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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3/11/21 16:15:12
Name   카르스
Subject   재판 길어지는데 항소율도 올라…법원 ‘생산성’에 의문
〈그림 1〉 정근영 디자이너
〈그림 2〉 정근영 디자이너
〈그림 3〉 정근영 디자이너
〈그림 4〉 김영옥 기자


〈그림 5〉정근영 디자이너
〈그림 6〉 김영옥 기자

법조계 분들은 많이 이야기하는데, 근래 한국의 민사소송 처리기간이 많이 길어져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특이사항은 민사사건 건수는 최소한 15-20년 전보다는 줄었고, 
판사 증원도 많이 되어 판사 1인당 본안 사건건수가 크게 줄었는데도 이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지요. 
본안사건 처리율은 그대로라서 밀린 민사사건들이 늘어나는 구조가 아닌데도 이 현상이 나타났다는 겁니다. 
단순히 판사들이 과거보다 사안들을 신중히 판단했다기엔, 민사소송 1심 항소율은 늘었답니다. 

이는 한국 법조계의 복합적인 위기를 말하는 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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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운영과 관련한 여러 지표를 살펴보면 소송처리 지연은 우리가 쉽게 지목할 수 있는 한두 가지 요인에서 비롯되었다기보다는 법원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임을 시사한다. 하지만 이런 점을 도외시한 채 손쉬운 처방을 내리거나 문제를 숨기기 급급한 탓에 상황이 점점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략)

지난 10여 년 동안 법원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사회경제적 변화로 인해 사건의 난이도도 증대되었으며, 국민참여재판 등의 도입으로 인해 판사들은 새로운 업무 방식에 적응해야 했다. 반면 법조 일원화에 따른 채용방식 변화는 판사들의 평균 연령을 높였으며, 탄핵 사태 등을 거치면서 법원행정처는 더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판사들의 성과를 끌어내기 어려워졌다. 나아가 우리 사회가 과거처럼 휴일도 없이 업무에만 몰두하는 것을 더는 바람직하게 여기지 않게 되었고, 법원도 이런 변화에서 예외일 수 없었다. 사건처리 지연은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나타난 결과로 봐야 한다.

기업으로 보면 일감(소송)이 늘어났거나 생산인력(판사)이 부족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그렇다면 생산성(소송 기간 단축 등)을 높일 방안을 원점에서 찾아야 한다. 판사 역량 제고, 순환근무제 개선 등 혁신책이 필요할 수도 있다. 차분한 분석을 기초로 다각도에서 세심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얘기다.

안타깝게도 그동안 법원이 보여준 모습은 그렇지 못했다. 사안을 직시하고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서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문제를 회피하거나 ‘장기미제 중점처리 법관제’처럼 특별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임기응변 대응을 내놓는 것으로 어물쩍 넘어가려는 듯한 모습을 보여 왔다. 그 사이 법원의 정치화와 관련해서 많은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법원이 수행해야 할 기본 업무를 얼마나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과 고민은 간과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소수의 사건에 관심이 집중된 사이, 소송 등으로 인해 법원에 가야 하는 국민이 얼마나 충실하고 신속한 재판을 받는지에 대해서는 정부, 언론, 학계는 물론 법원 스스로 등한시해온 측면이 있다. 새로 취임하는 대법원장은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이라는 법원의 기본 소임을 다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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