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8/05/31 13:24:25
Name   나방맨
File #1   A232A50C_CFBE_45CD_826E_64A40BF810BD.jpeg (1.21 MB), Download : 16
Subject   여름의 에테르 1


나방맨에게만 의미있는 이야기)
https://youtu.be/dbKY4fbILp4





여름의 에테르 1

    - 2014년 4월 6일 동백꽃


  내게 3월이란 첫키스의 계절이다. 딸기와 소주를 반씩 나눠 먹으며 둘만 세계에서 쏙 빠져나와 밤이 새도록 키스를 했던게 2013년 3월 28일, 이니까. 그리고 2014년 3월 내내 첫키스를 생각하고 3월 21일에 당신과 처음 만났다. 그리고 남은 3월 동안에는 당신 생각을 했다. 그리고 4월이 되어서는 바다와 동백꽃이 보고싶어서 통영에 내려갔다. 통영은 모퉁이를 돌 때마다 바다가 보이고 집집마다 동백꽃이 심어져 있는 곳이었다.

  이틀을 묵었던 숙소의 사장님이 통영에는 어쩐 일이냐고 묻길래 나는 동백꽃을 보러 왔다고 했다. 사장님은 요즘엔 날이 더워서 서울에도 동백꽃이 핀다고 했다. 그랬구나, 나는 한번도 본 적 없는데. 그런데 동백꽃을 보러와서 동백꽃을 보면서 나는 내내 다른 생각을 했다. 당신이 너무 보고 싶다고. 그래서 서울의 동백꽃에게 연락을 했다. 당신은 늦은 벚꽃을 구경하러 강릉에 가 있었다. 나는 여기 도처에 바다가, 동백꽃이 널려 있다며 낮에 찍은 동백꽃 사진을 보냈고 당신은 그곳 바다가 아름답고 커피가 맛이 있다며 밤 벚꽃 사진을 보내왔다. 바다처럼 이어져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전화를 했다. 전화를 해서 당신이 보고 싶다고, 동백꽃을 보러 와서 동백꽃을 보는데 당신 생각만 났다고, 다음주도 좋고 다다음주도 좋고, 낮도 괜찮고 밤에도 괜찮으니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점심 즈음 외근 나가는 척 회사에서 쏙 빠져나올테니 점심을 먹고 남산에 함께 올라가자는 말을 들었다. 나는 서울에서 피는 동백꽃이 보고 싶어서 동백꽃을 보러 급히 서울로 올라왔다.


//

“사람들은 어떻게 여름을 살아갈까 마음이 지워질 때까지 얼마나 더 꽃잎을 모아야 할까”



나는 아직 여름을 하나도 못 모았다.




8
  • 여름이 그리워지네요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643 의료/건강2012년으로 돌아가 살펴보는 이국종의 정치성 16 구밀복검 17/11/24 7116 8
6807 여행겨울철 물놀이 - 캐리비안베이 이용 후기 15 Toby 17/12/21 11109 8
6783 영화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종교 개혁, 좋은 영화 18 코리몬테아스 17/12/19 6834 8
6801 요리/음식혼밥이란 무엇인가? 5 Beer Inside 17/12/21 8936 8
6907 기타어그로 36 김치찌개 18/01/06 4544 8
6914 도서/문학내 것이 아닌 것에 낄낄대며 울기. 메도루마 슌, 물방울 3 quip 18/01/08 5830 8
6934 정치법무부vs기재부, 누가 거짓말을 했나 9 제로스 18/01/12 5991 8
6943 도서/문학올림픽의 몸값 (오쿠다 히데오, 2008) 7 epic 18/01/15 6488 8
6979 일상/생각[펌] 이름이 예쁘면 사람도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11 라밤바바밤바 18/01/21 9417 8
8589 게임[워3][RTS] '운영'에 대한 고찰 20 호타루 18/12/01 6382 8
7259 일상/생각팬의 죽음을 알게 된 지하 아이돌의 일기 6 Azurespace 18/03/21 10316 8
7262 오프모임부산 봄맞이 벚꽃놀이 모집합니다 3/31(토) 42 나단 18/03/22 5842 8
7284 일상/생각잘 하는 일 8 nickyo 18/03/26 5699 8
7328 일상/생각기득권의 권력 유지를 저항하려면... 6 풀잎 18/04/04 5280 8
7451 게임프로스트펑크 리뷰 4 저퀴 18/04/28 7013 8
7452 철학/종교저항으로서 장자 8 메아리 18/04/28 6185 8
7500 여행[괌간토비] 저렴한 항공료로 예매하기 - 스카이스캐너 6 Toby 18/05/10 6599 8
7521 육아/가정아픈 고양이 돌보기 1 이건마치 18/05/15 8839 8
7573 창작커피에서는 견딜 만한 향이 났다. 3 quip 18/05/23 4926 8
7608 기타여름의 에테르 1 5 나방맨 18/05/31 4683 8
7680 스포츠[사이클] 원데이 클래식 (1) - 5대 모뉴먼트 10 Under Pressure 18/06/14 10049 8
7715 오프모임6월 23일 3시 홍차와 티푸드를 흡입하는 Let's tea time! 37 naru 18/06/19 5409 8
8318 스포츠축구입문글: 나만 관심있는 리그 - 리그 결산 및 감상 6 다시갑시다 18/10/04 6761 8
7842 오프모임[급벙]이거시야말로 번개불에 콩볶기 벙개 28 무더니 18/07/13 5286 8
7879 도서/문학[책추천] "대한민국 치킨전" 소개 12 기쁨평안 18/07/18 4751 8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