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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5/06/30 12:17:32수정됨 |
Name | 레지엔 |
Subject | 간합의 변화로 본 mma 발전 양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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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모로 스1과 MMA는 관찰하기 좋은 진화실험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직관성이 좋고, 필드가 어느 정도 한정되어 있고, 다른 스포츠에서는 수십 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일어날만한 변화와 발전이 단기간에 급속하게 일어나므로, 많은 개체들이 자연적으로 선택되고 도태되는 것이 한 눈에 들어오죠. 그러면서 팬들이 플레이어에 대해 가지는 종교적인 신성함이라고 해봐야 결국은 혁신을 거치면서 탈주술화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거듭 증명되고, 그 결과로 유물론을 거부하는 판타지나 낭만 같은 것이 얼마나 비물질적이고 현실초월적이며 허구적인지 낱낱히 깨닫... 더 보기
여러 모로 스1과 MMA는 관찰하기 좋은 진화실험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직관성이 좋고, 필드가 어느 정도 한정되어 있고, 다른 스포츠에서는 수십 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일어날만한 변화와 발전이 단기간에 급속하게 일어나므로, 많은 개체들이 자연적으로 선택되고 도태되는 것이 한 눈에 들어오죠. 그러면서 팬들이 플레이어에 대해 가지는 종교적인 신성함이라고 해봐야 결국은 혁신을 거치면서 탈주술화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거듭 증명되고, 그 결과로 유물론을 거부하는 판타지나 낭만 같은 것이 얼마나 비물질적이고 현실초월적이며 허구적인지 낱낱히 깨닫게 해주죠. 여기서 진행된 발전도상의 양상이 다른 스포츠에도 일어났거나 혹은 일어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우 유용하고요. 뭐 MMA의 다음 단계는 다른 스포츠들이 그러했듯 선수풀이 좀 더 증가하고 상향평준화 정도가 올라가면서 루즈해지는...그런 단계가 아닐까 싶네요.
분야는 다르지만 축구 같은 경우도 최근이 참 보기 좋은 때죠. 90년대 들어 현지 팬들에 대한 티켓 판매가 아닌 해외 팬들에 대한 TV 중계권 중심으로 마케팅 전략이 바뀌었고, 이는 타대륙, 특히 남미에 대한 유럽의 경제적 우위로 이어졌으며, 남미를 비롯한 세계 각지의 유수 선수들이 대거 유럽으로 상륙했지요. 당연히 스카우터 시스템도 함께 발달했고요. 동시에 유러피언 컵이 챔피언스리그로 확대 개편되면서 경쟁 무대가 일원화되어 국가별/리그별 쇄국 상황이 해체되고 진정한 의미의 <세계 축구>가 태동했죠. 자연히 트레이닝과 전술과 노하우의 혁신 속도가 증가하고, 피지컬적 혁신이 발생하고, 인습적인 방식들은 도태되고. 이러한 세계화/상업화가 진행되어 클럽 간 경제적 격차가 커지면서 빅클럽으로 인재가 집중되고, 이는 최상위 레벨의 경기 수준을 향상시켰으며 전술 혁신 속도를 한층 배가시켰죠. 동시에 전세계적으로 유소년 선수에 대한 투자도 확대되고, 이것이 인재풀의 증가로 이어지고.... 여기에 92년에 골키퍼에 대한 수비수의 고의 백패스에 페널티를 가하는 룰이 제정되면서 골키퍼를 중심으로 한 후방 볼 돌리기/시간 끌기에 철퇴를 내리고 전진과 중원 싸움이 장려되면서 빌드업과 주도권 운용이 중요한 화두가 되었고요. 여기에 인터넷의 등장으로 인한 정보 교환의 증대까지....MMA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축구 역시 90년대 이후 진행된 종합적인 변화를 따져보면 그 이전과 같은 종목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그러한 변화의 결실을 지금 따먹고 있고요. 90년대 후반까지만 하더라도 각 리그/클럽들은 각각의 전통적인 경기 양식에 천착하는 경향이 강했고, 그리하여 시선은 다른 데에 돌리지 않고 한 우물만 파면서 개성을 고수하고 있던 자의식 없는 여러 팀들이 그때그때 확보한 발전 수준에 따라 각 클럽 간/리그 간 우열이 결정되었던 반면(마치 이종격투기 시절처럼), 00년대를 거치면서 트렌드가 갈리고 전술이 모방되고 경쟁 클럽들 사이의 유사성이 증가하면서 해당 시즌의 전술에 대해 다음 시즌에는 정면 파해가 가능하게 되었죠. 예컨대 00년대 중반에는 맨유나 빅4를 중심으로 한 EPL 클럽들이 경기 운영 스피드의 혁신을 통해 대륙팀들을 학살하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르셀로나가 경기 내내 볼을 소유하고 라인을 올리고 주도권을 틀어쥐며 동시에 템포를 죽이는 축구를 하면서 EPL 클럽들의 스피드를 고사시키고, 이러한 볼소유 중심의 운영을 분데스리가 팀들이 다이나믹한 무브먼트를 기반으로 한 타이트한 압박을 통해 최전방에서부터 적극적으로 방해한 다음 스피디하게 강공을 취하며 박살내고, 다시 레알 같은 팀이 마치 전통적인 브라질리언 축구처럼 10명의 플레이메이커를 동원하면서 후방에서부터 안정적으로 볼을 운반하여 분데스리가 클럽들을 도장깨듯 하나하나 깨버리고, 이번 시즌에는 스타일의 다종교배가 일정 수준 이상 진행되면서 적당히 볼 소유하고 적당히 라인 내리며 주도권과 실리 사이의 균형을 신경쓰고, 상대방을 완벽하게 제어하기보다는 자신들이 볼을 소유하는 턴이 왔을 때 자신들의 플레이를 하는 데에 집중하는 팀들이 판을 주도했고. 인재가 집중되고 노하우가 상향 평준화된 작금의 빅클럽들을 상대한다고 했을 때, 00년대 팀이라면 어찌어찌 임기응변의 여지가 있을지 몰라도 90년대 팀이라면 제 아무리 강하다고 한들 피지컬/전술적 격차가 결합된 카운터가 가능할 것입니다. 참 UEFA가 여러 모로 까일 거리가 많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혁혁한 공을 세우기는 했어요. 특히 챔피언스리그 확대 개편은 뭐...잉글랜드 FA의 중계권 시장 공략도 칭찬할만하고요. 축구판의 흐름을 바꾼 신의 한 수들이죠. FIFA의 인습적 행보와 비교하면 칭찬할만하다 싶습니다.
분야는 다르지만 축구 같은 경우도 최근이 참 보기 좋은 때죠. 90년대 들어 현지 팬들에 대한 티켓 판매가 아닌 해외 팬들에 대한 TV 중계권 중심으로 마케팅 전략이 바뀌었고, 이는 타대륙, 특히 남미에 대한 유럽의 경제적 우위로 이어졌으며, 남미를 비롯한 세계 각지의 유수 선수들이 대거 유럽으로 상륙했지요. 당연히 스카우터 시스템도 함께 발달했고요. 동시에 유러피언 컵이 챔피언스리그로 확대 개편되면서 경쟁 무대가 일원화되어 국가별/리그별 쇄국 상황이 해체되고 진정한 의미의 <세계 축구>가 태동했죠. 자연히 트레이닝과 전술과 노하우의 혁신 속도가 증가하고, 피지컬적 혁신이 발생하고, 인습적인 방식들은 도태되고. 이러한 세계화/상업화가 진행되어 클럽 간 경제적 격차가 커지면서 빅클럽으로 인재가 집중되고, 이는 최상위 레벨의 경기 수준을 향상시켰으며 전술 혁신 속도를 한층 배가시켰죠. 동시에 전세계적으로 유소년 선수에 대한 투자도 확대되고, 이것이 인재풀의 증가로 이어지고.... 여기에 92년에 골키퍼에 대한 수비수의 고의 백패스에 페널티를 가하는 룰이 제정되면서 골키퍼를 중심으로 한 후방 볼 돌리기/시간 끌기에 철퇴를 내리고 전진과 중원 싸움이 장려되면서 빌드업과 주도권 운용이 중요한 화두가 되었고요. 여기에 인터넷의 등장으로 인한 정보 교환의 증대까지....MMA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축구 역시 90년대 이후 진행된 종합적인 변화를 따져보면 그 이전과 같은 종목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그러한 변화의 결실을 지금 따먹고 있고요. 90년대 후반까지만 하더라도 각 리그/클럽들은 각각의 전통적인 경기 양식에 천착하는 경향이 강했고, 그리하여 시선은 다른 데에 돌리지 않고 한 우물만 파면서 개성을 고수하고 있던 자의식 없는 여러 팀들이 그때그때 확보한 발전 수준에 따라 각 클럽 간/리그 간 우열이 결정되었던 반면(마치 이종격투기 시절처럼), 00년대를 거치면서 트렌드가 갈리고 전술이 모방되고 경쟁 클럽들 사이의 유사성이 증가하면서 해당 시즌의 전술에 대해 다음 시즌에는 정면 파해가 가능하게 되었죠. 예컨대 00년대 중반에는 맨유나 빅4를 중심으로 한 EPL 클럽들이 경기 운영 스피드의 혁신을 통해 대륙팀들을 학살하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르셀로나가 경기 내내 볼을 소유하고 라인을 올리고 주도권을 틀어쥐며 동시에 템포를 죽이는 축구를 하면서 EPL 클럽들의 스피드를 고사시키고, 이러한 볼소유 중심의 운영을 분데스리가 팀들이 다이나믹한 무브먼트를 기반으로 한 타이트한 압박을 통해 최전방에서부터 적극적으로 방해한 다음 스피디하게 강공을 취하며 박살내고, 다시 레알 같은 팀이 마치 전통적인 브라질리언 축구처럼 10명의 플레이메이커를 동원하면서 후방에서부터 안정적으로 볼을 운반하여 분데스리가 클럽들을 도장깨듯 하나하나 깨버리고, 이번 시즌에는 스타일의 다종교배가 일정 수준 이상 진행되면서 적당히 볼 소유하고 적당히 라인 내리며 주도권과 실리 사이의 균형을 신경쓰고, 상대방을 완벽하게 제어하기보다는 자신들이 볼을 소유하는 턴이 왔을 때 자신들의 플레이를 하는 데에 집중하는 팀들이 판을 주도했고. 인재가 집중되고 노하우가 상향 평준화된 작금의 빅클럽들을 상대한다고 했을 때, 00년대 팀이라면 어찌어찌 임기응변의 여지가 있을지 몰라도 90년대 팀이라면 제 아무리 강하다고 한들 피지컬/전술적 격차가 결합된 카운터가 가능할 것입니다. 참 UEFA가 여러 모로 까일 거리가 많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혁혁한 공을 세우기는 했어요. 특히 챔피언스리그 확대 개편은 뭐...잉글랜드 FA의 중계권 시장 공략도 칭찬할만하고요. 축구판의 흐름을 바꾼 신의 한 수들이죠. FIFA의 인습적 행보와 비교하면 칭찬할만하다 싶습니다.
間合이라고 쓰는데, 일본어로는 \'마아이\'라고 읽는 격투기 용어입니다. 상대와 나의 물리적 거리를 제어하는 시도와 여기에서 발생하는 인터랙션, 그리고 전술적인 움직임을 총칭하는 말입니다.
좀 더 이해하기 편하게 이야기한다면, 단도와 봉이 서로 겨룰 때 봉을 든 쪽은 창처럼 봉을 써서 상대를 찔러서 밀어내고 장거리를 유지하고, 반대로 단도를 든 쪽은 봉을 쳐내거나 페이크를 통해 봉을 엉뚱한 곳으로 향하게 한 후에 옆으로 돌아서 상대에게 달라붙는데 이러한 시도를 간합, 혹은 간합 조절이라고 표현하죠. 생각해보니 간합이라는 표현이 한국어가 아니네요.
좀 더 이해하기 편하게 이야기한다면, 단도와 봉이 서로 겨룰 때 봉을 든 쪽은 창처럼 봉을 써서 상대를 찔러서 밀어내고 장거리를 유지하고, 반대로 단도를 든 쪽은 봉을 쳐내거나 페이크를 통해 봉을 엉뚱한 곳으로 향하게 한 후에 옆으로 돌아서 상대에게 달라붙는데 이러한 시도를 간합, 혹은 간합 조절이라고 표현하죠. 생각해보니 간합이라는 표현이 한국어가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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