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말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이명박에게 ‘당선자’ 대신 ‘당선인’으로 써달라고 요청했다. 놈 자(者) 대신 사람 인(人)으로 써달라는 주문이다. (...) 헌법에 대통령 ‘당선자’라는 표현이 있고, 헌법재판소에서 당시 ‘당선자’로 써줄 것을 언론에 요청했지만 언론은 최고권력자 요구에...더 보기
2007년 12월 말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이명박에게 ‘당선자’ 대신 ‘당선인’으로 써달라고 요청했다. 놈 자(者) 대신 사람 인(人)으로 써달라는 주문이다. (...) 헌법에 대통령 ‘당선자’라는 표현이 있고, 헌법재판소에서 당시 ‘당선자’로 써줄 것을 언론에 요청했지만 언론은 최고권력자 요구에 응했다.
언론은 이후 ‘당선자’라는 표현을 버리고 ‘당선인’을 썼을까. 이명박이 대통령에 취임한 2008년에는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와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당선인’을 사용한 비율은 2008년에 56.5%로 나타났다. 다른 선거 관련해선 ‘당선자’를 그대로 사용했다는 뜻이다. 대선이 없던 2009년(20%)과 2010년 (6.2%)에 ‘당선인’ 사용 비율은 2008년에 비해 줄었다.
그러다 박근혜가 대통령에 취임한 2013년에 ‘당선인’ 사용 비율은 92%까지 증가했다. 2014년에는 다시 26.6%로 감소했다. ‘당선인’ 사용 비율은 미국 대선이 있었고 문재인이 취임한 2017년에는 49.1%, 윤석열이 대통령에 취임한 2022년에 87.6%로 각각 나타났다. 권력의 크기가 저널리즘 언어에 영향을 줬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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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딴 식으로 사람 봐가면서 단어 장난질을 치니까 불만이 제기되는 거죠. 거기다 일개시민들이 민원 제기하는 것과, 국가권력을 써서 호칭 교정하는 걸 동치할 수도 없습니다.