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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8/11/27 22:57:43 |
Name | Cascade |
Subject | 진짜로 슬픈 것은 |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 과제를 발표하던 그 날도 사진을 찍었다. 그녀가 찍혀 있던 그 날의 사진이 아직 남아 있었다. 피씨방에서 타블렛을 가지고 그림 그리는 사람이였다는 게 생각이 난다. 언젠가 지하철에서 한 번 마주친 적도 있었다. 그녀가 내 뒤에서 뒷담을 까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개의치 않았다. 그래서 몇 번인가 학교를 지나다니며 그녀를 보았을 때엔 고개를 내렸다. 모르는 척 했다. 그리고 오늘 그녀가 죽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무엇보다도 슬픈 것은 단순히 죽음이 아니다. 예상할 수 없었던 죽음이, 어떻게 화해할만한 한 마디의 대화도 없었는데, 찾아왔다는 게 그게 가장 슬프다. 불과 스무살 중반의 나이에, 아직 남이 사는 인생의 절반도 못 살았는데.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얼굴 마주쳤을 때 모르는 척 하지 말 걸 그랬다. 그게 후회된다.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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