 이제 연휴가 끝났습니다. 출근/등교한 월도님들은 고개를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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