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7/08/10 01:59:38
Name   Erzenico
Subject   Swing Jazz - 씽씽 불어라, 재즈의 바람
기계식 키보드 구매와 함께 글 뽐이 일어서 재즈사에 대해 애호가 수준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오늘은 진짜 진짜 정통재즈의 황금기를 고스란히 누렸던 Swing Jazz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구 해요.
사실 Swing은 중요했던 분들도 참 많고 그 분들이 남겨놓은 음악적 유산도 많기 때문에
이렇게 훑고 지나가듯이 다루어선 안될 것 같은 마음의 부담이 있지만
그래도 '난 애호가니까 여기서 흥미가 생기는 분들이 따로 찾아 들으시겠지' 라고 편하게 생각하고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Orchestral Jazz에 대한 글의 마지막 문단에서 저는 뉴욕에서 감상음악으로서 재즈가 자리매김함으로서
라디오 채널이나 레코딩 등의 측면에서 재즈가 활성화되기 시작하였다고 언급한 바가 있습니다만
여전히 30년대에 재즈는 춤추기 위한 음악이라는 인식이 더 주류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할렘의 Savoy Ballroom이나 Cotton Club에서는 서로 더 핫한 음악을 연주하여
더 많은 춤꾼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고 할 수 있었겠습니다.

그런 과제에 정확히 부합하였던 인물들이 바로 오늘 소개해 드릴 분들로
코튼 클럽의 성공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듀크 엘링턴] Duke Ellington
그의 라이벌이자 역시 대표 스윙 피아니스트인 [카운트 베이시] Count Basie
30년대 할렘의 왕좌를 쥐고 있었던 드러머 [칙 웹] Chick Webb
그리고 "스윙의 왕" [베니 굿맨] Benny Goodman 되겠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각각의 인물이 워낙 대단한 사람들이라 각각 설명을 하려면
한 명에 한 아티클을 할애해도 모자랄 수 있는 사람들이니
여기서는 자세한 인물에 대한 소개보다는
기억할만한 특징과 아주 유명한, 그러면서도 스윙 시대를 대변할 수 있는 곡을 소개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고자 합니다.

먼저 듀크 엘링턴인데, 앞서 orchestral jazz라는 세부 장르를 설명하면서도 그의 이름이 등장하였기 때문에
그가 재즈사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직관적으로 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자는 그가 작곡한 재즈 스탠다드만 연구해도 평생 할 수 있을것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어떤 이들은 그의 노래가 너무 지겹다고 얘기하기도 합니다.
그의 하고 많은 스윙 시대 대표곡들 중 굳이 하나를 꼽아서
저는 Take The 'A' Train만큼은 꼭 알아두시면 좋겠다고 생각을 합니다.

주로 그의 밴드나 전통적인 스윙 음악을 하는 밴드의 커버에서는
증기 기관차의 출발을 알리는 경적소리를 흉내낸 관악기들의 우렁찬 외침과 함께 시작하여
경쾌하고 매끄러운 글리산도로 이어지는 인트로를 거치고 나면
실제 기차가 달리는 듯한 리듬의 연주가 이어지는 그야말로 A Train
- 맨해튼에서 할렘을 거쳐 브루클린, 파 락어웨이까지 이어지는 뉴욕 전철- 이 달리는 듯한
느낌을 선사하는 곡인데요, 보컬까지 함께하는 43년 공연 영상을 한 번 공유해 봅니다.




다음으로 말씀드릴 카운트 베이시 같은 경우는, 처음부터 뉴욕에서 활동한 것이 아니라
그의 20년대 활동을 캔자스 시티에서 보냈던 연주자로 이후 세인트 루이스, 시카고 등 산전수전을 경험하였고
1929년 뉴욕에 입성하여 처음에는 베니 모튼 Benny Moten의 밴드에서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다가 모튼의 갑작스런
사망 이후 그 멤버를 중심으로 밴드를 다시 꾸려 1935년부터 Count Basie Orchestra 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그 명성을 널리 알리게 되었습니다.

그의 히트곡 중 하나인 One o'Clock Jump는 12마디 재즈 블루스 형식을 갖춘 곡으로
단순한 코드 진행 안에서 브라스와 우드윈드가 서로 엇갈린 멜로디를 연주하며
마치 밴드 전체가 스트라이드 하는 느낌을 주는 짜임새가 있는 곡입니다.




칙 웹은 우리나라에서는 위 두 사람에 비해 크게 알려지지 않은 편입니다만
그는 사보이 볼룸에서 간혹 개최하는 "Battle of the Bands"라는 이벤트에서 압도적인 드러밍을 선보이며
카운트 베이시, 베니 굿맨의 오케스트라에게 판정승을 거둔 바 있는 연주자입니다.
또한 그 유명한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인 [엘라 피츠제럴드] Ella Fitzgerald가 바로 이 밴드에서 성장했지요.

그가 사보이 볼룸의 터줏대감 격이라서 그랬는지, 그의 밴드의 대표곡은 바로 Stompin' At The Savoy라는 곡인데요.
그의 밴드에서 알토 색소폰을 맡고 있던 에드가 샘슨이 작곡하고 칙 웹, 베니 굿맨이 모두 레코딩을 했으나,
최종적으로는 굿맨의 음반이 큰 성공을 거둔 조금은 씁쓸한 곡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곡 자체는 무척이나 흥겹고, 위에 소개드린 두 곡보다 훨씬 직관적인 춤곡의 리듬이라
들으시면서 어깨를 들썩일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마지막, '스윙의 왕'으로 불렸던 베니 굿맨은 유대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이민자 2세로서
시카고에서 가난한 환경에서 자라면서 클라리넷을 배우며 일찌감치 뉴 올리언즈 재즈에 익숙해졌고
시카고에서 1921년 데뷔, 활동하며 1924년에는 당시 잘나가던 백인 트럼페터 빅스 바이더벡의 밴드에서
연주한 것이 커리어에서 첫 변곡점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후 뉴욕으로 건너가 글렌 밀러, 토미 도시
등 연주자가 함께 한 "All-Star Orchestra" 라는 밴드와 여러 세션 작업을 하면서 입지를 다진 그는
NBC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인연을 맺은 플레처 헨더슨 오케스트라가 경제적 사정으로 해산하기 직전
그를 도우면서 밴드 리더로서의 역할을 익힐 수 있었고 1935년부터 그의 밴드를 이끌고 동부-서부를 왕래하며
밴드의 색깔을 다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할리우드에서 촬영한 방송에서 "스윙의 왕"이라는 별칭을 얻은 것도
이때의 일입니다.

그의 음악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어쩌면 이 곡 하나로 기억되는 경우도 많은 것이 바로 Sing, Sing, Sing입니다.
도입부에 진 크루파의 열정적인 드러밍과 이어지는 몇 마디 되지 않는 특유의 멜로디로
'아, 이곡' 하고 알아챌 수 있는 유명한 곡으로, 1936년 작곡되어 1937년 레코딩, 이후 그의 명성을 높여준
1938년 카네기 홀 콘서트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여 대 히트곡이 됩니다.





스윙 시대는 재즈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을만큼 큰 성공을 거두고 시장은 확대되어 갈 것으로 보였으나,
대공황을 뉴딜 정책으로 극복한 뒤 또다시 찾아온 경제불황의 영향은 재즈 신에도 드리워지고 있었습니다.
빅밴드의 특성상 필연적으로 인건비 지출이 많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였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연주자들은 소규모 편성 - 쿼텟~셉텟 정도의 편성으로 헤쳐모여를 시작하였습니다.
이제는 뉴욕에 스윙 그 이후의 바람이 찾아오기 시작하는 쌀쌀한 30년대 후반이었습니다.



9
  • 잘 보고 있습니다.
  • 카페보다는 재즈바가 응?
  • 좋은 글 감사해요.
  •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정말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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