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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6/11/10 04:28:00 |
Name | Zel |
Subject | 퀴블러 로스의 '죽음의 5단계'와 사람들 바라보기. |
1969년 시카고 정신과의 퀴블러 로스 교수는 약 200여명의 불치병 환자들의 관찰을 통해 '죽음의 5단계'라는 이론을 발표합니다. 즉 불치병 환자들이 죽을 병이란걸 인지할때 느끼는 심리적 단계라는 거지요. 첫째로는 부정의 단계입니다. '아니 내가 이 병에 걸릴리가 있어? 그럴리가 없어 거짓말이야.' 두번째는 분노의 단계입니다. '아니 왜 내가 이병에 걸려? 난 담배도 안피는데? 확률이 10만분의 1이라는데 전에 의사가 돌팔이 아냐?' 세번째는 타협의 단계입니다. '검사가 잘못 되었을거야. 아니 용한 치료법이 있을 지도 모르지. 에이 할 수 있는걸 다 해보면 방법이 있겠지.' 네번째는 우울의 단계죠. '진짜 죽어야 함? .....' 다섯번째는 수용의 단계입니다. '정리하자...' 이 이론은 굉장히 심플하면서도 많은 개별적 사례에 잘 적용되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아직도 정신과 및 심리학 교과서에 항상 등장하는 주류이론이 됩니다. 물론 비판도 있습니다만, 이런 심리가 변한다는 거에는 큰 줄기는 동의하는 것 같습니다. (비판의 논지는, 과학적인 접근이 약하고, 개별화에 대한 고려가 없고, 꼭 이런 스텝을 다 안밟고 동시다발적 일 수 있고, 수용의 단계라는 건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등등입니다.) 사실 이런 심리의 변화는 사회적 충격이 있을때 그 지지자들이 느끼는 심정과 굉장히 유사합니다. 우상화 되었던 대상이 추락하거나 믿었던 사실이 틀렸을 때 말이죠. 대표적인 예가 87대선, 소련붕괴, IMF, 황우석사건, 심형래-디워, 노무현 대통령 뇌물수사, 그리고 최근의 근혜-순실 사건과 오늘 있었던 미국 대선 같은 이벤트입니다. 물론 일반화 하기엔 다 다른 사건들이지만 심리는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아침에 스벅에 가서 사람들 얼굴을 보니 '부정과 분노'가 교차하는 느낌였습니다. SNS나 티비 뉴스만 봐도 그렇고요. 팍스 뉴스는 안봐서 모르겠습니다만. 이 사람들은 앞으로 다양한 단계의 모습들을 보여줄겁니다. 이미 시작됐죠. 이런 상황일때 이 교조적 지지의 반대편에 있던 사람들은 내심 신납니다. 꿀잼꿀잼 그러면서 신나게 재생산하죠. 물론 반대편의 사람들이 이런 이벤트가 있으면 대부분 유리한 위치를 처하게 됩니다. 네, 드디어 사실이 밝혀졌으니 신날 만도 하죠. 인지상정이죠. 하지만 제가 싫은건 대놓고 하는 '조롱' 입니다. 개별적 신남과 그 추락 대상에 대한 비난은 좋지만, 그 지지자들에 대한 조롱은 볼때마다 참 불편합니다. 그들도 또 다른 피해자일 뿐인거죠. 그리고 누구나 그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항상 이기는 편만 선택할 수는 없거든요. 또 한가지는 '조롱'은 사이다로 끝나는게 아니고 다른 '조롱'으로 돌아오는거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들에 대한 배려가 생각나는 아침입니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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