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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6/11/30 00:55:04 |
Name | Raute |
Subject | 비극으로 끝난 샤페코엥시의 동화 |
국내에서는 크게 보도되지 않았지만 어제 브라질에서 출발한 비행기 한 대가 콜롬비아에서 추락했습니다. 브라질의 축구클럽인 샤페코엥시와 기자들이 남미 축구대회인 코파 수다메리카나 결승을 위해 콜롬비아로 가는 길이었죠. 외신에 따르면 탑승자 81명 중 75명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이 팀은 1973년에 창단했는데, 100년 넘은 팀들이 수두룩한 축구계에서는 역사가 짧은 편에 속합니다. 샤페코엥시의 연고지 샤페코가 있는 산타 카타리나 주는 브라질에서 딱히 축구로 이름 높은 지역도 아니며, 샤페코엥시는 지역 맹주라고도 하기 어려운 팀이었습니다. 70년대에 전국 1부리그 참가경력이 있다지만 이때는 하부리그 개념이 제대로 없어서 100여개 가까운 팀들이 참여하던 시기였고, 실질적으로는 만년 하부리그 팀이었습니다. 2009년에는 4부리그에서 뛰었고, 2012년과 2013년 연달아 승격하면서 2014년에야 비로소 진짜 1부리그를 경험했으니 축구계에서는 뉴페이스라고 봐도 무방하죠. 선수들 역시 명성이 대단치 않아서 국가대표 경력은 커녕 유럽이나 남미에서 활약하며 유명한 인사도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그런 팀이 이번 시즌 코파 수다메리카나에서 남미 각지의 클럽들을 꺾으며 결승까지 올랐던 거죠. 브라질 리그는 아직 1경기가 남은 상태지만 현재 9위, 최소 12위를 확보해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한 상태였습니다. 영미권 언론에서는 샤페코엥시의 'fairy tale'이 비극으로 끝났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해외 트위터에서는 이번 사고로 숨진 카이우 주니오르 감독이 결승 진출을 확정지은 뒤 '만약 오늘 죽는다면 기쁘게 죽을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는 얘기가 있네요. 안타까운 일입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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