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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5/07/24 18:44:54 |
Name | Beer Inside |
Subject | 의학은 과학인가 예술인가? |
' Ars longa, vita brevis'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로 번역되는 희포크라테스의 말에서 'Art'는 'Fine Art'가 아닌 'Technique' 즉 기술입니다. 기술은 한번 배우면 오래 써 먹으니, 공부 못하면 기술이라도 배워... 라는 그 기술입니다. 이 말은 아래와 같은 문장에서 따온 것인데, 다들 라틴어를 잘 아시니 해석이 가능하실 겁니다. "Ars longa, vita brevis, occasio praeceps, experimentum periculosum, iudicium difficile." 뭐 그래도 영어로 번역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life is short, the art (craft/skill) long, opportunity fleeting, experiment treacherous, judgement difficult'. 이걸 한글로 대충 번역하면, '인생은 짧고, 기술은 오래간다. 기회는 순식간에 지나가고, 실험은 불확실하고, 판단은 어렵다.' 입니다. 마치 대학원 박사과정이 고민할 것 같은 내용이지요. '하루는 정말 후딱가는구나, 점심먹고 차 한잔 하니 저녁먹을 시간이네, 오늘 취직자리가 들어온 것 같은데 다른 녀석이 잽싸게 추천서를 가져간것 같다. 교수님에게 내가 간다고 이야기할 껄, 실험은 결과가 애매하게 나왔는데 어떻게 보고해야 하나. 모르겠다. 그냥 실험실에서 배운 기술로 미국가서 테크니션이나 할까?' 하지만 히포크라테스가 이런 고민을 했을리는 없고, 다르게 해석하면 '사람의 생명은 짧고, 의술을 익히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기회는 순식간에 지나가고, 지금까지의 경험은 믿을 수 없으니, 판단은 어렵구나.' 정도가 될 수 있습니다. (수천년전 사람의 말인데, 초월번역 쯤이야..) 이걸 현장감있게 해석하면 '눈앞에 중환자가 죽어가고 있구나, 기관내삽관과 중심정맥을 확보해야하는데 어떻게 하지, 학생 때 배우고 실습까지 했는데 막상하려니 눈 앞이 깜깜하구나, 주치교수에게 연락을 해야하는데, 이대로 연락하면 교수에게 욕을 먹고, 이대로 시간을 끌면 환자 보호자에게 멱살을 잡히겠구나. 어떻게 해야하나.' 가 될 수도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의술을 'Fine Art'가 아닌 'Technique'으로 보는 견해에 대한 글이였구요. 의술을 종합예술로 보는 경향도 있습니다. 'Medicine is an art, not a science.' 로 대표되는 말입니다. '의학은 과학을 바탕으로 한 응용과학이지만, 눈앞에 보는 환자는 모두 다르니 요리책을 보고 따라하는 것 처럼 하다가는 피를 보는 수가 있다.'라는 뜻입니다. 사람을 다루는 학문이므로, '연예를 책으로 배웠습니다.', '키스를 책으로 배웠습니다.'와 같은 일이 되면 안된다는 것이지요. 무조건 가성비를 따져가면서 치료를 하다가는 욕먹거나 멱살잡기히 쉽고, 반대로 고가의 치료를 남발하다가는 환자가족이 파산하거나 병원이 파산할 수도 있다라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어떤 사람들입니까? 포기를 모르는 사람들 이지요. 최근의 유전자의학의 발달 및 근거중심의학의 발달로 점점 과학의 모습을 같추고 있습니다. 예를들면 유방암에서 HER2 수용체의 존재 여부에 따른 예후 결정 및 항암치료의 방향이 달라지거나, 과거에는 경험에 의해서 치료의 우선 순위를 결정하던 것을 통계학을 이용해서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의학이 정확한 과학(Exact Science)가 되는 것도 머지 않은 것 같습니다. Dr. Watson이라는 인공지능의사(응?)가 책상에서 인터넷하고 있는 의사들보다 연구에 있어서 생산성이 좋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고, 의료용 로봇이 단순히 의사의 손발이 아닌 제 1 보조자가 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으니까요. 의학이 Exact Science가 되는 순간 의사라는 직업은 인공지능과 로봇이 대신하는 세상이 될 것 같습니다. PS, 소니 사장은 vita brevis 라고 말한 히포크라테스의 말을 잘 생각해 보았어야 했는데...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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