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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9/01/05 01:14:28 |
Name | 이슬먹고살죠 |
Subject | [CHAOS] 팬픽 소설 (2) |
제 1막. 암살자는 상처를 입지 않는다. "알" 지금이야!" "빛은 보다 밝은 빛에게 삼켜진다. 마나는 곧 빛이요, 보다 밝은 빛 중 가장 밝은 빛인 나에게 삼켜져라. 이는 폭발이 아니라 마나로 된 거대한 망치이니, 내려쳐라. 잔인한 힘을!" 주문을 외우면서 아래를 바라본다. 스톤콜드는 안티매질쉘 포션을 남겨두었고 이레아는 석상을 조종중이다. 마법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건 스콜지 놈들뿐이다. 이정도 마력이 모이면 귀찮은 드레나이와 트럴자식은 물론 시체변태까지 한 번에 보낼 수 있다! 최북단 진지가 더 이상 방어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자마자 센티넬은 그곳을 개미지옥으로 이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센티넬 퀸 다운 단호한 결정이 맘에 든다. ―그대로 있어라. 모두 고깃덩이로 만들어주지. "이온―" 세티어가 날 발견했지만 이미 늦었다. 패배는 정해졌다! "―!" 달려오는 세티어에게 작은 물체가 달려든다. 그게 누군지 판단하는 나의 눈보다 먼저 머리 위에 모은 마나가 흩어진다. 세티어가 어느새 코앞에 도착해 있다. "...젠장" 벌떡 잠에서 깨어났다. 손에는 식은땀이 가득하다. 고개를 내려 바라본 젖은 손은 붕대가 감긴 털북숭이 손. 아직도 적응이 되지 않는다. 똑같은 악몽을 계속 꾼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그 때 세티어의 썩소를 본 뒤로는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 모습이 된 경위는 베나자르에게 들어서 알고 있다. 소울이터로 빨아들인 내 영혼을 이놈 시체에 집어넣은 모양이다. 이유를 물어도 음흉하게 웃을 뿐이고, 덤벼 들어봐도 죽기 전까지 때리고는 버려둘 뿐이라 베나자르한테 직접 뭔가를 얻어내는 건 이미 포기했다. 온 몸이 이미 부서져 있는 듯한 고통에 하루 종일 몸부림치는 시기도 삼일 전쯤에 끝났다. 거울에 비치는 뉴페이스. 마이에브누님은 이 얼굴의 어디가 좋아서 그렇게 따라다녔던 걸까?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검은 사원에서 생을 마감한 일리단... 누님은 당신이 직접 목을 땄다 시지만 아무리 얀데레 누님이라도 그런 짓까지 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아무튼 그 일리단의 육체를 내가 쓰고 있으니 죽은 건 죽은 거겠지. 베나자르 말로는 영령의 위치까지 올랐던 이의 육신이라 영혼이 없어도 마나가 육신을 계속 유지해 썩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뭐, 그 음흉한 놈의 말을 그대로 믿지는 않을 거지만. 단순히 누님을 엿 먹이고 싶어서 이런 일을 꾸몄다고 하기에는 절차가 너무 번거로웠다. 이온캐논을 끊기 위해 끌어들인 미끼가 하필 릴리였다는 것도 맘에 걸린다. ―그 녀석, 지금쯤 엄청 자책하고 있겠지. 작전실패에 나까지 요 모양이 되었으니까. 또 좋아하는 나무 위에서 작은 새처럼 울고 있을 텐데. 그리고, 그 눈물은 내가 닦아줘야 한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잠이 싹 달아났다. 침대에서 일어나야 한다. 이럴 때가 아니다. 아기 새를 지켜줘야지. 비록 이런 모습이지만... 어차피 예전의 나라고 예쁨 받았던 건 아니니 상관없나? 낄낄. 이 와중에도 농담을 할 여유가 있는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 일단은 이 몸과 하루 빨리 익숙해져야 한다. 영령의 몸이라. 맘껏 사용해주지. 집을 나서서 주위를 둘러본다. 오염된 땅과 공기, 마나지만 이 몸에겐 더할 나위 없는 환경일 것이다. 난 마력의 농도가 짙은 곳으로 무거운 몸을 이끌었다. 체념은 어울리지 않으니까. 보름달이 환하게 밤을 비추는 만월의 밤. 달은 없어졌지만 달빛은 변함없이 매일 밤 아제로스를 비추고 있었다. 그러다 개기월식이 일어난 것처럼 텅 빈 둥근 공간의 경계면이 빛나는 모습은 예전처럼 운치있지는 않았다. 아기자기한 2층 집이 줄줄이 늘어서 있는 대로. 반질반질한 돌길에 빛이 반사되어 아이언포지는 자정답지 않게 환했다. 이렇게 환한 밤은 그녀에게는 그리 활동하기 좋은 날은 아니다. 그녀는 자기 방에 들어와서도 로브를 벗지 않았다. 항상 자기 모습을 숨기고 발소리를 내지 않는다는 점을 볼 때, 그녀의 클래스는 명확했다. 그녀는 나무의자에 걸터앉은 채 창 밖을 바라보며 아까 주점에서 들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드워프들이 말하던 산왕의 성에 자신이 노리던 자가 있을 지 모른다는 생각에 잠이 오지 않았다. 복수를 위해 하염없이 아제로스를 떠돌전 중 그 드레나이 주술사를 만난 건 뜻밖의 일이었다. 로렐라이 산맥의 제 1관문, 제 2관문에 비해 산맥을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규모의 평지인데도 이용하는 이들은 없었다. 그녀도 악동을 찾는다기보다는 산맥 전체를 능선을 따라 걸었기 때문에 도달한 곳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 관문을 넘는 도중 어디서 모았는지 모를 고블린 떼를 거느리고 이죽거리는 표정으로 관문 방어부대를 유린하고 있는 악동을 만난 것이다. 그러나 백이 넘는 고블린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적을 암살도 아니고 생포하기란 불가능한 일이었다. 분명히 모습을 숨기고 악동 곁을 따라다니고 있을 트럴 때문에 미행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녀는 지금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하고 고블린 부대가 떠나기를 기다렸다가 밤이 되어서야 관문으로부터 이어지는 길을 따라 악동을 쫒았다. 그렇게 이곳 아이언포지를 찾아낸 것도 벌써 2주가 넘었다. 밤마다 여기저기를 숨어들어갔지만 성과라고는 없었는데, 오늘 저녁에서야 악동에 대한 단서를 습득한 것이다. 그녀는 베나자르를 찾기 위한 첫 퍼즐조각을 찾아냈다는 사실에 가슴이 부풀었다. 물론 그렇다고 당장에 그 성으로 뛰어갈 생각은 아니었다. 어쨌건 그 성은 변태 드레나이놈의 요새가 되었을 테고, 계획없는 침입은 탈출의 가능성마저 막아낼 수 있었다. 그녀는 그 성의 원 주인을 떠올렸다. 마력을 잃자마자 미련없이 산으로 뛰쳐간 드워프, 무라딘 브론즈비어드는 분명 마르티산에 있다고 주점의 드워프들이 말했다. 그녀는 그의 도움을 상정한 계획 또한 머릿속에 그리기 시작했다. 마력을 되찾은 영웅급의 드워프와 함께라면 정면돌파도 가능할 것이다. 그 때, 창문 밖으로 주먹만한 다람쥐 한 마리가 편지를 물고 지나갔다. 숲과 함께하는 그녀가 그 다람쥐를 놓칠 리 없었다. "사막으로 둘러싸인 이 곳에서 다람쥐라니? 너무 무식하잖아~ 바―보" 귀여운 다람쥐덕에 긴장이 풀어진 그녀는 농담을 하며 다람쥐에게 편지를 뺐었다. ―편지의 내용은 오늘 새벽에 고블린들이 도시 전체를 습격한다는 것. 그것도 그녀를 찾아내기 위해서였다. 언제 적에게 자신이 노출된 것인지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그녀는 벽에 기대어 있는 자기 키만한 활을 들고 창문을 넘어 지붕 위를 내달렸다. 그녀의 활에 새겨진 이름은 리리스( Lilith), 17살의 나이로 화신의 전쟁에 투입되어 다래의 칭호를 얻은 소녀는 큰 눈으로 달빛을 빨아들이며 마을 북쪽으로 발을 서둘렀다. <계속>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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