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9/11/05 20:32:29
Name   Cascade
Subject   그래서 이제 롤 안 볼거야?
어제 하루는 정말 한숨만 나오는 날이였습니다. 하루 종일 허무하더라구요.

SKT 경기가 끝나고 두세시간 동안 잠이 안 왔습니다. 너무 분해서. 진짜 이길 줄 알았거든요.

근데 져서 너무 안타까웠고, LCK가 4강에 머무른 게 너무 속상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여자친구가 묻더군요.

"이제 롤 안 볼꺼야?"





2011년에 롤을 시작해서 12년에 녹턴 발싸! 게임을 정지합니다.로 보는 롤을 본 게 벌써 8년차.

작년은 정말 절망스러운 한 해였습니다. 응원팀은 없었지만 LCK가 잘 할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홈그라운드에서 충격의 8강 탈락을 맛보는 건 감당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일단 우리에게는 SKT가 있었고, 그리핀과 담원 같은 강력한 신예들도 출전했으니까요. 하지만 기대는 와르르 무너졌습니다.

일단 그리핀은 경기 전부터 온갖 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더니 그 소문의 근원지로부터 자멸했고
담원은 G2 상대로 분전했지만 8강에서 탈락했습니다. iG 두 번 잡았던 게 없는 일이 되어버렸죠

그래도 SKT는 다를 것이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G2는 한마디로 [규격 외]의 강팀이였습니다.

SKT가 올해 쓴 돈을 생각해본다면 SKT의 최소 기대치는 롤드컵 우승이였을 겁니다. 준우승도 용납하기 힘든 성적일거에요. 그만큼 많은 돈을 썼습니다. 최고의 선수들로 로스터를 채웠고 서브마저도 다른 팀에서는 주전급 라인업을 만들어 뒀었죠. 하지만 결과는 패배였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시간을 돌린다 해도 SKT가 다시 G2랑 싸워서 이길 수 있을 것 같진 않아요. 100번 하면 2~3번쯤 이길 것 같은 느낌? 그만큼 G2의 실력은 한 수 위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돌이켜 작년을 보면 딱 이런 느낌이였습니다. iG 또한 [규격 외]의 강팀이었고 kt 롤스터는 강팀이였지만 그걸로 끝이였죠.

이제는 롤드컵을 한 지역이 4강에 3팀씩 올리거나 결승 내전을 하기 훨씬 힘들어진 겁니다. LCK가 못한다기보다는 다른 지역들의 실력이 무섭게 치고 올라온 것이죠. 이제 LCK는 그냥 메이저 리그 지역 중 하나일 뿐 독보적인 최강이 아니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군가 LCK가 다시는 우승을 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한다면, 저는 부정하겠습니다.

LCK에는 아직 [규격 외]의 선수들이 충분히 많고 그걸 다룰 코치와 감독 재원도 많기 때문입니다. 자본의 차이라고 하기에 올 시즌 돈을 가장 많이 쓴 팀은 조별리그 탈락을 맛보아야 했죠. NA는 보이지도 않구요.

하지만 이제는 LCK의 모든 팀이 4강에 가거나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긴 합니다. 이제 메이저리그 간 실력 차이는 없으며 오히려 몇몇 특출난 팀들은 앞서가고 있으니까요.



LCK는 앞으로 많이 질 겁니다. 지금까지 승승장구했던 시간들은 뒤로하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 도전자의 입장에서 싸워봐야겠죠. 그리고 그 사이에서 다시 [규격 외]의 팀이 나올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자친구의 질문에 대답은

"벌써 스토브리그 보고있는데 ㅎㅎ 씨맥이 드래곤X로 갔대~ 엄청 기대된다"

였습니다. 아마 내년에도 보겠죠.



+ 솔직히 이번에 4강에 두 팀만 갔어도 덜 아쉬웠을 것 같은데 그리핀이 자멸하고, 또 너무 강한 상대인 G2와 만난 게 좀 지난 18년과 비슷하게 운이 없었다고 해야 되나... 조편성 좀만 달랐어도 덜 아쉬웠을 텐데요 ㅎㅎ.
++ SKT, 담원 그리고 그리핀 선수들까지 모두 고생했어요. 숨 고르고 다시 뛸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5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833 창작[조각글 26주차]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6 우너모 16/05/18 4504 1
    3633 일상/생각오늘은 금요일, 퇴근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20 AI홍차봇 16/09/02 4504 2
    10176 도서/문학아우슈비츠의 문신가 - 헤더 모리스 Darker-circle 20/01/11 4504 2
    11009 기타코로나19, 새들의 노랫소리도 바꿨다 2 메리메리 20/09/30 4504 1
    742 일상/생각한 폭의 그림같은 직장 이야기 #5 5 No.42 15/08/06 4505 0
    10741 도서/문학1984 중에서 3 쿠쿠z 20/07/03 4505 4
    746 음악Dr. Dre 15년만에 신곡 발표 6 까페레인 15/08/08 4506 0
    5301 일상/생각쪽지가 도착했습니다. 36 tannenbaum 17/03/27 4506 24
    5861 방송/연예(데이터, 스크롤, 영상多) 장나라 - 아마도 사랑이겠죠 10 벤젠 C6H6 17/06/29 4506 0
    10291 일상/생각군대 친구 이야기 2 化神 20/02/15 4507 12
    10978 게임MS가 제니맥스 미디어를 인수했습니다. 11 저퀴 20/09/21 4507 2
    11222 게임사이버펑크 2077 리뷰 5 저퀴 20/12/14 4507 14
    3194 정치연례 개봉 초여름 특선 최저임금 극장 11 당근매니아 16/07/05 4508 6
    4782 기타. 6 삼공파일 17/02/06 4508 0
    12385 일상/생각저희 아이가 다른 아이를 다치게 했다고 합니다. 9 엄마손파이 21/12/27 4508 2
    4237 정치루시드폴 - 아직, 있다 2 모여라 맛동산 16/11/27 4509 0
    4641 기타as tears go by 2 O Happy Dagger 17/01/17 4509 2
    8237 스포츠180916 김치찌개의 오늘의 메이저리그(오타니 쇼헤이 시즌 20호 솔로 홈런) 김치찌개 18/09/16 4509 0
    9945 게임그래서 이제 롤 안 볼거야? 24 Cascade 19/11/05 4509 5
    8699 일상/생각공부 잘하는 이들의 비밀은 뭘까? (下) 4 Iwanna 18/12/28 4510 9
    857 일상/생각삶의 의미를 찾았습니다. 22 켈로그김 15/08/28 4511 0
    7851 여행어두운 현대사와 화려한 자연경관 - 크로아티아 12 호타루 18/07/15 4511 20
    1948 일상/생각현실적인 긍정적 사고 5 Obsobs 16/01/05 4512 1
    2526 방송/연예프로듀스 101이 끝났습니다. 기타 잡설들과 개인적 포인트. 3 Zel 16/04/02 4512 0
    5161 일상/생각수박이는 요새 무엇을 어떻게 먹었나 -3 11 수박이두통에게보린 17/03/12 4512 7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