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 17/01/01 08:39:45 |
Name | 커피최고 |
Subject | 중동축구가 AFC의 패권을 쥐게 되는 과정 |
일전에 따로 써두었던 글입니다. 시진핑 책 읽다가 갑자기 중국의 축구굴기가 생각나고, 여차저차 이 글을 썼었던게 생각나서 홍차넷에 올려봅니다. [아시아 풋볼비평- KANZEN사에서 출간한 특집호로, 각국의 현지 기자들이 집중취재한 내용들이 알차다. 일본어 실력이 있으시다면 구매를 권합니다.] 일본 KANZEN사에서 출간된 <아시아풋볼비평>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일본은 특정 테마를 주제로 삼은, 월간지와는 다른 개념의 잡지가 나오곤 하는데 그런 부류의 책이죠. 아무튼 여기서 AFC 내에서 중동 세력이 힘을 가지게 된 경위가 나와있어서 관련 내용을 간략하게 올려봅니다. [AML이 발전한 형태의 WSG, 그 규모는 막대하다.] 1954년에 발족한 AFC는 1993년부터 주체적으로 상업활동을 시작합니다.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는 아시아 축구대회의 운영에는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해졌고, 장래적으로 활동범위를 넓히기 위해서도 돈이 더 많아야했죠. 그래서 AFC Marketing Limited(AML, 지금의 WSG-World Sport Group)를 통해 본격적인 마케팅활동을 시작합니다. 주목해볼만한 점은 바로 같은 해에 일본 J리그도 출범했다는 거죠. 이게 우연이 아니라 일본축구계가 상당한 의미를 가지고 준비했던 것 같습니다. AFC가 보유하고 있는 마케팅 권리 중 가장 막대한 수급 이벤트는 FIFA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입니다. 1990년대에는 아시아컵이나 연령별 대회는 그렇게 큰 인기가 없었기 때문에 월드컵 최종예선은 AFC가 돈을 벌 수 있는 가장 큰 기회였죠. 즉, 아시아 축구계에서 가장 크고 유일한 포커스가 맞춰지는 시합들인 셈이죠. 그래서 도하의 비극으로 유명한 94년 월드컵 최종예선 일본vs이라크 경기는 시청률 48.1%를 기록할 정도였다네요. [우리들에게는 도하의 기적, 그네들에게는 도하의 비극. 아시아축구사적으로나, 상업적으로나 상징적인 시합이었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 경기들의 방송권을 보유한 국가는 일본을 위시한 일부 국가들뿐이었으며, 그 스폰서 역시 일본기업이 맡았습니다. 따라서 1993년부터 2000년까지 AFC 내에서 일본축구가 가지는 파워는 막강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구도는 아이러니하게도 2002 한일월드컵의 개최로 뒤바뀌게 됩니다. 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은 최종예선에 나가지 않기 때문에 마케팅 가치가 떨어진다는 게 당시 AFC 스폰서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일본기업들의 시선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AFC에게는 고난의 시기가 되었죠. 바로 이 시기에 구원의 손길을 내민 것이 중동입니다. 일본이 지배하던 AFC 구도가 깨진 거죠. 비슷한 맥락에서 2002년 5월 28일에 설립된 EAFF(동아시아 축구연맹)을 이해하면 됩니다. 표면적으로는 한일월드컵의 성공을 계기로 설립된 것이지만, 그 본질적인 내용은 중동축구계와의 대립이었습니다. [2004년 중국대회에서부터야 그 상업적인 가치를 인정받게 된 아시안컵] 결과적으로는 이러한 대립이 아시아축구의 발전을 가져오게 되고, 유명무실했던 아시안컵의 상업적 가치가 최초로 인정받은 대회도 2004년 중국대회 때부터입니다. 초창기에 일본의 방송국 및 스폰서의 투자가 전부였던 AFC는 이제 막강한 오일머니 및 중국자본에 의해 더욱 성장해가는 추세입니다. 특히 카타르의 Bein Sports 방송국이 파격적인 금액으로 AFC와 계약하고, 스폰서로는 중국의 칭따오 맥주 등이 역대 최고의 금액으로 계약하는 등, 앞으로의 아시아 축구계를 주도하기 위한 머니파워 게임이 진행중입니다. ------------------------------- 이 글을 쓰기 시작한 시점이 2015년 10월입니다. 그 동안 중국의 축구굴기는 더 막대한 돈을 풀었고, 나아가 유럽축구 시장까지 진출했죠. 이에 질세라 일본축구도 정부와의 적극적인 공조 끝에, 영국 미디어 그룹인 퍼폼에 J리그의 10년짜리 중계권을 무려 2조 1천 466억 원 규모로 판매하였습니다. 이 수익은 최초 3년간 1부리그 클럽에 대한 집중 투자를 통해 각 구단의 경영 기반을 정비하며, 퍼품의 중계 플랫폼인 "DAZN" 가입자를 확대시켜 향후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토대를 다질 계획이라고 하네요. (사실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얼마 전에 올렸던 신칸센 글이 생각날 수 밖에 없더군요.) 축구산업은 날이 갈수록 거대해져가는데, 한국축구는 여전히 고전 중이라 안타깝습니다. 4
이 게시판에 등록된 커피최고님의 최근 게시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