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9/04/29 13:17:33
Name   싸펑피펑
Subject   여자친구가 대학내에서 동기에게 성희롱 및 추행을 당했습니다.
제가 너무 답답해서 홍차넷 유저 분들께 의견을 좀 들을 수 있지않을까 해서 글을 쓰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여자친구랑은 연애를 시작한지 300일 정도 되었습니다.
저희는 상당히 먼 거리의 롱디로서 많게는 1주일에 한 번, 길게는 2주에 한 번 만나서 데이트를 하고 시간을 보냅니다.

저는 이 문제에 대해서 여자친구와 상당히 많은 대화를 나눴고, 나누는 중에 있습니다.
이 시점에도 그리고 최근에도 여자친구는 대학동기로 부터 여전히 성희롱과 추행을 당하는 상황에 있습니다.
현재진행형이고, 그로인한 저희의 좁혀지지않는 의견차이도 예나 지금이나 제자리 걸음 입니다.

성희롱과 성추행에 대해서 대체 어떤 의견차이가 있을 수 있나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게 현실이네요.

처음에는 아주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 될 수도 있는 문제였습니다.
여자친구가 저를 만나기 직전 까지 고도비만이었는데요. 1년 휴학을 하고 다이어트를 했다고 하더라구요.
과거 사진을 보여주면서 그것이 트라우마였고, 그래서 그것 하나로 휴학을 하고 다이어트를 진행 할 정도로 그녀에게는
극복해야만 하는 문제였다고 합니다.

저는 애썼다, 힘들었을텐데 고생했다. 그러한 말을 건넸었구요.
그렇다고 여자친구는 자기 몸무게나, 몸 상태에 대해서 현재 만족하지는 않습니다.
어릴 때 부터 통통했었고, 살을 빼면 진짜 이쁘겠다는 소리를 늘상 듣고 살았다고 합니다. 그녀에게는 그게 스트레스였구요.
여자친구는 살을 더 빼고 싶어하고, 저는 지금도 충분히 예쁘다. 타인의 기준에 맞출 필요는 없지않나 생각이 된다. 이런 얘기를 자주 합니다.
전 그저 그런 저의 말이 여자친구에게 작은 도움 또는 위로가 되면 좋겠다. 바랄 뿐이구요.

문제는 여기서 부터 시작됩니다.

1년 휴학 후, 올 해 여자친구가 복학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성희롱의 당사자 X(글을 쓰는데 편의상 X라 하겠습니다)를 1년만에 학교에서 만나게 되었고, 오랜만에 만나 던진 첫 마디가 '너 살 많이 빠졌다, 니 종아리 두께 보니가 알겠다야' 마치 아무렇지 않다는듯 그랬다는군요.

여자친구는 당시 너무 속상했고, 집에 돌아와 저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오늘 이런 일이 있었다, 상처가 되었다. 그러한 얘기였습니다.
저는 X가 아무렇지 않게 타인의 외모를 평가하고, 신체 부위를 언급하는 것에 대해서 정말 매우매우 화가 났죠.
여자친구에게 너는 어떻게 대처했는지 물었고, 여자친구는 그 자리에서 X의 말에 그 어떤 항의도 불쾌함도 표현하지 못 했더라구요.
그리고 비슷한 일은 몇 칠 간격으로 계속 되었구요.

'너 살 좀 더 빼면 내가 너 데려간다, 좀 더 빼봐라 너 정도면 그냥 복권이 아니라 로또 아니냐'
'보면 볼 수록 많이 예뻐졌네~살빼니까 다리도 예뻐지고(머리를 쓰다듬으며)'

글 쓰다보니 욕이 나오네요. X는 제 여자친구가 저를 만나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남자친구 있는거 뻔히 알고 있다구요.

그리고 가장 문제가 된 행위, 제가 더는 두고만 봐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하게 된 일이 일어납니다.
여자친구가 시험기간을 앞두고 도서실에서 시험공부를 하는 와중에 X가 옆자리에 앉았다고 합니다.
여자친구는 같이 공부하기로 한 친구들을 기다리는 중이었고 X가 올 줄은 몰랐던 상황이었구요.

X가 옆 자리에 앉자마자 저의 여자친구 가슴 언저리의 옆구리를 만지며 '역시 살 많이 뺐네~' 라고 했다는 겁니다.
저는 그 얘기를 듣는데 피가 거꾸로 솟더라구요. 당장 쫓아가서 죽여버리겠다. 난리를 피웠죠.

몸을 추행하는 일이 있기 전에도 저는 여자친구를 설득하려고 부단히 푸쉬를 했습니다.
이건 명백히 희롱이다. 난 자기가 누군가에게 그런식으로 대우 받는게 매우 불쾌하고, 더불어 당신이 걱정된다.
만약 자기가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 할 후의 일들(X와의 어색함, 캠퍼스 내에서 계속 마주치며 느낄 불편함)을 생각하더라도 난 당신이 X에게 적극적으로 당신이 X로 인해 받은 상처에 대해 얘기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등의 얘기 였습니다.
그리고 말하지 못한다면 X는 계속 당신에게 불쾌한 말을 지속 할 것이고 강도가 더 세질 수도 있다.
이 문제는 1차적으로 당신이 해결을 보아야 한다.
내가 당신이 X로인해 상처받고 속상해 할 때 당신을 위로하는건 정말정말 어렵지도 않으며 나로서는 위로 해주는게 매우 당연하다.
다만, 내가 계속 자기를 위로하는 것과는 별개로 이 문제는 해결을 보아야하지않겠냐.
정말 설득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혼자 말하는게 어렵고 두렵다면, 내가 옆에 있어주겠다. 내가 옆에 있어줄테니 당신이 느낀 감정과 불쾌함을 X에게 얘기하는건 어떻겠냐 했지만, 여자친구는 싫다고 합니다. 더 나아가 X가 그렇게 평소에 나쁘거나 악의를 가지고 그런 행동을 하는건 아니라며 제 입장에서는 의아한 반응을 보입니다. 오히려 저의 분노 앞에서 X가 어떤 사람인지 설명하더군요.

여자친구는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내가 언제 너한테 이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했느냐, 그냥 내 속상함에 위로를 건네고 공감해주면 되는 것 아니냐더군요.
그리고 앞으로 X가 그러한 일을 계속 하더라도 너한테는 더 이상 얘기하지 않겠다 라고 하더라구요.
왜 자신에게 왜 문제를 해결하라고, X에게 불쾌함을 표현하라고 강요하고 강압적으로 구느냐며 화를 내더군요.

전 그렇게 느꼈다면 미안하다, 그러려고 그런게 아닌데 그렇게 느꼈다면 정말 미안하다.
난 그저 이 상황이 정상적이라고 생각되지도 않고, 앞으로도 당신이 이런 일을 학교를 다니는 내내 계속 겪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너무 화가나고 속상하고, 무력함을 느껴서 그랬다. 사과를 했구요.

여자친구는 대체로 많은 일들에 참는 성격입니다. 스스로가 참기만하면 조용히 넘어갈 수 있다는 얘기를 매우 자주합니다.
문제가 생기고, 갈등이 생기는 것이 매우 불편하고 싫다고 하네요.
그리고 이 사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로서는 그래서 할 수 있는게 없어요.
제가 여자친구의 입장을 건너띄고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서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들고, 나서게 되면 여자친구는 또 상처 받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서술 했다시피 1차적으로 이건 여자친구가 해결하고자 의지를 가져야되는 문제고 그래도 안된다면 제가 도움을 주는 방향을 고려 할 수 있겠죠.

여자친구가 그 어떤 것도 원하지 않는 다는 것에 저는 속상하고 무력감을 느낍니다.

현재 X의 행동은 점점 수위가 높아져 가는 상황이고, 여자친구는 그 어떤 대처도 하지 않습니다.
그저 동기들이 대신해서 X에게 뭐라 나무라기만을 바라고, 멀리 떨어져있는 저는 거리도 그렇고, 그런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할 수 있는게 뭘까 싶기만 합니다.

이 상황을 타개하고 싶은데, 이제는 내가 너무 오버하나, 내가 문제를 키우고 있나. 심각한 문제가 아닌데 심각하게 받아드리고 있나.
스스로를 의심까지 하게 되네요.

글이 좀 감정적입니다. 읽으시는데 불편함이 없으실지...오타도 제법 많지 싶네요.
제가 너무 답답해서 쓰는 글이니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제 3자로서 홍차넷 분들의 조언을 좀 듣고 싶습니다.
비슷한 일을 겪으신 일이 있으신지 어떤 방법을 선택하셨었는지 말씀을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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