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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8/24 17:13:39
Name   Hong10Kong20
File #1   Image_187.png (433.3 KB), Download : 8
Subject   홍콩 태풍 - 리카싱 효과와 태풍 예보


홍콩사는 남자입니다.

어제는 태풍 하토가 홍콩 전역을 통과하면서 많은 피해를 주고 갔습니다.
한국에서도 실시간 검색 1위에도 오를 정도로 관심이 뜨거운데요

홍콩에 살고 있는 저로서는 비행기로 3-4시간 떨어져 있는 조그만 섬나라에
태풍 소식이 뭐 그리 대수라고 관심일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아마도 바람에 사람이 날리고, 나무가 무너지고 꺽이고, 물보라가 심하게 이는 신기한 장면을 보고 싶은것일 테지요, 사람들은 모두다 조금씩은 Typhoon chaser 기질이 있나 봅니다)
한편으로는 홍콩의 태풍 대비에 대한 배울점을 공유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글을 써봅니다.

먼저, 리카싱 효과*에 대해서 말하기 전에, 자랑(?)하나 하겠습니다.
저는 어제 출근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출근 하지 못합니다! ㅎㅎ 태풍 덕분에 플스를 엄청할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홍콩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태풍 등급에 따라
공공/민간을 아우르는 대국민 제한조치가 시행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리카싱 효과는.
태풍이 오는 타이밍이 하필이면 항상 퇴근할 때에 오게 된다는 일종의 머피의 법칙입니다. 새벽이나 아침에 태풍이 관통하면 그날은 의무적으로 쉬는데 저녁즈음에 오게되면 출근은 출근대로 해야하고 저녁에 퇴근대란에 휩싸이거든요.
이것을 홍콩의 대부호 리카싱(Li Ka Shing)의 심술로 받아들이는 데요, 기업인의 입장에서 임직원이 출근을 하지 않으면 회사가 손해를 보니 리카싱이 마술을 부린다.. 이런 거지요.

우리나라 상황에 대입하면 "이건희 효과"가 될까요? 아니면 "이재용 효과"가.. 이 자식.. 아아 이건 아닌거 같네요..

이런 시스템을 우리나라도 본받을 필요가 있겠다 싶은데요.

제가 생각하는 한국에서 태풍 예보의 문제는 크게 2가지 입니다.
1. 예보의 수준이 촘촘하지 못하다, 구체적으로는 "준비"단계와 "태풍의 강도"가 없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태풍 "주의보", "경보" 이 두개 구간으로 되어 있지요.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태풍은 강우, 폭풍, 풍랑, 폭풍해일 이 4개 기준이 모두 기준치 이상일때 주의보 혹은 경보가 발령됩니다)

태풍 주의보에서 이미 태풍의 영향권 내에 도달한 것이고
경보에선 이미 끝장 다보고 피해입을것 다 입고 뒷수습하느라 온나라가 힘들어 하지요.
소형, 중형, 대형, 특대형 태풍이건 경보 시스템 내에 이에 대한 정보가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것이지요. 물론 일기예보에서는 9xx 헥토파스칼이라는 수치를 제시하며 이래저래 대비를 하라고 얘기는 해주지요. 그러나 날씨 정보 수요자들에겐 적확하게 와닿지 않을 수 있겠지요

2. "휴교령"은 있으되 "임시휴직"령은 드물다..
가로수가 넘어지고 간판이 날라다니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적어도 사람이 다치는 것은 피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강력한 태풍앞에서 어떻게 대비하느냐는 개인과 회사의 판단에 달려있을 뿐입니다.
사실 한국에 최근 3-4년 안가봐서 시스템이 바뀌었을 수 있겠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홍콩은 조금 다릅니다.
1. 예보.
홍콩에서는 태풍 1, 3, 8, 9, 10 으로 다섯개 구간으로 되어 있습니다.
사실 세계 기상학자료만 봐도, 위키만 봐도, 태풍은 국제적으로 5개 등급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우리나라만 왜 2단계로 표현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기상학 전공 하시는 분들의 의견도 듣고 싶네요. 홍콩은 그걸 더 쪼개서 (초특급을 추가) 6등급으로 나누는데요, 이것을 태풍 예보로는 시민들에게 5단계로 알려줍니다. 네비게이션 멘트처럼 알아듣기 쉽게 이렇게요.

1 - Stand by (800km 이내 접근중!)
3 - Strong wind (바람/풍랑/해일이 시작됩니다)
8 - Gale, Storm (본격적으로 관통합니다)
9 - Increasing...  (강력해집니다, 강한 충격에 대비하세요!! - 10이 발효되기 전에 나옵니다)
10 - Super!! (이번 Hato 처럼 4-5년에 한번 올까말까한 아주 강력한 태풍이 몰아치고 있습다!!!)

저 다섯개의 숫자들로 준비-대비-대처의 과정이 훨씬 더 순조롭습니다.
굳이 일기예보를 보고 몇 헥토파스칼인지 몰라도 됩니다.
기상을 모르는 기상 캐스터의 기계적인 멘트 보다 더 직관적이라고 생각됩니다.
과장을 조금 보태면 강우량이 얼만지 풍속이 얼만지 몰라도 됩니다.
그리고 예보수준도 보수적입니다. 태풍이 자주 지나가다보니
안전에는 tolerance를 두지 않는 쪽으로 예보를 한다고 합니다.
지하철 개찰구에도, 집 앞 로비에도, 학교에도, 그 어디에서도 저 숫자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2. 대처 방법
홍콩은 8등급 부터 무조건 셧다운에 들어갑니다. 일반 기업, 상점은 문을 닫고 사람들은 식료품을 미친듯이 사둡니다. 교통(지하철 버스 페리)는 상황에 따라 제한적으로 운영됩니다.
어제처럼 10등급이 뜨면 모든 공공부문조차 잠시 쉽니다. 시민의 발인 지하철도 쉽니다.

한국에서의 태풍은 어떻게 대비되고 있나요.
많이들 홍콩 태풍을 보고 놀라셨지만, 홍콩은 제가 보기엔 놀랍게도 잘 대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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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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