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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8/01/07 08:36:42 |
Name | 기아트윈스 |
Subject | 잉글랜드 축구는 왜 자꾸 뻥뻥 차댈까요. |
오늘 레스터와 플릿우드의 FA컵 경기를 봤어요. 3부리그 팀과 1부리그 팀이 너나 할 것 없이 앞으로 뻥뻥 차대면서 어깨빵으로 뚜까패고 돌격하는게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럭비랑 닮았네요. 마음을 비우고 매직아이하는 기분으로 눈을 게슴츠레 풀고 저게 럭비라고 생각하고 보니까 아주 흡사하게 보이는 거 있죠. 이 뻥글랜더들, 럭비랑 풋볼이 갈라친지가 어언 150여 년인데 아직도 멘탈리티를 공유하는 거 아닌가 싶었어요. 이건 의식적 영역 밑에서 작동하는, 어떤 [기분] 같은 게 아닌가 싶어요. 공을 보면 상대 진영으로 뻥 차고 와 돌격할 때 강한 쾌감을 느낀다든가, 공을 쟁탈하기 위해 어깨빵을 칠 때 어깨르가즘을 느낀다든가. 여기에 양적연구방법론을 적용해서 한 팀 내의 잉글랜드선수&코칭스태프 비율과 그 팀의 평균 패스거리 간에 양의 상관관계가 있는지 살펴보면 재밌을 듯해요. 예컨대, 감독이 호지슨이고 선발 11명중 7명이 잉글랜드 국적인 팀의 평균 패스거리가 감독이 펩이고 선발 11명중 2명만 잉글랜드 국적인 팀의 패스거리보다 갑절 이상 길다든지하는 결과가 나오면 재밌을 듯. 뻥글랜드의 추꾸전술을 지배하는 게 합리적 사유의 영역이 아닌 기분이라고 가정했을 때, 다른 나라들, 예컨대 중국이나 일본을 지배하는 기분은 뭘까 생각해봤어요. 쯍궈 LOL팀 경기를 뇌내에서 다시 재생해보니 이것들은 어쩌면 무협지 기분을 내면서 게임하는 게 아닌가 싶었어요. 무협지 주인공들은 어지간해선 팀플레이라든가 전략적 고려 같은 거 안하지요. 저XX랑 내가 얼굴 딱 마주치는 순간 그냥 다짜고짜 생사를 두고 싸워 꺾어야하는 거예요. 그것도 가능하면 일대다로 무쌍을 찍어야 기분이가 상쾌해지는 거지요. 일본애들이 야구에 환장하는 건 어쩌면 사무라이간의 일대일 대결의 긴장감을 야구가 잘 재현해내서 그런 게 아닌가 싶었어요. 투수와 타자 모두 준비자세가 발도자세를 닮았고, 서로 기모으고 눈치보다가 한 합에 '꺄아압' 하면서 승부를 내는 게 하는 기분도 보는 기분도 좋은 가봐요. 이거 뭔가 인류학 저널을 막 뒤져보면 이런 이야기가 이미 나와있을 법도 한데 그거슨 넘나 귀찮...'ㅅ'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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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관점에서 가장 미국스러운 스포츠는 미식축구인듯. 그리고 유행하는 스포츠를 봐도 미국 쪽이 스타 선수의 캐리력이 더 강하고 리더(코치, 감독)의 구체적인 플랜이 중시되는 종목이 유럽보다 많은 편이죠. 미국식 영웅주의의 단면이 보인달까; 롤도 유럽 팀들이 돈이 없어서 코치가 없는 것도 있지만 코치를 과하게 강조하는 건 대게 북미출신 애들이죠. 유럽은 '코치 그딴 거 개무쓸모' 이라고 공공연하게 트윗질 하던 선수들이 존재하던 것이 비교적 최근...
다른 스포츠는 모르겠고 순수하게 e스포츠만 놓고 한국의 '기분'에 대해 이야기... 더 보기
다른 스포츠는 모르겠고 순수하게 e스포츠만 놓고 한국의 '기분'에 대해 이야기... 더 보기
이런 관점에서 가장 미국스러운 스포츠는 미식축구인듯. 그리고 유행하는 스포츠를 봐도 미국 쪽이 스타 선수의 캐리력이 더 강하고 리더(코치, 감독)의 구체적인 플랜이 중시되는 종목이 유럽보다 많은 편이죠. 미국식 영웅주의의 단면이 보인달까; 롤도 유럽 팀들이 돈이 없어서 코치가 없는 것도 있지만 코치를 과하게 강조하는 건 대게 북미출신 애들이죠. 유럽은 '코치 그딴 거 개무쓸모' 이라고 공공연하게 트윗질 하던 선수들이 존재하던 것이 비교적 최근...
다른 스포츠는 모르겠고 순수하게 e스포츠만 놓고 한국의 '기분'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정말 소름끼칠 정도로 철저한 목적지향적 효율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롤 프로씬만 봐도 그 어떤 지역보다 플레이스타일의 흡수와 메타 적응력이 뛰아나다고 하는 평이 항상 있어 왔는데 이건 기존에 플레이에 대한 애착이 굉장히 적고 편견 없이 새로운 플레이를 그 액면 그대로 효율성의 관점에서 판단하기 때문이죠. 반면 해외팀들은 하던대로의 플레이에 큰 결함이 없는한 유지하려는 습성이 굉장히 강한 편이고요. 이게 아마추어 씬도 마찬가지인데 한국 솔랭의 특징 중 하나가 프로씬에서 유행하는 챔피언의 픽과 꿀챔 찾아서 올라가기가 많다는 것이죠. 그리고 프로게이머 플레이에 대한 모방도 상대적으로 굉장히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가령 중국 같이 캐리병 걸린 지역은 올 딜러 해도 팀원들이 별 문제의식이 없는데 한국은 그런 경우 탱커 없다고 징징대면서 조합 품평하는 애가 브실구간에도 반드시 등장하죠. 그리고 정글이 미드에게 블루 전달하는 플레이도 해외솔랭에선 한국만큼 일반적인 플레이는 아닌데 한국은 안주면 게임 던질만한 사유가 되니까요. 물론 승리이전에 나의 캐리가 중요하다는 인식은 롤이라는 게임 특성상 그 어떤 지역에서도 만연한 사고 패턴이지만 위에 서술한 한국 서버 특유의 요소들은 결국 승리라는 목적지향에 대한 효율성 혹은 그렇게 믿어지고 있는 법칙에 대한 존중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관측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죠. 그만큼 한국인들에게 '이기는 것' 혹은 그에 다가가는 즐거움이 그 어떤 부가적인 과정적 즐거움보다 강하게 다가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 이런가에 대해서 확장하면 사회, 문화적 영역으로 가는 것이고...
다른 스포츠는 모르겠고 순수하게 e스포츠만 놓고 한국의 '기분'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정말 소름끼칠 정도로 철저한 목적지향적 효율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롤 프로씬만 봐도 그 어떤 지역보다 플레이스타일의 흡수와 메타 적응력이 뛰아나다고 하는 평이 항상 있어 왔는데 이건 기존에 플레이에 대한 애착이 굉장히 적고 편견 없이 새로운 플레이를 그 액면 그대로 효율성의 관점에서 판단하기 때문이죠. 반면 해외팀들은 하던대로의 플레이에 큰 결함이 없는한 유지하려는 습성이 굉장히 강한 편이고요. 이게 아마추어 씬도 마찬가지인데 한국 솔랭의 특징 중 하나가 프로씬에서 유행하는 챔피언의 픽과 꿀챔 찾아서 올라가기가 많다는 것이죠. 그리고 프로게이머 플레이에 대한 모방도 상대적으로 굉장히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가령 중국 같이 캐리병 걸린 지역은 올 딜러 해도 팀원들이 별 문제의식이 없는데 한국은 그런 경우 탱커 없다고 징징대면서 조합 품평하는 애가 브실구간에도 반드시 등장하죠. 그리고 정글이 미드에게 블루 전달하는 플레이도 해외솔랭에선 한국만큼 일반적인 플레이는 아닌데 한국은 안주면 게임 던질만한 사유가 되니까요. 물론 승리이전에 나의 캐리가 중요하다는 인식은 롤이라는 게임 특성상 그 어떤 지역에서도 만연한 사고 패턴이지만 위에 서술한 한국 서버 특유의 요소들은 결국 승리라는 목적지향에 대한 효율성 혹은 그렇게 믿어지고 있는 법칙에 대한 존중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관측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죠. 그만큼 한국인들에게 '이기는 것' 혹은 그에 다가가는 즐거움이 그 어떤 부가적인 과정적 즐거움보다 강하게 다가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 이런가에 대해서 확장하면 사회, 문화적 영역으로 가는 것이고...
미식축구/야구/농구로 대변되는 미국 스포츠는 Entertaining-Power에 초점을 맞추고 유럽스포츠로서의 축구는 Radical-Endurance죠. 미국 스포츠는 일단 상업적으로 재미가 있어야 되니까 스피디하고 스펙타클한 양상의 반복을 중시하죠. 매 순간이 하이라이트가 되도록 유도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경기의 '중단'이 필요하고요. 경기를 중지하고 휴식을 취해줘야만 하이라이트가 반복될 수 있으니까요. 이를 수행하는 선수들의 피지컬도 순간 폭발력Power 위주로 발달하고 Endurance 측면은 약하죠. 크고 강하고 빠르... 더 보기
미식축구/야구/농구로 대변되는 미국 스포츠는 Entertaining-Power에 초점을 맞추고 유럽스포츠로서의 축구는 Radical-Endurance죠. 미국 스포츠는 일단 상업적으로 재미가 있어야 되니까 스피디하고 스펙타클한 양상의 반복을 중시하죠. 매 순간이 하이라이트가 되도록 유도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경기의 '중단'이 필요하고요. 경기를 중지하고 휴식을 취해줘야만 하이라이트가 반복될 수 있으니까요. 이를 수행하는 선수들의 피지컬도 순간 폭발력Power 위주로 발달하고 Endurance 측면은 약하죠. 크고 강하고 빠르고 난폭한 대신 장기적 보존력은 떨어지죠. 퍼포먼스의 최대치는 높지만 누적치는 떨어집니다. 문자 그대로 하이라이트를 위한 육체라 할 수 있지요. 이렇게 하이라이트 퍼포먼스를 위해 중지되는 시간은 광고와 공연과 행사로 커버하며 관객들과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지하고요. 그래서 여러가지 의미에서 경기 내적 측면과 외적 측면이 밀접하죠. 선수들의 플레이와 치어리더들의 막간 공연이 결합되어 있기도 하지만, 게임 플레이와 전략 운용과 팀 매니지먼트의 연결성이 강하죠. 예컨대 경기가 빈번히 중지되기에 전략의 정교함은 극대화 됩니다. 수의적 판단이 불가능한 혼전 상황에서도 작전 시간을 요청하고 침착함과 여유를 확보한 상태에서 코칭스태프가 선수단과 더불어 대응법을 협의하고 어떤 팀/부분 전술을 실행할지를 재검토할 수 있죠. 선수들의 플레이는 감독의 계획을 통해 구현됩니다. 자연히 분석적인 양상을 띠게 되죠. 그리고 경기가 분절되어 있기에 분석도 더 쉽고 옥석을 가리기도 용이하죠. '턴의 누적'은 표본 사이즈를 무수히 늘려주니까요. 그리고 이것은 팀 매니지먼트의 발달로 이어지고, 단장들을 비롯한 경영진의 판단, 나아가 사무국의 리그 운영 방식과 경기 설계ㅋㅋ가 곧 게임 플레이죠. 이걸 흥미진진하게 보여준 것이 '머니볼'이었고. 제도적으로 볼 때 미국 스포츠는 연예계 그 자체이지요. 게임 플레이는 마케팅과 하나고, 그렇게 수의적 구상과 육체적 구현이 일원적으로 통합되죠. 그만큼 총체적인 생태계적 의존과 '프로듀싱'이 중요하고요. 각본 없는 드라마란 없습니다.
그에 반해 축구 같은 경우에는 보다 근본주의적이죠. 경기의 중단은 하프타임만으로 최소화되며, 작전 시간 따위도 없지요. 여기에는 경기장 안의 모든 것은 경기장 안에서 관장되어야 한다는, 엔터테이닝을 위한 가공과 인위적 조작을 거부하는 이념적 지향이 있는 것이죠. 사람들이 지루하게 느낄 수 있겠지만, 본질적으로 스포츠는 그런 식으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거겠죠. 사실은 다른 스포츠들도 초기에는 다 이랬을 겁니다. 즉 축구가 더 올드스쿨 스포츠라고 할 수 있지요. 이 때문에 축구는 하이라이트가 아닌 마라톤 비슷한 것이 됩니다. 경기는 45분 간 분절없이 쭉 이어지고, 선수들의 육체는 즉각적으로 설정된 전술적 의도를 극단적으로 빠르고 강하게 구현하며 하이라이트를 연출하는 식으로 조정될 수가 없습니다. 그보다는 몸에 밴 불수의적인 패턴을 반복하면서 조직력을 축적하여 '자연스러운 흐름'을 형성하는 식으로 상대를 점진적으로 압도하는 데에 적합한 육체를 갖게 되죠. 그래서 보다 작고 가볍고 기민하고 질긴, 회피와 지연과 반복과 자구自救에 적합한 육체를 갖게 됩니다. 가령 리오넬 메시가 110분 동안 8km만 뛴다는 이유로 축구팬들 사이에서 걸어다니는 병장이라고 까이지만, 이건 농구 선수들이 160분 동안 4km 뛰는 것에 비해 두배 이상의 거리를 뛰는 것이며, 비슷한 시간 동안 1km만을 뛰는 미식축구 선수들의 10배에 달합니다. 미국 스포츠는 경기를 중단시키는 식으로 경기 외적으로 여유가 주어지지만, 축구는 미리 다른 능력들을 희생하고 그 대가로 HP를 늘린 채 사전적으로 학습한 움직임과 대응법을 통해 달려드는 상대보다 한 발 반 발을 먼저 움직이면서 스스로 여유를 확보하고 90분 경기를 견뎌내야만 하니까 그런 것이죠. 이는 계획적인 것이 아닌 직관적인 것이고, 따라서 분석적인 제도 운용이 어렵습니다. 경기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고, 감독은 경기 전에 무엇을 학습시켰든 간에 경기 도중엔 고함만 치고 있을 수밖에 없죠.
게다가 축구는 손을 봉인한 채 발만 가지고 공을 처리해야 하는 종목이기에, 볼컨트롤의 난이도가 농구나 미식축구와 같은 여타 종목에 비해 훨씬 높으며, 따라서 수의적으로 결정한 전술적 구상을 그대로 경기장에서 실현할 수 있는 종목이 아닙니다. 미국 스포츠들처럼 손으로 바로바로 전술을 실현할 수가 없고, 결정과 실행 사이에 딜레이와 노이즈가 발생할 수밖에 없지요. 이것은 그만큼 불확실성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게임의 인과관계가 여타 스포츠들처럼 합리적 결단의 연쇄로 설명되기가 어렵죠. 자연히 정확한 계획 수행으로 일타일득을 노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되고, 시행착오를 거듭해가며 보다 지속적이고 점진적으로 경기를 축조해나가는 식의 종목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즉 신속한 기동전이나 섬멸전 양상보다는 지리멸렬한 지구전과 소모전 양상이 잦을 수밖에 없는 것이죠.
이것은 앞서 말한 축구의 본질적 특성인 비분절성에 대해 기능적입니다. 발로 이루어지는 볼터치와 패스는 정교할 수 없기 때문에 작전 시간을 마치고 경기를 재개한다고 한들 마음 먹은대로 볼이 전달되기 어려우며, 계획한 바대로 인플레이를 이끌어나가게 하기 위해서는 다른 종목에 비해서 볼을 회전시키면서 점진적으로 속도를 높이는 예열과정이 길게 요구됩니다. 즉 플레이에 관성을 싣는 작업이 필요하지요. 흐름을 타야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빌드업에 참여하는 아군의 인원에 맞춰 상대가 압박 인원을 맨투맨에 가깝게 증가시킬 경우, 이를 패스 앤 무브먼트로 매번 정교하게 부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물론 빌드업을 수행하는 선수들이 매 패스와 터치를 정확한 판단 하에 지체 없이 연속적으로 이어나간다면 돌파해내지 못할 수비란 것이 없겠습니다만, 볼을 돌리는 리듬이 팀 전체적으로 붙지 않은 상황에서 그러기는 힘들기 때문에 턴오버가 발생하기 일쑤죠. 이것은 경기의 중단이 잦을수록, 매 포제션이 분절될수록 빌드업은 죽어버리기 쉽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상대의 공세를 무마시키는 데에 파울 작전이나 침대 축구가 효용을 가지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상대가 볼을 회전시키면서 자신들의 리듬을 축적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죠. 축구에서 작전 시간이 선뜻 도입되지 않는 이유는 복합적입니다만 이러한 경기 내적인 원인도 있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축구에서는 미식축구나 농구에서 행해지는 것과 같은 디테일한 세트 오펜스는 제한됩니다. 어느 팀이든 공격을 풀어나가는 방식은 소수의 핵심 인력들을 중심으로 하는 몇 가지 패턴 플레이에 한정되며, 이것들을 집중적으로 트레이닝하여 반복 숙달하는 데에 주안점을 두게 됩니다. 자연히 지시는 명확 간결해야하며, 동작 하나하나를 설계하는 식의 작전은 복잡성 때문에 수행할 수 없지요. 결국 공을 가지고 있을 때의 의사 결정을 최대한 빠르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런 결정들을 가장 빠르게 내릴 수 있는 소수의 선수들에 의해 많은 것이 좌우됩니다. 그래서 현실의 축구에서는 타협수단으로서 '분업'이 존재하죠. 누군가는 볼을 운반하면서 경기를 리드 하고, 누군가는 골을 넣고, 누군가는 측면을 후벼 파고, 누군가는 공간으로 침투하며 상대 수비에 균열을 내고, 누군가는 수비를 전담하는 식으로 각각에게 단순한 역할을 분담하고 할당하지요. 그렇게 범박한 계획에 포괄되지 않는, 사전에 정교하게 약속해놓을 수 없는 돌발적인 상황들은 자율적인 임기응변과 선수 개개인의 즉흥적인 판단에서 나오는 개인 전술에 의해 처리되죠.
자연히 보드진의 운영도 전술적 구조나 경영 합리성의 실현, 조합적인 스쿼드 운용 같은 것보다는 선수들의 재능의 양 자체를 늘리는 식으로 단순하게 전개되죠. 경기 외적 측면과 내적 측면의 거리가 멀고, 프로듀싱보다는 선수 개개인의 볼터치와 자력구제가 중요합니다. 경기가 분절되지 않기에 턴의 누적으로 표본을 확보할 수가 없고, 선수들은 자신의 가치를 냉엄하게 평가받기보다는 자기만의 '판타지'를 제공해주는 식으로 생존해나가죠. 그러다보니 기업적인 가치보다는 선수라는 아이돌을 중심에 두는 지역결사체의 내적 의미부여에 의해 팀이 운영되는 일이 잦고, 팀 운영에 대한 팬들의 몰입감도 훨씬 높죠. 자신들이 그저 손님이 아니라 정말 이 경기장에서 이 선수들을 조종하고 있다는 듯한 '착각'을 느낄 수 있고, 그게 또 마냥 착각이 아니기도 하고 그렇지요.
물론 축구 같은 경우에도 해외 TV중계 위주로 수익 구조가 변화하고 월드와이드한 자본이 집적되면서 종목의 특질 내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긴 하죠. 그걸 대표하는 것이 EPL의 카메라 워킹이고요. 카메라 각도와 거리를 조정해가면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다 역동적으로 비춰지게끔 하죠. 경기 자체는 분절되지 않지만, 그걸 드러내는 카메라 통해서 경기를 샷 단위로 분절시켜 보여주는 거죠. 그렇게 '하이라이트'를 경기 내적 룰이 아닌 외삽을 통해 구현해냅니다. 일종의 수렴진화죠. 가역적으로 이전 단계로 돌아가서 똑같은 방식으로 진화할 수는 없지만, '경기 중계 방식'이라는 기존의 요소를 비가역적인 방식으로 변화시켜서 나름의 적응을 이뤄내는 식이죠. 또 '하이라이트'에 적합한 육체를 모든 선수가 가질 수는 없지만, '어떤 선수'들은 가질 수 있죠. 이미 축구계와 팀내에서 지위가 확실하고 압도적인 기량과 마케팅 가치를 갖고 있기에 다른 선수들에게 희생과 헌신을 강요하고 자신은 그 대가로 스스로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플레이만 해도 용인될 수 있는 Power 플레이어들이 그렇죠. 이런 선수들은 Endurance를 다소 버린 채 그 대가로 남들보다 더 많은 Power를 획득할 수 있지요. 그렇게 한층 더 스펙터클하고 스피디한 플레이를 전시하게 되고, 이는 높은 지위로 이어지며, 이것은 무한히 반복되지요. 그래서 이미 기량곡선이 꺾여야 할 선수가 아직까지 정상 레벨에서 머무를 수 있게 되고. 이 역시도 원래부터 선수의 개성이 중요한 스포츠 나름의 수렴진화라 할 수 있겠죠. EPL이 해외시장에서 확보한 자본을 바탕으로 유명 단장과 유명 감독과 유명 선수들을 긁어모아 '전술적 합리성'을 관철할 수밖에 없는 전력 자체를 만들어내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고, 피파의 월드컵 마케팅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죠. 경기 자체를 스펙타클하게 만들 수 없다면 '애국심'으로 엔터테이닝을 창출하는 셈.
여튼 양자가 아예 상반되이 진화하면서 각 종목의 개별 구성요소들을 굉장히 기능적인 방식으로 배치하여 각자만의 유기적인 생태계를 구축했다고 정리할 수 있을 겁니다. 모든 팩터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작동되는데 서로 반대방향으로 돌아가고 있는 거죠. 그런만큼 양자 모두 장단점이 있긴 한데, 유럽 축구가 현상학적이고 고리타분하고 고상함을 고수하는 허영적인 체제를 유지하는 대가로 폭발력과 합리성과 전술적 정교성을 제물로 바친 Eurotrash스러운 무식한 스포츠인 건 인정하지만 그럼에도 축구에 더 끌리긴 합니다. 어쨌든 중단 없는 공연의 연속이란 [원형 스포츠] 다운 맛은 무시할 수가 없는 것인지라. NBA든 MLB든 아무리 재미있게 보더라도 한창 달아오를 즈음에 경기 끊기고 2분 쉴 시간을 야바위치기로 5분 쉬고 그 사이 쓸데없는 이벤트로 시간 끌고 케이티 페리나 아리아나 그란데 같은 애들의 10만 번 본 뮤비 나오고 이런 거 계속 겪다보면 흥이 깨지죠. 몰입감도 유지될 수가 없고, 내가 이런 자질구레한 것들을 왜 봐야하는지 회의하게 됩니다. 그것이 제도주의적인 차원에서 필연적인 요소라는 것을 알고 있어도, 치어리더들의 쇼타임이 더 우람한 선수들을 더 웅혼하고 더 합리적으로 움직이게 하여 이 스포츠를 더 논리적으로 만들어준다는 것을 알아도 그렇죠. 이러니저러니 해도 축구는 축구만 보면 되는 거라. 라 리가의 움직임 없는 카메라 워킹도 그래서 좋고요. 요즘은 거기도 EPL에 나쁜 물 들어서 클로즈업 이리저리 해대고 그러면서 전술 상황을 총체적으로 날것 그대로 파악하는 것이 어려워졌지만.
그에 반해 축구 같은 경우에는 보다 근본주의적이죠. 경기의 중단은 하프타임만으로 최소화되며, 작전 시간 따위도 없지요. 여기에는 경기장 안의 모든 것은 경기장 안에서 관장되어야 한다는, 엔터테이닝을 위한 가공과 인위적 조작을 거부하는 이념적 지향이 있는 것이죠. 사람들이 지루하게 느낄 수 있겠지만, 본질적으로 스포츠는 그런 식으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거겠죠. 사실은 다른 스포츠들도 초기에는 다 이랬을 겁니다. 즉 축구가 더 올드스쿨 스포츠라고 할 수 있지요. 이 때문에 축구는 하이라이트가 아닌 마라톤 비슷한 것이 됩니다. 경기는 45분 간 분절없이 쭉 이어지고, 선수들의 육체는 즉각적으로 설정된 전술적 의도를 극단적으로 빠르고 강하게 구현하며 하이라이트를 연출하는 식으로 조정될 수가 없습니다. 그보다는 몸에 밴 불수의적인 패턴을 반복하면서 조직력을 축적하여 '자연스러운 흐름'을 형성하는 식으로 상대를 점진적으로 압도하는 데에 적합한 육체를 갖게 되죠. 그래서 보다 작고 가볍고 기민하고 질긴, 회피와 지연과 반복과 자구自救에 적합한 육체를 갖게 됩니다. 가령 리오넬 메시가 110분 동안 8km만 뛴다는 이유로 축구팬들 사이에서 걸어다니는 병장이라고 까이지만, 이건 농구 선수들이 160분 동안 4km 뛰는 것에 비해 두배 이상의 거리를 뛰는 것이며, 비슷한 시간 동안 1km만을 뛰는 미식축구 선수들의 10배에 달합니다. 미국 스포츠는 경기를 중단시키는 식으로 경기 외적으로 여유가 주어지지만, 축구는 미리 다른 능력들을 희생하고 그 대가로 HP를 늘린 채 사전적으로 학습한 움직임과 대응법을 통해 달려드는 상대보다 한 발 반 발을 먼저 움직이면서 스스로 여유를 확보하고 90분 경기를 견뎌내야만 하니까 그런 것이죠. 이는 계획적인 것이 아닌 직관적인 것이고, 따라서 분석적인 제도 운용이 어렵습니다. 경기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고, 감독은 경기 전에 무엇을 학습시켰든 간에 경기 도중엔 고함만 치고 있을 수밖에 없죠.
게다가 축구는 손을 봉인한 채 발만 가지고 공을 처리해야 하는 종목이기에, 볼컨트롤의 난이도가 농구나 미식축구와 같은 여타 종목에 비해 훨씬 높으며, 따라서 수의적으로 결정한 전술적 구상을 그대로 경기장에서 실현할 수 있는 종목이 아닙니다. 미국 스포츠들처럼 손으로 바로바로 전술을 실현할 수가 없고, 결정과 실행 사이에 딜레이와 노이즈가 발생할 수밖에 없지요. 이것은 그만큼 불확실성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게임의 인과관계가 여타 스포츠들처럼 합리적 결단의 연쇄로 설명되기가 어렵죠. 자연히 정확한 계획 수행으로 일타일득을 노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되고, 시행착오를 거듭해가며 보다 지속적이고 점진적으로 경기를 축조해나가는 식의 종목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즉 신속한 기동전이나 섬멸전 양상보다는 지리멸렬한 지구전과 소모전 양상이 잦을 수밖에 없는 것이죠.
이것은 앞서 말한 축구의 본질적 특성인 비분절성에 대해 기능적입니다. 발로 이루어지는 볼터치와 패스는 정교할 수 없기 때문에 작전 시간을 마치고 경기를 재개한다고 한들 마음 먹은대로 볼이 전달되기 어려우며, 계획한 바대로 인플레이를 이끌어나가게 하기 위해서는 다른 종목에 비해서 볼을 회전시키면서 점진적으로 속도를 높이는 예열과정이 길게 요구됩니다. 즉 플레이에 관성을 싣는 작업이 필요하지요. 흐름을 타야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빌드업에 참여하는 아군의 인원에 맞춰 상대가 압박 인원을 맨투맨에 가깝게 증가시킬 경우, 이를 패스 앤 무브먼트로 매번 정교하게 부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물론 빌드업을 수행하는 선수들이 매 패스와 터치를 정확한 판단 하에 지체 없이 연속적으로 이어나간다면 돌파해내지 못할 수비란 것이 없겠습니다만, 볼을 돌리는 리듬이 팀 전체적으로 붙지 않은 상황에서 그러기는 힘들기 때문에 턴오버가 발생하기 일쑤죠. 이것은 경기의 중단이 잦을수록, 매 포제션이 분절될수록 빌드업은 죽어버리기 쉽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상대의 공세를 무마시키는 데에 파울 작전이나 침대 축구가 효용을 가지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상대가 볼을 회전시키면서 자신들의 리듬을 축적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죠. 축구에서 작전 시간이 선뜻 도입되지 않는 이유는 복합적입니다만 이러한 경기 내적인 원인도 있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축구에서는 미식축구나 농구에서 행해지는 것과 같은 디테일한 세트 오펜스는 제한됩니다. 어느 팀이든 공격을 풀어나가는 방식은 소수의 핵심 인력들을 중심으로 하는 몇 가지 패턴 플레이에 한정되며, 이것들을 집중적으로 트레이닝하여 반복 숙달하는 데에 주안점을 두게 됩니다. 자연히 지시는 명확 간결해야하며, 동작 하나하나를 설계하는 식의 작전은 복잡성 때문에 수행할 수 없지요. 결국 공을 가지고 있을 때의 의사 결정을 최대한 빠르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런 결정들을 가장 빠르게 내릴 수 있는 소수의 선수들에 의해 많은 것이 좌우됩니다. 그래서 현실의 축구에서는 타협수단으로서 '분업'이 존재하죠. 누군가는 볼을 운반하면서 경기를 리드 하고, 누군가는 골을 넣고, 누군가는 측면을 후벼 파고, 누군가는 공간으로 침투하며 상대 수비에 균열을 내고, 누군가는 수비를 전담하는 식으로 각각에게 단순한 역할을 분담하고 할당하지요. 그렇게 범박한 계획에 포괄되지 않는, 사전에 정교하게 약속해놓을 수 없는 돌발적인 상황들은 자율적인 임기응변과 선수 개개인의 즉흥적인 판단에서 나오는 개인 전술에 의해 처리되죠.
자연히 보드진의 운영도 전술적 구조나 경영 합리성의 실현, 조합적인 스쿼드 운용 같은 것보다는 선수들의 재능의 양 자체를 늘리는 식으로 단순하게 전개되죠. 경기 외적 측면과 내적 측면의 거리가 멀고, 프로듀싱보다는 선수 개개인의 볼터치와 자력구제가 중요합니다. 경기가 분절되지 않기에 턴의 누적으로 표본을 확보할 수가 없고, 선수들은 자신의 가치를 냉엄하게 평가받기보다는 자기만의 '판타지'를 제공해주는 식으로 생존해나가죠. 그러다보니 기업적인 가치보다는 선수라는 아이돌을 중심에 두는 지역결사체의 내적 의미부여에 의해 팀이 운영되는 일이 잦고, 팀 운영에 대한 팬들의 몰입감도 훨씬 높죠. 자신들이 그저 손님이 아니라 정말 이 경기장에서 이 선수들을 조종하고 있다는 듯한 '착각'을 느낄 수 있고, 그게 또 마냥 착각이 아니기도 하고 그렇지요.
물론 축구 같은 경우에도 해외 TV중계 위주로 수익 구조가 변화하고 월드와이드한 자본이 집적되면서 종목의 특질 내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긴 하죠. 그걸 대표하는 것이 EPL의 카메라 워킹이고요. 카메라 각도와 거리를 조정해가면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다 역동적으로 비춰지게끔 하죠. 경기 자체는 분절되지 않지만, 그걸 드러내는 카메라 통해서 경기를 샷 단위로 분절시켜 보여주는 거죠. 그렇게 '하이라이트'를 경기 내적 룰이 아닌 외삽을 통해 구현해냅니다. 일종의 수렴진화죠. 가역적으로 이전 단계로 돌아가서 똑같은 방식으로 진화할 수는 없지만, '경기 중계 방식'이라는 기존의 요소를 비가역적인 방식으로 변화시켜서 나름의 적응을 이뤄내는 식이죠. 또 '하이라이트'에 적합한 육체를 모든 선수가 가질 수는 없지만, '어떤 선수'들은 가질 수 있죠. 이미 축구계와 팀내에서 지위가 확실하고 압도적인 기량과 마케팅 가치를 갖고 있기에 다른 선수들에게 희생과 헌신을 강요하고 자신은 그 대가로 스스로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플레이만 해도 용인될 수 있는 Power 플레이어들이 그렇죠. 이런 선수들은 Endurance를 다소 버린 채 그 대가로 남들보다 더 많은 Power를 획득할 수 있지요. 그렇게 한층 더 스펙터클하고 스피디한 플레이를 전시하게 되고, 이는 높은 지위로 이어지며, 이것은 무한히 반복되지요. 그래서 이미 기량곡선이 꺾여야 할 선수가 아직까지 정상 레벨에서 머무를 수 있게 되고. 이 역시도 원래부터 선수의 개성이 중요한 스포츠 나름의 수렴진화라 할 수 있겠죠. EPL이 해외시장에서 확보한 자본을 바탕으로 유명 단장과 유명 감독과 유명 선수들을 긁어모아 '전술적 합리성'을 관철할 수밖에 없는 전력 자체를 만들어내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고, 피파의 월드컵 마케팅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죠. 경기 자체를 스펙타클하게 만들 수 없다면 '애국심'으로 엔터테이닝을 창출하는 셈.
여튼 양자가 아예 상반되이 진화하면서 각 종목의 개별 구성요소들을 굉장히 기능적인 방식으로 배치하여 각자만의 유기적인 생태계를 구축했다고 정리할 수 있을 겁니다. 모든 팩터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작동되는데 서로 반대방향으로 돌아가고 있는 거죠. 그런만큼 양자 모두 장단점이 있긴 한데, 유럽 축구가 현상학적이고 고리타분하고 고상함을 고수하는 허영적인 체제를 유지하는 대가로 폭발력과 합리성과 전술적 정교성을 제물로 바친 Eurotrash스러운 무식한 스포츠인 건 인정하지만 그럼에도 축구에 더 끌리긴 합니다. 어쨌든 중단 없는 공연의 연속이란 [원형 스포츠] 다운 맛은 무시할 수가 없는 것인지라. NBA든 MLB든 아무리 재미있게 보더라도 한창 달아오를 즈음에 경기 끊기고 2분 쉴 시간을 야바위치기로 5분 쉬고 그 사이 쓸데없는 이벤트로 시간 끌고 케이티 페리나 아리아나 그란데 같은 애들의 10만 번 본 뮤비 나오고 이런 거 계속 겪다보면 흥이 깨지죠. 몰입감도 유지될 수가 없고, 내가 이런 자질구레한 것들을 왜 봐야하는지 회의하게 됩니다. 그것이 제도주의적인 차원에서 필연적인 요소라는 것을 알고 있어도, 치어리더들의 쇼타임이 더 우람한 선수들을 더 웅혼하고 더 합리적으로 움직이게 하여 이 스포츠를 더 논리적으로 만들어준다는 것을 알아도 그렇죠. 이러니저러니 해도 축구는 축구만 보면 되는 거라. 라 리가의 움직임 없는 카메라 워킹도 그래서 좋고요. 요즘은 거기도 EPL에 나쁜 물 들어서 클로즈업 이리저리 해대고 그러면서 전술 상황을 총체적으로 날것 그대로 파악하는 것이 어려워졌지만.
잉글랜드는 지도자 육성에 문제가 있죠. 좋은 선수들을 기르려면 먼저 좋은 코치들부터 길러야하는데 그렇지를 못하니. 잉글랜드의 지도자 육성 프로그램은 대륙권, 특히 스페인/이탈리아/포르투갈 같은 분석적 축구문화가 확립된 곳에 비해서 형편 없고 졸속적이기로 유명하죠. 그러니까 빅샘/파듀/휴즈/모예스 같은 감독들이 학년 바뀔 때마다 담임 교원 돌아가면서 맡는 것처럼 돌려 먹기 해도 리그가 유지되는 거고요. 그 감독들을 도태시킬 수준의 지도자들이 별로 없단 거죠. 그러니까 선수들의 질도 개선이 없는 것이고, 퀄리티를 유지하는 건 죄다 외국 감독 외국 선수들...
여기에 잉글랜드 (노동 계급) 특유의 경험...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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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는 지도자 육성에 문제가 있죠. 좋은 선수들을 기르려면 먼저 좋은 코치들부터 길러야하는데 그렇지를 못하니. 잉글랜드의 지도자 육성 프로그램은 대륙권, 특히 스페인/이탈리아/포르투갈 같은 분석적 축구문화가 확립된 곳에 비해서 형편 없고 졸속적이기로 유명하죠. 그러니까 빅샘/파듀/휴즈/모예스 같은 감독들이 학년 바뀔 때마다 담임 교원 돌아가면서 맡는 것처럼 돌려 먹기 해도 리그가 유지되는 거고요. 그 감독들을 도태시킬 수준의 지도자들이 별로 없단 거죠. 그러니까 선수들의 질도 개선이 없는 것이고, 퀄리티를 유지하는 건 죄다 외국 감독 외국 선수들...
여기에 잉글랜드 (노동 계급) 특유의 경험론/유물론적 반지성주의도 영향을 주고요. 잔재주 피우지 말고 근성 있게 달려들어 몸통 박치기 하는 남자다움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강박이 강하죠. 애초에 19세기에 스코틀랜드 애들이 잉글랜드를 꺾은 방법론부터가 패스 축구였죠. 정면으로 상대하면 힘대힘에서 상대가 안 되다보니 패스 돌려가며 볼소유 유지하면서 투우사가 투우를 상대하는 것마냥 무식하게 달려드는 잉글랜드 선수들을 기진맥진하게 하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수비를 해냈다고 하죠. 마치 남아공 스페인 같은 '패싱 카테나치오'. 패스로 수비를 하는 축구였죠. 그걸 두고 잉글랜드인들은 여윽시 비겁한 스코티시들은 드리블로 돌격을 안 하고 기집애들처럼 패스나 돌리고 있는 고자들이라고 욕했고. 100년 뒤에 그 패턴 그대로 스페인 팀들이 잉글랜드 팀들 엿먹여도 자기들 우직한 줄은 모르고.
물론 그 덕에 잉글랜드 선수들은 축구 선수라기보다는 미식축구나 농구 선수에 가까운 육체를 갖게 되었죠. 크고 강하고 빠르고 과격하게. 그 덕에 일타일격에 최적화되었고요. 힘 있고 빠른 패스를 레슬러 같은 몸뚱이로 달려나가는 공격수들에게 전달해서 운동 에너지가 최고점에 도달한 그 순간에 상대 골문을 흔드는 식으로. 그래서 잉글랜드 미드필더들이 패스 하나는 일품이고요. 롱패스 마스터라 불리는 알론소가 꼽은 최고의 오른발패서는 챠비나 이니에스타나 카솔라, 실바 같은 스페니쉬, 혹은 본인이 아닌 잉글리쉬 제라드였죠.
https://youtu.be/VUMe-2m_VB8
이런 게 그야말로 노동자 축구. 하지만 축구는 Endurance가 더 중요한 스포츠고 비인위적이고 비가공적인 자연스러운 '흐름'의 축적을 통해 상대방을 90분동안 마모시켜가며 이기는 지구전 스포츠인지라 저런 방법론은 한계가 있죠. 하이라이트로 볼 때야 일타일격이 멋있지만 축구는 하이라이트만으로 이길 수가 없는 종목이라. 그런 걸 보통 '세탁기'라고 하죠. 골세탁 암만 해봐야 찐따는 찐다..
여기에 잉글랜드 (노동 계급) 특유의 경험론/유물론적 반지성주의도 영향을 주고요. 잔재주 피우지 말고 근성 있게 달려들어 몸통 박치기 하는 남자다움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강박이 강하죠. 애초에 19세기에 스코틀랜드 애들이 잉글랜드를 꺾은 방법론부터가 패스 축구였죠. 정면으로 상대하면 힘대힘에서 상대가 안 되다보니 패스 돌려가며 볼소유 유지하면서 투우사가 투우를 상대하는 것마냥 무식하게 달려드는 잉글랜드 선수들을 기진맥진하게 하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수비를 해냈다고 하죠. 마치 남아공 스페인 같은 '패싱 카테나치오'. 패스로 수비를 하는 축구였죠. 그걸 두고 잉글랜드인들은 여윽시 비겁한 스코티시들은 드리블로 돌격을 안 하고 기집애들처럼 패스나 돌리고 있는 고자들이라고 욕했고. 100년 뒤에 그 패턴 그대로 스페인 팀들이 잉글랜드 팀들 엿먹여도 자기들 우직한 줄은 모르고.
물론 그 덕에 잉글랜드 선수들은 축구 선수라기보다는 미식축구나 농구 선수에 가까운 육체를 갖게 되었죠. 크고 강하고 빠르고 과격하게. 그 덕에 일타일격에 최적화되었고요. 힘 있고 빠른 패스를 레슬러 같은 몸뚱이로 달려나가는 공격수들에게 전달해서 운동 에너지가 최고점에 도달한 그 순간에 상대 골문을 흔드는 식으로. 그래서 잉글랜드 미드필더들이 패스 하나는 일품이고요. 롱패스 마스터라 불리는 알론소가 꼽은 최고의 오른발패서는 챠비나 이니에스타나 카솔라, 실바 같은 스페니쉬, 혹은 본인이 아닌 잉글리쉬 제라드였죠.
https://youtu.be/VUMe-2m_VB8
이런 게 그야말로 노동자 축구. 하지만 축구는 Endurance가 더 중요한 스포츠고 비인위적이고 비가공적인 자연스러운 '흐름'의 축적을 통해 상대방을 90분동안 마모시켜가며 이기는 지구전 스포츠인지라 저런 방법론은 한계가 있죠. 하이라이트로 볼 때야 일타일격이 멋있지만 축구는 하이라이트만으로 이길 수가 없는 종목이라. 그런 걸 보통 '세탁기'라고 하죠. 골세탁 암만 해봐야 찐따는 찐다..
댓글 퀄리티가 ㄷㄷㄷ...
인터테인먼트 요소를 조금 터치하자면 가공을 거치지않은 '원형 스포츠'로서 축구라는 측면 이외의 축구만의 장점은 결정적인 순간이 갖는 파괴력이 굉장히 강렬하다는 점 아닐까 싶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이건 축구에서 결정적인 순간이 굉장히 희소하기 때문이겠지요. 한 골의 비중이 축구만큼 큰 스포츠가 쉽게 따오르지 않는 것도 그렇고 플레이 시간 대비 득점 or 유효 찬스의 횟수를 보면 더욱 이런 요소가 부각되니까요. 물론 이 때문에 무득점 경기나 앞서는 쪽에서 질질 끄는 양상이 발생하면서 재미를 반감시키는 효... 더 보기
인터테인먼트 요소를 조금 터치하자면 가공을 거치지않은 '원형 스포츠'로서 축구라는 측면 이외의 축구만의 장점은 결정적인 순간이 갖는 파괴력이 굉장히 강렬하다는 점 아닐까 싶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이건 축구에서 결정적인 순간이 굉장히 희소하기 때문이겠지요. 한 골의 비중이 축구만큼 큰 스포츠가 쉽게 따오르지 않는 것도 그렇고 플레이 시간 대비 득점 or 유효 찬스의 횟수를 보면 더욱 이런 요소가 부각되니까요. 물론 이 때문에 무득점 경기나 앞서는 쪽에서 질질 끄는 양상이 발생하면서 재미를 반감시키는 효...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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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테인먼트 요소를 조금 터치하자면 가공을 거치지않은 '원형 스포츠'로서 축구라는 측면 이외의 축구만의 장점은 결정적인 순간이 갖는 파괴력이 굉장히 강렬하다는 점 아닐까 싶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이건 축구에서 결정적인 순간이 굉장히 희소하기 때문이겠지요. 한 골의 비중이 축구만큼 큰 스포츠가 쉽게 따오르지 않는 것도 그렇고 플레이 시간 대비 득점 or 유효 찬스의 횟수를 보면 더욱 이런 요소가 부각되니까요. 물론 이 때문에 무득점 경기나 앞서는 쪽에서 질질 끄는 양상이 발생하면서 재미를 반감시키는 효과가 있긴 하지만 반대급부로 결정적 순간에 관객들이 도달하는 감정적 피크와 교차하는 희비의 정도는 더 클 개연성이 충분하죠. 가령 후반전 경기 막바지에 터지는 역전 골이 주는 쾌감이라던가, 어처구니 없는 수비 실책으로 위기 순간 느끼는 가슴 철렁함은 타 스포츠에서 만끽하기 어려운 요소입니다. 이건 단순히 축구에서 그런 장면이 드물다는 것 뿐만 아니라 그 빌드업 자체가 매우 우연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성격도 한 몫하지요. 타 스포츠에서도 게임의 운명이 걸린 결정적 순간은 존재하지만 그 순간이 '언제 오는가'를 암시하는 요소가 굉장히 많죠. 예를 들어 농구는 샷클락이 있고 야구는 주자의 숫자나 볼카운트가 절정으로 다가가는 위기감을 조성하는데 반해 축구는 기회가 언제 어디서 터질지 예측하기 더 어려우니까요. 한 마디로 모르고 맞는 것과 알고 맞는 것의 심리적 충격량 차이... 아니면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스키너의 행동주의 심리학에서 말하는 '불확실한 보상'이 갖는 힘이죠.그래서 저는 룰의 단순함에 비해 진입장벽이 높은 대신 한 번 빠지만 중독성이 제일 강한 스포츠가 축구 아닌가 싶습니다. 정키를 양성하기 딱 좋은 시스템이라고 봐서; 이런 요소는 사실 제가 스타만 보다가 롤로 전환하면서 처음 느낀거긴 합니다. 롤 처음 볼 때는 '와 이렇게 파밍만 해대는데 이게 재미있다고?' 싶었는데 언제 어디서 어떤 결정적인 순간이 발생할지 모르고 그 결과의 파급효과가 엄청나다는 요소가 주는 재미가 엄청나다는 것을 깨달았죠. 라이트 팬 입장에선 좋은 수면제지만 경기에 온전히 이입해서 보는 사람에게는 인민의 아편이 되는 것...
인터테인먼트 요소를 조금 터치하자면 가공을 거치지않은 '원형 스포츠'로서 축구라는 측면 이외의 축구만의 장점은 결정적인 순간이 갖는 파괴력이 굉장히 강렬하다는 점 아닐까 싶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이건 축구에서 결정적인 순간이 굉장히 희소하기 때문이겠지요. 한 골의 비중이 축구만큼 큰 스포츠가 쉽게 따오르지 않는 것도 그렇고 플레이 시간 대비 득점 or 유효 찬스의 횟수를 보면 더욱 이런 요소가 부각되니까요. 물론 이 때문에 무득점 경기나 앞서는 쪽에서 질질 끄는 양상이 발생하면서 재미를 반감시키는 효과가 있긴 하지만 반대급부로 결정적 순간에 관객들이 도달하는 감정적 피크와 교차하는 희비의 정도는 더 클 개연성이 충분하죠. 가령 후반전 경기 막바지에 터지는 역전 골이 주는 쾌감이라던가, 어처구니 없는 수비 실책으로 위기 순간 느끼는 가슴 철렁함은 타 스포츠에서 만끽하기 어려운 요소입니다. 이건 단순히 축구에서 그런 장면이 드물다는 것 뿐만 아니라 그 빌드업 자체가 매우 우연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성격도 한 몫하지요. 타 스포츠에서도 게임의 운명이 걸린 결정적 순간은 존재하지만 그 순간이 '언제 오는가'를 암시하는 요소가 굉장히 많죠. 예를 들어 농구는 샷클락이 있고 야구는 주자의 숫자나 볼카운트가 절정으로 다가가는 위기감을 조성하는데 반해 축구는 기회가 언제 어디서 터질지 예측하기 더 어려우니까요. 한 마디로 모르고 맞는 것과 알고 맞는 것의 심리적 충격량 차이... 아니면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스키너의 행동주의 심리학에서 말하는 '불확실한 보상'이 갖는 힘이죠.그래서 저는 룰의 단순함에 비해 진입장벽이 높은 대신 한 번 빠지만 중독성이 제일 강한 스포츠가 축구 아닌가 싶습니다. 정키를 양성하기 딱 좋은 시스템이라고 봐서; 이런 요소는 사실 제가 스타만 보다가 롤로 전환하면서 처음 느낀거긴 합니다. 롤 처음 볼 때는 '와 이렇게 파밍만 해대는데 이게 재미있다고?' 싶었는데 언제 어디서 어떤 결정적인 순간이 발생할지 모르고 그 결과의 파급효과가 엄청나다는 요소가 주는 재미가 엄청나다는 것을 깨달았죠. 라이트 팬 입장에선 좋은 수면제지만 경기에 온전히 이입해서 보는 사람에게는 인민의 아편이 되는 것...
위에 좋은 분석 리플들이 많지만, 날씨도 한몫하지 않나 싶습니다.
영국은 기본적으로 우중충하고 춥고 습하고 비는 상수로 끼고 가는 날씨가 1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아무리 축구인프라가 좋다고 한들 하부리그에서까지 배수 잘되는 정돈된 좋은 잔디구장이 있기 힘들고,
결국 습기를 머금은 잔디에서 축구하거나, 물웅덩이가 여기저기 있는 맨땅구장에서 축구하기 마련인데...
뭐 추꾸 좀 해보신 분들이라면 축축한 잔디와 물먹은 축구공으로 패스축구한다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맨땅에서는 두말하면 입아프구요.
근... 더 보기
영국은 기본적으로 우중충하고 춥고 습하고 비는 상수로 끼고 가는 날씨가 1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아무리 축구인프라가 좋다고 한들 하부리그에서까지 배수 잘되는 정돈된 좋은 잔디구장이 있기 힘들고,
결국 습기를 머금은 잔디에서 축구하거나, 물웅덩이가 여기저기 있는 맨땅구장에서 축구하기 마련인데...
뭐 추꾸 좀 해보신 분들이라면 축축한 잔디와 물먹은 축구공으로 패스축구한다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맨땅에서는 두말하면 입아프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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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좋은 분석 리플들이 많지만, 날씨도 한몫하지 않나 싶습니다.
영국은 기본적으로 우중충하고 춥고 습하고 비는 상수로 끼고 가는 날씨가 1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아무리 축구인프라가 좋다고 한들 하부리그에서까지 배수 잘되는 정돈된 좋은 잔디구장이 있기 힘들고,
결국 습기를 머금은 잔디에서 축구하거나, 물웅덩이가 여기저기 있는 맨땅구장에서 축구하기 마련인데...
뭐 추꾸 좀 해보신 분들이라면 축축한 잔디와 물먹은 축구공으로 패스축구한다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맨땅에서는 두말하면 입아프구요.
근데 또 그런 진흙탕 추꾸가 특유의 하는 맛이, 보는 맛이가 있죠.
사실 제일 큰 문제는 아직도 종주국부심 못버리고 에헴 하고 있는 FA 틀딱들이 제일 큰문제다 싶지만, 헬조선 추꾸협회가 더 큰 문제라...
영국은 기본적으로 우중충하고 춥고 습하고 비는 상수로 끼고 가는 날씨가 1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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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습기를 머금은 잔디에서 축구하거나, 물웅덩이가 여기저기 있는 맨땅구장에서 축구하기 마련인데...
뭐 추꾸 좀 해보신 분들이라면 축축한 잔디와 물먹은 축구공으로 패스축구한다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맨땅에서는 두말하면 입아프구요.
근데 또 그런 진흙탕 추꾸가 특유의 하는 맛이, 보는 맛이가 있죠.
사실 제일 큰 문제는 아직도 종주국부심 못버리고 에헴 하고 있는 FA 틀딱들이 제일 큰문제다 싶지만, 헬조선 추꾸협회가 더 큰 문제라...
공감합니다. 그래서 선수 평가도 개판이죠. 경기 자체의 작동은 누적적인데 스포트라이트는 하이라이트를 연출한 골게터들이나 킬패서들이 다 가져가버리고. 그래서 '세탁'이란 소리가 나오죠. 사실 개거품 선수인데 킬딸질로 명성을 유지한다든가..그에 반해 야구나 농구 같은 경우는 상이하죠. 어차피 하이라이트는 넘쳐나는 이상, 관건은 그걸 '얼마나' 누적시켰는가가 되니까요. 그래서 스탯 생산량이 중시되고, 그러다보다 그것을 가공하여 효율을 계량하는 식의 통계적 방법론으로 선수를 평가하게 되죠.
이런 환경에 축구적 문화까지 합해지니 어느 코치왈 애들한테 아무리 바르셀로나랑 챠비 비디오 보여주고 가르켜줘도 고개만 돌리면 [제-롸ㅏㅏㅏㅏㄷ!], [람퐈ㅏㅏㅏㅏㅏ드!] 소리지르면서 빗속에서 공 뻥뻥차고만있다고... ㅋㅋㅋㅋ
야구가 턴으로 구획되는 스포츠라 굉장히 논리적인 양상으로 흘러가긴 하는데, 감독이 복수의 인원을 가지고 조합 플레이의 효율을 극대화 시켜 전력차를 희석시킨다는 측면에서는 두드러질 게 없으니까요. 축구 기준으로 전술상황이란 건 개인전술, 부분전술, 팀 전술입니다. 근데 야구의 경우 기본적으로 투수와 타자의 1:1이기 때문에, 부분전술과 팀전술 측면이 미미하죠. 이건 감독이 전술적으로 개입할 여지가 그만큼 적다는 것을 의미하고요. 물론 수비와 주루의 운용 등등 전술적 측면이 분명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투수와 타자의 싸움에서 우위를 ... 더 보기
야구가 턴으로 구획되는 스포츠라 굉장히 논리적인 양상으로 흘러가긴 하는데, 감독이 복수의 인원을 가지고 조합 플레이의 효율을 극대화 시켜 전력차를 희석시킨다는 측면에서는 두드러질 게 없으니까요. 축구 기준으로 전술상황이란 건 개인전술, 부분전술, 팀 전술입니다. 근데 야구의 경우 기본적으로 투수와 타자의 1:1이기 때문에, 부분전술과 팀전술 측면이 미미하죠. 이건 감독이 전술적으로 개입할 여지가 그만큼 적다는 것을 의미하고요. 물론 수비와 주루의 운용 등등 전술적 측면이 분명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투수와 타자의 싸움에서 우위를 거둔 쪽이 이기는 싸움이고 이건 감독이 컨트롤 할 수가 없는 부분일 겁니다. 11:11의 싸움인 축구에서는 대응하는 포지션에서 열세를 드러내더라도 부분 전술 상으로 상대보다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국지적 우위를 확보한다든가, 팀전술 상으로 불리한 영역에 역량을 최소한으로 투입하여 다른 부분에 역량을 집중시키면서 대국적으로 이익을 보게 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기량의 열위를 극복하는 방안이 여럿 있죠. 물론 미리 이야기한 것처럼 경기 중 중단이 없고 발로 볼을 다루다보니 디테일한 플랜을 실시간으로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만, 미리 합의되고 숙달되어 있는 전체적인 경기 운영 자체는 유지하면서 경기를 균형 상태로 유지하고 막판을 도모할 수가 있죠. 그에 반해 1:1의 연쇄인 야구에서는 투수와 타자가 서로 간의 기량 싸움에서 지면 어찌 전술적으로 수습할 방도 없이 필패일 테고요. 선수 교체 정도가 가능한 방법이죠. 예컨대 메시는 투입되는 패스루트 끊고 볼 잡기 직전에 2명이서 양방향 압박하고 대신 다른 공간은 조금씩 커버링 해주고..이런 식으로 막을 수 있지요. 보아텡과 후멜스가 아무리 좋은 센터백 듀오라고 해도 아다리만 맞으면 평범한 2명의 공격수의 2:2 플레이로도 파괴할 수 있고요. 하지만 본즈는 투수가 개인의 투구력으로 압도 못하면 전술적으로 볼넷 밖에는 답이 없고, 커쇼는 타자 개개인이 타격으로 공략 못하면 걍 완봉 당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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