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8/09/13 16:20:37수정됨
Name   꾸니꾸니
Link #1   https://storyfunding.kakao.com/episode/45408
Subject   뇌종양에 노래가 도움될까요

사연이야 누구나 있겠습니다만 저는 좀 어렵게 자란 편입니다.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10대 때부터 가장 노릇을 해야 했어요.

남들 다 가는 대학은 근처도 못 가 보고 내내 일만 했는데도 생활비조차 빠듯한 형편이었습니다.

딱히 기술도 없고 배움도 짧다보니 돈을 많이 받는 일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집 안에 아픈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힘들고 마음 아린 일입니다.


편부슬하의 외동아들로 자라 뇌경색을 앓으시는 아버지를 모시고 단 둘이 사는 게 좀 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 두번째 뇌경색이 와서 병원에서 반년정도 병수발을 하고 대소변을 받아냈습니다.

그 때 제 이름은 보호자님이었는데 내가 무슨 힘이 있다고 보호를 할 수 있는 걸까 싶었더랬죠.

매일 밤 잠들기 전에 내일 아침엔 내 숨이 끊어져 있게 해달라고 신에게 기도했던 시절입니다.


이제 와 생각해 보면 어린 나이에 도망칠 법도 한데,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은 미처 못 해봤었습니다.

방법을 모르기도 했구요. 그냥 눈 앞에 닥친 현실을 버텨내기 급급했던 것 같아요.


다행히 많이 어려울 때는 주위에 도움의 손길들이 있었습니다.

한번은 전기요금을 못 내 끊길 판이었는데 동사무소 사회복지과에서 어떻게 알았는지

사회복지협의회를 통해 전기요금을 지원해 주기도 했었어요.


그 이후로 종종 쌀도 한 포대씩 갖다 주곤 했습니다. 나중엔 아버지 병원비도 지원받았습니다.

어찌나 고맙던지요.

그땐 어린 마음에 우리나라 참 좋은 나라네.. 나도 빨리 돈 많이 벌어서 세금도 많이 내고(?),

기부도 많이 하고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
지금은 어엿한 사회인으로 장성해서 누가 봐도 아저씨라고 할 나이가 되었습니다.

밥벌이도 하는 것 같이 하고 그나마 사람 구실하며 살고 있습니다.

작게 나마 기부도 하고 노래로 봉사하는 합창단에 참여도 하고 있습니다.

늘 도움만 받고 살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는 삶을 산다는 게

낯설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지난 어린이날에 소아암 병동에 봉사 다녀온 영상입니다.)

노래로 봉사를 하는 합창단이 있다고 해서 신기한 마음에 시작했었습니다.

호스피스, 소아암 병동에 가서 음악으로 환우들과 함께 하고,

매해 정기 공연을 열어서 모은 공연수익금은 소아암 환아 치료비로 전달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뇌종양을 앓고 있는 11살 아이를 후원하는 공연을 엽니다.

삼남매의 다복한 가정이었는데 수모세포종 진단을 받고 투병 생활을 하면서 많이 힘들어졌다고 합니다.

워낙 치명적인 질병이고 치료 기간도 오래 걸리는데다

치료비도 무척 많이 들다 보니 아이와 아이 부모님께서 너무나 힘들어하십니다.


-

이번 공연은 스토리 펀딩을 통해서 알리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고마운 기업의 대표님들을 만나 아무 조건 없이 귀한 제품도 제공받았습니다.

공연티켓과 제품을 묶어 스토리 펀딩의 리워드로 준비했습니다.

특히 로션이랑 바디워시는 특히 저같은 아재가 쓰기에도 참 고급지고 좋았습니다.

제가 생긴 것답지 않게 피부가 섬세(?)한터라 아무거나 잘 못 쓰는 편인데

유아용으로 개발된 제품이라 무척 순합니다.

건성피부라 요즘 같은 날씨에 허옇게 일어나는 편인데 

유분기 없이도 보습이 정말 좋아서 걱정이 없습니다.



10월 6일 토요일 5시에 영등포 아트홀에서 공연을 엽니다.

유명한 대중음악들을 합창곡으로 편곡해 30명의 단원들이 무대에 섭니다.


이 날 단 하루를 위해 지난 봄부터 매주 모여 연습해 왔습니다.


협연을 위해 실력있는 연주자들도 초빙했습니다.


좋은 분들과 함께 공연 보러 오셔서 즐거운 주말 보내주세요.


환아와 환아 가정에는 큰 힘과 기쁨이 될 겁니다. 


-

다음 스토리펀딩 - 노래보다 더 즐거운 노래를 만나다


https://storyfunding.kakao.com/episode/45408


(공연티켓과 제품을 구매하실 수 있는 링크입니다.)



25
  • 참여하겠습니다. 존경스러워요 ㅠㅠㅠ
이 게시판에 등록된 꾸니꾸니님의 최근 게시물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270 기타요즘 보고 있는 예능(1) 5 김치찌개 18/09/23 4270 0
8260 기타풍요로운 한가위 4 김치찌개 18/09/22 5023 3
8257 기타법인인감 및 등기부등본 발급처를 집단지성으로 모아봅시다 2 니생각내생각b 18/09/19 5035 0
8234 기타2018 GSL 시즌3 코드S 결승전 우승 "조성주" 2 김치찌개 18/09/16 4325 1
8221 기타뇌종양에 노래가 도움될까요 4 꾸니꾸니 18/09/13 4571 25
8211 기타메르스와 메갈 4 nonviolent11 18/09/12 5637 0
8208 기타드라마 라이프 3 김치찌개 18/09/12 3857 0
8206 기타아늑합니다. 2 꾸니꾸니 18/09/12 3738 7
8205 기타180911 김치찌개의 오늘의 메이저리그(최지만 시즌 8호 2점 워크오프 홈런) 김치찌개 18/09/11 3465 0
8171 기타장하성 "모두가 강남 살 이유 없다…저도 거기 살기에 드리는 말씀" 19 신문안사요 18/09/05 6876 0
8144 기타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스타2 결승전 우승 "조성주" 2 김치찌개 18/08/31 4259 1
8137 기타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 소리는"끽끽" 소리가 아니다. 핑크볼 18/08/29 4786 4
8132 기타[불판] 중부 호우특보 13 Toby 18/08/28 5427 2
8097 기타서울대 이준구 교수, 국민연금 논란에 대해 일갈 14 아카펄라 18/08/22 6127 9
8080 기타제가 드디어 번개 소리를 녹음했습니다^^ 7 핑크볼 18/08/19 4635 11
8078 기타못살 것 같으면 직접 만들어보자. 핸드백제작기 21 Weinheimer 18/08/19 5007 17
8047 기타아빠랑 또 좀 말다툼이 있었습니다. 13 태정이 18/08/13 5101 2
8045 기타유머게시판 업로드 2 김치찌개 18/08/12 4728 4
8019 기타오토바이 2주 후기(대림 XQ125) 8 보리건빵 18/08/08 20762 5
8018 기타가격이 꽤 저렴한 대신 운영체제랑 HDD 빠진 삼성 오디세이 GS800 가감없는 리뷰. 1 ronia 18/08/08 3648 0
8015 기타러시아와 미국의 전술 교리에 대해 알아봅시다 16 기쁨평안 18/08/08 5568 27
8006 기타노트북 충전되는 보조배터리 진짜 찾기 어럽네요. 5 ronia 18/08/06 4756 0
7975 기타제가 조금 전에 당한건데... 9 ronia 18/07/30 4217 0
7903 기타요즘 근황들. 1 ronia 18/07/21 3547 0
7876 기타흔한 대기업집단(?)에서 전하는 영화 싸게보는법 10 삼성그룹 18/07/17 6112 1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