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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9/07/07 07:45:12 |
Name | djqjgfgh |
Subject | 카프카 단편집을 읽고 |
워낙 유명한 작가이지만 고전이라는 무게감 때문에 사실 보기 전에 많은 각오를 다졌습니다.단어 하나하나에 집중하면서 읽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읽다보니 웬걸,술술 읽힙니다.민음사 본으로 읽었는데 1부의 '변신','판결'등은 워낙 초현실적인 내용 때문인지 진도가 쉽게 안 나갔는데 이게 이 작가의 특징이라고 여기고 참으면서 읽으니까 '시골의사'하고 2부부터는 진도가 잘 나갔습니다. 2부의 단편 하나하나의 내용이 워낙 짧아서 그럴지도 모르지만요. 단편만 읽어봤지만 카프카 작품의 특징은 '왜'그렇게 됐는지 이유를 알려주지 않는다는 데 있다고 여깁니다. '변신'의 주인공은 벌레로 변하고 '시골의사'의 주인공은 갑자기 주민들이달려들어 혼란에 빠지지만 작품은 그걸 당연하다는 듯이 묘사합니다. 너무나 덤덤해서 초현실적입니다. 이 분위기가 정말 마음에 듭니다. 장편소설인 '소송'과 '성'도 읽어봐야겠습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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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목했던 가정도 어떤 누구가 갑자기 아프게 되어서 제대로 생산활동을 못한다면 그에게 냉랭하게 대하게 될 수도 있고.. 저는 한동안 카프카의 변신에 크게 공감하면서 살았습니다. 인심이란 게 이렇게 부질없이 상황따라 변하는 거구나. 주어진 현상은 초현실적으로 표현되되 캐릭터들이 느끼는 감정은 현실적이죠. 사실 주어진 상황이 중요한 포인트가 아니라 거기에 반응하는 사람들의 심리적 대응이 골자이기 때문입니다.
카프카는 읽히긴 잘 읽혀요.
읽고나면 그래서 어쩌라고? 라서 그렇지. 거의 10~20년 전에 카프카 소설을 읽었을 때 진짜 뭥미? 이런 느낌이었는데. 몇 년 전에 다시 읽었을 때, 즉 좀 더 살아보고 읽어서 그런건지 두 번째 읽어서 그런건지. 다가오는 느낌이 다르더군요.
아. 결혼하고 읽어서 그런가...
읽고나면 그래서 어쩌라고? 라서 그렇지. 거의 10~20년 전에 카프카 소설을 읽었을 때 진짜 뭥미? 이런 느낌이었는데. 몇 년 전에 다시 읽었을 때, 즉 좀 더 살아보고 읽어서 그런건지 두 번째 읽어서 그런건지. 다가오는 느낌이 다르더군요.
아. 결혼하고 읽어서 그런가...
저는 변신을 읽으면 할머니 생각이 납니다.
제가 14살적 즈음, 저희 할머니는 치매에 걸리셨습니다. 그 때부터 저희 아버지의 4남매들은 매주 돌아가며 할머니의 병수발을 들었습니다. 저도 아버지를 따라서 4주에 한 번씩은 주말을 전부 할애해, 왕복 500km 거리의 시골집에 내려가 할머니의 안부를 살피고 낡은 집을 관리했습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7년 동안을 반복했습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은 학교에서 들었습니다. 그때 저는 "슬프다"는 생각에 앞서 "이제 끝났구나" 하는 안도감이 먼저 들더라구요.
제... 더 보기
제가 14살적 즈음, 저희 할머니는 치매에 걸리셨습니다. 그 때부터 저희 아버지의 4남매들은 매주 돌아가며 할머니의 병수발을 들었습니다. 저도 아버지를 따라서 4주에 한 번씩은 주말을 전부 할애해, 왕복 500km 거리의 시골집에 내려가 할머니의 안부를 살피고 낡은 집을 관리했습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7년 동안을 반복했습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은 학교에서 들었습니다. 그때 저는 "슬프다"는 생각에 앞서 "이제 끝났구나" 하는 안도감이 먼저 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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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변신을 읽으면 할머니 생각이 납니다.
제가 14살적 즈음, 저희 할머니는 치매에 걸리셨습니다. 그 때부터 저희 아버지의 4남매들은 매주 돌아가며 할머니의 병수발을 들었습니다. 저도 아버지를 따라서 4주에 한 번씩은 주말을 전부 할애해, 왕복 500km 거리의 시골집에 내려가 할머니의 안부를 살피고 낡은 집을 관리했습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7년 동안을 반복했습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은 학교에서 들었습니다. 그때 저는 "슬프다"는 생각에 앞서 "이제 끝났구나" 하는 안도감이 먼저 들더라구요.
제가 변신을 읽은 것은 국민학교 4학년 때였습니다. 그레고르는 가족들에게 헌신적이었던 아들이자 오빠였습니다. 그런 그가 죽었을 때 마치 원수가 죽은 듯 기뻐하던 그의 가족들이, 당시의 저는 이해가 되지 않았고 무서웠습니다. 그 때의 저에게 악이란 늘 타자화된 존재였습니다. 책장에 꽂힌 카프카의 단편선이 눈에 스칠 때 마다 할머니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제가 14살적 즈음, 저희 할머니는 치매에 걸리셨습니다. 그 때부터 저희 아버지의 4남매들은 매주 돌아가며 할머니의 병수발을 들었습니다. 저도 아버지를 따라서 4주에 한 번씩은 주말을 전부 할애해, 왕복 500km 거리의 시골집에 내려가 할머니의 안부를 살피고 낡은 집을 관리했습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7년 동안을 반복했습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은 학교에서 들었습니다. 그때 저는 "슬프다"는 생각에 앞서 "이제 끝났구나" 하는 안도감이 먼저 들더라구요.
제가 변신을 읽은 것은 국민학교 4학년 때였습니다. 그레고르는 가족들에게 헌신적이었던 아들이자 오빠였습니다. 그런 그가 죽었을 때 마치 원수가 죽은 듯 기뻐하던 그의 가족들이, 당시의 저는 이해가 되지 않았고 무서웠습니다. 그 때의 저에게 악이란 늘 타자화된 존재였습니다. 책장에 꽂힌 카프카의 단편선이 눈에 스칠 때 마다 할머니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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