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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7/01/13 14:30:36 |
Name | O Happy Dagg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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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Ms. Hannigan... |
최근에 큰 아이가 쓴 글들을 몇 개 올렸고 여러분들이 좋은 말씀을 주셨네요. 저희 부부는 둘 다 이과출신이고 저는 어렸을때부터 완전 이과생으로 인정을 받았어요.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아이도 어렸을때 이과성향이었고요. 제일 쉽게 공부하는게 수학이었고요. 다만 저도 그렇기는 했지만 애는 어렸을때부터 책 읽는걸 좋아하기는 했네요. 그런아이가 성향이 바뀌게 된건 초등학교 5학년을 지나면서예요. 초등학교 4학년때 Parent-Teacher Conference에 가서 선생님이랑 이야기를 하는데, 선생님 이야기가 아이가 수학과 과학을 잘한다. 그리고 영어는 읽고 해석하는건 아주 잘하는데 글쓰는게 조금 모자란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러면서 글쓰기도 어떤 사실을 나열하고 요약하고 정리하는건 잘 하는데, 삶의 의미(?) - 초등학교 4학년이 쓸 글에 어울리는 표현이 아니지만 -같은걸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수학이라면 가르치겠지만, 영어 그 중에서도 글쓰기를 가르칠만한건 아니래서, 알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더 이상 딱히 뭔가를 하지는 않았네요. 그렇게 5학년이 되었어요. 5학년이 되고나서 아이는 뭔가 학교에서 숙제라면서 쓰기를 많이 할 뿐만 아니라 인터넷으로 자료를 많이 찾아서 헤메다니곤 했어요. 그래서 궁금하기도 해서, 뭘 하는거냐고 물어보니 프로젝트가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뭔 프로젝트냐고 물어보니, 일년짜리 프로젝트로 책을 만드는 거라고 했었어요. 당시 뭔가 좀 자세히 물어볼까 하다가, 일단 두고 보기로 하고 몇 달이 지났어요. 그 와중에 Parent-Teacher Conference에 갔는데, 선생님이 1년짜리 프로젝트를 하는데, 학년을 마치고 졸업할때 자신이 담당한 반의 모든 아이들이 자신이 쓴 글로된 책을 가지고 졸업하게 만드는게 목표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뭔 책인가 좀 궁금해서 이후로 아이랑 그 책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했어요. 아이의 이야기는 선생님과 1년 목표로 하고 있는게, 자신이 만든 스토리로 된 저널을 써야 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무슨 스토리냐고 했더니 '오레곤 트레일'을 따라서 이주하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더군요. 당시 사회시간에 미국사를 배우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오레곤 트레일'에 대해서 많이 배웠다고 해요. 오레곤 트레일과 관련한 미국의 서부 이주의 역사를 배우면서 아이들은 자신이 주인공인 상상의 가족을 만들어 내야 했어요. 그리고 그 가족이 오레곤 트레일을 따라서 이주하는 동안 일어나는 이야기를 만들어야 했고요. 그러다보니 자연히 배워야 할 것들이 지리에 대한 것이 있었어요. 한동안 아이는 지도를 제게 가져와서는 어떻게 보는건지 강이 어떻게 흘러가는건지, 등고선을 보면서 산을 어떻게 지나가면 좋을것 같은지 이런것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곤 했어요. 그리고 또 어떤 날은 트레일을 따라 있는 지역의 기후가 어떤지 겨울은 얼마나 추운지 여름에는 기온이 얼마나 되는지 이런긋들에 대한 자료들을 찾아보고 이야기를 하고요. 과학시간에는 기후나 날씨와 관련한 것들을 배우고 있다고 하더군요. 다른 한편으로는 그 지역에 많이 사는 동물들이나 식물들에 대한 것들을 수업시간에 배우기도 하고요. 이렇게 이동하는 경로에 대한것들을 공부하면서 한편으로는 중간에 일어날 사건을 만들어내야 했어요. 가족은 몇 명이고 왜 서부로 이동하기로 했는지. 재산은 얼마고 그걸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이동하는동안 다른 가족들과 어떤 싸움이 일어나는지, 혹은 가족들중에 죽는 사람은 없는지. 마차가 고장이 나면 어떻게 하는지. 그리고 인디언 부족을 만났을때 일어날 수 있는 사건과 같은 것들을 상상해야 했어요. 이렇게 나름대로 각자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을 상상하고 그걸 당시에 어떻게 해결을 했을지 찾든 상상을 하던 해서 스토리를 만들도록 했다고 해요. 당시 이걸 글로 바로 옮기는건 나중이고 리스트 식으로 만들어서 선생님과 이야기를 하고, 당시 상황이나 지역적 특성에 너무 어긋난것들은 수정을 하도록 한 후에 졸업하기 2달정도 전부터 저널 형식의 글을 자신들이 만든 자료를 바탕으로해서 글을 쓰기 시작했고, 결국 학년이 끝날 무렵에는 사진과 같은 책을 아이들마다 하나씩 가지고 졸업을 했네요. 아이들 하나하나마다 저렇게 만들 수 있도록 하려면 선생님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여아하는지 사실 상상이 잘 안가더라고요. 아이들의 글을 읽고 고쳐주고 더 나은게 뭔지 알려주고 하면서 말이죠. 미국에서 아이를 키우면서 한국에서 교육을 받는것과 비교해서 정말로 다른 교육을 받았다는 느낌이 든게 저 때였는데, 이게 일반적인건 아니더군요. 둘째는 그정도 선생님을 만나지는 못하고 커 가고 있으니... 어째든 큰 애는 중학교에 들어간 6학년때 친구들과 글쓰기 클럽을 만들어서 인터넷 상에서 서로 글을 올리고 비평해주면서 글쓰기를 하기 시작해서, 이후 고등학교를 마칠때까지 글쓰기에 집중을 많이했어요. 중간에 글쓰기로 내셔널상도 여러개 받았고요. 그리고 다시 되돌려서 생각해보면... 역시 5학년때 담임이 큰 아이에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선생님이 아닐까 싶네요. 아마 많은 아이들의 삶의 궤적을 바꾼 선생님이 아니었을까 싶으면서, 그런 선생님을 가졌던 아이가 좀 부럽고 그렇네요.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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