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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12/07 23:22:23
Name   눈시
File #1   제목_없음.png (636.3 KB), Download : 4
Subject   IF 놀이 - 만약 그 때 맥아더가


지도 참고하시고...

http://news.joins.com/article/15823407
헨리 키신저의 말부터 듣고 시작하죠 ( '-')





10월 15일, 미국령 웨이크섬에서는 트루먼 대통령과 맥아더 원수의 회담이 열립니다. 맥아더로서는 2차대전 종결 후 처음으로 미국 땅을 밟은 것이었죠. 그 이전부터 트루먼은 맥아더를 여러 차례 불렀지만 전쟁을 지휘해야 된다는 이유로 거부했습니다. 하와이도 안 된다고 하니 별 수 있나요. 맥아더의 상황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트루먼이 700km나 떨어져 있는 웨이크섬으로 갑니다. 반면 맥아더가 이동한 거리는 300km 정도였죠. 뭐 어쨌든 그 먼 미국까지 왕복하는 것보단 이 쪽이 합리적이긴 합니다.

여기서 맥아더는 이렇게 말합니다.

"추수감사절(11월 말쯤) 안에 적의 공식적인 저항을 종식시킬 수 있다." "

"중공군의 개입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 그것은 결정적인 위협이 될 수 있었으나 지금 상황에서는 그들의 개입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 중공은 만주에 30만 명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그 가운데 10만 내지 12만 5천명이 압록강변에 연하여 배치하고 있으며 이중 5~6만 명이 압록강을 건널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그들이 한국전쟁에 참전하여 평양으로 진격하려고 시도한다면, 우리는 그들이 보유하고 있지 않는 막강한 공군력으로 최대의 살육전을 펼칠 것이다."


브래들리 보병전투차 (...)

브래들리 합참의장이 다른 나라의 추가 파병이 필요하냐고 하니까 이럽니다.

"그들은 군사적 견지에서 필요가 없다. 그들은 전투를 치러보지도 못할 것이다."

아주 자신만만하죠. ㅡ.ㅡa

당시 UN군은 중국과 소련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북진한계선(맥아더선)을 정해놓고 있었습니다. 그 북쪽으로는 한국군만 보냈죠. 저 회담을 통해 이 제한이 풀리게 됩니다. 17일, 정주-함흥선이었던 걸 선천-성진(현 김책시)으로 끌어올린 거죠. 이어 24일 이것도 깨고 모든 UN군에게 북진하라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전쟁을 끝내기 위한 최종공세, 이른바 추수감사절 공세가 시작됩니다. 병력이 많다 해도 저렇게 확 넓어지는 곳에서 마구 북진을 했죠. 북한군은 지리멸렬했고, 그들이 총 쏘지 않으면 무시하고 진격하라는 명령까지 내려옵니다. 결국 6사단이 압록강에 도착하는 감동적이고 드라마틱한 일까지 일어납니다만...


10월 말부터 약 일주일간 대규모의 적을 만나게 됩니다. 중공군이었죠. 아군은 (늘 그렇듯 중공군이 집중해서 노린 한국군 중심으로) 꽤나 놀리고 제법 피해를 입었습니다. 하지만 맥아더를 비롯한 UN군 수뇌부는 긍정적으로 봤습니다. 중공군은 갑자기 들이닥쳤지만 또 갑자기 사라졌거든요. 이게 그들의 한계다는 거였죠. 해봐야 5~6만, 압록강의 다리를 끊어 증원을 막고 한 번만 더 밀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군은 못한 보급을 하면서 한숨을 돌리고 다시 최종공세를 계획합니다. 이제는 크리스마스까지는 전쟁을 끝내고 애들 집에 보내주자고 해서 크리스마스 공세(Home-by-Christmas Offensive)로 불리게 됩니다. 때는 11월 24일, 그리고 다음 날에 중공군의 2차 공세가 시작되죠.

결과야 뭐... 아주 영혼까지 탈탈 털렸죠. -_-; 한국군뿐만 아니라 미군까지도요. 장진호 전투를 치른 해병대는 멋졌고, 함흥 철수 작전은 감동적이지만 정말 대패였습니다. 그리고 이 덕분에 위에서 아래까지 다 멘탈이 나갑니다.


"우리는 새로운 전쟁에 직면했다."

-_-... 맥아더는 28일에 평양과 원산에 방어선을 만들라고 명령합니다. 그리고 4일과 7일 미 육군참모총장 콜린스와 만나서 증원군이 없다는 결정을 듣고 지연전을 펼치며 후퇴한다는 계획을 세웠죠. 하지만 그 때 이미 총퇴각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현 단계에서 8군을 구하는 유일한 방법은 중공군과 접촉을 단절하는 것뿐이다"

윌튼 워커. 미 8군 사령관으로 낙동강 전선을 마지막까지 지킨 영웅이죠. 워커힐 호텔 등이 이 이름을 딴 겁니다. 하지만 그 역시 정신이 나가버립니다. 방어선을 만들려고 했지만 12월 1일에 철수로 방침을 바꿉니다. 여기에 3일 대규모 중공군이 성천(평양 북동쪽, 저 지도엔 안 나오네요)으로 가고 있다는 정보가 있자 확인도 안 하고 철수, 아니, 도주합니다. 공산군은 도저히 추격할 수 없을정도의 엄청나게 빠른 후퇴였죠.


대동강 철교의 피난민들

평양도 버리고 38선에서 제발 내려오지 말라고 벌벌 떱니다. 워커는 사령부를 대구로 옮기고 이승만에게 다시 부산으로 가라는 건의까지 했죠.


이 과정에서 워커가 사고로 죽고 리지웨이가 후임으로 오면서 분위기가 좀 나아집니다. 하지만 중공군에 대한 두려움을 다 진정시키기엔 부족했죠.


12월 31일, 중공군은 38선을 넘었고 아군은 패배했으며, 리지웨이는 빠른 후퇴를 결심합니다. 1.4후퇴였죠. 이렇게 되면서 진지하게 중국과 협상을 시도하게 됩니다. 하지만 역시 승리의 단맛을 본 중국이 받아줄 리가 없었죠. 이러면서 한국을 포기하는 계획 역시 진지하게 논의되었구요.

이 철군 계획의 시작은 중공군이 금강 방어선에 도달할 때. 뚫리는 게 아니라 오기만 하면 철군한다는 거였습니다. 당시의 방어선에서 불과 50km 후방이었죠.

하지만 예상 외로 중공군은 오지 않았고, 정찰을 통해 무섭기만 하던 그들의 약점을 알게 되었으며, 다시 반격할 수 있게 되었죠. 이렇게 전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구요.


3월 말, 그렇게 겨우겨우 서울을 다시 수복하고 38선 인근까지 도로 밀어붙인 상황에서 맥아더는 잘리구요. 중국 영토까지 확전을 주장하면서 돌출행동을 한 것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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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중국 쪽을 보죠.

중국은 국공내전이 끝난 지 겨우 1년이었습니다. 병력이 많다 해도 장비는 많이 부족했죠. 소련의 지원이 필요했습니다. 병력을 빼는만큼 대만을 공격해서 국민당에게 완전승리하는 것도 포기해야 했구요. 수뇌부는 둘로 나뉘어서 싸웠고, 마오쩌둥도 잠을 못 잘 정도로 고민했습니다. 그래도 강행하니까 처음엔 지원 안 한다던 스탈린도 감동 먹고 지원해주기로 했구요. 하지만 반격은 소련의 지원이 다 도착하는 6개월 후로 계획했습니다.

그런데 UN군의 북진이 빨라도 너무 빨랐죠. 안 되겠다 싶어서 일단 30만 대군이 압록강을 건넜습니다. 철저한 기도비닉을 유지했고, 온갖 방법으로 소규모인 것처럼 꾸몄죠. 맥아더를 마냥 깔수만은 없는 게 그가 직접 비행기 타고 정찰했음에도 중공군을 제대로 보지 못 했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넓디넓은 한중국경선으로 마구 북진하니까 아주 제대로 카운터를 먹인 겁니다. 여기서도 정말 잘 싸웠어요. 대군이라 했지만 병력이 막 크게 차이났냐 하면 아닙니다. 한국군이 다수라 해도 UN군도 충분히 많았거든요. 규모를 최대한 감추고, 그들의 특기인 산악행군으로 빈 틈을 비집고 들어가 포위하고, 약한 한국군을 집중 공격했습니다.

하지만 중공군 자신의 한계도 뚜렷했습니다. 그들의 공세는 1주일 정도였고 그게 끝나면 한달은 준비해야 했습니다. 무기는 물론 각종 군수품도 부족했고, 겨울은 그들에게도 가혹했습니다. 1, 2차 공세에서 중공군의 피해를 6만에서 10만까지 잡기도 합니다. 아군이 평양-원산선으로 후퇴했을 때 그들 역시 더 이상의 공세를 할 여력이 없었죠. 극심한 추위에 시달리고 미군의 강력한 화력을 겪으면서 사기도 떨어져 있었구요.

애초에 그들의 부족함을 알기에 처음의 계획은 북진해오는 UN군을 밀어낸 후에 방어선을 반드는 거였습니다. 두 차례의 공세 후에도 UN군이 평양-원산선을 지킬거라 생각하고 선천-숙천선에서 멈췄죠.

뭐 이쯤되면 결론을 아실 겁니다.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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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 평양-원산선, 혹은 청천강을 방어선으로 안주-함흥 정도에서 멈췄으면 그런 대패는 없었을 겁니다. [그리고 한방 먹은 다음에라도 그렇게 했으면 마찬가지였을 거구요. 마지막으로, 멘붕하지 않고 평양-원산선이라도 지켰으면 역시 결과는 달랐을 겁니다.] 방어할 지역만 해도 압록-두만강 라인이 1300km라면 여기는 200km입니다. 지금의 휴전선이 250km 정도니까 방어하기 훨 쉽죠. 괜히 통일신라가 여기까지만 온 게 아닌거죠.

+) 이 부분은 불가능하다는 반론을 받았고, 그게 맞네요. 아래 댓글 참고해주세요

정말 잘 했다면 중공군도 밀어내고 통일 달성, 그게 아니더라도 이 라인에서 오르고 내리고 하다가 휴전을 했겠죠. 이렇게 되면 한국은 한반도 대부분의 인구를 차지하게 됩니다. 그랬다면 지금 북한이 남아있더라도 인구가 천만이 되긴 했을까 싶죠.

이 정도였으면, 김일성이 아무리 날고 기어도 소련이 망할 때 역시 무너질만 합니다. 참 낙관적인 시나리오예요. 대통령이 신격화 되는 건... 어쩔 수 없겠지만요. 아 그럼 중국이 북한 먹지 않았을까 싶은데, 중국이 필요한 건 완충지역이고, 동해에 진출하는 건 소련도 싫어했을테니 그럴 것 같진 않습니다. 지금까지도 통일이 안 됐다면 또 모르겠지만요. 근데 이런 상태면 한국의 국력도 지금보다 강할 건데...

개인적으로 이 IF가 한국사, 특히 한국근현대사에서 제일 현실성 있고 긍정적인 IF라고 봅니다. 미국은 중공군의 개입을 걱정했고, 맥아더도 걱정했긴 했으니까요. 그리고 맥아더 혼자, 혹은 그 수뇌부만 조금 더 신중했으면 결과를 바꿀 수 있었거든요. 물론 북진을 원하는 한국의 입장도 있고, 승리병에 빠진 건 맥아더뿐만이 아니긴 합니다만 그래도 다른 IF들보다는 낫죠.

+) 반대로 인천상륙작전을 결국 못 했다면? 도 그렇겠네요. 역시 맥아더 개인만 막으면 되니까... 이런 걸 보면 참 독불장군이고 드라마 좋아하는 양반입니다. 이 경우에는 10만명까진 아니라도 피해가 더 컸을 거고, 38선까진 어떻게 가도 그 이상 북진은 힘들지 싶어요.

가령 조선이 일본 수준의 근대화를 한다는 건 왕 한두명 수준으로 안 되고, 여운형이 대통령 되는 건 서로 입장이 극과 극이면서도 여운형을 노리던 자들이 다 그를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승만이 대통령이 안 됐더라도 한국은 우익이 잡았을거라 보구요. 박정희가 없었으면 경제가 ~~~~ 는 변수가 많아도 너무 많죠. 소수의 결단으로 결과가 가장 크게 바뀔 수 있겠다 싶은 건 이거네요.

음... 그 외에 10.26이 IF를 넣기는 참 좋은데요. 역시 변수가 너무 많네요. 독재가 계속됐을수도 있고, 두번째 혁명이 성공할수도 있으니까요. 재밌긴 이게 더 재밌게죠? -_-; 그 외에 13대 대선 때 양김의 분열도 좋긴 하겠네요. 근데 이건 IF놀이로 하기엔 너무 최근이고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거라서... 뭐 얘기하면 재밌긴 하겠습니다만.

그럼 이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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