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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1/15 21:37:02
Name   호라타래
Subject   국제 이주의 작동 원리

* Douglas S. Massey, Jorge Durand, and Nolan J. Malone. 2005. "Principles of Operation: Theories of international migration."  C. SUAREZ-OROZCO, M. Suarez-Orozco, D. B. Qin-Hilliard (Eds.) The New Immigration: An Interdisciplinary Reader. London. Routledge. 21-33의 내용을 번역 및 요약한 내용입니다.
* 결론 부분 중 많은 부분은 이전 내용을 설명하기에 생략했습니다.
* 혹여나 내용이 연결이 잘 안 된다거나, 모순이 있는 부분이 있으면 어디까지나 정리한 제 자신의 부족함입니다. 댓글로 알려주시면 찾아보고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 정리 도중에 본문에서 직접 인용을 하거나, 이론적 배경과 얽혀 있는 인용 외에는 적지 않았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원문을 확인하면서 추적해가시는 편을 추천합니다. 아래 정리 글에 인용된 몇몇 글들의 출처는 맨 아래 밝혀두었습니다.
* 해석은 했는데 맞는지 아닌지 긴가민가한 용어, 그리고 중요한 내용은 원문을 병기했습니다.

Principles of Operation: Theories of International Migration
작동 원리: 국제 이주의 이론

Douglas S. Massey, Jorge Durand, and Nolan J. Malone

 대다수의 시민들과 관리들은 자신들이 국제 이주의 원리를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미국에 있는 멕시코 이민자들의 경우 이유는 명백해 보입니다. 미국은 부자이고, 멕시코는 상대적으로 가난합니다. 국경을 맞대고 있으면서 이 정도의 격차가 나는 경우는 지구상에 다른 어디에도 없습니다. 수입의 차이는 생활 수준의 차이로 이어집니다. 평균적인 멕시코 사람이 북쪽을 향해 머리를 돌리고, 국경을 넘어, 미국에서 직업을 찾는다면, 그의 생활 수준은 극적으로 치솟겠지요. 설령 미국에서 최저임금을 받고 일한다고 해도 말입니다. 이러한 조건 하에서, 합리적이고 이기적인 멕시코 사람이라면 미국으로의 이주를 원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걱정하듯이, 멕시코 이민자들은 미국으로 오는 것을 택합니다. 이주에 드는 비용과, 이주를 통해 얻는 비용을 계산하여 매년 수십만 명의 멕시코 사람들이 결정을 내리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멕시코와 미국 사이의 임금 격차가 계속되는 한, 남쪽 국경에서 북쪽으로 올라오는 이주의 인센티브가 크리라 믿습니다.


 멕시코와 미국 사이의 이주는 19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미국 시민, 정치인들은 일반적인 이민자, 특히 멕시코 이민자들에 대해 항상 불만을 가졌습니다. 대중적 정서는 광범위한 이념적 흐름에 발을 맞추어, 확장기이냐 축소기이냐에 따라 변동합니다. 이민 정책도 마찬가지로 수용과 배제를 오갑니다.


 다양한 이유로, 1980년대 후반은 배타적(restrictive; 제한적, 한정적)인 정서가 지배했습니다. 멕시코 이민을 줄이기 위해, 앞서 제시된 이해에 기반하여, 멕시코로부터 오는 비용을 늘리고, 이익을 줄여서 인센티브를 줄이고자 했습니다. 불행하게도 이민자의 인센티브를 줄이기 위해 미국의 소득 수준을 낮추는데 한 표를 던질 정치인은 없고, 미국의 정치적 리더들은 멕시코 경제를 직접적으로 컨트롤할 수 없어 멕시코 임금을 올릴 수도 없었습니다. 이러한 제약 하에서, 미국 정책결정자들은 보다 다루기 쉬운(malleable; 영향을 잘 받는) 부분에 집중했습니다. 미등록 이주자의 고용을 범죄화 하고, 미등록 이주자를(때로는 등록 이주자들도) 공공 서비스에서 제외하고, 국경 순찰 요원들을 늘리고, 국경 관리에 자원을 더 투자했습니다. 이주를 통해 얻는 이익을 줄이고, 이주에 들어가는 비용을 늘려 멕시코인들의 이주를 막고, 본국으로 돌려보내고자 했지요.


 이러한 방안은 잘 먹혀들지 않았습니다. 정책이든, 정책에 기저에 깔린 가정이든 무언가 잘못되어 있었지요. 정책이 끼친 영향은 거의 없었고, 정책의 결과는 꼬인 채로 나타났습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작금의 정책이 이주에 대한 협소한 개념화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대 이주의 실재는 단순히 비용-이익의 계산 보다 한층 더 복잡하지요.


 국제 이주를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네 가지 기본적인 질문에 직면해야 합니다. 1) 송출국 사회에서 나가는 이민(out-migration)을 촉진하는 힘은 무엇이고, 이것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What are the forces in sending societies that promote out-migration, and how do they operate?) 2) 수용국 사회에서 이주 노동력에 대한 수요를 만들어내는 힘은 무엇이고, 이것은 어떻게 기능하는가? (What are the forces in receiving societies that create a demand for immigrant workers, and how do they function?) 3) 국제이주를 통해 이러한 힘에 응답하는 사람들의 동기, 목표, 열망은 무엇인가? (What are the motivations, goals, and aspirations of the people who respond to these forces by migrating internationally?) 4) 이주의 과정 속에서 나타나서, 수용국 사회와 송출국 사회를 연결하는 사회적 경제적 구조는 무엇인가? (what are the social and economic structures that arise in the course of migration to connect sending and receiving societies?) 이주를 단순히 비용-이익 상의 결정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세 번째 질문에만 답하고, 가능한 여러 이주 동기 중 일부만 알려줍니다.

왜 사람들은 이주하는가?

 앞에서 시민들과 입법자들의 공유했던 내용은 신고전주의 경제학(neoclassical economics)이라는 이론적 틀과 일치합니다. 이 이론에 의하면, 국제 이주는 노동 수요/공급의 지역적 불일치에서 기인합니다. 자본에 비해 많은 노동력을 지닌 국가는 낮은 임금을, 반면에 자본에 비해 제한된 노옹력을 지닌 국가는 높은 임금을 보입니다. 이 국제적인 차이는 낮은 임금 국가의 노동자들이 높은 임금 국가로 이동하게 만듭니다. 이동의 결과, 낮은 임금 국가에서 노동 공급은 줄어들고 임금은 오르며, 높은 임금 국가에서는 반대의 현상이 나타납니다. 균형 상태에서 국제적 임금 격차는 국제 이주의 금전적, 심리적 비용을 반영합니다.
 이러한 거시 이론은 의사 결정의 미시경제적 모델을 수반합니다. 합리적 개인은 국제이주로부터 나타날 실질적인 총 수익을 기대하고, 비용과 이익을 계산하여 이주를 택하리라는 것입니다. 인적 자본에 대한 투자와 유사한 점이 있지요. 사람들은 삶의 초창기에 교육에 투자하여 생산성을 높이고, 이후에 높은 수입의 형태로 결실을 수확합니다.    


 우리가 사는 곳은 합리적 개인이 '이동'에 투자하여 바꿀 수 있는 개인적인 특성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주자들은 주어진 자신의 능력 하에서, 보다 생산적일 수 있고,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장소로 가고자 합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이동 비용부터, 언어/문화적 적응에 이르는 특정한 투자가 필요하지요. 신고전주의 이론에 따르면, 이주자들은 다양한 지역 각각을 이동할 때 드는 비용과 이익을 고려하여, 순수입이 극대화 되는 곳으로 향합니다.


 이론적인 개념을 이용하여 순수입을 계산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목적하는 국가에서 기대되는 수입에 그곳에서 직업을 획득할 가능성을 곱하여 목적 국가에서의 기대 수입을 계산합니다. 여기에서 마찬가지 방식으로 원래 국가에서의 기대 수입을 계산하고, 둘을 뺍니다. 한 개인이 지니는 향후 기대 노동 연도에 따라, 이 둘의 차이를 매년 합산하는데, 이 때 현재 수입이 미래 수입에 비해 효용이 더 크다는 점을 감안하여 미래 수입은 감산합니다. 이 합산에서 이동에 들어가는 추정 비용을 빼면 국제 이주를 통해 기대되는 순수입이 나옵니다.


 하지만 다양한 변칙적 사례들이 제시하듯이, 이주의 동기는 이러한 비용-이익 계산을 넘어 있습니다. 신고전주의 이론 하에서, 이주는 임금 격차가 없으면 일어나지 않지만, 이러한 흐름은 종종 관찰됩니다. 더하여, 만약 이동을 막는 법적 장벽이 없다면, 이주는 두 지역 사이의 임금 격차가 제거될 때까지 계속되어야 하지만, 이주의 흐름은 종종 임금 격차가 사라지기 전에 종료되고는 합니다. 순환 이주(circular migration)라는 자주 관찰되는 패턴 또한 엄격한 신고전주의적 관점에서는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돌아가는 이민 행렬 또한 미등록, 등록을 가리지 않고 매년 수천에 달합니다. 만약 신고전주의 원리에 맞춰 일이 돌아간다면 왜 누군가는 해외로 잠시 동안 이주한 후, 최종적으로는 귀환할 것을 예상하며 집으로 송금할까요? 효용을 극대화하는 합리적 행위자라면 계속해서 미국에 있으면서 소비를 즐겨야 합니다. 하지만, 이민자들은 수천억에 달하는 돈을 멕시코로 보내고 고향을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이러한 다른 사례가 나타나는 이유는 생애 기간 내 기대 수익의 극대화가 국제 이주의 여러 동기 중 하나일 뿐이고, 반드시 가장 중요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신고전주의 경제학은 여러 가지 가정들을 지니고 있으며(이를테면 상품/서비스 시장이 존재하고, 완전하며, 정보와 경쟁은 완전하다, 개인은 외생적인 취향을 지니며 자신의 효용을 극대화 하고자 한다 등), 이 가정들을 통해 세상이 어떠할지에 대한 연역 추리를 해나갑니다. 물론 현실은 보다 복잡합니다. 신고전주의 경제학이 가정하는 원리들은 그대로 작동하지 않지요. 특히, 설령 개인이 합리적이고, 이기적이라 할지라도, 사람들은 시장에 원자화되어 진입하지 않고, 가족과 가구의 구성원으로, 때로는 더 커다란 공동체, 사회적 집단의 구성원으로 진입합니다. 말인즉슨, 집합 전략(collective strategies)이 가능합니다. 때로 이 전략은 개인의 그것과 일치하기도 하고, 그 않기도 하지요.


 만약 우리가 가족과 가구들이 실패한 시장에 직면한 세계를 상상한다면, 노동 이주의 신경제학(New economics of labor migration)(Stark and Bloom, 1985)이라 불리는 새로운 이론을 그려낼 수 있습니다. 신고전주의 모델과 달리, 노동이주의 신경제학은 이주 결정이 고립된 행위자가 아닌 상호 연관된 사람들의 더 큰 단위(대개 가족, 가구이나 때로는 전체 공동체도 가능) 내에서 이루어진다고 봅니다. 이러한 단위 내에서, 사람들은 단지 기대 수익을 개인적으로 극대화하고자 할 뿐만 아니라, 보험, 신용, 자본 시장의 실패를 집단적으로 극복하고자 합니다.


 선진국에서는 사적 시장이나 정부 프로그램이 가구가 지닌 물질적 안녕의 위기를 관리합니다. 실업 급여나, 복지 프로그램 등이 대표적이지요. 멕시코 같은 상대적으로 가난한 나라에서는 보험 같은 시장은 잘 발달되어 있지 않고, 정부도 보조금을 지급하여 격차를 베꾸려는 입장에 있지도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멕시코 사람들은 다른 북아메리카 사람들에 비해 가난할 뿐만 아니라, 더 위기에 많이 노출되어 있습니다. 만약 사회가 원자화 된 개인으로만 이루어져 있다면, 멕시코 사람들은 이러한 위험에 즉각적으로 고통을 받을 것입니다. 하지만, 멕시코 사람들은 개인으로 살아가지 않고 시장에 선행하는 강력한 가족 유대로 묶여, 가구 내에서 살아갑니다. 개인과 달리 가구는 생산 자원(productive resource)의 배분을 다변화 하여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노동입니다. 투자자가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듯, 가구들도 구성원들을 다양한 노동 시장으로 보내 위기를 다각화합니다. 아내나 어린 자식이 지역 경제 내에서 일하는 동안, 딸이나 큰아들은 도시로, 아버지는 외국으로 가서 일하는 식으로요. 각 노동 시장 간의 관계가 관련성이 약하거나, 부적인 상관관계를 지닌다면, 가구는 이러한 다각화를 통해 위기 관리가 가능해집니다. 본국의 사정이 악화되는 경우, 가구는 해외 이주자가 보내오는 송금을 대안적인 수입으로 이용할 수 있지요. 개발도상국에는 자본이나 신용 시장도 약하거나 없는데, 이 경우에도 국제 이주는 합리적인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가구는 대출을 받는 대신, 구성원 중 한 두명을 해외로 보내 짧은 시간 내에 저축을 할 수 있습니다.

의사 결정의 맥락    

 개인과 가구는 대개 언제나 광범위한 사회 체제 내에 배태되어(embedded) 있습니다. 친족 네트워크, 계급 위계, 에스닉 및 인종 집단, 직업 영역, 산업 및 관료 기구 등과 같은 사회 체제는 그 자신의 조직과 가치를 지닙니다. 사회과학자들이 반복해서 보여주듯이, 사회 구조 내에서 개인의 지위는 결정이 이루어지는 맥락을 결정합니다. 개인의 구조적 지위는 한 사람의 취향, 선호, 가치, 정보, 학습, 자원,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특정한 행동을 고려할 때 예측되는 비용과 이익을 결정합니다. 사회의 구조적 변화는 미시 수준에서의 결정이 이루어지는 맥락을 변화시켜 국제 이주가 일어날 확률을 높이고, 낮추는데 확연한 영향을 미칩니다.


 사회 경제적 구조는 보통 특정 가족 혹은 공동체 내에 있는 행위자에게 외재하는 거시 수준의 강력한 힘을 통해 변화합니다. 사회과학자들은 따라서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여 국제 이주에 대한 구조적 이론(structural theories)을 발전 시켰습니다. 임마누엘 월러스타인(Immanuel Wallerstein, 1974)의 유명한 세계 체제 이론(World systems theory)에 기반하여, 학자들은 글로벌 시장의 변화하는 범위와 구조에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이 틀 안에서 보면, 주변부의, 시장이 없는, 시장 이전 사회로의 시장 확장이 이주에 용이한 유동하는 인구(mobile population)를 만들어 냈습니다.


 더 많은 이윤과 부를 창출하고자 하는 열망에 따라, 선진국의 큰 회사 주인과 관리자들은 땅, 원자재, 노동, 시장을 찾아 세계 경제의 주변부로 향합니다. 이주는 시장 확장과 침투(penetration) 과정에서 일어나는 파열(disruption)과, 탈구(dislocation)의 자연스러운 결과물입니다. 토지, 원자재, 노동이 시장의 지배 하에 놓이게 되면서, 이주의 흐름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농부가 먹고 살기 위해 농사를 짓다가, 내다 팔기 위해 농사를 짓게 된다면 경쟁을 위해 토지 지분을 통합하고, 생산을 기계화하고, 환금작물을 산업적인 생산 요소들을 적용해야 합니다. 토지 통합은 공동의 토지 이용권에 기반한 전통적인 임대체제를 파괴 시키지요. 자동화는 노동에 대한 필요를 줄이고, 미숙련 농업 노동자들은 해고됩니다. 환금 작물이 주요 작물을 대체하면서 전통적인 사회 경제 관계는 약화됩니다. 근대적 요소의 사용은 작물의 생산량을 늘리고, 단위 가격을 떨어트려서 소작농들을 몰아냅니다. 이러한 모든 힘들은 유동적인 노동 인구의 형성에 기여합니다.


 선진국의 필요에 맞추어 원재료를 추출하는 것은 임금 노동에 기반한 새로운 산업 방식을 필요로 합니다. 이전에 소작농이었던 사람들이 임노동자가 되는 것은, 호혜적이고 고정된 역할 관계에 기반했던 전통적인 사회 조직을 약화시킵니다. 대신에 개인주의, 사익, 변화, 적응이라는 새로운 개념에 기반한 초기 노동 시장이 형성됩니다. 다국적 기업은 가난한 나라로 진출하여 공장을 세우고, 낮은 임금을 이용하는데, 공장 노동자에 대한 수요는 지역 노동 시장을 가오하하고, 전통적인 생산 관계를 더욱 약화시킵니다.


 주변부 지역으로 외국 공장이 들어오는 것은 전통적인 경제를 다른 방식으로 약화시킵니다. 그 나라에서 생산된 제품과 경쟁하는 제품을 생산하고, 남성에게 적절한 공장 기반 일자리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노동력을 여성화합니다. 여성을 산업적 노동과 근대적 소비에 적합하게 사회화 하면서, 이러한 필요에 부응하는 직업은 제공하지 않습니다. 그 결과는, 다시 한 번 말하자면,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뿌리뽑힌 인구의 탄생이자, 이주할 가능성이 높은 인구의 탄생이지요.
 글로벌하게 작용하여 주변부 지역에서 이주자를 만들어낸 경제적인 과정은 동시에 이주자들이 선진국으로 향하는 과정을 손쉽게 만들었습니다. 물건을 선적하거나, 기계를 배송하거나, 원자재를 추출 및 수출하고, 해외 공장을 관리하는 등의 작업을 위해 중심 국가의 회사들은 자신들이 투자하는 주변부 국가와의 교통, 통신망을 건설하고 확장했습니다. 이러한 연결은 물건, 재화, 정보, 자본의 이동을 촉진하였을 뿐만 아니라, 주변부 국가에서 중심부 국가로 향하는 인간의 흐름 또한 촉진하였습니다. 글로벌한 투자에는 필연적으로 교통, 통신 기반 시설 구축이 뒤따른다는 점을 생각하자면, 국제 이주 노동은 대개 재화와 자본의 국제 이동과 평행한다 볼 수 있겠지요.


 경제적인 세계화는 또한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사이에 문화적인 연결고리도 만들었습니다. 때로 이 문화적 연결망은 이전의 식민 관계를 통해 오래 전부터 설정되어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식민지 역사가 없더라도, 경제적 침투의 문화적 결과는 현저합니다. 멕시코는 스페인의 식민지였지만, 미국 문화에 더 익숙하고 이를 선호합니다. 미국이 지니고 있는 경제적인 헤게모니 때문입니다.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노출된 문화적 연결고리는, 사람들이 다른 나라보다는 상대적으로 미국으로의 이주를 선호하게 만듭니다.


 세계 경제를 관리(manage)하는 것은, 은행, 금융, 행정, 전문 서비스, 연구가 집중되어 있는 몇몇 도시 지역입니다. 미국의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러스, 유럽의 런던, 파리 프랑크푸르트, 태평양 연안의 도쿄, 싱가포르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도시 내에서, 부는 집중되어 미숙련 노동자들(웨이터, 가사 노동자, 호텔 근로자, 정원사 등)에 대한 큰 수요를 만들어냅니다. 동시에 중공업은 해외로 이전하고, 첨단 기술 제조업이 성장하고, 건강이나 교육 같은 서비스업이 확장되면서 모든 노동은 두 갈래로 나누어진(bifurcated) 노동 시장을 만들어 냅니다. 이 시장은 직업적 위계 하에서 최상위에 위치한 노동자와, 최하위에 위치한 노동자에 대한 강한 수요를 지닙니다. 다만 두 수요 사이에는 관계가 약합니다.

이주자에 대한 수

 글로벌 시티 내에서 노동 시장의 분기는 세계 체제 이론에 의해 예측되었고, 분절 노동 시장 이론(Segmented labor market theory)에도 들어맞습니다. 마이클 피오레(Michael Piore, 1979)는 국제 이주는 상대적으로 미숙련 노동자에 대한 상대적으로 영속적인 수요에서 기인하였고, 이 수요는 선진국의 경제 구조 내에 자리 잡고 있다고 주장 했습니다. 그의 관점에서, 이주는 송출국의 유출 요소가 아닌, 수용국 사회의 유입 요소로 말미암아 일어나는 것입니다. 노동력에 대한 본질적인 수요는 선진 산업 경제가 직면하는 네 가지 근본적인 문제에 원인을 둡니다.


 1) 첫 번째 문제는 구조적 인플레이션(structural inflation)입니다. 임금은 단지 수요와 공급 조건만을 반영하지 않고, 특정한 직업에 내재한 지위, 특혜, 사회적 질을 고려(confer)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임금이 사회적 지위를 반영해야 한다고 믿고, 직업적 지위와 임금 사이의 관계에 대해 훨씬 엄격한 관념을 지닙니다. 결과적으로, 사용자가 제공하는 임금은 노동자의 공급 변화에 자유롭게 반응하지 않습니다. 다양한 비공식적인 사회적 기대와, 공식적인 제도적 기제(이를테면 노조 계약, 공무원 서비스 규칙, 관료적 규제, 인적 자원 계급화)는 임금이 사람들이 인식하는 특혜 및 지위의 위계와 일치하도록 만듭니다.


 만약 사용자가 미숙련 일자리에 쓸 노동자를 직업 위계의 맨 아래에서 끌어들이고자 한자면, 단순히 임금만 끌어올릴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정의된 지위와 보상 사이의 관계를 뒤흔드는 일입니다. 만약 가장 아래에서 임금이 오른다면, 사용자들은 직업 위계의 다른 수준에서도 임금을 올리라는 강력한 압력에 직면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기본 수준(entry-level) 노동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임금을 올린다면, 그 비용은 이 노동자들의 임금 이상입니다. 따라서, 구조적 인플레이션 - 사회적 기대와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직업 위계에 비례하여 임금을 올려야 할 요구(The need to raise wages proportionately throughout the job hierarchy to maintain consistency with social expectations) - 은 사용자들이 더 쉽고 싼 해결책인 이민자 수입을 택하게 만들 강할 인센티브를 제공합니다.


 2) 직업 위계에 본질적인, (노동)동기에 대한 사회적 제약(social constraints on motivation) 또한 싸고 유연한 노동력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만 일하지 않고, 사회적 지위를 축적하기 위해서도 일합니다. 직업 위계의 맨 아래에서는 극심한 동기 문제가 나타나는데, 왜냐하면 여기에는 유지할 만한 지위도 없고, 위로 올라갈 방안도(avenues)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는 회피 불가능하며, 그 이유는 노동 시장에서 이 '바닥'은 결코 사라지지 않기 떄문입니다. 기계화를 통해 사람들이 피하는 직업이 사라진다 하더라도, 이전에 직업 사다리에서 바닥의 바로 위에 있던 직업이 새로운 바닥이 될 뿐입니다. 고용주들이 원하는 것은 바닥 수준의 직업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는 노동자입니다.


 이주자들은 이러한 필요를 다양한 측면에서 만족시킵니다. 특히 이주 경력의 초기에 위치한 사람이라면 더더욱이요. 이주자들은 대개 돈을 벌기 위해 외국에서 일을 시작합니다. 문제를 해결한다든지, 고향에서의 지위를 개선한다든지 하는(이를테면 새로운 집을 짓거나, 땅을 사거나 등) 특정한 목표를 위해 돈을 법니다. 더하여,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사회의 생활수준 차이 때문에 해외의 낮은 임금은 송출국 기준으로 보았을 때는 후하게 비추어집니다. 비록 이주자들이 외국에서 갖은 직업이 낮은 지위가 낮다는 점을 깨달을지 몰라도, 이주자는 그 자신을 수용국 사회의 부분으로 보지 않습니다. 이주자는 고향 공동체 내의 지위 체계 내에 배태되어 있고, 송금을 열심히 하면 상당한 사회적 지위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3) 이주자 노동력에 대한 수요는 또한 노동과 자본의 이원성(Duality of labor and capital)로부터 기인합니다. 자본은 생산에서 고정 비용이고, 낮은 수요 때문에 유후 상태로 있을 수는 있지만, 실직 상태에 있을 수는 없습니다. 자본 소유자는 자본의 실업 비용을 감내해야 하지요. 반대로, 노동은 생산에서 가변 비용입니다. 수요가 하락한다면 해고될 수 있지요. 따라서 노동자는 그 자신의 실업 비용을 감내해야 합니다. 따라서 가능한 경우라면 언제든지, 산업가들은 수요에서 안정적이고 영구적인 부분을 찾고, 이것을 자본의 발전을 위해 유보합니다. 그리고 수요에서 가변적인 부분은 노동을 더하거나, 줄여서 맞추고자 합니다. 이 이중성은 노동자들 사이에서 구분을 만들어내고, 노동의 분절화를 야기합니다.


 자본 집약적 1차 영역의 노동자들은 안정적이고, 숙련된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좋은 도구와 장비를 가지고 일합니다. 고용주들은 그들의 훈련과 교육을 통해 인적 자본에 투자하도록 압박 받습니다. 1차 영역의 직업은 복잡하고,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요구합니다. 특정한 직업이나, 회사에 구체적인 지식들이 집약됩니다. 1차 영역의 노동자들은 또한 노동조합을 구성하고, 매우 전문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노동 계약을 통해 고용주들은 휴직/해고 비용의 일부를 분담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1차 영역의 노동자들은 떠나 보내기에는 비싸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자본과 비슷합니다.


 노동 집약적 2차 영역은, 반대로, 임금이 낮고, 불안정한 직업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고용주들은 노동자들을 언제든지 해고할 수 있고, 그에 따른 비용은 고용주들에게는 없거나, 거의 없지요. 경기가 하강할 때 고용주들은 이러한 노동자들을 해고합니다. 이러한 이중성은 따라서 분절화된 노동 시장 구조를 만들어냅니다. 낮은 임금, 불안정한 지위, 합리적인 직업 전망의 부재 등은 본국의 노동자들을 2차 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어렵게 만듭니다. 사람들은 대신에 1차, 자본 집약적 영역으로 몰립니다. 2차 노동 시장 내의 미달을 채우기 위해, 고용주들은 이민자들에게로 관심을 돌립니다.


 동기 문제, 구조적 인플레이션, 경제적 이중성은 특정한 종류의 노동자에대한 수요를 만들어냅니다. 나쁜 환경, 낮은 임금, 높은 불안정성, 낮은 개선 기회를 지닌 직업에서도 기꺼이 일하려는 사람 말이지요. 과거에는 여성, 청소년, 이촌향도 노동자들이 이러한 수요를 채웠습니다. 역사적으로 여성들은 첫 번째 아이를 낳은 이후, 보다 드물게는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란 이후 노동 시장에 참여했었다. 그들은 1차적인 생계부양자가 아니었으며, 주된 사회적 정체성은 딸, 아내 혹은 아내였습니다. 낮은 임금과 불안정성을 기꺼이 견뎠고, 그 이유는 자신들의 직업을 일시적이고, 보조적인 수입으로만 보았기 때문입니다. 가족 내에 위치한 그들의 주된 사회적 지위는 앞선 직업적 위치를 통해 위협받지 않았지요.


 마찬가지로, 청소년들도 역사적으로 종종 용돈을 벌거나, 경험을 언거다, 다른 직업 역할을 경험하기 위해 노동 시장에 들어오거나, 나가고는 했습니다. 청소년들은 "죽을 운명인" 지금 직업을 문제로 보지 않았는데, 어차피 학교를 졸업하고, 경험을 얻고 자리를 잡고 나면 미래에 더 나은 직업을 가지리라는 기대가 있어서였지요. 더하여, 청소년들은 1차적인 사회적 지위를 부모로부터 받지, 직업에서 받지는 않습니다. 노동은 용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며, 용돈을 가지고 옷이나 차, 음악을 사서 동료들 사이에서 지위를 높이는 것이 목표이지요.


 마지막으로, 선진국의 농촌 지역을 오랜 세월에 걸쳐 산업 도시에 안정적인 저임금 노동자를 제공했습니다. 사회 경제적으로 후미진 곳에서 역동적인 도시로 이동하면, 목적지에서 어떤 환경에서 사는지와는 상관없이 상향 이동을 한 감각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도시 내에서 가장 하찮은 직업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제공하는 집, 음식, 소비재들은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한 가난한 이주민에게 세상에서 한 걸음 도약한 것과 같았습니다.


 4) 하지만, 선진 산업 사회에서 이러한 집입 수준 노동자들의 세 원천은 네 가지 근본적인 인구학적 경향으로 인해 극적으로 줄어들었습니다. 1] 여성 노동 참여의 증가에 따라 여성의 직업은 수입 뿐만 아니라 사회적 지위를 추구하기 위한 경력으로 바꾸었습니다. 2] 이혼율의 증가는, 여성의 취업을 1차적인 부양의 원천으로 만들었습니다. 3] 출생율의 감소와 공교육의 확장은, 노동 시장에 진입하는 청소년 세대를 줄였습니다. 4] 사회의 도시화는 도시를 향하는 새로운 이주자의 잠재적 원천이었던 농촌 공동체를 제거하였습니다. 진입 수준 노동자에 대한 구조적인 수요와, 이러한 노동자의 제한된 국내 공급 사이의 불균형은 선진국 내에서 근본적이고, 오래 지속될 이주민에 대한 수요를 발생시켰습니다.

왜 사람들은 계속해서 이주하는가?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이주하지만, 국제적인 이동을 시작하게 하는 힘과 영속시키는 힘은 다릅니다. 이주 과정에서 새로운 조건이 나타나 추가적인 이동의 가능성을 높이고, 국제 이주가 시/공간을 가로질러 영속하게 만듭니다. 이 영속에 대한 연구들은 사회적 자본 이론(Social capital theory)이라는 틀의 아래에서 이루어졌습니다. 피에르 부르디외에와 로익 바캉(Pierre Bourdieu, Loic Wacquant, 1992: 119)에 따르자면 "사회적 자본은 실질적 혹은 가상적인 자원의 총합이며, 이것은 개인이나 집단에게 누적됩니다. 사회적 자본은 공동의 면식이나 인식을 통해 거의 제도화 된 관계의 지속적인 연결망을 소유함으로써 형성됩니다.(Social capital is the sum of the resources, actual or virtual, that accrue to an individual or a group by virtue of possessing a durable network of more or less institutionalized relationships of mutual acquaintance and recognition)" 사회적 자본의 핵심적인 특징은 전환가능성(convertibility)입니다. 사회적 자본은 다른 사회적 혹은 경제적인 이익으로 변형 가능합니다.


 사람들은 대인관계 연결망이나 사회적 제도 속에 소속되어서 사회적 자본에 접근합니다. 그리고 사회적 자본을 사회 속에서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거나 개선하기 위해 다른 형태의 자본으로 전환합니다. 이주자 연결망은 해외로 이주를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사회적 자본입니다. 이것이 동향 모임, 친구, 친족 관계의 호혜적인 연결을 바탕으로 고향과 목적지에서 이주자, 과거 이주자, 비이주자 사이를 연결하는 인간 관계의 유대(interpersonal ties)를 형성합니다. 이 연결은 국제 이주의 가능성을 높입니다. 왜냐하면 연결망을 통해 이주의 비용과 위험을 높이고, 이주의 순 기대 수입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사회적 자본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변화하고, 이를 통해 행동을 촉진할 때 형성된다(Social capital... is created when the relations among persons change in ways that facilitate action(Coleman 1990: 304)"는 금언과 궤를 같이하여, 이주는 그 자체로 변화의 촉매입니다. 친구, 친족 사이의 일상적인 유대는 해외 이주를 고려하는 사람에게 딱히 이익을 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의 연결망에 있는 한 사람이 이주를 하게 된다면, 이 연결망은 해외 이주에 접근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됩니다. 각각의 이주 행위는 이주한 사람과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 사이에 사회적 자본을 형성하며, 따라서 그 사람의 이주 가능성을 높입니다.


 새로운 땅을 찾아 처음 이주한 사람은 활용할 수 있는 어떠한 사회적 유대도 없었고, 그들에게 이주는 값비쌉니다. 특히 해외로의 미등록 이주인 경우에는 더더욱. 하지만 첫 번째 이주자가 떠난 이후에는, 본국에 남아있는 친구나, 친지들에게 이주의 잠재적인 비용은 현저하게 떨어집니다. 친족과 친구 관계 구조의 특성 때문에, 각각의 새로운 이주자는 목적지와 사회적 유대를 지닌 인간 집단을 확장시킵니다.


 일단 국제 이주가 시작되면, 부유한 나라로 향하고자 하는 방법을 찾는 수많은 사람과, 공식적으로 주어지는 제한된 사증(visa)의 공급 사이에서 불균형이 생겨납니다. 사적 기구와 자원봉사 조직은 이 증가하는 불균형이 만들어낸 수요를 만족하고자 나타납니다. 선진국에서 이주민을 막고자 세운 장벽이 만들어 낸 불균형 속에서 사업가들은 돈을 벌고, 돈을 더 벌기 위해 국제 이주를 촉진하며, 이주 서비스를 위한 암시장을 만들어냅니다. 이러한 지하 시장이 범죄나 착최가 일어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하기에, 인권 기구 또한 합법적, 미등록 이주자 모두의 처지를 개선하고 권리을 확립하기 위해 나타납니다. 이러한 조직은 이주자에게 또다른 사회적 자본이 됩니다. 제공하는 서비스의 범위는 밀수입이나, 밀입국, 서류 위조 같은 것들부터 정보 및 조언, 신용, 쉼터 제공까지 다양하지요.


 사회적 자본이 시간이 지나면서 누적되고, 국제 이주를 영속화하는 방식은 이주의 누적적 인과관계(cumulative causation of migration)(Myrdal, 1957)라 불리는 보다 광범위한 과정의 구체적인 사례(manifestation)입니다. 이주를 야기하는 원인은 누적적이게 되는데, 그 이유는 각각의 이주 행위가 이후의 이주 결정이 이루어지는 사회적인 맥락을 바꾸고, 따라서 추가적인 이동의 가능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입니다. 한 공동체 내의 연결망 결속의 수가 특정한 문턱에 다다르면, 이주는 자기 영속적으로 변합니다. 각각의 이주 행위는 이주를 유지하는 사회적 구조를 만들어냅니다.


 물론, 제한된 인구 상황에서, 누적적 인과관계 과정은 무한히 계속되지 않습니다. 만약 이주가 충분히 오래 지속된다면, 연결망은 종국에는 특정한 공동체 내에서 포화 상태에 도달할 것입니다. 점점 더 공동체 구성원들이 해외에 거주지를 마련하고, 실질적으로 고향의 모든 이들이 해외에 살거나, 해외 거주 경험이 있는 사람들과 연결됩니다. 연결망이 이 정도로 높은 수준으로 정교화되면, 새롭게 이주자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이주의 비용이 급격히 떨어지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이주는 성장의 동력을 잃게 됩니다. 한 공동체 내의 이주 보급은 상위 한계에 도달하고, 이주 경험은 널리 확산되어 잠재적인 새 이주자의 재고는 줄어들고, 새 이주자들은 여성, 자녀, 그리고 노인들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만약 이주가 충분히 오래 이어진다면, 고향 땅에서의 노동 부족과 임금 상승은 나가는 이민에 대한 압력을 약화시키고, 이주 노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줄어듭니다. 국가 수준에서 관찰할 때 이러한 경향은 찾아보기 힘든데, 새로운 공동체가 이주의 흐름에 계속해서 포합되기 때문입니다. 이주의 역사가 오래된 곳에서 나가는 이민의 비율이 줄어들 때, 새로운 장소들이 초국적인 순환(transnational circuits)에 이끌리고, 그 장소의 이주 비율이 상승합니다. 결과적으로, 한 국가 전체의 총 유출은 이주가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확산됨에 따라 계속해서 증가합니다.

마무리

본문에서 논의했던 이론들은 다양한 수준에서 집합적으로 작동하는 인과 기제이며, 다양한 설명들은 논리적으로 모순되지 않습니다. 개인이 완전히 비용-이익 계산에 근거할 수도 있고, 가구를 위해 위험을 최소화하고 자본이나 신용 장벽을 극복하고자 할 수도 있고, 개인과 가구 모두 국제 이주를 촉진하기 위해 사회적 자본에 의지할 수도 있고, 이주 결정이 일어나는 사회경제적 맥락이 국가와 국제 수준에서 작동하는 구조적 힘에 의해 결정될 수도 있고, 이주 그 자체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론적 구성물에 대한 종합적인 접근이 적합합니다.  


 대부분의 송출국에서 나가는 이민이 시작되는 초창기에, 흐름을 설명하는 지배적인 요인은 자본주의 침투, 시장 실패, 연결망 구성, 누적적 인과관계의 효과입니다. 하지만 해외 이민이 높은 수준에 도달하면, 국제 이주의 비용과 국제 이주가 야기하는 위기는 줄어들고, 이주는 점점 더 국제적인 임금 격차와 노동 수요에 의해 결정되게 됩니다. 개발도상국이 경제적으로 성장한다면 앞서 언급했던 시장 실패나, 임금 격차의 효과는 사라지고, 이주의 인센티브는 더 줄어듭니다. 만약 이러한 경향이 계속된다면, 그 국가는 궁극적으로는 선진국, 자본주의 경제로서 글로벌 경제에 통합되고, 이주의 변형(migration transition)을 겪게 됩니다. 노동력을 수출하는 국가에서, 노동력을 수입하는 국가가 되는 것이지요.

정리글에 언급한 일부 참고문헌들

Bourdieu, Pierre, and Loic Wacquant. 1992. An Invitation to Reflexive Sociology. Chicago: University of Chicago Press.
Coleman, James S. 1990. Foundation of Social Theory. Cambridge. Mass: Harvard University Press.
Mydral, Gumanr. 1957. Rich Lands and Poor. New York: Harper and Row. 
Piore, ichael J. 1979. Birds of Passage: Migrant Labor in Industrial Societies.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Stark, Oded, and David E. Bloom. 1985 "The New Economics of labor Migration." American Economic Review 75: 173-78
Wallerstein, Immanuel. 1974 The Modern World System I: Capitalist Agriculture and the Origins of the European World Economy in the Sixteenth Century. New York: Academic Press.


읽고 나서 든 생각

1) 2005년에 엮인 책에 수록된 글이니 지금과는 10년 정도의 시차가 있네요. 아무래도 최근 이론들은 또 달라진 부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2) 우리는 이주를 소위 '남쪽 국가'에서 '북쪽 국가'로 이루어지는 것으로만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 일어나는 이주를 보면 그 방향이 다양하게(남->남, 북->남, 북->북, 남->남) 일어납니다. 위 내용을 바탕으로 모든 이주를, 또 노동 이주를 설명하고자 하는 것은 무리가 있겠지요.
3) 개인이 이주라는 결정을 내리는 배경에 있어, 개인이 외국에서의 삶에 대해 지니는 상상력은 생각보다 큰 힘을 발휘합니다. 본문에서 짚었던 문화적인 연결고리(Cultural Link)를 우리나라 상황에 적용하자면, 동남아시아의 한류 열풍을 통해 유학이나 결혼이주(물론 결혼/노동이주의 엄격한 구분이란 불가능하지만) 등을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요. 또 이 부분에서는 K-Pop이나 한국 드라마의 주 소비 계층이 여성이라는 점을 바탕으로 젠더적인 부분도 고려해 볼 여지가 있을 듯합니다. 젠더적 의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는 이유는 또 최근 아시아 주변의 이주가 여성을 중심으로 일어나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4) 읽으면서 가장 놀랐던 부분은 분절 노동 시장에 대한 마이클 피오레의 논의였어요. 저만 하더라도 이전까지지는 2차 노동 시장의 인력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2차 노동 시장의 노동 환경 및 임금 처우의 개선이 우선이라고 단순하게만 생각했거든요. 본문에서는 직업 위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자체가 자아내는 힘이 강력하며, 위계 자체는 사라지지 않으리라 주장하고 있네요. 생각보다는 훨씬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은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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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성이 들어간 글은 춫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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