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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4/09 22:28:49
Name   Bergy10
Subject   삼성 라이온스의 몰락...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
1.  지난 2016 시즌 라이온스의 추락은 충격에 가까운 일이었죠.

    정유라 말 사주느라 돈 없다고 타선의 핵심중 하나이자 부동의 3루 주전인 박석민을 놓쳤고,

    불펜의 기둥이었던 도박쟁이들 안지만과 임창용이 팀을 나갔다고는 하나.

    전년도 리그 1위 팀이자 KS 준우승 팀인 삼성이 9위까지 떨어질 거라는 건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리고, 한참 팀의 전력이 강력할 때에도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에 대한 의문은 팬들 사이에서 항상 제기됐었는데,

    선수들의 이탈과 외국인 선수 영입 미스에 대한 모든 문제가 터져나온게 지난 시즌이었습니다.



2. 그리고 작년 말에 라이온스는 쇄신? 을 시도한다고 했는데.

   이미 잘 구축된 시스템이 있으나, 최근 개선이 필요하다던 2군의 환경은 그대로 놔두고 사람만 바꾸는게 쇄신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여하튼 그걸 단행합니다. 그래서 1군 타격코치 김한수가 감독이 돼었고, 투수코치였던 김태한이 수석코치가 돼었죠.

   다만, 6년동안 5번의 정규시즌 1위. 그리고 4번의 통합우승. 1번의 KS 준우승.

   그걸 이뤄냈던 류감독이 과연 1년의 부진으로 물러났어야 되는가...는 개인적으로 아직도 의문입니다.

  

3. 2009년과 10년 쯤, 삼성이 리빌딩을 단행한다 그랬을때 타선에서의 세명의 축.

   최형우. 박석민. 채태인. 이들 중 아직 라이온스에 몸을 담고 있는 선수는 없습니다.
    
   한 세대가 끝났다고 봐야죠. 이승엽도 이제 곧 은퇴할테니, 앞으로 올 암흑기에 팀을 이끌고 나갈 타자는 구자욱 하나밖에 남지가 않은...

   박해민도 군대를 가야 하고, 2차 드래프트나 FA 보상선수도 삽질해서 유망주인 정현이나 최재원 같은 선수들을 놓친터라 이젠 꿈도 희망도 없습니다.

   정인욱이 늦게라도 포텐 폭발하고, 최충연 이수민이 입단 당시 기대만큼 성장세를 보여주면 투수진은 뭔가 희망이 있겠습니다만.

   이런 if 가 다 터지면 우승 못할 팀이 없는...
  
    

4. 올해. 삼성이 오랜만에 외국인 선수들 제대로 뽑아왔다는 평을 듣고 시작한 시즌이지만, 시작은 작년보다 더합니다.

    투타에서 축이 되주던 최형우와 차우찬은 팀을 나갔고, 대체로 영입한 FA 선수들 중에 우규민은 오...이나, 이원석은 뭐...

    외국인 선수들 같은 경우는, 에이스로 뽑았다는 선수가 5월 말이나 되야 나올 수 있다 그러고.

    오른손 중심타자 필요하다며 거금 주고 데려온 놈은 삽질.

    그나마 2선발로 생각하고 데려왔다는 선수는 괜찮은 것 같은데...이렇게 팀 자체가 부진하면 그게 언제까지 갈지.

    
    1982년에 출범한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서 최하위를 단 한번도 경험하지 않은 팀은 삼성 라이온스가 유일합니다.

    올해 들어서 경기는 아예 보지 않고 스코어만 확인하고 있습니다만, 이런 생각이 드는군요.

    아, 이제 삼성도 그 자리에 갈때가 됐구나...



5.  어릴때 스포츠를 알게 되기도 전에, 아버님이 다니시던 회사라 야구가 뭔지도 모르면서 어린이 회원 들고 처음으로 좋아했던 팀이고.

    헐크 이만수와 천재 장효조. 에이스 김시진과 93년 한국 시리즈에서 선동열을 맞상대한 박충식의 눈물나던 181구 역투.

    02년 첫 코리안 시리즈 우승때 사람 뭉클하게 만들던 경북고 이승엽과 대구상고 양준혁의 포옹.

    많은 추억을 줬고, 여전히 많이 애정하는 팀이 완전히 몰락하는 꼴을 보니 맘이 썩 좋지가 않습니다.


    올해 어차피 가을야구는 못할 것 같고, 꼴찌만 면해도 다행이긴 한데. 이승엽 대구 마지막 경기할때 웃으면서 예매가 가능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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