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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6/10/28 04:49:43 |
Name | 저퀴 |
Subject | 배틀필드 1 리뷰 |
배틀필드 1을 PC판으로 플레이했습니다. 전 1942부터 인기가 없었던 베트남 같은 작품까지 즐겼던 편이었고(제가 안 해본 배틀필드는 부분 유료화로 나온 것들이나 1943 정도네요.) 1은 발매 전부터 화제가 되서 관심은 계속 가졌습니다. 다만 어쩌다 보니, 발매 전의 선행 플레이까지 제공하는 게임을 발매 후가 되어서야 겨우 플레이해봤네요. 이번 작의 싱글 플레이는 옴니버스 구성의 '워 스토리즈'란 캠페인을 들고 나왔습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여러 전선의 여러 전투를 다른 인물로 묘사한 연결고리가 없는 챕터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워 스토리즈의 시작인 프롤로그는 아주 인상적이에요. 유의미한 게임 플레이를 유도하진 않지만, 워 스토리즈의 시작을 여는 데에는 어울리는 챕터입니다. 전차와 전투기가 주연이 되는 챕터는 3처럼 살짝 맛 보고 마는 정도가 아니라, 멀티플레이의 튜토리얼 역할을 해줄 수 있을 만큼의 비중을 가졌습니다. 콜 오브 듀티: 어드밴스드 워페어가 게임의 핵심인 EXO 슈트가 멀티플레이에 비해서 너무 영향력이 없었던 것에 비교하면 좀 더 재미있고, 좀 더 알찬 구성이에요. 그런데 후반부 챕터로 갈수록 전 영 아니다 싶더군요. 프롤로그에서 한 개인이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는 1차 세계 대전의 지독한 소모전을 묘사했으면서, 상당수는 콜 오브 듀티에서나 볼 법한 영웅담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정말로 콜 오브 듀티보다 더 심한 편인데, 혼자서 적 부대를 다 쓸어버리는 전개가 당연하다는 듯이 나와요. 마지막 챕터는 그 유명한 아라비아의 로렌스고요. 이건 게임 내의 레벨 디자인에도 영향을 줘서 캠페인 내내 혼자서 행동하고, 혼자서 적을 다 무찌르는 구간이 너무 많습니다. 오히려 프롤로그 이후로는 1차 세계 대전하면 떠올리는 참호전을 보는 게 더 힘들 정도로요. 그래서 엔딩까지 보면 진지하게 전쟁에 대한 고찰을 나레이션으로 띄우는데 별로 공감이 안 갈 지경이에요. 거기다가 전반적인 플레이 시간이 적은 편인데다가, 각 챕터가 하나로 이어지지 않아서 한번 플레이하고 나선 다시 해볼만한 생각이 안 듭니다. 거기다가 자주 다뤄지지 않는 다양한 전선을 다룬답시고, 1차 세계 대전에서 가장 비중 있는 참전국인 프랑스와 러시아는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차라리 한 명의 인물에 온전히 집중하는 캠페인이었다면 일부 국가가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이상하게 여기진 않을텐데요. 3, 4, 하드라인에 비해선 좀 더 나은 싱글 플레이였지만, 전 1이 오히려 더 콜 오브 듀티 따라하기에 급급한 캠페인이어서 실망스럽네요. 멀티플레이는 전반적인 화력이 크게 줄었다는 것 빼고는 4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새로 추가된 오퍼레이션 모드는 배틀필드란 게임 제목에 어울리는 좋은 추가점이고요. 숙련된 개인이 60명이 넘는 전장을 혼자서 활보하던 전작에 비해서 보병과 차량 모두 화력이 줄어든 게 게임에 긍정적으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대신 4에서 절반의 성공이었던 분대 플레이 유도가 오히려 줄어든 점은 아쉽습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점은 '배틀필드'여서라고 생각되지, 배틀필드 '1'이라서라고 생각될 때가 별로 없었는데요. 발매 전부터 가장 화제였던 1차 세계 대전이란 배경이 재미있었는가 하면 딱히 그렇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시대적 배경에 맞추기 위해서 억지로 게임에 꾸겨넣은 느낌이 더 났습니다. 특히 시대적 제한에 따라서 우스꽝스러운 것들도 많아요. 똑같은 총기를 능력치만 바꿔서 종류만 잔뜩 늘려놓은 건 눈속임에 지나지 않습니다. 실질적으로 배틀필드 1는 공용 무기마저 사라질 정도로 무장의 종류가 확연히 줄어들었습니다. 여기에 부착물마저 고증을 무시해가면서 집어넣었어도 4에 비해서 턱없이 모자릅니다. 이러한 개인화 요소는 멀티플레이에 있어서 무시할 수 없는 요소고, 시대적 한계가 있다고 쳐도 지적해야 하는 부분이에요. 애초에 1차 세계 대전을 택했으니까 나오는 문제점이죠. 오퍼레이션 모드를 보면 전작들의 컨퀘스트 모드가 갖는 단점을 알고 있는 듯한데 전혀 고쳐지지 않았더군요. 맵 크기는 크면서 실제로 전투가 벌어질 정도로 유의미한 장소가 극히 한정적이고, 반대로 그런 유의미한 점령지 상당수는 아주 좁아서 어떤 맵에서건 근접전을 강요하게 만들거든요. 오퍼레이션 모드가 재미있는 이유도 이러한 문제점을 어느 정도 뜯어고쳤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전 컨퀘스트와 러시 모드는 4 이상으로 별로였습니다. 새로 추가된 베히모스(비행선, 무장 열차, 전함 등의 대형 병기)도 나쁘진 않았습니다. 일부 맵에선 꽤 재미있는 장치였어요. 그래도 중요도에 비해서 숙련도가 없는 유저가 붙잡으면 팀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점은 고려해야 할 것 같더군요. 또한 이런 시점의 연장선으로 맵 한복판에서 아무나 습득할 수 있는 엘리트 병과도 30명이 넘는 인원이 한 팀이 되는 게임에선 짜증을 유발할 때가 있었습니다. 다만 단순하게 로켓포나 쥐어주던 4에 비하면 더 재미있긴 해요. 마지막으로 배틀팩은 4에 비해서 수집 요소가 더 줄었다는 점이 문제지만, 반대로 4처럼 유료 구매가 따로 있는 데도 살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로 영향력이 약합니다. 어차피 치장성 상품만 들어 있어서 게임 밸런스에는 영향을 주지도 않고요. 개인적으로는 멀티플레이에 있어서는 개인화 요소가 빈약하다는 점, 오래도록 즐긴 4에 비해서 달라진 걸 느끼기 힘들다는 점, 그러면서도 1차 세계 대전이 흥미롭게 다가온 것도 아니라서 좀 아쉽네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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