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11/11 02:12:52
Name   불타는밀밭
Subject   최후통첩이론과 po죽창wer

최후통첩이론은 이제 너무 유명해져서 Common sense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보고 기본적인 설명은 링크로 때우려 합니다.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435133&cid=58345&categoryId=58345


경제학에서 최후 통첩이론이 특히나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이유가, 저건 그 전의 경제학이 가정해왔던 경제학적 인간(homo economicus)과 완전히 대치되는 결과거든요. 경제학에서 가정하는 '독립된 효용함수'의 인간을 전제하는데.' 독립된 효용함수'라는 것의 의미는 내가 이득을  보면 남이 이득을 보든지 손해를 입든지 나는 상관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경제학적 인간을 두 명을 전제하고 저 게임을 시켜 보면  결과가 1원을 주고 받는 것으로 나옵니다. 1원짜리가 있다면 말이죠. 그런데 실제는 안 그렇거든요. 제안자는 평균적으로 40~50%의 몫을 제안했고, 수락자는 만약에 제안자가 20%미만을 제시하면 그냥 자기가 손해를 보더라도 거절해 버렸다고 합니다.


어렸을 적에 자주 있던 일이죠. 형동생이나 남매에게 '둘이 사이좋게 나눠 먹어' 라고 뭔가를 맞기면 그게 제대로 나눠지던가요? 결국 싸움이 일어나고 엄마는 이런 나쁜 아이에겐 간식을 줄 수 없겠다며 빼앗아 버리죠. 이와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어른들이라고 해서요.


그렇다면 이런 경우에, A(제안자)가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B를 비난할 수 있을까요?

'공짜로 뭐가 생기면 감사하게 받을 일이지 너 때문에 너는 물론이고 나까지 손해를 봤어!!, 야! 왜 괜히 욕심을 부려?!!'

이런 의사 표시를 하는 A는 경제학적 인간의 관점과 논리에서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B도 경제학적 인간이라면 무조건 거래는 성사되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B는 그러지 않았죠. 적어도 B가 제안자의 입장에 설 때는 모르겠지만, 수락자의 시점에서 B는 경제학적 인간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뭘까? 최정규 교수님의 '이타적 인간의 출현'이라는 저서에는 '응보적 인간' 이라는 표현이 사용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너와 나는 동등한데, 네가 80먹고 나는 20 먹는 꼴은 원하지 않는다. 그럴 바엔 우리 모두 0 먹고 0 먹어서 평등해지자. 20밖에 안주겠다고? 괘씸해! 우리 모두 X 되보자!!! 이게 응보적 인간의 논리가 되겠습니다.


올해의 세계인들은 브렉시트로도 모잘라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뽑아 버리고 말았습니다. 저는 두 가지 현상 모두 이러한 '응보적 인간'들의 반란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브렉시트를 제창한 정치인 자신들 조차 설마 이게 가결될 줄은 몰라서 우왕좌왕하는 브렉시트를 통과시킨 원동력은

'우리나라(영국)가 유럽(EU)과 연결되어서 나아지는 점이야 있겠지. 이론적으로는 확실히 그렇다고 잘난 놈들이 말하데. 맞는 거 같아. 하지만 자본가나 공장주들, 아니면 이민자들이나 이득 보는 거 아니야? 그 이득이 나에겐 전혀 돌아오지 않는 거 같은데? '

라고 생각했던 영국의 하 중층 시민들이라고 해석되고


트럼프를 당선시킨 원동력은


'오바마? 훌륭한 대통령이었지. 뭐 8년동안 경제도 안정되고 지표도 좋아졌다고 하네. 그렇지만 내 사정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은 거 같아. 좀 더 화끈한 변화가 필요해. 트럼프를 뽑겠어. 최소한 X 되더라도, 다 같이 X되는거야!!!'

라고 생각하는 계층이 아닐까 합니다. 합리적이지 않죠. 자기 파괴적이고 말이죠. 그렇지만 이해를 할 수 없는 바는 아닙니다. 분노한 사람들에게 투표권은 최후 통첩 게임에서의 선택권과 같은 의미였겠죠.


따라서 이건 정치적 의사 표현이라기 보단 감정적 의사 표현에 가깝습니다.


그렇습니다만 어떻게 하겠습니까? 투표는 1표를 1표로 계산할 뿐 그 표가 어떤 심리에서, 어떤 논리로 나왔는지는 묻지 않는 것을.


이제 트럼프에게 투표하지 않은 미국인들은 트럼프에게 투표했다는 미국인을 비난하겠죠.


"야,늬들 때문에 쟤가 대통령 됐잖아. 우린 다 이제 망할거야. 어쩔거야?!"


트럼프에게 투표를 한 사람들은 대놓고 말을 하지는 못하겠지만  속으로는 아주 즐거워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망해도 같이 망하는게 내가 바라는 바다!' 라고요.


미국 전체의 미래를 걸고 했었던 최후 통첩 게임의 결과라고나 할까요.






2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752 일상/생각축제가 필요해 2 Jace.WoM 19/10/02 5779 13
    7894 꿀팁/강좌좋은 책 쉽게 고르는 법 11 솔루션 18/07/20 5779 3
    4000 정치외국인 범죄에 대한 진실과 오해 6 tannenbaum 16/10/24 5779 6
    3922 일상/생각지하철에서 엿들은 어느 모녀의 짧은 이야기 10 Terminus Vagus 16/10/15 5779 0
    7801 일상/생각언젠가 다음 세상에도... 2 No.42 18/07/06 5778 15
    2283 기타뷰티플 군바리 감상후 솔직한 소감 5 klaus 16/02/24 5778 0
    13727 일상/생각역시 잘(?)하고 난 다음날은 표정이 다르군요.^^ 23 큐리스 23/04/07 5777 5
    4202 창작[한단설] 손 없는 날 3 틸트 16/11/21 5777 9
    3340 음악이런 날 듣기 좋은 재즈 리메이크 노래 5 졸려졸려 16/07/24 5777 0
    7973 음악혼자 먹는 참돔초밥 4 바나나코우 18/07/30 5776 4
    6612 음악[번외] Chet Baker - Let's Get Lost 8 Erzenico 17/11/18 5776 5
    3547 게임[Don't Starve] 어드벤쳐 연재 #1-1 겨울의 왕 #2-1 Xayide 16/08/22 5776 3
    9502 일상/생각외삼촌이 되었다는 것... 5 하얀달걀 19/08/02 5776 9
    12693 스포츠카타르 월드컵 조추첨 최종 결과+이벤트 결과 4 길고양이 22/04/02 5775 0
    12556 기타[홍터뷰] 기아트윈스 ep.1 - 닥터 기아트윈스 28 토비 22/02/28 5775 31
    11466 정치윤석열이 대통령 되어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33 Picard 21/03/04 5775 2
    8959 경제2018년 나의 직구 리뷰 5 danielbard 19/03/13 5775 4
    8112 일상/생각여름의 에테르 5 2 futile devices 18/08/25 5775 9
    7172 게임하스스톤 - 까마귀의 해 변경사항 4 저퀴 18/02/28 5775 0
    7085 철학/종교푸코의 자기 배려와 철학상담(1) 3 메아리 18/02/11 5775 11
    6784 방송/연예푹 TV 올해 가장 많이 본 VOD 순위 1 Leeka 17/12/19 5775 0
    2256 정치[펌글] 안철수와 샌더스...? 71 눈부심 16/02/19 5775 0
    10885 음악[팝송] 더 킬러스 새 앨범 "Imploding The Mirage" 2 김치찌개 20/08/27 5774 0
    7991 음악NEFFEX - Head Down 놀보 18/08/01 5774 0
    4130 정치최후통첩이론과 po죽창wer 5 불타는밀밭 16/11/11 5774 2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