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주제로 직전에 쓰셨던 진중권 선생이 개딸을 비판하는 뉴스를 보고도 했던 생각인데 댓글은 못 달았었습니다만 또 올라왔길래 한번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일단 저런 행위는 누가봐도 문제있는 행위니까 의견이 다를순 없는데... 그래봤자 그냥 지지자, 일반 국민들의 집합인데 저게 각잡고 비판할 가치가 되나, 그렇게 보도가치가 있는 건가 싶은 생각을 합니다. 문재인 정권때는 문빠가 문제라고 엄청 그랬었죠. ('빠'가 비속어라고 문빠를 문파로 바꿔서 온갖 미디어에서 비판하는걸 보고 넘나 황당했습니다. 제가 모르는 사이에 문파라는 이름의 국정 기구나 국회의원 모임이라도 생긴줄...) 개딸도 무슨 조직화된 단체가 아니라 그냥 그짝 극성 지지자들을 뭉뚱그려서 일컫는 말로 이해되는데요..

뭐 문자폭탄이니 그런말을 쓰면서 그게 문빠나 개딸의 전유물인것처럼 치부하는것도 웃긴데, 의원실에 집단적으로 문자/전화질 하는건 가장 간편하게 목소리를 전할수 있는 방법이니까요. 그게 옳다는건 아닌데, 언제 어디서나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단적인 예로 무슨 의원이 어디가서 차별금지법이나 동성애 관련해서 조금이라도 친화적인 말을 했다? 귀신같이 하루종일 욕설 섞인 항의전화가 옵니다. 어느 목사님께 지령을 받았는지는 몰라도 하는 대사도 다 똑같고요.

아무튼 하고싶은 이야기는.. 어떤 정치집단이든 과몰입한 극성 지지자들이 있습니다. 반대쪽에는 태극기 부대 아저씨들도 있고 엄마부대도 있고 뭐 가세연에 슈퍼챗 많이 쏘는 시민들도 있고 그렇겠지요. 양당 공히 극단적인 짓들을 하니까 극성 지지자인거고, 당연히 일반 상식에서 문제될만한 짓들을 합니다. 과몰입해서 그게 정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니까요. 그래서 실제 숫자보다 목소리가 과대표되는 경향이 있고, 정치인들이 좀 과도하게 휘둘리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지만요, 그 지지자들의 문제를 들어서 특정 세력을 비판하는건 좀 많이 공허하다고 봅니다. 비판은 철저히 공직자나 실제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야 맞지않나 싶어서요.

비판 당연히 하셔도 됩니다. 개인이 이상한 사람의 이상한 짓을 비판하는건 아무런 문제가 없지요.
단지 지지자라는 개인들의 집합이 언론의 비판과 감시의 대상이 되고 시사방송에 출연하는 빅스피커들에 의해 비중있는 정치 의제로 다뤄질 사안인가에 대한 의문인것이지요. (물론 어떤 심각한 짓거리냐에 따라 뉴스거리가 될순 있겠습니다만)

그 수와 정도가 너무 많다는 생각은 안 드냐고 하셨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개딸이 몇명인가요? 그게 뭐 어디 가입하는 개념은 아닐것같은데요. 언론에서 심각하다고 하니까 심각하게 보이는 그런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예를들어서 전에 공유하셨던 기사에서 진중권 아저씨가 홍위병 비유를 했던데 진짜 심각한 홍위병짓은 대통령이 직접오더를 내리면 초선의원들이 집단적으로 연판장을 돌리거나, 최고위원들이 집단행동을 하거나 해서 누군가를 찍어내려고 시도하는게 백배는 더 심각한것 같습니다. (물론 그것도 수많은 언론과 패널들의 비판을 받긴 했지요. 다만 진중권은 예전 문빠시절부터 그들의 행위 하나하나에 엄청난 비판을 해왔던걸로 기억하는데, 정작 최근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서는 미적지근했던게 좀 재미있게 느껴지긴 했습니다. 대통령이 엄청나게 이상한 짓을 해도 '대통령실 머저리들이 도대체 보좌를 어떻게 하는거냐' 는 비판은 해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극도로 아끼더라고요.)

문자폭탄은 그냥 정치권에서는 일상입니다. 예전에 하태경인가 누군가도 자기도 방송나와서 무슨 발언하면 당내 다른계파쪽 지지자로부터 문자 엄청 받는다는 얘기하면서 근데 뭐 국민들 목소린데 그걸 뭐 어쩌겠냐 이런식으로 얘기한적이 있는데 보통은 그렇게 받아들일 뿐이죠. 다만 그걸 빌미로 반대계파를 공격할때는 끔찍한 린치를 당했다는 식으로 표현할 뿐이고요. (선을 넘는 협박문자나 욕설같은건 당연히 잘못된 일인데 당위를 떠나서 정치권이든 연예계든 그런건 어디든 존재하는게 현실이라는 얘기입니다.)

박성태 앵커의 방송은 못봤습니다만 (유튜브에서 못찾겠네요) 올려주신 미디어오늘 기사는 잘 읽었습니다. 근데 그거에 대한 기사는 아닌것 같습니다. 박성태 앵커는 지금 이재명 표결로 열받은 개딸들한테 문자폭탄을 받은게 아니라(그럴 이유도 없지요) ['몇 달 전에'] ['누군가로부터'] ['욕설 섞인 이메일을 받았다'] 라는 유명인의 숙명같은 개인적인 경험을 서두로 소개한거고, 메인 내용은 반명계 의원들의 제보 내용을 바탕으로 지금 개딸들의 욕설 문자폭탄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되어있으니까요.

좀 다른 층위의 얘기가 섞인것같은데 저도 원색적 악플 극혐해서 점잖게(?) 댓글다는 홍차넷이나 옆동네에서만 주로 커뮤활동을 하고있고 연예인 인스타 쫓아다니면서 악플다는 사람들 다 좀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편이고.. 예컨대 자막번역가로 유명하신 황석희 작가님도 자막 그따위로 쓰냐면서 저기 앵커님과 거의 동일하게 뒷골목 조심해라, 니 딸 얼굴 봐놨다 등등의 온갖 악성 메일에 시달려서 무섭다는 얘기를 해서 사람들을 분노케 했는데, 그걸 서두로 꺼내면서 그런게 민주당 특정계파 극성지지층의 전유물인것처럼 정치적 비판으로 넘어가는건 좀 다른 얘기 같다는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xdb37IWlWg

지난 월요일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됐지만, 민주당의 무더기 이탈표를 두고 강성 지지층들이 비명계 의원들에게 보내는 문자들입니다.
"** 자식들 ", "X~동네", "배가 터져서"
협박 전화를 받은 의원실도 있었습니다.
흉기까지 나오죠.
물론 의견이고 경청할 그런 의견도 있겠지만, 간혹 선을 넘은 공격은 분명 선을 넘은 겁니다.
민주당 주류는 이탈표에 대해 비겁하다고 했습니다.
떳떳이 토론하자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폭탄이 투하될 때는 대부분 참호로 숨지, 고개를 내밀지 않습니다.
결국 토론은 안되고 다른 의견은 묻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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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폭탄은 그냥 정치권에서는 일상이라고 그냥 넘어가지 마시고, 그들이 어떤 정당을 지지하는지를 떠나 선을 넘는 공격을 하는 이들이 있고, 이들이 옳지 않다고 여겨진다면 비판 먼저 해 주시면 안될까요? 어제 글에도 그렇고 왜 아무일도 아닌양, 비판대상이 될것까지야 있냐는 댓글을 주신 분들이 많습니다. 댓글 중간에 자신도 그런 행위는 옳지 않다는 얘기를 섞으면서도 어찌보면 그들을 옹호하려 한다는 뉘앙스까지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게 저 혼자만의 생각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실망이 큽니다.

'비판 먼저 해주시면 안될까요?' 라고 하시는데 당연히 비판 하죠. 누가 옹호하겠습니까, 그런 이상한 사람들과 그런 못된 짓거리를? 그러니까 '극성' 지지자라고 이름붙여지겠죠. (참고로 전 이재명 대표도 별로 안좋아할뿐더러 내심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길 바랬습니다) 그거랑 그걸 빌미로 정치적 비판을 하는건 '다른 층위'의 이야기라는것입니다.

황석희 번역가님이 자식 얘기로 협박까지 당했다고 했을때 저는 그런 미친놈이 있나 하고 비판했습니다. 그렇다고 저 앵커님이 꼭지를 할애해서 비판해주시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저 앵커님이 그걸 비판 안하는건 아니지않겠습니까?

저는 국회에서 일한적이 있는데 특정 진영에서 쌍욕 폭탄을 문자도 아니고 하루종일 전화로 받은적도 있습니다. (당연히 저는 국회의원이 아니고 그냥 직원이었습니다만) 내가 겪어봤는데 별거 아니더라는것도 아니고(당하면 물론 개짜증납니다) 날 욕한놈도 좀 비판해달라는것도 아닙니다. (그렇게 말하면 당연히 비판 해주시겠죠;)

안타깝지만 지금 이순간에도 모든 유명인들의 인스타에는 악성 악플이 달리고 있을거고, 당연히 그건 대상을 가리지않고 비판받아야 할 못된 짓이지만, 그걸 특정 정치집단의 문제로 해석해서 정쟁의 소재로 쓰는건 또 다른 이야기라는 얘기를 하고 싶은거고요. 저도 '오늘은 연예인A씨가 악플DM을 받아서 논란이되고 있습니다' 라는게 뉴스거리가 되는 세상이었으면 좋겠습니다만, 가뜩이나 욕먹는것도 어쨌든 국민께서 하는 말이라고 넘기는게 국회의원의 일반적인 스탠스인데 이렇게 계파 공격용으로 쓰려고 자기가 받은 문자중 자극적인거 기자들한테 넘기고 방송에서 문제삼고 하는거에 정치적 의도가 아예 없다고 볼순 없지 않겠습니까.

제가생각할때 이정도 정치적 비판이 정당화되려면, 친명계 의원중 한명이 자기 지지 당원들한테 반명계 의원들한테 문자 폭탄 보내달라고 지시/부탁하다가 걸린 상황 정도면 그런 미친놈이 있나 하고 엄청 열불냈을것 같고 온 시사 프로그램에서 그 의원을 질타해야 맞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냥 일부 극성 당원들이 자발적으로 문자를 보내고 그 중의 일부 몰상식한 인간들이 험한말을 보낸게 정치적 필요에 의해 침소봉대 되고있는 상황은 아닌가 생각하는 것입니다.

비판해야 마땅할 사람을 마치 옹호하는것처럼 보일것 같은 내용이라 저도 마음이 불편했고 그래서 그렇게 댓글을 길게 늘여 쓰면서 설명해보고자 한건데 제 진의는 결국 이해되지 않은것같고 계속 같은 말이 돌고 도는것같아서 그만 해야할것같습니다. 글을 편하게 막 쓰다보니 제 표현이 부족했던것 같아서 양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