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9/07/29 20:44:22
Name   AGuyWithGlasses
Subject   [사이클] 2019 TDF Review (1) - 각종 수상자 정리


올해의 투르 드 프랑스(이하 TDF 또는 투르라고 하겠습니다)는 제가 사이클을 처음 보기 시작한 2016년부터는 물론이고, 오래 지켜본 분들에게나 전문가들에게나 근 수십년간 최고의 투르라는 극찬을 받은 대회였습니다. 비록 마지막에 살짝 김이 새는 일이 있었습니다만, 이를 감안해도 정말 각본없는 드라마가 무엇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회였습니다. 우승은 언제나 그렇듯 팀 스카이를 이어받은 팀 이네오스에게 돌아갔지만, 그 과정은 브레들리 위긴스의 첫 TDF 우승 이래 가장 험난했습니다.

특히나 이번 TDF는 그간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프랑스 선수들의 영웅과도 같은 활약이 돋보였습니다. GC라이더도 아니고 그간 그랜드 투어의 HC급 업힐에서 한 번도 카메라에 모습을 보이지 않던 퀵스텝의 줄리앙 알랑필립이 무려 3주차의 마지막까지 옐로우 저지를 지켜냈고, FDJ의 티보 피노는 2주차 내내 가장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며 전 프랑스를 열광시킨 일등 공신들이 되었습니다. Francetv sports에 따르면, Stage 14의 뚜르말레 정상에서 티보 피노가 스테이지 우승을 달성하는 순간의 프랑스 전역의 TDF 시청률은 France 2TV 52.1%, 3TV 37.1%...에 달했다고 하며, Stage 19의 생 쟝 드 마리안느에서 티보 피노가 리타이어하며 팀카에 몸을 싣고 우는 장면 당시에는 2TV 50.4%, 3TV 34.8%의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이제 프랑스에서 티보 피노 까면 다음 날 해를 못 볼듯...

각 저지별 정리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종합우승(마이요 존느, 노란색) + 영라이더(25세 이하) 저지 : Egan Bernal(콜롬비아) - Team Ineos

2차대전 이후 역대 최연소 TDF 우승자. 현재 최강팀이자 제국인 Team Ineos의 지원을 받는 선수. 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펠로톤의 모두가 '저 녀석은 도대체 TDF를 몇 번이나 우승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게 만드는 선수입니다. 3주차 들어설 때까지 조용히 기다렸다가, 마지막까지 힘을 아껴서 한 방을 치는 침착함도 가지고 있습니다. 스테이지 우승은 없었으나(Stage 19는 공식적인 우승이 아닙니다), 투르에서 스테이지 우승 없이 마이요 존느를 입는 사례가 적지 않으므로(9번째) 이 또한 흠결은 못 됩니다.

TT에서도 아주 약한 건 아니고, 산악은 독보적으로 강합니다. 나이가 젊으므로 TT를 조금만 보강한다면 정말 2020년대를 베르날의 시대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포인트 저지(마이요 베느, 초록색) : Peter Sagan(슬로바키아) - Bora-Hansgrohe

2019년 피터 사간은 커리어에서 가장 부진한 때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린 저지 경쟁은 올해 투르 드 프랑스 저지 경쟁부분에서 영라이더 다음으로 볼 것도 없던 경쟁부문이었죠. 피터 사간을 스프린트로 이길 수 있는 선수는 꽤 있습니다. 당장 이완만 해도 스프린트 피니시에서 3승이나 거뒀고, 비비아니, 흐로게베넨, 튜니센, 반 아트 등이 스프린트에서 1승씩 따냈습니다. 하지만 이 모두가 피터 사간만큼 꾸준하지 못하고, 사간만큼은 산을 타지 못합니다. 이 점에서 피터 사간은 커리어 내내 스프린터들을 압도하고, 7번째 그린 저지를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피터 사간의 7번째 그린 저지는 신기록입니다. 에릭 자벨이 6연속 그린 저지를 차지하여 6개의 그린 저지로 종전 기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만, 사간은 2012년부터 지금까지 2017년을 제외하고는(스프린트 경합 중 몸싸움이 문제가 되어 실격) 전부 그린 저지를 차지하여 에릭 자벨을 넘어서게 되었습니다. 점점 전설을 써내려가고 있는 피터 사간입니다.



KOM(King of the Mountain) : Romain Bardet(프랑스) - Ag2r La Mondiale

피노, 알랑필립... 이번 TDF에서 프랑스 선수들의 영웅적인 활약은 이번 TDF를 가장 재미있는 대회로 만들었습니다만, 아이러니컬하게도 그 중에서 가장 망해서 마크롱이 언급조차 하지 않았던 호망 바흐데만이 샹젤리제의 포디엄에 산악왕 저지를 입고 올라가게 되었습니다-_-;;; 제가 농담조로 KOM은 종합순위 경쟁하다가 망한 선수가 가장 먼저 노리는 상이라고 했는데, 정말로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아직 한창 전성기를 누릴 나이대고 근 2~3년간 종합순위의 포디엄에서 경쟁하던 선수이니만큼, 내년에는 좋은 활약을 기대해 봅니다.



가장 공격적인 선수 상 : Julian Alaphilippe(프랑스) - Deceuninck–QuickStep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이번 투르의 주역은 누가 뭐래도 알랑필립과 피노였습니다. 원래는 가장 논란이 많은 상이지만, 올해만큼은 알랑필립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점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팀 종합순위 : Movistar

사실 별 의미 없는 상이긴 합니다. 팀 8인 전원의 시간을 계산해서 가장 적은 팀에게 주어지는 상이고, 경기 중에는 헬멧과 배번이 노란색으로 되어있는 팀이 이에 해당합니다. 모비스타가 최근 몇 년간 유독 집착하는 듯한 부문인데, 사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습니다-_-;;; 모비스타 관련은 팀별 정리에서 후술하겠습니다.



팀별 우승횟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Team Jumbo-Visma, Michellton-Scott, Lotto-Soudal : 4승
Deceuninck–QuickStep : 3승
Bahrain-Merrida : 2승
Bora-Hansgrohe, Movistar, FDJ : 1승

가장 많은 스테이지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Lotto-Soudal의 Caleb Ewan입니다. 11, 16, 21스테이지를 우승하여 퓨어 스프린터 중 최강자임을 입증했습니다. 그 외에 Michellton-Scott의 Simon Yates와 Quickstep의 Julian Alaphilippe이 2승을 거뒀네요.



최종 순위 포디엄

1위 : Egan Bernal(Team Ineos)
2위 : Geraint Thomas(Team Ineos)
3위 : Steven Kruijswijk(Team Jumbo-Visma)

2편에서는 팀별 리뷰를 제 기준으로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월드 투어 팀의 TDF 사전 예상과 결과를 대비해서 정리하는 글입니다.



3

    게시글 필터링하여 배너를 삭제함
    목록
    게시글 필터링하여 배너를 삭제함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510 일상/생각팬이 아이돌을 생각하는 마음은 매우 복잡하다 43 장생 19/08/05 8283 6
    9509 게임[TFT/롤토체스 공략] 9.15v 1티어 조합 초가스 볼리베어 아리 3캐리 조합 15 무니드 19/08/04 5000 4
    9508 도서/문학고블린 슬레이어와 악령 감상문 3 djqjgfgh 19/08/04 4217 0
    9507 음악[클래식] 파가니니 카프리스 24번 Paganini Caprice No.24 4 ElectricSheep 19/08/03 5166 1
    9506 스포츠[MLB] 류현진 IL 7 김치찌개 19/08/03 4558 0
    9504 스포츠[MLB] 강정호 DFA 김치찌개 19/08/03 3773 0
    9503 영화[약 스포] 욕심이 망쳐버린 영화, '나랏말싸미' 2 The xian 19/08/03 4685 8
    9502 일상/생각외삼촌이 되었다는 것... 5 하얀달걀 19/08/02 4066 9
    9501 스포츠[MLB] [오피셜] 류현진 보스턴전 2자책..비자책으로 정정 10 김치찌개 19/08/02 4651 2
    9500 음악찾아줘, 검색엔진! 4 바나나코우 19/08/02 4089 4
    9499 일상/생각모 사이트에서 30살이 왜 여와서 이러고 있냐는 글을 보고 주절주절(짤에 일베밈포함) 12 하트필드 19/08/01 6263 8
    9498 오프모임여름맞이 진주회관 콩국수 41 은목서 19/08/01 5042 4
    9497 문화/예술<동국이상국집>에 묘사된 고려청자 3 메존일각 19/08/01 5918 7
    9496 게임돈 못 버는 LCK, 이대로 괜찮은가? 15 그대지킴이 19/08/01 5275 0
    9495 일상/생각40대 중반쯤 되면 밤새는 일이 없을줄 알았습니다. 12 집에가고파요 19/08/01 4482 6
    9494 음악[클래식] 쇼팽 에튀드 혁명 Chopin Etude Op.10, No.12 Revolutionary 2 ElectricSheep 19/07/31 5161 1
    9493 스포츠[사이클] TDF 상금 이야기 (2) - 여성부 이야기 2 AGuyWithGlasses 19/07/31 4025 4
    9492 스포츠[사이클] TDF 상금 이야기 (1) - 자전거 선수는 얼마나 버나요 2 AGuyWithGlasses 19/07/31 11195 3
    9491 일상/생각'대체 가능'에 대한 기업과 일반인의 인식 간 괴리 12 AGuyWithGlasses 19/07/30 4538 4
    9490 게임코에이 테크모, 삼국지 14 발표 12 저퀴 19/07/30 4592 1
    9489 오프모임가로수길! 목요일! 점심! 먹어요!(식당 마감) 49 나단 19/07/30 5247 5
    9488 역사일반인이 이해하는 이순신의 거북선 형태 2 메존일각 19/07/30 5406 9
    9487 스포츠[사이클] 2019 TDF Review (2) - 개인적인 팀별 평가 1 AGuyWithGlasses 19/07/29 3912 2
    9486 스포츠[사이클] 2019 TDF Review (1) - 각종 수상자 정리 1 AGuyWithGlasses 19/07/29 5717 3
    9485 일상/생각여가 시간 계획에 대한 잡담 4 2019영어책20권봐 19/07/29 4738 5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