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9/02/13 17:55:09
Name   ikuk
Subject   스페인어: 남성 관사와 여성 관사 이야기
스페인어에는 남성 명사와 여성 명사가 정해져 있어서, 이에 맞는 관사를 사용해야 합니다. 태양의 경우는 남성 관사 el 과 함께 sol을 붙여서 엘 쏠. 달의 경우는 여성 관사 la를 붙여서 라 루나가 되는데요. 이렇게 단어 자체가 남성 혹은 여성으로 정해져 있는 경우와 달리, 남성 접미와 여성 접미를 이용해 단어의 성별을 제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미고 amigo는 (남성)친구고, 아미가 amiga는 (여성)친구가 되는 거죠.

포럼 등 커뮤니티에서 다수를 지칭할 때는 남녀가 섞여있을 때에는 보통 아미고스 amigos 라고 해서 '친구들'에 해당하는 복수형으로 지칭하는데요, 이게 기본 남성 복수형과 동일한 모양입니다. 여자 친구들만 있는 경우에만 아미가스 amigas를 사용하거든요. 이걸 웹 한정으로 amig@s라고 쓰기도 합니다. at 기호가 o와 a가 섞여있는 모양이라 남자 친구들과 여자 친구들을 모두 포괄하는 호칭이 되었어요. 학생들은 알룸노(나)스 alumn@s로, 우리들은 노소트로(라)스 nosotr@s와 같은 형태로요. 제가 어렸을 때에도 당연히 있던 표현이었는데, 요새 분위기에 또 맞아 떨어져서 점점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독일어와 같은 중성 관사가 스페인어에는 없기에, @가 들어간 단어에는 새로운 관사를 만들어 레 le와 레스 les등을 붙이고 있습니다. (레 le와 레스 les는 각 남/여성 인칭 대명사로 사용되는 단어이지만, 관사형의 사용법은 없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les alumn@s와 같은 불어같은 스페인어 단어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관사는 @ 그 자체보다는 비공식적인 밈에 가깝습니다.

젠더 싸움의 아방가르드들은 RAE(왕립스페인어학회) 사전에 이를 등록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만, 문자 기호도 아닐뿐더러 다른 발음(앳 at)이 존재하는 해당 기호의 위와 같은 사용을 사전에 올리는 것을 공식적으로 부인했습니다. 가타부타를 떠나서 이런 언어의 변화가 쌓이고 쌓여 언어가 진화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참 재미있습니다.

어느 사람들을 비방하는 글타래가 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8
  • ???: 아씨, 외울게 또 늘어났네.
  • 언어학은 추천추천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143 의료/건강화병과 우울증 3 모모스 16/11/12 6604 8
4137 일상/생각초행길은 무서웡 9 성의준 16/11/11 3730 8
8860 사회스페인어: 남성 관사와 여성 관사 이야기 15 ikuk 19/02/13 5601 8
4094 IT/컴퓨터신경망 학습의 틀을 깨다, DFA 12 Azurespace 16/11/06 7403 8
5508 기타홍차클러의 일대기 14 와이 17/04/24 4592 8
8858 일상/생각남녀 갈등을 부추기는 언론의 수법 8 keith 19/02/13 4494 8
11877 일상/생각회피를 통한 극복 3 lonely INTJ 21/07/13 3087 8
3964 역사클로비스 화살촉과 발사무기 8 모모스 16/10/20 7080 8
3876 일상/생각전직 호주 총리 만난 썰 40 기아트윈스 16/10/12 4491 8
3840 역사러일전쟁 - 영일동맹 4 눈시 16/10/06 5390 8
3797 일상/생각기억의 단편, 어린시절 내가 겪은 트라우마 (完) 7 피아니시모 16/09/29 4005 8
3742 철학/종교다윗왕과 밧세바 이야기 구약 시대의 가장 큰 섹스 스캔들 16 기쁨평안 16/09/21 6727 8
3723 창작큐브툰 #002- BIC 인디게임페스티벌 11 문틈 16/09/18 4028 8
3691 육아/가정아들이 말을 참 잘합니다. #2 26 Toby 16/09/12 6477 8
3683 기타서원(書院)에서 한문 배운 썰 19 기아트윈스 16/09/11 4479 8
3678 게임[삼국지 영걸전] 1599 클리어 기념 팁 + 후기와 기타 등등 이야기 31 조홍 16/09/09 26202 8
3628 역사예송논쟁 대충 알아보기 21 피아니시모 16/09/02 5362 8
3500 일상/생각이 모든 기억이 사라지겠지, 빗속의 눈물처럼. 12 이젠늙었어 16/08/12 4738 8
11873 스포츠메시 아리랑 full version 7 joel 21/07/12 3992 8
11874 기타인간남캐의 체형과 복장에 관한 낙서 및 개인적인 의견 26 흑마법사 21/07/12 4409 8
3390 문화/예술선우훈 비평 비평 25 당근매니아 16/07/29 13191 8
3329 IT/컴퓨터어느 게임 회사 이야기 (12) 9 NULLPointer 16/07/23 15246 8
2892 경제한국에서 구조조정은 왜 실패하나?-STX법정관리에 부쳐(상) 25 난커피가더좋아 16/05/25 5476 8
2852 정치더 이상 강남역 살인사건에 관심 두지 않겠습니다. 112 마스터충달 16/05/21 6268 8
2683 창작3월 중에. 5 헤베 16/04/24 4136 8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