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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7/04/05 17:08:45 |
Name | 비익조 |
Subject | 모처럼 비가 오네요. |
비가 오면 가슴이 차분 해지고, 가끔은 예전 그 시절이 떠올라 가슴이 콩닥콩닥 뛰기도 합니다. 첫사랑이 비를 무척이나 좋아했거든요. 저만큼 아마 비오면 가장 많이 생각나고 또 많이 들었던 곡인 것 같아요. 요즘은 좀 뜸하지만 그래도 가끔씩 듣곤 합니다. 그리곤 고김현식씨를 회상하곤 하죠. 그리 어른은 아니었기에 기억도 한정적으로 남아있지만 가끔 해가 쨍 하고 비칠때 비가 내리곤 하죠. 특히 여름철에 자주 그러는 것 같습니다. 그 분위기를 굉장히 좋아해요. 길을 걷다가 갑자기 만나는 비. 그럴땐 커피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도 카페에 들어가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비를 감상하고 싶어집니다. 길을 걷다가 뜬금 쏟아지는 비에 울어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그런적이 굉장히 많습니다. 별로 슬픈 생각이 들지 않아도요. 그런데 가끔 예전 생각하다 비라도 내리면... 주저 앉아서 그냥 멍하니 하늘만 보고 싶을때도 있습니다. 그렇게 한 적도 있었구요. 비는 때로 꿈이 아니었다는 걸 알려주기도 합니다. 비를 맞고 있으면 제가 살아 있음을, 그리고 그때도 분명 숨을 쉬고 있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거든요. 우린 함께 비를 맞은 기억이 있나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비 내리는 창밖 보면서 서로 전화한 것이 전부지요. 마치 당시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압구정처럼. 아마 비에 관한 노래 중 가장 많이 들었던 노래 같습니다. 유난히 비가 오래 갈 때면 더 생각나기도 하죠. 장마때 말구요. 이번처럼 봄비가 이틀 연속 올때면 더 그렇겠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비가 내리면 뻘짓이라도 해야겠다.. 마음 먹었던 적이 있었어요. 온전히 슬픔을,추억을,그리고 죽은 기쁨을 스스로 받아들이기 힘들었었을땐.. 한번도 내 비를 막아준 적도 내가 그대의 비를 막아준 적도 없지만... 그래도 비로도 끌 수 없었던, 타오르던 심장을 가졌던 때가 그립긴 합니다. 무엇을 해도 행복했었으니까요. 지금 내리는 비는 다소 사납게 느껴질만한 노래. 하지만 저는 어떤 비도 좋아합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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