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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11/29 01:56:45
Name   나단
Subject   로포텐 여행기 上
下편 링크


예전 루리웹에 올렸던 여행기입니다.

원랜 적당히 복붙할 생각이였는데 이것도 보통 일이 아니군요? 난 똥멍청이야...

상/중/하 3편을 적당히 다듬고 사진을 추가하면서 하루 한편씩 올려 볼 생각이에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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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여름, 50일 간의 북유럽 일주를 다녀왔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여정 모두를 옮기기엔 너무 많고-또 너무나 귀찮기에- 17일 남짓 지냈던 노르웨이, 그 중에서도 로포텐 제도에서의 4박 5일만을 올려볼까싶어요.

때는 15년 6월 23일. 전 노르웨이 4대 피오르드 중 뤼세, 송네, 게이랑에르 세 곳을 다녀온 뒤 오슬로로 돌아갔습니다. 오슬로에서 비행기를 타고 북극권 최대의 도시인 트롬쇠로 올라갈 생각이였죠. 트롬쇠에서 더욱 북쪽으로 올라가 알타 암각화를 본 후 유럽의 최북단 노드캅에서 북극해의 백야를 밤새 보는 것이 목적이였습니다.



기존의 계획. 이 후에는 나르빅에서 스웨덴 종단 야간열차를 타고 스톡홀름으로 갈 예정이였구요.




(구글펌) 노드캅의 백야. 사실 오로라 시즌이 아닐땐 큰 볼거리가 없는 장소지만 유럽 최북단이란 점이 극지방 변태인 제 가슴에 직격해 무척이나 설레는 마음이였습니다.

...그런데!(뚜-둔-)


당시 찍었던 스크린샷.

...네. 일기예보엔 비구름만 가득 보이더라구요. 노드캅을 25일(목요일)쯤 갈 예정이였는데 밤새 해를 보러 가는 곳에서 해가 보이지않는다면 이건 갈 의미가 없었습니다.. 맑음 혹은 흐림만 보이던 일기예보가 비구름으로 급변한 날이 22일. 비행기를 타고 트롬쇠로 날아가기 전 날이였어요. 티켓 취소도 어렵고 가더라도 목표로 한 곳을 갈 이유가 없어진 상황에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느리디 느린 3g 유심으로 검색을 하며 새로운 길을 찾아나섰죠.



그렇게 새로 짠 루트는 트롬쇠행 비행기를 그대로 타되 북쪽으로 가지않고 남으로 내려가는 길, 바로 로포텐 제도로 향하는 길이였습니다.

로포텐 제도는 노르웨이 어업의 상징과도 같은 작은 섬들의 집합체로 트래킹 명소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겨울왕국]의 배경적 모티브가 된 지역 중 하나기도 하구요. 안개에 뒤덮인 산과 해안 절벽 사이로 붉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인 자그만 어촌들이 있고 그 곳에는 어부뿐만 아니라 비경에 반한 예술가들이 모여산다고 해요. 제도라고는 하지만 도로로 모든 섬들이 연결되있어 버스를 통해 돌아 볼 수도 있는 곳이기도합니다. 한국으로 치면 신안군과 비슷하겠네요. 무서운 이미지는 없지만요;

사실 이 곳은 송네 피오르드 여정을 마치고 송달에서 잠시 쉬며 다음 일정을 계획할 때 노드캅과 함께 고려하다 포기했던 지역이였습니다. 얼마 되지않는 한국 여행객들의 극찬을 읽긴했지만 피오르드 뽕을 맞을대로 맞은 당시의 저에게 섬마을 기행은 그리 매력적이지 못했거든요. 거기다 로포텐을 가려면 원래 있던 게이랑에르 피오르드에서 오슬로로 내려가지않고 버스와 페리를 이용해 올라가는 편이 훨씬 좋았는데 괜히 시간과 예산 모두를 낭비하는 상황이 되어 속이 많이 쓰렸어요. 하지만 별 수 있나요? 가는 수 밖에 ㅜㅡ

그렇게 트롬쇠->나르빅->로포텐 제도->나르빅 이 후 스웨덴 복귀란 빅픽쳐를 짜고서 트롬쇠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트롬쇠로 가는 비행기 안. 여기서부턴 하루종일 해가 떨어지지않는 완전한 백야 상황이 계속 되는 북극권입니다.




트롬쇠 공항에서. 밝기는 저래도 오후 9시가 넘는 늦은 시간이다보니 바로 공항셔틀을 이용해 트롬쇠 시내로 들어갔습니다. 아담하고 귀여운 공항이였어요.





트롬쇠 전경. 북극권 최대 도시인 트롬쇠는 오로라 명소기도하지만 극지 탐험의 전초기지로도 유명합니다. 그래서 북극 박물관이나 아문센 동상&흉상 등이 도시(라곤해도 걸어서 돌아볼 수 있는 큰 마을에 가까워요) 곳곳에 퍼져있지만 아침 첫 버스로 로포텐을 가기로 결정한지라 그냥 대낮같은 밤 시간을 이용해 거리를 한바퀴 돌아보고 북극권에서의 첫 날 밤을 보냈습니다.



버스 외부 사진을 찍는걸 깜빡해 공홈에서 펌ㅠ

아침 일찍 트롬쇠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출발! 트롬쇠에서 나르빅까지 4시간남짓, 나르빅에서 대기하며 2시간, 나르빅에서 스볼바르까지 4시간 총 10시간의 여정이였습니다.



인구밀집지역이 아니다보니 10시간내내 이런 숲과 산과 안개의 연속이였습니다. 심지어 휴게소도 없어...! 다행히 화장실은 버스 안에 있어 배고픔과 좀이 쑤시는 걸 제외한 문제는 없었지만요.




로포텐 제도의 입구이자 가장 큰 마을인 스볼바르에 내려 바로 옆 마을인 카벨버그로 쫄래쫄래 걸어갔습니다. 스볼바르는 어류 가공공장과 냉동창고 등이 밀집한 관광과는 거리가 먼 마을인데다 카벨버그에 제가 잡은 호스텔이 있었거든요. 카벨버그에 도착하니 어느새 오후 10시. 로포텐에서의 첫 날은 이렇게 이동만으로 끝이났습니다.



카벨버그 역시 숙소 앞에 있던 작은 성당 외에는 별 볼거리가 없는 곳이라 다음 날 아침 성당 앞 작은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좀 더 안쪽으로 이동했어요.



그렇게 도착한 곳이 헤닝스베르. 본격적인 여행의 시작점이였어요.



마을 약도. 넉넉잡아 두시간이면 마을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작은 마을이에요.



나무 기둥을 이용해 지대를 높이고 붉은 칠을 한 저 집이 바로 '로르부' 노르웨이 어부들의 전통적인 주거 공간입니다. 집 아랫쪽 기둥에 보트가 달려있기도 해요.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전통 체험을 위한 민박 비슷한 숙박 업소로 더 많이 사용되는 듯 한데요. 저도 한번쯤 자볼까 생각했지만 1박 20만원의 전통 민박은 나홀로 배낭 여행객에겐...무리무리무리ㅠㅠㅠㅠㅠ



청어와 대구로 유명한 고장답게 대구 머리를 이용한 장식물들이 곳곳에 보였습니다.




지나가며 들린 소품 가게 전경. 이 정돈 스톡홀름에서도 볼 수 있던 상점이였던지라 살짝 실망했어요.




바로 옆 가게는 도자기와 유리 제품 모두 취급하는 도예점이더군요.
]


가게 한 구석에서 누님들이 작품 만드는걸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골목 사이사이 위치한 가게들 모두 제각기 다른 특색을 가져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요!



홀린듯 사버렸던 압정. 두 통을 샀었는데 둘다 선물로 줘버려 막상 제 손에는 없어요ㅋㅋㅋㅋ



마을 외곽에서 만난 벤치. 이 곳에 있는 내내 저런 구름 낀 날씨에 가끔 비가 흩날리는 상황이라 걷는데 조금 지장이 있었습니다.



한바퀴 돌고서 추위에 지쳐 찾아간 카페



북유럽의 물가가 높은 편인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고 노르웨이는 그 중에서도 제일 정신나간 물가를 자랑합니다. 스웨덴에서 노르웨이로 넘어가는 순간 체감이 확 될 정도였지요.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살 순 없고...빠르게 말라가는 지갑만 봐라봤지요 ㅠ




카페와 양초 가게를 병행하는 곳이더라구요. 버스 정류장에 붙어있는 거의 유일한 사람들이 북적북적했어요. 살짝 언 몸을 녹이며 시간을 보내다 다시 버스를 타고 다음 목적지인 볼스테드로 이동했습니다.




멋있게 생기신 기사 아저씨가 운전하는 버스를 타고 해안도로를 달리는데 날이 조금씩 개기 시작합니다...?



구름 사이로 햇살이 조금 나오니 자태를 드러내는 에메랄드 빛 바다!



...그럼 그렇지 금새 흐려지고말았지만요ㅠ 그래도 안개로 뒤덮인 해안도로 역시 그 나름의 풍경이 있어 좋았습니다.




가장 기대했던 곳인 오(Å)로 가기위한 경유지인 볼스테드. 여기선 로르부와 닮았지만 목재가 아닌 합판으로 지은 숙소를 잡았어요.

겉모습은 꽤 비슷해보여 기대를 했지만 내부는 역시나...ㅠㅠ 내부사진을 분명 찍은 기억이 있는데 어째 보이지가 않네요.




하루의 마지막은 라면으로 :D 노르웨이 특산 MR.Lee 라면이에요. 노르웨이로 이민가신 교포가 만들어 노르웨이 대표 인스턴트 라면으로 올라선 음식인데 어느 슈퍼를 가든 쉽게 구할 수 있어요. 맛은...소고기맛은 영 별로였는데 닭고기맛이 제 취향이였습니다. 꼬꼬면과도 조금 비슷했구요.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다음 일정인 오(Å)와 레이네는 글을 나눠서 올려볼께요!



9
  • 압정을 든 손바닥을 보니 세월의 흔적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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