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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5/18 01:54:47수정됨
Name   호라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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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동기부여(Motivation)에 대한 이론적 이해


-Ryan, R. M., & Deci, E. L. (2000). Intrinsic and Extrinsic Motivations: Classic Definitions and New Directions. Contemporary Educational Psychology, 25(1), 54–67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 제 주관적인 생각은 [색깔을 부여해서 표시했습니다]
- 심리학 쪽은 자주 접하지 않아서 개념을 학계 관행과는 다르게 번역했을 수 있습니다. 가급적이면 원문을 병기했습니다.
- 번역 상의 문제는 꼭꼭 짚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들어가며

 내적 동기부여(intrinsic motivation)과 외적 동기부여(extrinsic motivation)에 대한 연구는 많습니다. 이유인즉슨, 인간발달 혹은 교육에 관련된 실천을 하는데 있어 외적/내적 동기의 구분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내적 동기 부여가 중요한 개념이라는데 이견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이는 흔히 자연적인 인간의 성향으로 간주되고는 합니다. 허나, 외적 동기부여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습니다. 바로 외적 동기부여가 어느 정도로 상대적 자율성(relative autonomy)를 지니느냐는 논쟁입니다. 외적 동기부여는 100% 외부에서 통제되는 것일까요? 혹은 자세히 따지고 보면 결국 개인의 자기 규제라고 볼 수도 있을까요? 이 논문에서는 두 동기부여에 대한 연구들을 정리하고, 인간의 기본적인 요구인 자율(autonomy), 역량(competence), 관계성(relatedness)과 이 두 동기부여 사이의 관계에 대해 논합니다.

 동기부여 된다는 것(to be motivated)는 (누군가와 함께) 무언가를 하게 된다는 뜻(to be moved to do something(with someone))입니다. 인간의 행위는 모두 일정 정도의 동기를 필요로 합니다. 따라서 실천가들은 동기를 어떻게 촉진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지니고 있지요. 동기에 대한 많은 이론들은 동기를 일원적인(unitary)한 현상으로 파악하고, 그 경우 양적인 측면에 중점을 두고는 합니다. '동기가 거의 없다' 혹은 '동기가 많다'는 문장을 떠올리면 되겠지요. 하지만 동기는 그 양 뿐만 아니라, 종류를 바탕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구분 방식 중 하나는 '특정한 행동을 일으키는 기저의 태도 혹은 목표'를 가리키는 정향(orientation)을 바탕으로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재미있어서 숙제를 하는 학생과,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칭찬받고 싶어서 숙제를 하는 학생을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이 두 학생은 동기의 양은 비슷할지라도, 그 정향은 판이하게 다르지요.

 저자들은 이 정향을 바탕으로 동기의 형태를 구분하는 자기 결정 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을 주장합니다. 내적 동기부여는 한 개인이 본질적으로 흥미를 느끼거나, 즐거움을 느껴서 행위하는 경우를 가리킵니다. 외적 동기부여는 특정 행위와는 분리 가능한 결과(separable outcome)를 달성하기 위해 행위하는 경우를 가리킵니다. 대개 교육자들은 내적 동기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내적 동기부여가 양질의 학습, 창의성을 낳으며, 교사나 부모 같은 사람들은 학생의 내적 동기를 체계적으로 촉진하거나, 저해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외적 동기부여도 매우 중요합니다. 전통적인 연구에서는 외적 동기부여를 무언가 결핍되어 있는 것, 생기 없는 것으로 바라보고는 했지요. 하지만 자기결정이론에서는 외적 동기 내에도 다양한 형태가 있다는 관점을 취합니다. 전통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듯이 결핍된 형태도 있지만, 외적 동기부여라 하더라도 능동적인 형태도 있을 수 있다는 시각입니다. 어떠한 외적 동기부여는 특정한 일이 지니는 유용성 및 가치 등을 내적으로 수용한 결과이자, 의지적인 태도를 가지고 도입된 형태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연이어 나올 질문은 무엇이 각각의 외적 동기부여를 촉진하는가라는 질문이 됩니다. 내적 동기부여에만 의지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외적 동기부여 내에 있는 다양한 형태는 중요한 의제가 되지요.

내적 동기부여(intrinsic motivation)

 상술하였듯이, 내적 동기부여는 내적 만족을 위해 행위하는 경우를 서술하는데 쓰입니다. 내적 동기부여 현상은 동물 행동에 대한 실험 연구에서 처음 확인되었습니다. 다수의 연구들은 강화나 보상 없이도 많은 유기체들이 탐색적인 행위, 놀이 행위, 호기심이 이끄는 행위를 한다는 결과를 내놓았지요. 물론 이러한 행위에는 나름의 적응적 이득(adaptive benefits)은 있습니다. [논문에서는 자세히 설명하고 있지 않지만 운동 그 자체나, 성교에서 느끼는 쾌락이 생존 및  재생산에 도움을 주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겠지요] 내적 동기부여는 인간들 사이에서 보편적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인간은 활동적이고, 탐구적이며, 호기심이 많고, 놀기 좋아하는 생명체이지요. 학습과 탐험을 거리낌없이 수행합니다. 이러한 내적 동기부여는 인간에게 중요합니다. 인간이 동기부여적 경향을 타고나지(natural motivational tendency) 않았다면, 인지적/사회적/육체적인 발달은 제약이 많았겠지요. 이 동여부여적 경향은 삶의 초창기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삶의 모든 순간을 가로지르며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나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볼 때, 내적 동기는 인간과 행위 사이의 관계 속에 존재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인간은 어떠한 활동에는 내적 동기부여가 가능하고, 어떠한 활동에는 내적 동기부여가 가능하지 않습니다. 달리 말하자면, 모든 사람이 내적 동기부여가 가능한 활동은 없습니다. 내적 동기는 따라서 개인과 특정한 업무 사이의 연결체(nexus)에 존재합니다. 이런 관점을 취하는 몇몇 저자들은 내적 동기를 업무에 초점을 맞추어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업무(task being interesting)'의 측면에서 정의합니다. 하지만 다른 저자들은 '내적 동기부여 된 업무 참여를 통해 개인이 얻은 만족'의 측면에서 정의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정의 차이는 내적 동기부여 개념이 1940~60년대 사이 지배적이었던 경험(empirical) 심리학에 대한 비판에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스키너(Skinner)의 조작적 조건형성 이론(Operant theory)는 [행동주의에 기반하여] 분리 가능한 결과라 할 수 있는 보상에 초점을 두었지요. 그러니 업무가 지니는 어떠한 특성이 활동을 흥미롭게 만드는지를 탐구했습니다. 그러나 훌(Hull)의 학습 이론(Learning theory)에서는 심리적인 동인(drive)에 초점을 둡니다. 즉, 내적으로 동기부여 된 행동이 개인이 지니는 어떠한 심리적 필요를 만족시키는가를 탐구하는 것이지요. 이 논문에서 저자들은 1차적으로는 심리적인 필요에 초점을 맞춥니다. 서문에서 언급했던 자율, 역량, 관계성은 인간이 지니는 본질적인 욕구이지요. 그러면서도 이러한 기본적인 욕구 충족이 흥미로운 활동에 참여하기에 생겨난다는 점을 부분적으로 인정합니다.

 앞서 인간은 내적 동기부여 경향이 존재한다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내적 동기부여 경향은 특정한 상황에서만 표출됩니다. 연구자들은 내적 동기부여를 촉진하고, 저해하는 요소에 대해 연구를 해왔는데, 자기 결정 이론에서는 특히 사회적/환경적 요인에 초점을 두어 바라봅니다. 이론의 기저에 깔린 가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유기체의 본질적 특성인 내적 동기부여는 개인의 내적 동기부여 표출을 지지하는 환경에 놓였을 때 (야기되기 보다는)촉진됩니다. [여기서 저자들이 야기되지 않는다고 강조하는 이유는, 내적 동기부여의 기반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내적 동기부여를 인간이 타고난 성향으로 보고 환경은 이를 촉진하거나 저해한다는 관점이지요.]

 그러면 어떤 환경이 인간의 내적 동기부여 표출에 영향을 미칠까요? 저자들은 내적 동기 내 가변성을 만들어 내는 사회적/맥락적 요소들을 보다 자세하게 언급하기 위해 인지적 평가 이론(Cognitive Evaluation Theory)를 주장합니다. 따라서 이 인지적 평가 이론은 자기 결정 이론의 하위 이론(sub-theory)이라 할 수 있지요. [앞서 인간이 자율, 역량, 관계성에 대한 본질적 욕구를 지닌다고 적었는데, 각각의 욕구가 충족되었는가에 관한 개인의 인지적인 평가가 내적 동기부여에 영향을 미친다는 정도로 요약 가능합니다. 인지적인 측면에 대한 강조가 아래 설명과 잘 연결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저는 감정과 지각이 상호 연결되어 있다는 정도로 이해했습니다]

 인간이 내적 동기부여를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해서는 자기효능감(feeling of competence; 역량감이라는 용어는 잘 안 쓰더라고요)과 자율감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 중 하나만 있는 경우에는 내적 동기부여가 강화되지 않기도 합니다. 특히 효능감이 있다 하더라도, 자율성이 없는 경우가 그러합니다. 자율성은 인과성의 소재를 내적인 것으로 인식(internal perceived locus of causality; IPLOC)하는 경우 나타납니다. [다소 어려운 용어이지만 풀어서 쓰자면 '내가 결정해서/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다'라는 인식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레 자율감이나 자기효능감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사건(interpersonal event)이라든지, 보상/의사소통/피드백 같은 사회적이고 맥락적인 구조는 중요한 의제로 부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인지적 평가 이론의 원리는 보상, 피드백, 혹은 다른 외부의 사건이 내적 동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초기 연구들에 통합하여 정식화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긍정적인 행위 피드백(performance feedback)은 내적 동기를 촉진하고, 개인이 지각한 역량은 그 효과를 매개하지만, 이 효능감은 자율감을 수반해야 한다는 문장을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적 동기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맥락적 구조라는 의제는 논쟁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외적 보상이 내적 동기를 저해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 때문이지요. 유형의 보상, 위협, 마감(deadline), 지시, 경쟁 등은 내적 동기를 저해합니다. 인지적 평가 이론을 바탕으로 설명하자면, 인간은 자기 행동의 통제자로 스스로를 경험하고자 합니다. 그러니 자기 결정 경험이라든지, 자기 지도 기회가 없으면 내적 동기부여가 불가능하지요.

 그러니 학교 및 가정 환경이 내적 동기를 촉진하거나 저해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자율 그리고 역량에 대한 개인의 심리적 요구를 지지하거나 위협하는 경우를 고려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내적 동기부여는 개인이 내적 흥미가 있는 활동에만 발동한다고 앞서 언급했습니다. 내적 흥미가 없는 활동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외적 동기부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외적 동기부여(extrinsic motivation)

 내적 동기부여는 중요하지만, 사람이 하는 행동 중 다수는 내적으로 동기부여 된 것이 아닙니다. 어렸을 때는 내적 동기부여가 우리 행위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점차 사회적 요구나 역할이 요구하는 행위가 우리의 내적 동기부여를 깎아 나갑니다. 대개 우리가 하는 행위는 책임과 연관되는 면이 많습니다.

 외적 동기부여는 (행위와) 분리 가능한 결과를 획득하기 위해 하는 활동과 연관이 됩니다. 일반적인 이해와 달리, 자기 결정 이론에서는 외적 동기 또한 자율성의 수준에서 매우 다양하다고 주장합니다. 부모의 제재가 두려워서 공부하는 학생과 자신의 커리어에 가치 있다 믿어서 공부하는 학생은 차이가 있습니다. 이 두 경우는 공부라는 행위 자체에 흥미가 있다기 보다는 도구적인 가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똑같이 외적인 동기부여입니다. 하지만 도구성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인격적인 차원에서 자신의 것으로 승인했는가(personal endorsement)와 자신이 선택했다는 감각이 있는가(a feeling of choice)에 따라 상대적 자율성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가 접하는 많은 교육 활동이 우리가 내적으로 흥미있도록 고안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이러한 활동을 가치 있게 여기고, 내적인 규율로 받아들이도록 동기부여 할 것인가?'는 중요한 질문입니다. 따라서 자기결정이론에 기입되어 있는 문제는 가치 혹은 행동 규율을 내면화 하고 통합하는 과정을 촉진하는 것입니다. 내면화는 특정한 가치나 규율을 받아들이는 과정(the process of tasking in a value of regulation)을 가리키며, 통합은 개인이 규율을 그들 자신의 것으로 변화시키고, 그에 따라 이러한 규율이 그들 자신의 자아로부터 발생하도록 만드는 과정(the process by which individuals more fully transform the regulation into their own so that it will emanate from their sense of self)입니다.  

 저자들은 자기 결정 이론의 또다른 하위 이론으로 유기적 통합 이론(Organismic Integration Theory)를 제시합니다. 위의 그림을 보면 동기 없음부터 내적 동기까지 정리해 놓았습니다. 이 그림에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과정은 내면화와 통합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설명 가능합니다. 즉, 유기적 통합 이론은 다양한 형태의 외적 동기(혹은 행동 규율)을 내면화하고 통합하는 것을 촉진 혹은 저해하는 맥락적 요소를 자세히 밝히는데 효과적입니다.

그림에 있는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동기없음(Amotivation): 행위 의도가 없는 상태입니다. 인간의 행동은 의도성을 상실하고, 개인적 인과(personal casuation; [내적 동기부여와 비슷하게 이해하면 될 듯합니다])도 없습니다. 활동에 가치를 부여하지도 않으며, 효능감을 느끼지 않으며, 따라서 자신의 활동이 바람직한 결과를 내리라 여기지도 않습니다.
2) 외부적 규율(External regulation): 외부에서 주어지는 보상을 만족시키기 위해 하는 행동입니다. 개인의 경험은 여전히 통제되어 있고, 소외되어 있습니다. 인과성의 소재는 외부적인 것으로 인식됩니다(External perceived locus of causality; EPLOC) [외부의 보상/처벌만이 개인을 움직이는 상태를 말합니다]
3) 투사된/내성된 규율(Introjected regulation): 일종의 내적 통제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이 경우 인간은 죄악감이나 불안을 피하거나 혹은 자아를 강화하고 자긍심을 획득하기 위해 행동합니다. 여전히 통제는 계속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시적인 자존감에 의한 통제(regulation by contingent self-seteem) 혹은 자아 진전(ego-evolvement) 행동입니다. 외부의 규율이 내면화 되어 있기는 하지만, 자신의 일부로 통합되어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여전히 인과성의 소재는 외부에 있다고 인식됩니다. [처음에는 자존심 때문에 하는 행동을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정신분석학에서 말하는 내적 투사(introjection)와 연결하여 이해하고 있습니다. 용어 자체만 보면 정신분석학의 그것을 끌어온 듯한데, 본문 설명에서는 이런 점을 뚜렷하게 부각시키지는 않더라고요]
4) 인정(Identification): 특정한 행동이 지니는 중요성을 개인이 인정한 상황입니다. 규율을 그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5) 통합된 규제(integrated regulation): 가장 자율적인 형태입니다. 개인이 자기 탐색(self-examination)을 통해 인정 상태에 있던 규율을 자아로 완전히 동화시킬 때 일어납니다. 개인의 가치와 필요에 새로운 규율을 합치시키는 과정이지요. 이 유형의 외적 동기부여는 내적 동기부여와 많은 특징을 공유합니다. 자율적이고, 갈등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외적 동기입니다.

 이러한 내면화 과정은 인간 발달에 있어 중요성을 지닙니다. 왜냐하면 사회적 가치와 규제가 계속해서 개인의 삶을 감싸고, 내면화 되기 때문입니다. 그림을 통해 우리가 살펴본 외적 동기부여의 연속체를 '발달적'이라고 손쉽게 주장하기는 힘듭니다. 첫째, 개인이 어떠한 행위를 할 때 각각의 내면화 단계를 차례로 밞을 필요는 없습니다. 이전의 경험이나 상황에 따라 외적 동기부여의 연속체 중 어느 단계에서고 시작할 수 있습니다. 꼭 외부적 규율에서 시작할 필요는 없는 것이지요. 둘째, 연속체 상에서 전진 뿐만 아니라 후퇴도 가능합니다. 외부적 동기부여를 인정하던 개인이라 할지라도 자율성이 저해되는 경우 투사된/내성된 규제 상태로 돌아갈 수 있지요. 이 두 요소를 고려할 때 내면화 과정에 필연적인 순서(sequence)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달적인 측면은 있습니다. 첫째, 다양한 행동/가치 종류는 인지 및 자아 역량이 증가하면서 자아 발달(self increase)과 동화될 수 있습니다. 둘째, 인간이 지닌 다양한 규율들은 일반적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보다 '내적으로' 되어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유기체는 자율성과 자기 통제를 향하기 때문이지요.

 실험실/현장에서 수행한 경험 연구들은, 상대적 자율성을 바탕으로 연속체 위에서 서로 다른 종류의 외적 동기 부여를 제시한 이 모델을 지지합니다. 더 자율성이 높은 외적 동기부여일수록 높은 수준의 관여, 성취, 학습, 심리적 안녕 그리고 낮은 탈락을 이끕니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모델은 개별 문화 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문화권에 일반화가 가능합니다. 앞서 내적 동기에서도 짚었듯이, 높은 수준의 내면화는 여러 적응적 이점을 산출합니다. 인간들은 보다 효과적으로 행동하고, 보다 높은 수준의 안녕감을 경험합니다. 그렇기에 '외부적으로 동기부여 되었지만, 자율적인 규율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가'라는 질문이 이어집니다.

 [앞서 내적 동기 부분에서 인지적 평가 이론을 짚으면서 연결성을 말하지 않았는데, 연결성은 외부적 동기부여와 내부적 동기부여를 구분하는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외부에서 동기부여 되는 활동은 본질적인 측면에서 특정 개인이 흥미를 지니는 활동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이러한 활동을 하는 1차적 이유는 그것이 의미있는 타자에게 가치 있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의미있는 타자는 자신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이를테면 가족, 동료가 그것이고, 혹자는 사회 자체와 자신 사이에 연결성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내면화를 촉진하기 위한 기본 작업(groundwork)은 특정 개인에게 특정한 목표를 전파하는 개인, 집단 혹은 문화에 소속감(sense of belongingness)과 연결성(connectedeness)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내적 동기 부분에서 짚었던 역량 또한 중요합니다. 누군가가 제시한 목표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목표에 관련하여 효능감을 느껴야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다만 연결성과 역량만 가지고서는 투사된/내성된 규율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에게 의미있는/연결된 타자가 제시하는 규율을 투사하여 받아들이고, 거기에 효능감을 느끼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자기 결정이라는 감정은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통합된 규율을 위해서는 자율성이 있어야 합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사람들에게 특정한 규율/가치/행동이 지니는 의미와 가치를 마음 속으로 파악할 수 있게(inwardly grasp) 제시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결론

 자기 결정 이론은 '자유 및 자율 경험을 수반하는, 의지에 따른' 행동과 '압력 및 통제에 따른, 자아가 반영되지 않은' 행동을 구분합니다. 전자는 내적 동기부여, 후자는 외적 동기부여에 속합니다. 내적 동기 부여는 흥미에 따라 수행하고, 역량 및 자율에 대한 타고난 심리적 요구를 만족합니다. 외적 동기부여는 (행위와) 분리 가능한 결과를 추구하기 위한 도구이지만, 이 경우에도 내적 결정의 반영 정도는 다양합니다. 내부화 및 통합은 외적 동기부여가 보다 자기 결정적이게 되기 위한 과정입니다. 내적 동기를 지지하고, 외적 동기부여 상황에서 내부화 및 통합을 촉진하는 조건들에는 역량, 자율, 연결성이 있습니다. 이 세 요소를 지지하는 사회적/맥락적 조건이 한 개인이 내적 동기부여를 유지하고, 외적 동기부여에 대해 보다 자기 결정적으로 될 수 있는 기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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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특정 행위와 내적 동기부여 사이의 연결체(nexus)라는 개념은 흥미로웠어요. 저자들은 구태여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인간-비인간 행위자 사이의 연결성을 중시하는 행위자-연결망 네트워크 등의 신유물론 논의와 맞닿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이 경우 내적 동기부여/외적 동기부여라는 구분이 무너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외적 동기부여에서 연결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사람이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영역에 인간 뿐만 아니라 '사회'도 포함을 시키더라고요. 거꾸로 그렇다면 업무나, 행위, 혹은 인간이 아닌 대상은 연결성의 측면에 들어갈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인가 싶더라고요. 동기부여 이론에 대해서는 이 논문이 처음이고, 신유물론 이론도 공부하다가 접어둔 상태이기는 한데 찾아보면 무언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2) 의미있는 타자(significant others)라는 개념은 사회학에서도 종종 이용해요. 본문에서는 가족, 동료 등으로 짧게 설명하고 있는데, 단순히 내가 자주 만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나에게 의미있는 타자라 할 수는 없어요. 누군가 나에게 의미있는 타자로 다가오고, 또 여러 사건을 겪으면서 의미있는 타자에서 벗어나는 과정 또한 궁금한 부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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