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9/09/28 13:12:02
Name   Jace.WoM
Subject   대체 왜 하면 안되는데 이 나쁜놈들아

소재부터 시작해서 표현 내용 글쓰기 방식 논리 전개까지 별로 보편적으로 건전하고 건강한 남한테 쉬이 권할 수 있는 내용의 글이 아닙니다. 불편하실분들께 미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혹시 너무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으면 지적해주세요 최대한 피드백 하겠습니다





세포 쪼가리 몇개로 시작해서 30년을 살면서 가장 많이 들은, 그리고 가장 듣기 싫은 얘기가 뭘까 생각해봤어요. 못생겼다? 이것도 많이 들었지만 그래도 어릴땐 좀 괜찮았고, 무엇보다 들었을때 별로 기분이 나쁘지 않으니까 아니에요. 제 경우에는 바로 '그건 좀' 이에요

무슨 보편적 통념 (웃음) 에 반하는 말만 꺼냈다 하면 반사적으로 나오는 '하지마' 에 대해 논리적으로 왜 안되냐고 따따따 조금만 되물어도 매번 매크로처럼 돌아오는 바로 그 대답. 에이 그래도 '그건 좀' 아니잖아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그렇잖아

대체 '그건 좀' 이 뭔데? 산다는것 자체로 얼마나 행복하길래 고작 '그건 좀' 따위로 내가 그걸 하고 싶은지 아닌지 해도 되는지 아닌지도 고민 안할만큼 재미없게 사는거야. 근데 그렇게 사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더라구요. 아니, 그렇게 안 사는 사람이 많아야 한둘이 될까 말까겠죠. 동서로 갈라 여야로 갈라 남녀로 갈라 노소로 갈라 싸우면서도 '그래도 그건 좀' 하나는 기가막히게 다들 지키고 살더라구요.

근데 그렇게 남들 사는대로, 맞춰가면서 사는게 행복이라면, 그럼 다들 그렇게 자신들 스스로 알아서 지킬거 잘 지키며 지들만 행복하게 살면 될텐데, 이 악물고 그 기준에 맞춰 남들도 끼워맞추려고 해요. 하긴 그래, 재밌을리가 없지, 그렇게 하나하나 안되는거 천지로 남들 하는 대로 사는 레디메이드 인생이 행복할리가 없지. 그래서 남들도 본인들처럼 불행하게 살았으면 하는거잖아. 아닌척 하지마. 다 아니까

이런 얘기를 하면 본인도 비슷한 생각이라며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들도 있었어요.'그건 좀' 의 족쇄가 답답한 사람. 근데 그런 사람들하고 얘기해봐도 결국 매번 결말은 비슷했어요. 그럼 이건? 그럼 이건? 하고 가다보면, 내 심층의 생각의 채 70%도 도달하지 못한 시점에서 결국 그들도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ㅋㅋㅋ' 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아니 왜요. 여태까지 다른 족쇄들은 니들도 다 싫다며, 왜 거기서 멈추는건데, 이것도 똑같잖아, 대체 왜 여기부턴 안되는건데.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전 그건 좀. 아오! 답답해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저는 터부를 한심하다고 욕하고 조롱해야 했어요, 근데 그런 주장을 하면서도 사회에서 튕겨내지 않고 그럭저럭 주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살아야 했죠. 왜냐면 지켜야 하는게 많았거든요. 결국 제가 고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너무 싫은 터부를 바로 누구보다도 철저히 지키는것이었어요. 성매매 좀 할수도 있지! 성매수 좀 할수도 있지! 라는 주장하려고 유흥업소는 비스무리한것도 철저하게 갑분싸 만들어가며 한번도 안 가고, 학창 시절에 일탈 좀 저지를 수 있지! 라는 주장 하려고 학교 다닐때 교무실 한번 안 불려가게 모범적으로 살고, 물론 어린 치기에 결국 못 참고 저지른 일도 있지만 (고등학교 때 중앙 현관으로 다닌다거나, 중학교때 출석일 수 채우고 학교를 안 나간다거나) 그래도 몇몇개를 제외하면 정말 지킬거 다 지키면서 살았습니다. 왜? 안 그러면 내 주장이 진정성과 힘을 잃으니까요. 구치소 수감된 사람이 범죄자 인권 얘기하면 누가 그 얘길 객관적으로 받아들여주겠어요. 힘들다고 찡찡대는줄이나 알지.

행운인 부분도 있어요. 그렇게 살면서 결국 저는 만났거든요. '그건 좀' 이 없는 친구들을요. 우리끼리만 있을땐 무슨 얘기든 할 수 있는 사람. 내 머리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얘기를 가감없이 얘기할 수 있는 사람, 서로 무슨 얘길 하건 그게 행동으로는 결코 이어지지 않는다는 확신에 가까운 신뢰를 가지고 있는 사람. 그런 친구를 마침내 만날 수 있었어요. 그래도 타인이니까 100%까진 아니지만 99%까지는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고, 내 인생에서 가족들만큼이나 소중한 존재들이죠.

그 친구들을 만난 이후 저의 '그건 좀' 에 대한 스트레스는 많이 줄어들었어요. 해소할 방법도 찾았고, 세상에 이런 사람이 나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외로움에서도 좀 벗어났으니까. 잘 된 일이죠. 세상에 모든 터부를 다 우습게 생각하고 ㅎ 그딴건 안 키워 하고 무시하면 그만이었죠. 왜? 난 이제 날 이해해줄 사람들이 있으니까. 물론 여전히 지킬전 지키고 살고 있지만요. ㅋㅋㅋ

근데, 기술의 발전이 요새 다시금 저를 괴롭히는게 느껴져요. 예전과 달리 다른 사람들의 욕망이 너무나도 선명하게 잘 보이거든요. 그리고 그 욕망을 채 다 숨기치도 못하면서 어떻게든 본인들을 이쁘게 감싸려고 포장하는 그 가식이 너무 선명하게 보이니까 괴로워요. 답답하고, 짜증이 나요. 꼴보기 싫고, 안쓰럽고 그래요.




디씨인사이드에는 성매매 관련 키워드로 검색하면 하루에 성매매 관련 글이 적게 잡아도 1000개는 넘게 올라와요. 원초적 욕망이 드러난 대놓고 판타지스러운 글부터, 실제 방문 후기, 정보 공유, 광고, 등등요. 예전과 달리 노골적인 광고나 사이트 추천은 많이 줄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역시 관련된 글은 수도 없이 올라옵니다.

성매매가 아니라 음란물 관련 글은 셀수도 없어요. 아예 음란물 관련 마이너 갤러리가 수도 없이 많고, 그런 얘기 안할것 같은 갤러리에서도 은근히, 삭제되기전에, 댓글로 얘기하면 결국 단속 못해요. 큰 갤러리에는 보는것만으로도 집에 경찰이 올것 같은 짤을 지속적으로 토르 브라우저등을 이용해서 올리는 사람들이 있어요.

근데 그런 사이트에서 결국 트랜스젠더 BJ, 유튜버, 스트리머가 과거 성매매했다 무슨 이상성욕을 드러내는 글을 썼네 그런 플레이에 리트윗을 눌렀다 어쩌고 하는 과거를 파내서 기어코 사람 몇명 방송을 접게 만드네요. 여성계 혐오 사이트의 최전선을 달리는 워마드 애들의 어시스트까지 받아서

네, 성매매는 범법이에요. 트젠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잘못이에요. 저도 알아요. 저 깡패 아니에요. 저도 적금 붓고 보험들고 살고 그래요.

네, 거짓말은 잘못이에요. 아무리 부끄럽고 숨기고 싶은 과거가 있었고 그게 스스로 생각할떄 불가항력이라고 해도, 본인을 믿어주는 사람에 대한 배신 행위니까요.

근데 ㅋㅋ 욕하는 사람들이 그것만 가지고 욕하나요? 성매매 하는 사람 욕하는 글 보면 매번 나오는 표현은 어휴 더러워. 어휴 법을 어기다니 정말 나빠가 아니라. 심지어 트랜스젠더는 요새 TERF들 때문에 여자들한텐 그냥 남자들보다 욕을 더 먹더라구요. 세상에!

여러분 이렇게 열심히 살다 죽으면 뒤에 뭐가 있을거 같죠? 저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근데 없을수도 있고, 솔직히 말하면 없을 확률이 높잖아요. 우리가 아는 사실로만 판단했을때

근데 그렇게 높은 확률로 한번 살다가 가는 인생에

남자로 태어나서 여자 되고 싶은게 그렇게 꼭 하지 말아야 되는 짓이에요?
남자로 태어나서 남자 좋아하는게 그렇게 꼭 하지 말아야 되는 짓이에요?
누굴 진짜 팬것도 아니고 좀 과격한 SM 플레이에 성적인 자극을 느끼는게 그렇게 하지말아야 되는 짓이에요?
사람 둘이 성관계 가지고 큰 베네핏을 얻은쪽이 덜한쪽에게 대가를 지불하는게 그렇게 하지 말아야 되는 짓이에요?

아아 성매매부터는 잘못이잖아~ 웅엥웅 나도 알아 이 멍청이들아 그 얘기 하는게 아니잖아

그리고 성매매 글 하루 천개 올라오는 사이트에서 음란물 갤러리 대놓고 몇십개씩 운영되는 사이트에서 한국 남자 죽인다 어쩐다 하는 사이트에서 신나게 뛰어노는 니들은? 대체 그렇게까지 본인 욕망에는 솔직하면서 왜 남의 욕망에는 절차적 잘못 이상의 혐오감을 드러내는거야 대체 왜

'아무리 그래도 트젠은 좀'
'아무리 그래도 성매매는 좀'
'아무리 그래도 동성애는 좀'

자연스러운 인간으로서의 행위
보편적인 사회 정서
건전 사회 구현을 위해

언제부터 그렇게 니네가 그 자연스러움과 보편성과 정의구현에 관심이 많았는데
세상에서 젤 잘나가는 나라 대통령이 비서한테 오랄섹스 시켰다가 스캔들로 망신 당하는 세상에서도
제일 말 안듣고 제일 하라는대로 안 사는 애들이 니들이잖아 왜 니들까지 지랄이야
막말로 세상에 경우란 경우는 다 어기고 살잖아 왜 여기서만 경우를 따지고 들어

'걍 꼴보기 싫음 ㅅㄱ'

그래 솔직하기라도 하네
하... 나도 한 솔직 하는데
나도 욕 잘하는데
나도 디스 잘하는데 나도 비아냥 잘하는데 나도 싸움 잘하는데 나도 너 꼴보기 싫은데 아오

아아 저는 용기를 내기엔 아직 지켜야 할게 너무 많아요
그래서 이번 제 용기는 여기까지에요 안타까워요
옆동네 계정이 살아있었으면 이 글 옆동네에 쓸 수 있었을까요?
음 그 정도는 용기는 있는것 같아요 뭐 그렇게 큰 사이트도 아니고 후후
하지만 내 마음속 불꽃은 여기나 거기에 이 글 하나 올릴 정도가 아닌데...
조금만 기다려라 할거 쫌만 더 하고 곧 태우리라 활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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