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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5/08/21 18:57:17
Name   kpark
Subject   [LOL] CJ의 준플레이오프 패인, 어떻게 보시나요?
지금 KOO와 KT의 플레이오프가 진행 중이지만, 수요일 있었던 KOO-CJ의 준플레이오프는 아직도 회자되고 있습니다. CJ의 패인이 뭐냐는 것에 대한 갑론을박 때문이죠. 특히 CJ팬들 사이에서 쌓였던 불만이 터져나오는 모습인데... 특히 [밴픽]에 관해서 말이 많습니다.

우선 당일 3경기까지 밴픽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하나씩 논란이 되는 부분을 짚어볼텐데, 논점에 대해서 제가 본 주요 비판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동의하는 쪽의 생각이 많이 들어가긴 하겠지만, 그게 100% 옳다는 건 아닙니다.

1경기 밴픽
CJ(블루)
밴: [[야스오]][[트위스티드 페이트]][[케넨]] / 픽: [[빅토르]]   [[이블린]][[알리스타]]   [[베인]][[마오카이]]

KOO(레드)
밴: [[아지르]][[칼리스타]][[다이애나]] / 픽: [[잔나]][[엘리스]]   [[쉔]][[코그모]]   [[오리아나]]

● 경기 요약: 마지막까지 한타에서 치열하게 대립했지만, 정작 경기는 앰비션과 코코가 동시에 잡히면서 허무하게 경기가 끝났습니다.

● 포인트
1. [[이블린]]
앰비션의 이블린 픽입니다. CJ 입장에서 KOO가 엘리스를 고른 상황이라 정글 챔피언은 늦게 골라도 됐습니다. 그런데 이블린을 먼저 골랐고, 샤이가 잘 다루는 쉔을 KOO에게 뺏겼습니다. 거기다 앰비션은 이블린을 잘 다루지 못하기로 유명합니다.

앰비션의 이블린은 정글 챔피언으로서 승률도 낮은 편이고, 앰비션이란 선수 자체가 적극적인 갱킹보다는 레벨업 위주로 플레이하기 때문에 초반 라인전 단계에서 이블린이 갖는 이점을 잘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KOO가 코그모-오리아나를 가져가면서 빅토르-베인을 가져간 CJ보다는 코그모에게 딜 기여도가 집중됐고, 이에 코그모에게 이니시를 걸어 순삭하는 시발점을 열 수 있다는 점에선 괜찮은 선택이 됐습니다. 물론 코그모가 후픽이기 때문에 거기까지 생각하진 않았을 겁니다.


2. [[트위스티드 페이트]] & [[케넨]]
이 부분은 많은 쟁점은 아닌데, 저는 전체적인 경기 구도에서 시사하는 점이 있다고 생각해서 짚어보겠습니다. 이 날 CJ는 야스오를, KOO는 아지르-다이애나를 고정적으로 밴했습니다. 그 밖에 KOO는 레드 진영이라서 칼리스타를 밴했는데, CJ는 트페와 케넨을 밴합니다.

그런데 KOO는 3경기까지 트페를 한번도 픽하지 않았고, 오히려 CJ 측에서 3경기에 트페를 선픽했습니다. 잘 생각해보면 과연 트페를 밴할 필요가 있었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CJ의 경기는 코코-샤이가 캐리하는 그림이 많았습니다. KOO는 [쿠로가 잘 다루지 못하고 & 코코는 잘하는] 아지르, 그리고 최근 LPL과 솔랭에서 떠오르는 다이애나를 계속 밴했습니다. 이는 OP 챔피언을 견제한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그 OP 챔피언을 상대에게 내주는 걸 경계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CJ 측에선 상대 전략에 맞춰주듯이 미드라인 챔피언 트페를 밴했습니다. 과연 이 밴 카드가 CJ 측에 유리한 선택이었을까요?

또 케넨의 밴은 CJ가 고릴라의 케넨을 경계했다는 의미, 라인전이 강한 서폿을 경계한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만약 이 해석이 맞다면, 트페 대신 상대 서폿이나 하드캐리 원딜을 밴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요? 결과적으로 1경기의 패인이 코그모에 있었다고 생각한 CJ는 2경기에서 코그모를 밴했습니다. 반대로 KOO는 칼리스타+케넨을 가져갔고, 결국 2경기가 터지는 주요한 원인이 됐습니다.



2경기 밴픽
KOO(블루)
밴: [[아지르]][[트위스티드 페이트]][[다이애나]] / 픽: [[칼리스타]]   [[렉사이]][[케넨]]   [[룰루]][[쉬바나]]

CJ(레드)
밴: [[야스오]][[빅토르]][[코그모]] / 픽: [[쉔]][[이블린]]   [[오리아나]][[레오나]]   [[애쉬]]

● 경기 요약: 시종일관 CJ의 봇라인이 고통받았습니다. 라인전 자체도 상대가 안됐는데 5인 갱킹까지 오면서 완벽하게 경기가 터졌습니다.

● 포인트
1. [[칼리스타]] vs [[레오나]]
이 경기의 비판에서 가장 뜨거운 대목입니다. CJ가 상대 블루 사이드에게 칼리스타를 내줬습니다. 프레이가 못하는 챔피언도 아니고 오히려 선호하는 축에 속합니다. 문제는 그냥 내줬으면 봇라인 케어를 해주던가, 다른 쪽에서 이득을 보던가, 라인 스왑을 하던가... 무언가 해결책이 있어야 했는데 전혀 그렇지 못했다는 겁니다.

거기다 4번째 픽에서 CJ는 애쉬-레오나 중 무엇을 픽할지 고민하다 막판의 막판에 레오나를 픽합니다. 매드라이프와 레오나의 조합이 악명 높은 것은 두말할 것도 없고, 칼리스타-케넨이라는 라인전 극강 짤짤이 조합을 고른 상대에게 근접서포터 레오나를 고른건 라인전에서 이미 접고 들어가겠다는 소리로 보였습니다. 6레벨 때 레오나-애쉬의 궁극기 연계를 바라본 걸 수도 있겠으나, 그 전에 결국 봇이 터지면서 우려했던 대로 시나리오가 흘러갔습니다.

이래저래 칼리스타를 내준거나, 그 대응으로 레오나를 픽한 거나 어느 면에서도 팬들이 수긍하지 못하는 대목입니다.


2. [[이블린]]
또 이블린인데, CJ는 쉔-이블린 조합을 골랐지만 경기 내내 전혀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쉔은 라인전을 이기자는 컨셉보다는 봇라인 성장에 얹어가는 챔피언 이미지가 강합니다. 하지만 봇이 일방적으로 터지면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 게다가 앰비션의 이블린은 1경기와 마찬가지로 경기 내내 존재감을 전혀 드러내지 못했습니다. 과연 이블린을 픽해야 했는지(심지어 앰비션이 잘하는 렉사이도 풀려있었습니다)...


3. [[애쉬]]
마지막 원딜 자리만 남은 상태에서 KOO의 조합은 [쉬바나-렉사이-룰루-칼리스타-케넨]이었습니다. 원딜이 베인이었다면 한타 구도에서 몇 배는 수월했을 겁니다. 하지만 레오나를 먼저 픽한 대가로 베인 픽은 자살행위나 다름없었고... 결국 애쉬를 골랐지만 라인전의 차이를 극복할 수는 없었습니다. 게다가 뚜벅이라서 사방에서 덮쳐오는 상대를 피할 능력도 없었죠.


3경기 밴픽
CJ(블루)
밴: [[야스오]][[칼리스타]][[빅토르]] / 픽: [[트위스티드 페이트]]   [[엘리스]][[코그모]]   [[마오카이]][[쓰레쉬]]

KOO(레드)
밴: [[아지르]][[다이애나]][[쉔]]  / 픽: [[피즈]][[렉사이]]   [[나르]][[애쉬]]   [[모르가나]]

● 경기 요약: 트페는 시종일관 파였고, 아슬아슬한 줄타기 끝에 피즈-나르-렉사이의 돌진과 각종 이니시를 활용한 KOO가 계속해서 전투에서 이득을 봤습니다.

● 포인트
1. [[칼리스타]]
야스오-아지르-다이애나는 세 경기 내내 고정 밴이었습니다. 그런데 CJ는 블루 사이드를 잡고도 원딜 OP로 불리는 칼리스타를 밴했습니다. 이 부분이 분명 잘못된 선택이라는 건 많은 팬들이 공감하는 부분인데, 과연 누구의 잘못인지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스페이스가 칼리스타를 다루지 못해서다]라는 주장, [코치진에서 칼리스타를 밴한 게 잘못이다(=스페이스가 쓰면 됐다)]는 주장... 진실은 모르겠으나 왜 칼리스타를 밴했는지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칼리스타를 블루 측에서 밴해준 덕분에 KOO는 밴카드 한 장을 아꼈고, 샤이의 주무기이자 CJ 운영의 꼭대기에 있는 쉔을 밴해버립니다.

2. [[빅토르]] & [[트위스티드 페이트]]
정확히 말하자면 빅토르보다는 [미드 밴]이라고 말하는 게 맞겠습니다. 1경기 트페 밴에서도 썼지만, 코코의 캐리력을 죽이는 행위가 됐고, 결국 마땅한 미드 카드가 없어졌습니다. 더구나 빅토르는 1경기에서 자신있게 선픽했던 카드입니다. 남은 미드 챔피언 중 많이 나오는 거라고 해봐야 트페/룰루/오리아나 정도였고... 차라리 엘리스를 선픽하는 건 어땠을까 싶습니다.

고민 끝에 트페를 선픽했더니 KOO는 피즈를 칼픽했습니다. 안 그래도 라인전 5:5인 트페인데 더 힘들어졌고, 설상가상으로 점멸이 빠진 시점에 앰비션이 미드에 찰떡같이 붙어있지 못하면서 경기 중반 0킬 4데스까지 몰렸습니다. 그 뒤에 어찌저찌 운영으로 풀어나간 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될까요? 하지만 CJ의 탑-봇 라인이 KOO의 탑-봇에 비해 라인전 면에서 압도하지 못한다는 걸 생각해봅시다. 빅토르로 딜을 뽑아낸 1경기를 빼면 CJ는 자신들의 장점을 포기한 게 아닐까요?

(여담으로 스펠이 텔포였던 것도 좀 아쉽습니다. 애쉬 궁에 맞으면 CC 연계가 불보듯 뻔한 상황인데 정화를 들었으면 어떘을까요. 피즈 때문에 라인 복귀용으로 텔포를 든 걸지도... -_-;;)



대충 제가 눈팅한 데서 줏어담은 얘기들은 이렇습니다. 제 개인 의견도 좀 들어가 있고요. 긴 얘기긴 한데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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