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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9/15 15:42:54 |
Name | 그럼에도불구하고 |
Subject | 나의 2년간의 짝사랑기 (열번 찍어 안넘어가는 나무는) |
2018년 4월에 딱 하루 마주친 동갑내기 친구 외모도 외모지만 수줍은듯 하면서 말이 많고, 요즘사람이라고 하기엔 뭔가 하얀 도화지같은 사람이라서 좋았습니다. 무작정 그 친구네 회사로 점심시간에 달려가서 초밥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이핑계 저핑계 삼아 만나고 만나고 만났습니다. 한 달쯤 봤을 때 저는 제 마음을 얘기했습니다. 까였죠...까였다기보단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해서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한달을 더 만났고, 그럼에도 잘 되지 못했답니다. 아주아주 오래사귄 남자친구랑 헤어진지 얼마되지않았다는 말은 핑계이고, 제가 남자로서의 매력이 떨어졌다는 것을 잘 알고있습니다. 연애를 해볼만큼 해봤다고 생각헀는데, 제가 그렇게 좋아했던 사람은 처음이라 사귄것도아닌데 눈물이 줄줄 며칠을 정신 못차렸습니다. 그리고 어느순간부터 회식을 하건 친구를 만나건 술을 마시고 밤에 전화를해서 진상떠는게 습관이 되어버렸습니다. 전화를하면 왜그렇게 또 잘받아주는지..... 그러다가 정신차리고 연락을 끊었다가, 반년에 한번 생일을 핑계로 연락하고 한번 씩 만나고 그랬습니다. 이제는 정말 괜찮겠거니 하고 만나러가면, 얼굴을 보자마자 무너지는게 사람이더라구요. 안되겠다싶어서 특별한 날 안부인사를 묻는것외에는 생각안하고 집착안하고 살았는데 7월말, 또 너무 생각나고 보고싶어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회식중인데도 전화를 또 잘 받아주더라구요.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얼굴이나 보자~ 해서 그 주 주말에 바로 만났습니다. 감성카페를 미리 찾고, 밥집도 미리알아보고, 안 본 시기에 처음 뽑은 차를 가지고 그친구네 집앞까지 픽업을 갔습니다. 좀더 성숙해진것같고 말이 많아진것같기도하고, 좀더 밝아진것같기도하고, 하나 확실한건 전 여전히 걔가 저를 쳐다보고 웃으면 정신을 못차리겠다는 것. 그 날 저는 밤약속이있어서 저녁먹고 빨리 헤어졌는데, 이상하리만큼 티키타카가 잘되는 카톡때문에 밤약속은 기억도 안 날정도로 후다닥 지나갔습니다. 그렇게 다시 연락을 시작하고, 다음주 주말, 그다음주 평일, 그 다음주 주말 저는 계속 그친구를 보러갔습니다. 다시 연락하면서, 저는 제가 카톡연락에 집착을 꽤 해서 그친구가 많이 신경썼다는 사실도 알게되었습니다. 전략을 바꿔 연락을 덜하고, 하루에 한번씩 꼭 통화를 하는 쪽으로 작전을 변경했습니다. 조급해하지 않고 여유를 가지는게 중요하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돌아보니 정말 그런것같아요. 그 친구는 집가자마자 핸드폰을 무음으로 돌려놓고 자기시간을 보내는걸 좋아하는데 예전에 저는 매번 뭐하냐며, 닦달했던 기억이 납니다. 여자친구도 아닌데 가끔 너무 좋아하면 내가 하는 짓들이 상대방에게 얼마나 부담이되는지 깨닫지 못할때가 있나봅니다. 좀처럼 속마음이나 진지한 얘기는 하지않던 친구가 하루는 집으로 가는 차안에서 예전과는 너의 느낌이 좀 달라진 것 같다는 말을 혼잣말로 합니다. 좋은쪽으로 해석을 했습니다. 그리고 9월초에 같이 휴가를맞춰 1박2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19금이야기는 일절없습니다 걱정마십쇼) 여행가서 보여준 말과 행동을 과하게 긍정적으로 해석해 저는 또 한번 자제력을잃고 관계를정립시키고자 하지만 거절당합니다. 조급해서 급발진을 한셈이죠. 주변사람들 말로는 그게무슨 급발진이냐, 그정도는 그정도 관계에서 할수있는 말이고, 여자도 어장이아니고 가지고 노는게아니고 계륵도 아니라면 어느정도 확실히 해줄필요가 있다며 오히려 여자를 욕합니다. 사실 저도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그래도 제가 누구보다 그친구를 오래봤기때문에 제 잘못을 어느정도만 인정하는 정도로 끝냈습니다. 그 친구가 나중에 전화로 울면서 얘기하더라구요. '단순 친구로서 여행 간것도 아니고 예전이랑 다르게 좀 더 긍정적으로 몇 번 더 보고 싶어서 거절한 것이며, 좀 더 기다려달라고 말을 못한 것은 예전 자신의 거절때문에 너가 트라우마를 가지고있을까봐 미안해서 말 못했다. ' 결국 다시 이야기끝에 우리 조금만 더 보자 . 로 결정지었습니다. 벌써 나무를 3번정도 찍었는데 넘어가질 않네요 하핳 이렇게 연애하기가 힘든것인줄 몰랐습니다. 그냥 사귀면 사귀고 좋아하면 좋아하는거였는데......... 그렇게 저는 주말에 또 그 친구를 만났습니다. 왔다갔다 고생했다며,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어주고 저녁을 사주는 그 친구를 보면서 시덥잖은 농담에도 눈을 보며 웃는 그 친구를 보며 어제 자기전 통화를하며 저의 카톡속도가 너무 빨라서 자기도 천지인에서 쿼티키보드로 바꿔야 겠다며, 바꿔서 연습하는 그 친구를 보며 이번주에 같이 가기로한 춘천여행얘기를 하며, 이번주도 얼른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그 친구를보며 생각합니다. [아..씨 내가 개 호구에 미저리고 쟤 완전 사람가지고 노는 나쁜사람일지언정 나는 잠겨죽어도 좋으니 일단 만나야겠다.] [이미 누가봐도 X신인데, 몇 번 더 병X신돼도 나는 간다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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