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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7/04/17 10:38:24 |
Name | 그럼에도불구하고 |
Subject | 전 여친은 페미니스트였다. |
페미니스트인지 혹은 잘못된 페미니즘을 비하하는 단어에 속해있는지.. 잘 모르겠다. 사귈 때 그런 것은 크게 느끼지 못했다. 간혹 그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듣고는 했다. '남자들이 지나가는 여자를 아주 잠깐 쳐다봐도 그건 시선 강간이다.' -> 내 여사친들도 지나가다가 잘생기거나 몸좋거나 남자치고 노출이 많은 옷을 입으면 자기도 모르게 쳐다보게 된다고 하는데 그것도 시선강간이냐. 나 또한 흑심이있든 없는 자연스럽게 잠시라도 눈이 돌아가는데 그럼 나도 강간마냐..........라고 따졌지만 그녀에게 도움이 되는 말은 아니었다. '김여사라는 말은 여성비하 발언이니 쓰면안된다 ' -> 어느정도 이해는 했다. 하지만 여배우라는 말 조차 여성 비하라고 했다. 나는 물었다. 그럼 남자간호사라는 말은? 딱히 대답은 없었다. '메갈리언의 설립취지에 대해 공감한다' 라는 것도 아주 격한 다툼이 있고 나서 아주 약간만 내가 양보를 했다. 더 이상 얘기를 꺼내기가 싫었다. 그래도 다행히 나한테 크게 타격은 없었으니. 가끔 밥도 사고 가끔 선물도 주고 그랬다. 물론 내가 더 많이 사고 주었지만 그 외에도 아주 많은 일이 있었지만 어찌저찌 잘 넘어갔다. 그 와중에 더 좋아하는 쪽이 져준다고 생각했고 나 자신을 조금 억누르고 잃어갔다. 지금 돌아보면 내가 틀린것도 아니었고 걔가 맞는 것도 아니었는데 난 왜 맞추었지 내 친구든 자기 친구든 둘다 아는 지인이든 상관없이 자신의 얘기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기 때문에 난 어디가서 여자친구에 대해 입한번 뻥긋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잠시 헤어진 후 다시 잘 되어가는 시기가 있었다. 어쩌다가 데이트비용 얘기가 나왔다. 난 흔한 알바생 + 취준생 이었으며 그녀는 고시생 이었다. 난 타지에서 자취를 했고 그녀는 그 타지가 자신의 집이었다. 내가 자신에게 돈을 아끼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적이 없어서 놀라 이유를 물었다. [오빠는 사고싶은 것도 많고 자신에게 쓰는 돈이 꽤 많은 것 같다. 그래서 나한테 쓰는 돈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다. 아까워한다는 표현은 좀 맞지 않지만 ... 나는 용돈을 3받는 다고 쳤을 때 아끼고 아껴서 데이트비용으로 거의다 쓰는데 오빠는 아닌 것같다] 듣고 이개 뭔 개소리람이라는 생각만 띠용 들었다. 난 아까 말했다시피 취준생에 알바생에 자취생이다. 고졸이후 용돈을 받은 것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으며 모든 생활비, 심지어 월세까지 전부 내가 벌어 충당했다. 덕분에 알바의 극한노예였지만. 그렇게 해서 10을 벌면 기본생활비만해도 5는 나갔다. 남은 5중에 1정도는 나에게 투자하고 나머지 4정도는 온전히 여자친구에게 투자했다 그것도 말이 좋아 4지 모자른 돈은 백화점다닐때 만들어두었던 신용카드로 열심히 긁어 다음달엔 플러스 알파로 값아나가는 악순환이었다 [내가 버는 것중에 너에게 쓰는 상대적인 비율이 적은거지... 그것도 다 거의 필수로 나가는 돈들 빼고 나한테 쓰는 아주 조금의 돈 빼고 나머지는 몰빵 수준인데 그게 그렇게 아니꼬웠냐.... 너가 월세를 내니 휴대폰비를 내니 밥값이 따로드니 주민세를 내니 관리비를 내니 건강보험료를내니?] [더군다나 내가 직장인이면 몰라 너도 알다시피 알바의 노예인데 각자 수준에 맞춰사는거 아니겠니 설령 이거저거 다 감안한다고 쳐도 난 너를 만날 때 아무리 못해도 데이트 비용 6:4이상은 충당했던것같다. 맞지않냐?] 다행히 그건 맞다는 대답을 들었지만. 다행은 아니었다. [근데 그 4중에 2는 원치 않아서. 오빠가 평소처럼 빨리 계산안하고 눈치줄때 어쩔수 없이 낸것또한 있다. 그때마다 불쾌했다. 차라리 사달라고 말을 하든가.] - 살짝 반성은 했지만 오죽 내가 계속 삿으면 그렇게까지 했을 까 그날의 나를 기억해본다. 그리고 여태 그나마 내가 얻어먹었던 것 중에 절반은 불쾌함의 산물이었다니. 나또한 불쾌해졌다 그래서 물었다. 사실 해탈했다. [넌 대체... 그럼 8:2 정도는 돼야 맞는다고 생각해?] 대답은 충격적이었다 [응..] 대답하면서도 양심에 찔리긴했나보다 하지만 그건 내 생각이었다. [오빤 4살이 많잖아..] 4살 많은 내가 죄인이었다. [내 여사친, 주변 커플들을 봐도 서로 있을 때 내고 각자 환경에 맞춰서 데이트하고 비용지불하고 그러는 것 같다. 설령 너가 용돈받아 쓰는 학생이라도 그렇게 말하는건 배려가 아니지 않냐. 그리고 여자들도 남자가 좋으면 기분좋게 돈 쓸 수있는 거 아니야?] 라고 물었고 [난 배려없어] 라는 대답을 들었다. 1년 넘게 쌓였던 정과 나의 애정이 이렇게 쉽게 무너질 수 있나 싶었다 사람이 갑자기 미워지는건 정말 순식간이었다. 네이트 판에서만 볼 수있을 것 같은 막장대화가 실화였다. " 남자때문에 작든 크든 이익이 생길 때는 조용히 있다가 조금의 손해라도 보는 것 같으면 득달같이 달려드는 너는 페미니스트가 아니야. 너가 진짜 페미니스트라면 댓가없이, 노력없이 남자때문에 이득보는 일이 생겼을 때도 당당히 잘못됐음을 주장하는 여자가 되길 바란다." 라고 마지막 문자를 보내고 모두 차단해버렸다. 오래 되지 않은 일이라 아직도 커뮤니티에서 여혐 남혐, 페미나치, 페미니즘 등의 글을 볼 때마다 알수없는 스팀이 오른다 완전히끝난 이후 친한지인들에게 이얘기를 했을때 다들 놀랐다. 힘들게 사귀는건 알았지만.... 그 후로 4살 드립과 8대2드립에 자주시달려야했다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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