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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8/01/11 01:45:19
Name   Erzenico
Subject   [번외] Kenny Burrell And Grant Green - Genius of Jazz Guitar
기타는 재즈 초기에는 비주류 악기로 남아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래그타임 시대까지는, 밴드 사운드에 양감을 더하는 반주악기로서의 역할만을 담당하는 것이 보통이었는데
스윙 시대를 전후로 나타난 세 기타리스트의 활약으로 기타의 역할은 본격적으로 확장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세 사람은 거의 모든 재즈 기타리스트의 조상과도 같다고 일컬어지는 [찰리 크리스찬 Charlie Christian],
집시 기타라는 새로운 흐름을 유럽으로부터 만들어 낸 [장고 라인하르트 Django Reinhardt]
그리고 일렉트릭 기타의 현재 구조의 기틀을 잡았다고 할 수 있는 [레스 폴 Les Paul]이 되겠습니다.

이후 스윙, 비밥을 거쳐 확대된 솔로이스트로서의 기타리스트의 입지 하에서 나타난
50년대 기타리스트의 대표주자가 웨스 몽고메리, 케니 버렐, 그랜트 그린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이 세 명의 연주자가 또 각각의 특징을 두드러지게 나타내는 연주자이지만
웨스의 경우 특징적인 엄지 핑거링과 누가 위 아래를 다 잘라내고 미드레인지만 다듬은 듯한 둥근 톤
그리고 스윙, 비밥시대를 거치며 정통 재즈의 느낌에 가까운 기타라면
케니와 그랜트의 경우 조금 더 블루스에 가까운 느낌의 연주를 즐겼고
Laid-back 스타일의 연주에 능했다는 것에서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디트로이트 출생의 [케니 버렐 Kenny Burrell] 은 교회에서 반조와 우쿨렐레를 연주하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12살부터 기타를 시작하였고
찰리 크리스찬, 장고 라인하르트, 오스카 무어(* 냇킹콜과 트리오로 함께했던 기타리스트) 등 재즈 기타리스트와
티본 워커, 머디 워터스 같은 블루스 기타리스트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하였습니다.
그는 유사한 영향을 받으면서 자란 연주자들과 밴드를 결성해 재즈나 블루스 연주를 하며 지역에서 활동하기 시작하였고,
1951년 디지 길레스피와 함께하며 이름을 알리게 된 그는 블루지한 톤과 안정적인 연주로 많은 연주자들의 러브콜을 받게됩니다.
특히 존 콜트레인, 케니 도엄같은 관악기 연주자는 물론 오르간 연주자 지미 스미스,
그리고 이 당시에는 거의 말년을 맞이한 빌리 홀리데이가 그와 공연을 함께 하고 만족감을 표했다고 합니다.
그는 50년대 중반부터 안정적으로 앨범을 내고 또 대부분의 앨범이 상업적으로도 성공하였습니다.


케니 버렐의 (아마도) 리더로서 데뷔작에 수록된 Nica's Dream.

1963년 케니 버렐을 대표하는 앨범으로 손꼽히는 기타 쿼텟 앨범 [Midnight Blue]
많은 재즈 기타 연주자들이 명반으로 칭송하길 주저하지 않는 음반입니다.
셀프 타이틀 곡인 Midnight Blue는 물론, 어느 곡 하나 빠지지 않고 재즈 기타의 교과서 같은 연주를 보여주죠.
또한 그의 연주에 바탕을 이루고 있는 블루스 역시 재즈 블루스로 잘 소화시켜 선보임으로써
재즈와 블루스에 모두 탁월한 재능이 있음을 증명해 보이는 데 성공한 앨범이라고 하겠습니다.


당시 재즈 기타가 선보일 수 있는 요소를 거의 다 보여준 곡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기술적으로 깔끔하고 뛰어난 Midnight Blue


한편, 1935년 세인트루이스에서 태어난 그랜트 그린은 조금 사정이 달랐습니다.
그는 동향 연주자인 색소포니스트 루 도날드슨, 트럼페터 해리 에디슨 등과 밴드를 꾸려 세인트루이스 동부에서 활동하다가
1960년에야 루의 권유로 뉴욕으로 진출합니다.
블루 노트는 그의 기타를 블루지한 오르간 반주와 묶어 스타로 만들어보려고 했으나,
갓 상경한 시골뜨기 같았던 그를 동료들이 리더로 인정하였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래도 블루 노트와의 계약을 성실히 이행한 그랜트는 1년에 2-3개의 음반을 내는 등 혹사하며
Grant's First Stand, Green Street, Grandstand, Matador, Idle Moments 등 성공적인 음반들을 냈습니다.


처음에 블루노트가 그랜트 그린에게 원했던 것은 이런 느낌이었을텐데


하면 할 수록 이런 그림이 나오는 것은 주변 환경의 영향이었을런지...

블루 노트의 운영에 질렸는지, 음악적으로 다른 방향을 원했는지
그랜트는 잠시 블루 노트 레코드를 떠나 R&B 등 다른 장르의 음악에 외도를 합니다.
우연인지 운명인지, 하드 밥으로 넘어가는 재즈의 흐름에서 R&B와 Funky soul의 영향은 지대했고
스탠리 터렌타인 Stanley Turrentine, 조 헨더슨 Joe Henderson, 행크 모블리 Hank Mobley 등
많은 하드밥 연주자들과 60년대 말, 70년대를 보내며 소울 재즈 연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됩니다.


70년작 Alive! 앨범에 수록된 Let The mUsic Take Your Mind. Funk한 음악이 이런 것이다 하고 말하는 듯.

그의 Funky한 음악 성향과 맞물려, 사운드에 대한 신선한 선택이 다소 새로운 느낌을 만들어 냈기에
US3, Tribe Called Quest, Public Enemy 등은 그랜트의 후기 음악을 자주 샘플링하여 사용하였고
이로 인해 뜻하지 않게 애시드 재즈의 아버지로 불리기도 합니다.


웨스, 케니, 그랜트 등 재즈 기타리스트들의 의의는
비단 재즈라는 장르 내에서 기타의 역할이 확장된 데에 그치지 않습니다.
적극적인 솔로 연주를 펼칠 수 있는 리드 악기가 이펙터 등을 통해 톤을 다양하게 꾸밀 수도 있고 리듬을 칠 수도 있는 선택지가 있다는 것
그리고 이로 인해 신디사이저를 이용한 건반악기 영역의 확장을 받쳐주는 역할도 하며 서로를 꾸며줄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이후 퓨전 재즈의 시대가 도래했을 때 풍부한 사운드를 구성할 수 있는 근거가 되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음번이 퓨전이라고 정해놓지는 않았지만 퓨전을 다루기 전에 꼭 기타리스트를 다루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고
일전에 그랜트 그린의 음악을 소개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기에 아는 한도에서 간단히 적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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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지 벤슨 이야기도 좀 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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