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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9/02/14 14:22:55 |
Name | ![]() |
Subject | 우울증에 대한 전통적 관점과 조금 다른 관점들 |
저는 우울증에 대해 잘 모릅니다. 그래서 이런 글을 쓰는게 조심스럽기도 하고 어떤 제목을 붙여야 하나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만... 이런 얘기가 있다는 것을 전해드리고 다른 분들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어서 글을 씁니다. 제가 우울증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바는 이 영상에서 설명하는 내용 정도입니다. 이 영상이 제게는 우울증을 이해하는데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반면 최근 가디언지에 실린 기사를 전해준 번역기사는 그쪽 동네에서도 다양한 반문과 가설 같은게 있고 계속해서 내용을 업데이트 해가려는 움직임이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하네요. [당신이 우울증에 관해 아는 모든 것이 잘못되었다면?] (The Guardian의 「Is everything you think you know about depression wrong?」를 번역) https://ppss.kr/archives/152979 이 기사에서는 기존의 관점에서 볼 때 우울증으로 진단 할 수 있는 사람들의 많은 수가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우울을 겪고있다... 라고 하는거 같네요. 읽어볼만한 기사 같습니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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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토닌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는 말은 예전부터 있었습니다. 우울증 연구하는 사람뿐 아니라 신경세포 가지고 연구하는 사람이면 아마 다들 들어봤을 내용일 겁니다. 희한하고 새로운 무언가가 아니죠. SSRI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 그러니까 프로작 같은거)를 처리하면 세로토닌 농도는 매우 빨리 올라가는 데 비해, 우울 증상이 호전되는 건 2~3주가 걸리는 건 매우 잘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그러니까 세로토닌 농도가 낮은 것 자체가 문제라면 약 먹고 바로 좋아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니 이상하다는 거지요. 자기가 무언가 대단한 걸 밝혀... 더 보기
세로토닌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는 말은 예전부터 있었습니다. 우울증 연구하는 사람뿐 아니라 신경세포 가지고 연구하는 사람이면 아마 다들 들어봤을 내용일 겁니다. 희한하고 새로운 무언가가 아니죠. SSRI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 그러니까 프로작 같은거)를 처리하면 세로토닌 농도는 매우 빨리 올라가는 데 비해, 우울 증상이 호전되는 건 2~3주가 걸리는 건 매우 잘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그러니까 세로토닌 농도가 낮은 것 자체가 문제라면 약 먹고 바로 좋아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니 이상하다는 거지요. 자기가 무언가 대단한 걸 밝혀낸 것처럼 적혀있지만,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문제입니다.
많은 경우에 항우울제 처방은 근본 치료가 아니라 대증요법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감기에 걸렸을 때 열이 나고 몸이 쑤시면 타이레놀을 먹어야죠. 그게 치료제가 아니라 대증요법이라 할지라도 도움이 되니 좋은 치료법입니다. 이 글은 타이레놀을 처방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고, 집 대청소를 하여 환경을 개선하고 운동을 시켜 면역력을 높이는 것만이 옳은 해결책인 것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그게 좋은 건 맞죠. 그런데 열이 나고 몸이 쑤시는 사람을 데리고 운동을 나가자고 하면 곤란합니다. 우선 증상 치료는 한 뒤에 뭘 해도 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약물치료나 인지행동치료나 성공률(?)은 비슷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후자는 학부 때 공부한 것이 다라 요즘 더 나아졌을지는 모르겠네요. 후자가 인간적이고 좋은 것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돈과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것 역시 사실이지요. '치료'가 그럴진대 '환경 개선'이요? 갓물주 좋은 줄 몰라서 안 할까요?
감기 걸려서 콧물이 나는 건 코에 문제가 생긴 것이죠. 근본 원인이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면역작용의 여파라는 걸 안다고 한들, 바이러스를 때려잡을 방법이 없다면 콧물 잡는 약이 유일하게 남아있는 처방이지요.
같은 이치로 우울증에 걸리는 것은 뇌에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근본 원인이 유전적인 것이든 환경적인 것이든 간에요. 효용에 비해 부작용을 충분히 감수할 만 하다면, 약을 처방하는 것이 잘못된 일일 수는 없지요.
항우울제 처방이 유일한 처방인 것도 아닙니다. 사람에서는 임상실험만 한 것으로 아는데, 일부 마취제가 즉각적 항우울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다른 질병에서 (아마 파킨슨병 치료에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아는데 정확하지 않네요) 사용하던 방식인 deep brain stimulation (전극을 꽂아서 뇌의 특정 부위를 자극하는 치료)을 가지고도 효과를 본 예가 있습니다. 물론 심각한 경우에나 쓰는 것이고, 아직 실험적인 치료이기는 합니다.
새롭지 않은 걸 새롭게 쓰는 것이야 흔한 일인데, 가디언이라니 그건 좀 놀랍습니다.
많은 경우에 항우울제 처방은 근본 치료가 아니라 대증요법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감기에 걸렸을 때 열이 나고 몸이 쑤시면 타이레놀을 먹어야죠. 그게 치료제가 아니라 대증요법이라 할지라도 도움이 되니 좋은 치료법입니다. 이 글은 타이레놀을 처방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고, 집 대청소를 하여 환경을 개선하고 운동을 시켜 면역력을 높이는 것만이 옳은 해결책인 것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그게 좋은 건 맞죠. 그런데 열이 나고 몸이 쑤시는 사람을 데리고 운동을 나가자고 하면 곤란합니다. 우선 증상 치료는 한 뒤에 뭘 해도 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약물치료나 인지행동치료나 성공률(?)은 비슷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후자는 학부 때 공부한 것이 다라 요즘 더 나아졌을지는 모르겠네요. 후자가 인간적이고 좋은 것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돈과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것 역시 사실이지요. '치료'가 그럴진대 '환경 개선'이요? 갓물주 좋은 줄 몰라서 안 할까요?
감기 걸려서 콧물이 나는 건 코에 문제가 생긴 것이죠. 근본 원인이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면역작용의 여파라는 걸 안다고 한들, 바이러스를 때려잡을 방법이 없다면 콧물 잡는 약이 유일하게 남아있는 처방이지요.
같은 이치로 우울증에 걸리는 것은 뇌에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근본 원인이 유전적인 것이든 환경적인 것이든 간에요. 효용에 비해 부작용을 충분히 감수할 만 하다면, 약을 처방하는 것이 잘못된 일일 수는 없지요.
항우울제 처방이 유일한 처방인 것도 아닙니다. 사람에서는 임상실험만 한 것으로 아는데, 일부 마취제가 즉각적 항우울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다른 질병에서 (아마 파킨슨병 치료에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아는데 정확하지 않네요) 사용하던 방식인 deep brain stimulation (전극을 꽂아서 뇌의 특정 부위를 자극하는 치료)을 가지고도 효과를 본 예가 있습니다. 물론 심각한 경우에나 쓰는 것이고, 아직 실험적인 치료이기는 합니다.
새롭지 않은 걸 새롭게 쓰는 것이야 흔한 일인데, 가디언이라니 그건 좀 놀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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