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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9/02/13 13:31:00 |
Name | The xian |
Subject | 로드 FC. 그 애잔한 '100만불 토너먼트'. |
네이버 격투기 뉴스를 보면 잊을 만 하면 로드 FC의 100만불 토너먼트 울궈먹는 기사들이 나오고, 심지어는 메인에 걸려 있는 광경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광경을 보면 볼 수록, 저는 100만불 토너먼트는 최소한 연 단위에서 끊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고, 그것을 끊지 못하다 보니 이것이 로드 FC에게 엄청난 짐덩이가 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로드 FC의 문제가 이 놈의 토너먼트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 토너먼트야말로 정말 하지 말아야 하는 토너먼트였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 것이죠. 우선은, 단체에 큰 부담이 됩니다. 100만불이라는 돈이 뉘 집 강아지 이름도 아니고, 환율로 대충 환산해도 11억 이상입니다. 11억. 꽤 엄청난 돈이지요. 그런데 돈도 돈이지만 단체의 이슈 입장으로 보면 짐짝같은 이슈가 사라지지 않고 계속 돌고 있는 점이 더 큰 문제입니다. 100만불 토너먼트는 시작부터 그닥 신선한 이슈도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진행되면서 새 이슈들이 들러붙어 스노우볼이 잘 굴러간 것도 아닙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싸우지를 않으니까요. 격투기니까 싸워야 이슈가 되는데 정작 오랜 기간 동안 제대로 싸우지를 않으니 새로운 이슈가 나올 리가 없지요. 그러다 보니 끽해야 권아솔의 트래시 토킹 정도로만 이슈가 이어지는데 그 트래시 토킹도 한계가 있습니다. 코미디 코너가 식상해지거나 공감을 못 받으면 '핵노잼'이니 '웃음 사망꾼'이니 하는 소리 듣는 마당에 2년여 간 치르는지 마는지 알지도 못할 정도로 인지도가 미미한 토너먼트 가지고 같은 포맷과 패턴을 반복하고 있으니 뭐가 되겠습니까. 지금 100만불 토너먼트는 로드 FC에게 짐짝입니다. 다음으로 로드 FC 체급 내에서도 부담입니다. 우선 권아솔은 토너먼트에서 3차 방어전 도전자가 결정이 안 되었다는 이유로 2차 방어전 이후로 2년여간 챔피언 장기집권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장기집권하는 기간 동안 경기도 안 가졌습니다. 챔피언이 바뀌거나 하지 않으니 라이트급의 판도가 정체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이것만 해도 악영향입니다. 무엇보다 격투팬들은 싸우지 않는 챔피언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 유명한 'Notorious' 코너 맥그리거조차 방어전을 하지 않는 챔피언이란 인식이 박힌 뒤에는 국내에서도 비난을 더 많이 받았지요. 다만. 여기에서 살짝 쉴드가 될 수도 있는 발언을 하면 맥그리거의 경우와 권아솔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로드 FC에서 애초에 이 토너먼트를 설정할 때 토너먼트 이름 자체가 'Road to A-Sol'이라는 식으로 권아솔에게 도전할 상대를 고르는 토너먼트로 설정했지요. 그래서 토너먼트 종료 시 권아솔이 아닌 챔피언이 있으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가 되는 일일 것입니다. 그래서 경기를 안 하는 것이 아닐까. 뭐. 이런 식으로는 이해는 할 수 있지요. 그러나 팬들은 단체의 사정 같은 것은 알 필요도 이유도 없습니다. 그리고 설령 그런 사정이 있다 해도 한 대회의 챔피언이 부상도 아닌데 2년 넘게 방어전 혹은 다른 경기도 안 하고 있는 건 엄청난 비난을 들을 일입니다. 보는 팬들의 입장에서는 어떤 챔피언이든 간에 2년 넘게 쉬고 있으면, 아니, 1년만 쉬어도 경기를 치를 만한 사정이 안 되면 챔피언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말하는 게 보통이지요. 하다못해. 경기를 안 가지는 동안 이슈메이킹을 잘 할 수 있느냐. 글쎄올습니다. 아쉽게도 로드 FC에게 그런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능력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권아솔이라는 챔피언이 할 수 있는 역할도 제한적이고요. 자. 한 대회의 챔피언이 경기를 안 가집니다. 토너먼트 이슈의 단물은 빠졌고, 무리수 언플만 지속되고 있습니다. 비교대상도 안 되는 권아솔 vs 하빕 등의 기사는 이젠 우습지도 않은 지경입니다. 이런 악순환만 낳는 100만불 토너먼트는 로드 FC에게 분명한 짐짝이고 짐덩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마지막 의문입니다. 그런데 왜 '그 짐덩이'에 대한 기사가 계속 날까요. 저는 그 의문의 답은 간단한 데에 있다고 봅니다. 그 짐덩이를 끌고 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지금 로드 FC라는 곳에서 무언가 이슈라고 내세울 수 있는 것이 '그것' 외에 딱히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100만 달러라는 거액을 걸었으니 다시 거둬들이는 것도 곤란한 일이고요. 어쩌면, 자신이 낳아서 기른 자녀가 짐짝이라고 차마 버릴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로드 FC의 '그 토너먼트' 이야기. 이젠 그만 봤으면 좋겠다 싶으면서도. 참 애잔한 마음이 들어. 두서 없이 글을 써 봤습니다. - The xian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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