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8/05/15 17:35:54
Name   늘보
File #1   P_20180514_122213_vHDR_Auto.jpg (1.04 MB), Download : 6
File #2   P_20180514_122325_vHDR_Auto.jpg (1.43 MB), Download : 5
Subject   카놈빤과 모시떡




엊그제 가게 직원이 라오스 남부 여행을 다녀오면서 차반으로 카놈빤이란 걸 사왔습니다. 찹쌀로 반죽한 떡에 녹두소를 넣고 바나나잎으로 싸서 찐 건데, 먹다 보니 뭔가 섬유질 같이 입에 씹히는 게 있습니다. 갑자기 급 궁금해져서 '빤'이란 글자의 철자를 확인해보니 '주먹'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게 '모시풀'이란 뜻이었네요. 라오스말은 성조 장단에 따라 뜻이 홱홱 바뀌어서 이리 어렵습니다. -_-;
결국 찹쌀을 쓴거랑 바나나잎에 싼 거만 빼면 우리 모시떡이랑 다를 게 없는 건데요, 바나나잎에 워낙 겹겹이 싸서 찐 거라 멸균이 확실히 돼서 그런지 며칠을 상온에 둬도(라오스의 상온은 30도 이상입니다... 네;;;) 절대로 안 상하고 안 마르는 장점이 있지요. 대신 하나 까먹자면 엄청 귀찮아요. 항그슥 껍질을 벗겨내고 나면 달랑 절편 한 조각만한 떡이 나오는데 인건비 생각이 절로 납니다. 한국에서라면 쓰레기 처리도 만만찮겠죠.

다른 나라에 살면서 다른 문화에 신기해하는 것도 많지만 이렇게 하나씩 고국이랑 비슷한 것들을 찾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가자미식해처럼 큰 생선의 발효를 촉진시키기 위해 소금 이외에 곡물을 추가하는 방식은 이 메콩강 언저리에서 한반도까지 전해진 거라 하죠.

손님도 없고ㅜㅠ 무료한 오후에 카놈빤을 까먹으며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있습니다. 아, 홍차를 마셔야 하는 걸까요...



2
    이 게시판에 등록된 늘보님의 최근 게시물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072 요리/음식피자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네요... 2 덕후나이트 19/04/13 5154 0
    8895 요리/음식영국 음식이 맛이 없는 과학적인 이유 115 문학소녀 19/02/22 9315 113
    8801 요리/음식홍차넷 맛집 탐방 - 쌍문동판다쓰 9 The xian 19/01/26 5374 10
    8714 요리/음식아이스크림 마시쪙 5 温泉卵 19/01/01 4436 5
    8504 요리/음식위스키 입문, 추천 22 Carl Barker 18/11/11 15633 30
    7913 요리/음식랩노쉬(Labnosh) 푸드쉐이크 시식기 5 BONG 18/07/22 7730 3
    7907 요리/음식와인뉴비의 최근 마신 와인들 5 암사자 18/07/22 6191 1
    7822 요리/음식[펌]하겐다즈 좋아했는데 못 사먹겠네요. 17 알겠슘돠 18/07/10 5796 0
    7705 요리/음식[Cafe Carioca - 2] Begining of pour over days 11 Erzenico 18/06/17 4960 1
    7676 요리/음식[Cafe Carioca - 1] 나는 어쩌다 커피를 마시게 되었는가? 22 Erzenico 18/06/13 4918 7
    7527 요리/음식카놈빤과 모시떡 7 늘보 18/05/15 4289 2
    7464 요리/음식집에서 뒹굴대는데 부엌에 빵이랑 잼 등등도 같이 굴러다닐 때 25 la fleur 18/05/01 6152 14
    7379 요리/음식패스트푸드에 대한 기억 9 사슴왕 말로른 18/04/13 4698 3
    7277 요리/음식THE BOOK OF TEA 개봉기 26 나단 18/03/25 5752 10
    7188 요리/음식인싸들의 힙한 라면. 요괴라면 후기 17 Morpheus 18/03/03 7709 1
    7112 요리/음식떡볶이 부터 시작된 정크푸드에 대한 진영싸움 15 맥주만땅 18/02/14 4688 2
    6940 요리/음식결혼하지 않는 남자. 18 tannenbaum 18/01/14 6209 5
    6801 요리/음식혼밥이란 무엇인가? 5 Beer Inside 17/12/21 7796 8
    6285 요리/음식2박3일 속초 휴가 (먹기만 함..) 10 꿈꾸는늑대 17/09/15 5454 6
    6142 요리/음식그레이스 켈리의 와인을 찾아서 11 마르코폴로 17/08/22 8073 4
    6078 요리/음식평양냉면 첫경험 26 커피최고 17/08/09 6148 5
    5690 요리/음식식욕터지는 다이어터의 의식의 흐름 - Chicken Wings 20 elanor 17/05/24 4792 2
    5653 요리/음식백종원식 국물있는 밀떡볶이 만들기 4 피아니시모 17/05/17 6537 5
    5592 요리/음식도망친 여인, 돈나푸가타 1 마르코폴로 17/05/09 6314 6
    5476 요리/음식그대의 뽀얀속살을 그 위에서 보았을때 내 심장은... 11 다시갑시다 17/04/20 5545 7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