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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5/07/26 07:33:42 |
Name | 기아트윈스 |
Subject | 에미리츠컵 직관 후기 |
진성 거너인 친구의 꾐에 넘어가 아스널 경기를 꼭 같이 보자는 약속을 했었는데, 시즌 중엔 기회가 없어 못가다가 마침 프리 시즌 경기가 있어서 보러 가게 되었습니다. 에미리츠컵은 아스널에서 주관하는 프리 시즌 대회인데, 축구 게임 FM 시리즈를 해보신 분들이라면 이런 종류의 XX컵이 무슨 대회인지 아마 잘 알고도 남으실 거라 믿습니다. 홈 팀을 포함 총 네 팀이서 연 이틀 열심히 경기를 하고 승점에 따라 순위를 매겨서 1등에게 상금을 주는 프리시즌 이벤트이지요. 감독은 이런저런 전술을 실험 (이라고 쓰고 유스 테스트라고 읽는다)을 해볼 수 있고 팬들은 심심한 프리 시즌 동안 싼 값에 경기를 볼 수 있고 구단은 경기장을 놀리느니 티켓을 더 팔아서 돈을 벌고 이래저래 경사입니다. 올해는 분데스리가 2위를 기록한 볼프스부르크, 리게 앙 2위를 기록한 리옹, 라 리가 6위를 기록한 비야레알이 초대를 받았습니다. 뭔가 콩스런 느낌이 나는군요. 비야레알은 잘 모르겠고, 볼프스부르크의 케빈 데 브루잉은 맨시티와, 리옹의 라카제트는 아스널과 링크가 진하게 난 상태라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1. 매치 1: 볼프스 vs 비야레알 케빈 데 브루잉을 제외하면 누가 누군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응원 팀도 없는 상태에서 느긋하게 감상했습니다. 시작 전에는 그래도 아는 선수가 하나라도 있는 볼프스를 응원하기로 결정하고 봤는데 보면 볼수록 비야레알이 더 매력적인 축구를 펼치더군요. 양팀 다 4-4-2 혹은 4-4-2 다이아몬드에 가까운 진형을 펼쳤는데 비야레알쪽이 포메이션 이해도가 훨씬 높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수비라인과 미드필드 라인이 아주 예쁘게 두 줄을 이루고 간격이 균일하게 유지되었고, 그래서 그런지 오프사이드를 꽤 얻어냈습니다. 초반 10분 양팀이 한 골씩 주고 받는 와중에 케빈이 번뜩이는 패스를 몇 번 선보이긴 했지만 그 10분이 지난뒤 사실상 자취를 감춘 반면 비야레알은 10번 공격수 (https://en.wikipedia.org/wiki/L%C3%A9o_Baptist%C3%A3o) 가 몇 번 참담한 실수를 보여준 걸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누가 못했거나 잘했거나 할 거 없이 유기적으로 잘 돌아가더군요. 딱 한 명 인상적이었던 선수를 꼽아보자면 등번호 18번 (https://en.wikipedia.org/wiki/Mat%C3%ADas_Nahuel) 요 선수였습니다. 작고 단단하며 활동량이 많고 측면에서의 빠른 돌파나 침투가 모두 좋았습니다. 당연히 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거라고 생각하고 집에와서 위키에 검색해보니 무려 18살 짜리 유스였네요 -_-; 결과적으로 비야레알이 2:1로 전반을 마쳤고, 후반전은 그냥 다양한 실험 (?)을 위해 교체가 계속 이루어지면서 추가골 없이 좀 루즈하게 끝났습니다. 막판에 볼프스 측에서 팬서비스 (!?)를 위해 무려 니콜라스 벤트너 를 투입시켜줘서 홈팬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은 건 보너스 였습니다. 결론: 분데스 2위 팀은 생각보다 별로였다. 짧은 시간이긴 했지만 케빈은 몇 번 클래스를 보여줬다. 하지만 제일 눈에 띄었던 건 비야레알의 조직력과 18번. 하이라이트 : http://www.soccerhighlightstoday.com/2015/07/video-wolfsburg-1-2-villarreal-emirates.html ............................................... 2. 매치 2: 아스널 vs 리옹 리옹이 만만한 팀이 아니라 기대를 모은 매치였습니다. 현장에 리옹 저지 입고 온 분들도 꽤 보였구요.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아스널이 무려 6-0으로 박살을 내더군요 =_=; 리옹 라인업이 몇군 정도의 수준이었는진 모르겠고 라카제트는 확실히 출전했습니다. 아스널 측은 램지, 옥슬레이드 챔벌레인, 지루, 외질, 코시엘니, 메르테자커, 코클랭 등 1군 스타팅이라고 부를만한 멤버들이 대거 투입되었고, 후반에 교체투입된 선수들도 월콧, 산티 카졸라, 아르테타 등 1군이라고 볼만한 선수들이었습니다. 물론 유스들도 꽤 들어왔지만요. 초반 팽팽하던 경기는 아스널이 중원을 장악하기 시작하면서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외질이 컨디션이 아주 좋아보였고, 거기다 옥슬레이드 챔버레인, 코클랭, 램지, 지루 등등이 갑자기 다 같이 미쳐 날뛰기 시작하자 경기가 터져버리더군요. 외질이야 다른 선수들과 급수가 다른 걸 알고 있었지만 옥슬레이드 챔버레인과 코클랭이 뛰는 건 티비로든 뭐로든 처음 본 거였는데 굉장히 좋아보였습니다. 특히 코클랭은 뭐 공이 오는 자리를 귀신 같이 알고 칼 같이 끊어먹는데 제가 상대팀 서포터였으면 지옥에서 온 악마처럼 보였을 겁니다. 중원을 터뜨린 데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마지막으로 후반에 교체로 들어가 신박한 프리킥 골을 포함해 멋진 활약을 펼친 산티 카졸라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네요.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여러 면에서 다재다능한 재주를 보여줬는데, 제가 받은 인상은 [축구를 참 유머러스하게 한다] 였습니다. 마치 스패니시 호나우딩요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인기가 아주 많았습니다. 스타팅이 아닌데도 경기 내내 카졸라 챈트가 가장 많이 나왔습니다 (사실 다른 선수 챈트가 거의 없다시피한 와중에 카졸라만 10번 넘게 나왔어요). 3. 경기장 개좋아요 4. 음식과 음료 비싸고 맛 없어요 5. 교통 런던 언더그라운드 극혐 6. 결론 이러다 거너 될 듯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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