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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7/02/17 13:31:54 |
Name | Bergy10 |
Subject | 30대 남녀가 6년을 만나 40대가 되어 결혼한 이야기 (2) |
https://redtea.kr/pb/pb.php?id=free&no=4896 여기서 이어집니다. 6. 그렇게 저와 제 아내의 연애는 시작되었었습니다. 처음 둘이 만났던 날, 보자마자 손을 잡으니까 아내가 저한테 처음 했던 말을 아직 기억합니다. " 내 손을 그렇게 꼭 잡아야겠어? " 그러면서 웃었죠. 그런데, 손 빼라는 말은 안하더라구요. ㅋ 그리고, 아직도 저는 그 표정이랑 말투가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하...그때만 같아라 이 여자야... 요즘 이 얘기 하면 자기는 기억 안나는데 자기는 기억하냐며 저를 비웃고 있습니다만....여튼, 그때는 그랬습니다. ㅎ 처제가 명절때 보면 계속 이야기를 하는게...언니가 형부랑 결혼한거 보면 신기해 죽겠답니다. 자기보다 나이 어린 남자는 쳐다보지도 않던 사람이 저 만난거 보면 사람 짝이 따로 있긴 한가 보다고 하고. 7. 뭐...여기까지야 그냥 좋은 얘기고. 다들 아시겠지만 연애할때 항상 좋은 일만 있을수는 없지요. 남들 하듯이 여행도 많이 다니고, 서로 밥도 해주고, 뽀뽀도 많이 하고, 그렇게 연애하면서 살기는 했었는데. 예전에 타임라인에서 지나가는 이야기로 쓴 적이 있지만, 제 아내는 일본에서 거의 20년을 살다가 돌아온 사람입니다. 그러다보니, 그렇게 티는 내지 않아도 문화가 좀 다르다 보니까 평상시에 관계를 가지는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의 차이와, 지금도 다니고 있는 회사가 외국계이긴 하지만, 이런저런 직장 내에서의 일과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를 좀 받기는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원래 일이 많은 회사이다 보니 어떤때는 주말에도 저랑 만나기가 어려울 때도 있었고. 아내도 힘들었을테고, 제 입장에서도 그 스트레스를 다 받아주다 보니...나중에 되서는 서로 그걸 참기가 어려운 시점이 왔었습니다. 처음 2년 정도는 별 다툼없이 지냈지만. 그 이후에는 둘이 싸우기도 참 많이 싸웠죠. 뭐, 저도 그때 나름 힘들긴 했습니다만... 그때, 저는 확실히 그랬고. 아내도 고민을 했을겁니다. 우리가 과연 결혼해서 같이 살 수 있을까 하는. 저는 마흔이 될때까지도 확신이 없었던... 그러다가, 처음에는 두달 좀 넘게. 그리고 나서는 서로 참다가 2014년 가을부터 다음해 여름까지 한 10개월을 떨어져서 보냈습니다. 8. 그래서, 아내를 이제 아예 헤어졌고, 이제 나와는 관계없는 사람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재작년 여름에 다시 만나게 됐습니다. 제가 그때, 술마실때 어지간하면 피하는 신촌 바닥에서 동기 친구들이랑 술을 꽤 퍼마시고 나서, 집 들어가기 전에 술 좀 깨려고 밖에 나와 대리 기사님 기다리고 있다가, 처음으로 술김에 전화를 한번 했습니다. 그랬더니 전화를 제 아내가 아니라 처제가 받더군요. 그때 처제가 했던 말이, 전화를 왜 이제야 하냡니다. 언니가 얼마나 힘들어하고 있는줄 아냐면서. 그리고 같이 살고있는 자기랑 지금 동서. 자기 남편도 힘들다고...ㅋ 언니가 안받는 전화, 받지 말라는거 자기가 억지로 받았다고...허허. 말 다 믿지야 않지만 저랑 동갑인 처제가 요즘도 고맙긴 합니다. 9. 그리고 나서, 그 주 주말에 아내를 다시 만났었습니다. 이게 참...사람. 아니 남자 마음이 어떤지는 모르겠는데... 이 여자 얼굴 다시 보는 순간에 들었던 생각이, "아, 빨리 시간 낭비하지 말고 결혼해야겠다." 였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뭐...솔직히 집에서 아내 나이 때문에 심려가 좀 있긴 했습니다만, 직접 만나보시고 나서는, 나이 40 넘어서 그냥 혼자 살겠다던 아들내미가 똑부러진 여자한테 장가간다니 일정만 밀어부치시던... 10. 여하튼, 이게 아직까지는 올바른 판단같은데...요즘 날이 갈수록 아내가 조금씩 무서워집니다. 제가 좋아하던 여자랑 아내는 뭔가 미묘하게 다른 차원의 존재같아요. ㅋ 뭐, 현실적으로는 지금 아이가 없어서 서로 걱정을 하고는 있는데...좀더 노력? 을 해보고 안되면 현대 의학의 힘을 빌려보는 걸로... 그래도. 좋아하는 여자랑 좀 늦기는 했지만 같이 살고 있어서 행복합니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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